평범한 사무직을 건들지 마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키바니
작품등록일 :
2023.10.19 15:10
최근연재일 :
2024.01.06 19:2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3,086
추천수 :
122
글자수 :
251,900

작성
23.11.22 19:15
조회
33
추천
2
글자
12쪽

35화. 다가오는 위협(1)

DUMMY

다음날이 되었다.


강혁은 이미 출근하여 사무실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아 씨, 숙취가 너무 심해. 역시 어제 형과 위스키를 많이 먹었는데 집에 와서 맥주를 세 캔이나 먹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술이 과했어.’


강혁은 머리를 계속 박고 있었다.


‘시현이가 오면 숙취해소 음료라도 사달라고 해야지···.’


임시현을 기다리면서 생각했다. 그러자 갑자기 혼자 놀라면서 주변을 보았다.


‘속마음이라도 주변에 들리는 것은 아니겠지? 내가 직접 숙취해소 음료 사러 가면 되지. 시현이를 왜 기다리겠다는 거야! 정신 차려 강혁!’


강혁은 자신의 머리와 뺨을 톡톡 치면서 출근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오히려 아침 일찍 출근한 경우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서서히 출근하고 있지만, 아직 임시현은 출근하지 않고 있었다.


‘어라? 항상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지 않았었나?’


강혁은 자신이 임시현을 일부러 기다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고히 하면서도 사람들이 출근할 때 들어오는 입구를 계속 쳐다봤다. 출근 시간 막바지에 한유나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한유나는 허겁지겁 해영업업 2팀으로 달려왔다.


“어제 연락을 받았는데요. 임시현 언니가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입원했데요.”

“뭐?”


해외영업 2팀 팀장을 포함한 직원들이 모두 놀랬다. 하지만 가장 놀랜 표정을 지은 것은 강혁이었다.


***


어제저녁.


“큭, 크윽.”


임시현은 괴로움에 신음을 내었다.


카페로 달려오는 지프 차량에 치이어버린 것이었다. 평소 같으면 가볍게 피할 수 있었지만, 눈앞에 김민준이 있었다. 자신의 몸으로 막지 않으면 김민준에게 더 큰 일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순간의 찰나에 임시현은 김민준을 감싸면서 지프 차량에 치인 것이었다. 결국, 임시현과 김민준이 카페 바닥에 나뒹굴게 되었다.


“이야, 이거 쉽게 잡았네!”


차량에서 중년 남성이 나왔다. 홍재철 의원으로부터 요정에서 의뢰를 받은 킬러였다.


“길을 가다 화약 냄새가 나서 혹시나 했는데···. 그런데 뭐야? 잘못 짚은 건가. 이 정도면 쉽게 피할 줄 알았는데 너무 간단하게 처리된 거 아니야?”


킬러는 임시현에게로 다가가서 얼굴을 발로 톡톡 쳤다.


“뭐, 이유야 어쨌건 한국인 사이에서 군인을 제외하고 이렇게 화약 냄새를 풍기는 사람은 별로 없어서···. 네가 요즘 조폭들 처리하고 다니는 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쳐보고 나중에 신원확인 해보면 되겠지. 운 좋으면 내가 널 죽여서 알바비나 두둑이 챙기면 좋은 거지 뭐.”


킬러의 주머니에서 단검을 꺼내었다. 쓰러져 있는 임시현의 숨통을 끊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순간 뒤쪽에서 걸음걸이가 들렸다.


“이야, 한국에서 이렇게 요란하게 활동해도 되는 건가?”


킬러는 다가오는 자의 목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었다.


“총 대신 검인가? 역시 한국 시내 한복판에서 총은 무리겠지?”

“누구냐?”


차량을 돌진시켰던 킬러의 등 뒤로 덩치 좋은 사내가 나타났다. 그랜트였다.


“차 타고 가다가 익숙한 얼굴이 보여서 혹시나 했는데···. 너였냐? RoAA의 M29!”


