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무직을 건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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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바니
작품등록일 :
2023.10.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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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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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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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주변인의 안전(4)

DUMMY

임시현은 다가오고 있는 킬러들의 발소리를 듣고 다시 경계 태세로 돌입하였다. 그랜트도 몸을 일으켜 킬러들과 싸울 준비를 하였다.


이반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아직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듯하였다. 임시현은 그러한 이반의 눈치를 살폈다. 앞에서 달려드는 킬러들보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반이 적으로서는 가장 두려운 상대이기 때문이었다.


때마침 킬러들도 모습을 하나 둘 드러내고 있었다.


“녀석들이 모여있다. 공격해.”


킬러들은 자신들이 들고 있는 각종 무기를 들고 임시현과 그랜트, 이반이 있는 쪽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때 멀리서 섬광이 비추더니 달려가고 있던 킬러들 바로 발 앞으로 떨어졌다. 정확히는 달빛에 비친 단검이 바닥에 꽂힌 것이었다.


이 모습에 킬러들은 모두 자리에 서버렸다. 단순히 생각해도 단검으로 시멘트 바닥을 뚫을 수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 단검은 시멘트 바닥에 꽂힌 채 눕혀지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그 단검을 넘어서는 놈은 내가 팔다리를 잘라버리겠다.”


컨테이너 위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로빈이였다. 어두운 밤이어도 그의 흰 정장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임시현은 멍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로빈이 왜 이곳에서 나타났는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로빈이 몸을 날려서 컨테이너 밑으로 내려왔다. 다수의 킬러와 가까운 위치에 내려왔지만, 킬러들은 함부로 로빈에게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여어, 마이 레이디, 그리고 이반. 서로 얘기는 잘 된 거야?”


로빈이 임시현과 이반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임시현과 이반 모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뭐야? 이 답답한 분위기는···.”


로빈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그랜트가 다가왔다.


“이봐, 자네는 누구 편인가?”


그랜트의 질문에 로빈의 얼굴은 굳어버렸다. 그리고 임시현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이 사람이 네가 말한 옛날에 괴멸시켰다던 남미조직의 유일한 생존자야?”


임시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로빈은 더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부산으로 출발하기 전에 임시현으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들었지만, 눈앞의 그랜트는 자신이 생각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 어이, 어찌할 거냐고 너희들.”


로빈은 그랜트를 무시하고 임시현과 이반에게 다시 질문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로빈을 향해서 오히려 그랜트가 얘기하였다.


“이봐, 자네도 임시현과 친분이 있는 것 같은데, 여기는 위험하니 어서 피하라고···.”


그랜트의 말에 로빈은 그랜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랜트의 턱 밑에 주먹을 가져다 대었다.


“이봐 외눈박이 떡대 아저씨, 내가 보기에는 아저씨가 피해야 할 것 같은데···. 난 아저씨 같은 사람 백 명도 한 번에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로빈의 실력을 아직 본적이 없는 그랜트에게는 모든 얘기가 허세처럼 들였다. 그 가운데 조용히 있던 이반이 입을 열었다.


“일단 난 저기에 모여드는 남미 킬러들부터 정리해야겠어. 내 성향상 복잡하게 생각해봐야 뚜렷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니 일단 저 녀석들을 제거하고서 그다음 그랜트를 어찌할지 고민하겠어.”


역시 러시아어로 얘기하고 있기에 그랜트는 알아듣지 못하고 로빈과 임시현만 알아들었다.


임시현은 로빈을 바라보았다.


“넌 왜 여기에 있는 거야? 그리고 이곳과 관련된 임무가 너에게 떨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아는데···.”


로빈이 임시현을 향해 회심의 미소를 보이면서 얘기했다.


“내가 너에게는 얘기 안 했던가? 앞으로 임시현을 공격하려면 먼저 나를 쓰러트리고 가야 한다고.”

“무슨 헛소리야?”


임시현이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이반은 그 얘기를 지난 한국대학교에서 직접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얘기는 나에게만 했어.”


이반이 답변하자 로빈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창피한 듯 머리를 긁으며 임시현을 바라보았다. 임시현은 온몸에 닭살이 돋아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로빈은 다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킬러들을 바라보았다.


“자 자, 저 친구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 같아. 어서 놀아주자고.”


로빈의 말에 로빈의 옆으로 임시현과 이반이 나란히 섰다. 그리고 그랜트는 바로 뒤에 섰다.


그랜트는 눈앞에 세 명의 등을 바라보았다. 세 사람 모두 풍기는 기운이 장난 아님을 느끼고 있었다.


‘임시현은 전직 RoAA 요원이지만 나머지 두사람은 누구이기에 나를 위해 싸우려는 거지?’


그랜트는 로빈과 이반이 현직 RoAA 요원이라는 사실 알지 못했다. 항상 그렇듯 자신이 RoAA라는 사실을 타인에게 알릴 필요는 없었다.


로빈이 대치하고 있는 킬러들을 바라보면서 임시현과 이반에게 얘기했다.


“자, 일단 우리는 한팀이 된 거야. 난 여기서 임시현이 이 팀의 리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때?”


로빈의 얘기에 이반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얘기했다.


“난 상관없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임시현은 심장이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양옆으로 RoAA의 R7과 R8이 있다. 그러므로 눈앞에 수십 명의 킬러가 있어도 전혀 두려움이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임시현이 결심했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상대는 킬러이지만 저들에게도 가족이 있을 것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상대를 죽이지 않고 무력화시키는 것에 집중한다. 알겠지?”


임시현의 말에 오히려 로빈과 이반이 임시현을 마땅치 않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우릴 죽이려고 달려드는 자들을 죽이지 말고 무력화시키자고?”