M29. 앞서 설명하였듯이 RoAA의 조직은 R과 M. L의 순으로 이니셜을 부여하고 있다. 이 킬러는 그 중 M이니셜로 활동하고 있는 자였다.


참고로 M 이니셜과 R 이니셜의 차이는 명예의 차이도 있지만, 보수의 차이도 있기에 M은 R 이니셜을 받기 위해 실적과 함께 R을 실력으로 이기고자 하는 자들이었다.


킬러가 다가오는 그랜트를 유심히 보았다.


“그래 얼굴이 기억나는군. 콜롬비아에서 조직하나를 괴멸시킬 때 살아남은 한 명이었지? 살려고 질질 짜는 얼굴은 기억이 안 날 리 없지.”

“내가 질질 짰었나? 난 네놈에게 당한 기억은 없는데, 만일 너희 중에 R 요원이 없었다면 우린 괴멸되지 않았어.”

“······.”


그랜트의 말에 M29는 조용히 있었다.


그랜트도 급한 마음에 달려왔지만, 예상대로 만만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보통 상대라면 상대가 단검을 가지고 있어도 맨손으로 제압할 수 있지만, 상대는 RoAA 요원 중 한 명이다.


그랜트는 임시현 쪽으로 바라보았다. 임시현은 한쪽 눈을 뜨고 있었다.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듯했다. 임시현은 RoAA 요원 중에서도 탑클레스인 R 요원이기에 이 정도 공격에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 남자친구가 있기에 반격을 위해 바로 일어나지 않는 듯했다.


그랜트도 임시현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


‘여기는 내가 어떻게든 막아볼 테니 나서지 마라.’


임시현도 당황스러웠다.


‘당신이 날 도울 이유는 없어. 가족도 있잖아.’

‘그래, 우리 같은 사람들이 평범하게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너도 겪어보라고.’


그랜트는 임시현과 눈빛 교환이 끝나고 M29에 향했다. M29도 임시현을 등지고 그랜트를 경계하면서 섰다.


‘임시현을 경계하지 않고 있다. 즉 임시현이 전직 R3라는 사실도 모르고 저지른 짓이다. 요원들끼리도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더니···.’


위용 위용


멀리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칫, 아쉽게 되었구먼, 남미에서 끊어놓지 못한 숨통을 끊어버리려 했더니 운이 더럽게 좋은 놈이야.”

“너 정도에 내 숨통이 끊어지지는 않는다고.”

“그래? 다음에 또 보자고.”


M29는 사이렌 소리가 나는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그랜트는 임시현에게 다가갔다.


“잘 참았다. 이대로 조용히 병원에 입원해. 조금 조용해질 때까지 병원에 있는 것이 너와 남자친구에게 좋을 거야.”


임시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한국병원.


임시현과 김민준 둘 다 입원하고 있었다.


연인 사이여도 같은 방을 배정해 주지는 않았다. 김민준은 현장에서 의식을 잃었기는 했지만 둘 다 경미한 수준이어서 며칠 더 입원하고 있으면 되었다.


임시현은 병원 침대에 누워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분명 그랜트와 날 공격한 녀석의 대화를 들었을 때는 M29라고 들었어.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나와 팀을 이루어서 남미 조직을 공격하러 가기도 했었지. 그런 자가 왜 나를 노렸을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R0에게 물어볼까? 하지만 R0가 안다면 이미 나에게 정보를 줬을 것인데···.’


조용히 생각하고 있을 때 복도 쪽에서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우리 새끼 어디 있어.”

“어머니 진정하세요.”


울먹이면서 달려가는 한 어머니와 그녀를 말리는 간호사가 복도에서 실랑이를 버리고 있었다. 그 뒤로 묵묵하게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이 지나갔다.


그리고 이 소란스러운 소리는 맞은편 병실로 이동하였다. 김민준이 입원해 있는 입원실이었다.


“민준아! 너 괜찮아?”


어머니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임시현은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민준이 부모님인가?’


그러고 보니 연애는 하고 있었지만, 따로 부모님을 만난 적은 없었다.


“엄마, 좀 조용히 해요. 저만 있는 방이 아니에요.”


김민준이 다급하게 어머니를 말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굵은 목소리로 아버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녀석아, 공부한다고 서울에 보냈더니 놀러 다니다가 사고를 당해?”

“아버지, 무슨 말씀을. 제가 놀러 다닌 게 아니라 차량이 돌진했다니까요.”


김민준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임시현도 귀를 기울이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인사라도 드리러 가야 하나?’


임시현은 천천히 김민준이 있는 병실로 이동했다. 그리고 문 앞에서 주춤거리면서 서 있었다. 계속해서 김민준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경찰도 다녀갔다고요. 상대는 도난당한 차이고, 사고를 낸 사람은 아직도 잡히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와 제 여자친구에게 원한 관계가 있는 사람도 없어서 단순히 사회에 불만이 많아서 공공장소를 테러한 것으로 종료했다니까요.”


김민준의 말이 맞았다. 경찰들은 이미 다녀간 후였다.


“여자친구?”


김민준의 말 사이에 여자친구라는 얘기가 나오자 주변이 조용해 졌다.


“너 여자친구 있었어?”

“네.”


엄마의 질문에 김민준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왜 엄마에게 얘기 안 했어.”

“제가 뭐 어린애예요? 이런저런 것을 일일이 보고하게.”

“그래도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은 이런저런 얘기랑 다르잖아.”


엄마의 말에 이어서 아버지가 말을 꺼내었다.


“사내놈이 대학원까지 준비한다고 하더니, 하라는 공부는···. 컥.”


엄마가 팔꿈치로 아버지의 허리를 쳤다.


“얘가 무슨 수능 준비하는 애예요? 지금은 공부와 연애를 함께 해도 되는 나이라고요.”


아버지가 멋쩍어했다.


“네, 저에게 여자친구가 있어요. 작년부터 사귀고 있었고요. 지금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우리도 면회 가야지 않을까?”

“장난해요. 병원에 입원한 사람에게 남자친구 부모가 인사 가면 불편해서 어떻게 있겠어요?”


이때 임시현이 병실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하지만 김민준의 마지막 말에 발길을 돌렸다.


“제가 곧 정식으로 인사드릴게요. 지금은 병실에서 환자복에 초췌한 얼굴일 것이니 첫인상을 생각해 주신다면 병원에서의 첫 만남이 아니라 퇴원하고 정식으로 인사드리는 것이 맞아요.”


김민준의 말은 단호했다. 아버지가 헛기침하였다.


“녀석, 다 컸구나. 고추에 털 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아버지!”


같은 병실에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김민준은 창피해 죽겠다는 얼굴이었다.


임시현은 병실로 돌아갔다. 김민준의 가족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김민준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해 준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다만 요즘 계속 김민준과 거리가 생기는 것 같아 걱정이었다. 자신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김민준도 같은 생각인지는 모를 일이었다.


***


“어머나 대표이사님 동생분께서 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인 일로?”


강혁과 한유나가 임시현의 병실을 찾아왔다. 강혁을 보자마자 임시현은 밝은 얼굴로 비아냥거렸다.


“병실을 누추하다고 얘기하다니, 여기 함께 입원해 계시는 분들은 뭐가 되냐?”


강혁의 말에 임시현은 얼굴을 붉혔다. 마침 주변 병상에는 사람들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이곳은 6인실이기 때문에 말조심은 필요해 보였다.


“아무튼, 입이 살아있는 것을 보니 멀쩡한 모양이네!”


강혁이 과일바구니를 옆에 두면서 얘기했다. 한유나도 임시현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언니, 소식 듣고 깜짝 놀랐다. 몸은 어때?”

“뭐, 내가 튼튼한 거 빼면 시체지.”


임시현은 몸을 일으키면서 얘기를 이었다.


“한 몇 주 입원해야 할 것 같아.”


임시현의 얘기에 강혁이 팔짱을 끼면서 받아쳤다.


“이번 기회에 몇 주 쉬면 되겠네. 내가 회사에 잘 얘기해 둘게.”

“오! 팀장급이 얘기하는 것보다 도련님께서 얘기해 준다니 더 믿음이 가는걸.”

“너 자꾸 놀릴래?”


임시현은 강혁을 계속 가지고 놀 듯이 하였지만, 한유나는 아직 적응되지 않았다.


‘강혁 씨가 강찬 대표님의 동생이면, 말 걸기 더 어려운 상대인데. 언니는 심장이 강철로 만들어졌나?’


두 사람의 입씨름은 계속 이어갔다.


“내가 몇 주 쉬면 우리 팀은 업무가 힘들어지잖아?”

“아니, 아직 네가 하는 일이 없기에 전혀 영향이 없어.”


임시현이 업무적으로 할 말이 없어지자 눈이 뱁새 눈으로 변하면서 다른 쪽으로 주제를 바꾸었다.


“그러니까 첫날 봤던 금목걸이는 허세였어. 금수저다 이거지?”

“은수저는 은목걸이만 해야 하는 거냐?”

“우와. 유치해.”

“네가 더 유치하거든.”


이런 유치한 대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한유나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냥 두 사람 모두 유치해. 어휴”


한유나의 말에 겨우 두 사람의 말다툼이 멈추었다.


35화 끝.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평범한 사무직을 건들지 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46화. 해어진 마음(4) 24.01.06 15 2 12쪽
45 45화. 헤어진 마음(3) 23.12.16 16 1 12쪽
44 44화. 헤어진 마음(2) 23.12.15 15 1 12쪽
43 43화. 헤어진 마음(1) 23.12.11 21 2 12쪽
42 42화. 주변인의 안전(4) 23.12.09 20 2 12쪽
41 41화. 주변인의 안전(3) 23.12.07 18 2 12쪽
40 40화. 주변인의 안전(2) 23.12.06 22 2 12쪽
39 39화. 주변인의 안전(1) 23.12.05 25 2 12쪽
38 38화. 다가오는 위협(4) 23.12.02 24 2 12쪽
37 37화. 다가오는 위협(3) 23.12.01 24 2 13쪽
36 36화. 다가오는 위협(2) 23.11.30 24 2 12쪽
» 35화. 다가오는 위협(1) 23.11.22 34 2 12쪽
34 34화. 강혁의 형 23.11.21 31 2 12쪽
33 33화. 외국인 부산영업팀장 23.11.20 28 2 13쪽
32 32화. 다시 찾은 일상 23.11.19 29 2 12쪽
31 31화. 고백 23.11.18 32 2 12쪽
30 30화. 국회의원이 여기서 왜나와? 23.11.17 31 2 12쪽
29 29화. 아프가니스탄 작전(4) 23.11.16 30 1 12쪽
28 28화. 아프가니스탄 작전(3) 23.11.15 30 2 12쪽
27 27화. 아프가니스탄 작전(2) 23.11.14 29 2 13쪽
26 26화. 아프가니스탄 작전(1) 23.11.13 36 2 13쪽
25 25화. 결국 또 나서게 되네 23.11.12 33 3 12쪽
24 24화. 근로장학생 23.11.11 37 3 12쪽
23 23화. 교수님 맞아본 적 없으시죠? 23.11.10 36 3 12쪽
22 22화. 스마트팜 수업 23.11.09 41 2 12쪽
21 21화. 내 주변 보호장치 남 23.11.08 44 3 12쪽
20 20화. 대학 캠퍼스 총격전 23.11.07 49 3 11쪽
19 19화. 가짜 촬영 소동 23.11.06 47 2 12쪽
18 18화. 남자기숙사의 여신님 23.11.05 60 3 12쪽
17 17화. 화난 김민준 23.11.04 63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