“죽이는 것보다 몇백 배 어려우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텐데?”


두 사람의 말에 임시현이 대답하였다.


“알아. 하지만 우리 셋이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봐.”


임시현의 말에 로빈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반도 조용히 있었다.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사이 남미 킬러들도 대부분 모여들었다.


그랜트는 걱정하였다.


“이보게들 날 도와주고자 하는 생각은 정말 고마운데, 상대의 숫자를 보라고. 도무지 승산이 없어 보여.”


임시현은 그랜트를 바라보았다.


“그랜트, 나 혼자라면 어렵겠지만 내 옆의 친구들이 있으니 걱정 없어. 뒤에서 쉬고 있어.”


그랜트는 임시현의 얘기에 기가 찬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임시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외쳤다.


“자, 내가 40명을 맡을 테니 너희는 25명 정도 처리할 수 있지? 방금 부딪혀 봤는데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야.”


로빈이 코웃음을 치면서 받아쳤다.


“웃기는군. 내가 40명이다.”

“내가···.”


이반도 따라 얘기하려 하였지만 바로 임시현이 소리쳤다.


“간다.”

“그래.”


눈앞에 몰려있는 킬러들을 향해서 임시현과 로빈이 먼저 달려갔다. 이반은 자신의 말이 끊겨서 속이 쓰렸지만 바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습을 남미에서 온 킬러들이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뭐, 뭐야. 저들이 미쳤나?”


자신들의 숫자에 비해 단 세 명뿐인 자들이 총도 없이 먼저 달려들고 있었다.


“어서 저 세 명을 처리하고 그랜트를 죽이자고.”


킬러들도 세 명에게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그랜트는 이들을 말려야 했지만 결국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달려가는 뒷모습을 봐야 했다. 자신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다치는 것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러한 걱정이 사라지고 있었다.


눈앞에 모습은 자신이 여러 조직을 오가면서 다녔던 경험을 지워버릴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임시현은 가벼운 청바지 차림이지만 긴 다리를 유연하게 이용하여 적들을 무너트리고 있었다. 적들이 아무리 무기를 휘둘러도 몸을 날리면서 공중과 컨테이너 벽면을 모두 활용하면서 연속된 동작으로 다양한 발차기를 선보이고 있었다. 임시현의 발차기는 태권도나 쿵후와 같은 것도 아니었다. 발차기 하나하나가 적의 급소를 정확하게 노리고 있었다. 뒤차기, 앞 올려 차기, 옆차기, 뒤돌려차기 등 여러 가지 발차기로 적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더욱이 꺾여 들어가는 변칙성 발차기는 무기를 들고 있는 적들에게 유효타를 날릴 수 있었다.


이반은 달려가면서 허리춤에서 곤봉을 꺼내어 들었다. 결국, 양손에 곤봉을 착용하게 된 것이었다. 이반이 사용하는 곤봉은 손잡이가 옆으로 나 있는 형태이기에 양손의 곤봉을 회전시켜가면서 공격과 수비를 병행할 수 있었다. 특히 상체가 발달한 이반은 허리 회전력과 상체 근육의 힘을 이용함으로써 곤봉의 파괴력을 배가시켰다. 곤봉에 맞은 적들은 큰 고통을 겪게 되면서 나가떨어졌다. 눈앞에 두 개의 곤봉이 회전하면서 타격하는 모습에 감히 공격하지 못하고 뒤로 밀리던 적들은 항구 한쪽으로 몰려서 바다에 떨어져 버리는 자가 생겨날 정도였다.


로빈은 품속에서 검을 꺼내었다. 검은 그리 길지 않은 중장도(中長刀)였지만 날이 보이지 않았다. 검을 칼집에서 꺼내지 않은 것이었다. 로빈은 검을 칼집에 그대로 꽂은 상태로 검을 사용하듯이 옆 날로 적들에게 타격을 가했다. 그리고 뾰족한 부분으로 목을 포함한 명치, 낭심 등을 정확히 찔러서 적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었다.


이렇게 세 명의 공격 성향이 다르지만, 전혀 서로를 방해하는 일이 없었다. 오히려 적들이 세 사람의 공격 방법에 당황해하면서 뒤로 물러나 있었다. 이런 상황이면 그랜트가 초기에 처리했던 십여 명의 킬러를 제외한 나머지 구십여 명의 킬러를 모두 처리하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다만 이러한 기대를 순식간에 바꾸게 하는 소리가 들렸다.


탕 탕 탕


부산항 전체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미 킬러 중 한 명이 공중으로 위험 사격을 한 것이었다.


“지금부터 움직이면 이 총으로 죽여 버리겠다.”


킬러는 당당한 표정으로 총을 임시현 일행에게 겨누었다. 마치 전세가 역전된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랜트는 상황을 파악하고 걱정을 하였다. 드디어 닥칠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길, 이 녀석들이 총을 쓰지 않을 리가 없지. 이제 내가 몸으로 막아서 저 임시현과 친구들을 도망치게 도와야겠어.’


그랜트는 자신의 몸으로 임시현 일행을 방어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 가운데 임시현이 옆에 있는 로빈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들과 다투면서 궁금한 것이 생겼는데, 바로 전에 네가 등장할 때 던진 단검이 어떻게 시멘트 바닥에 꽂힌 거야?”

“아 그거?”


임시현의 질문이 그랜트에게도 들리고 있었다. 물론 다른 적들에게도 들리고 있었다.


“너도 어렵지 않을 거야. 어둡지만 바닥을 잘 보면 시멘트에 약간의 홈이 있거든, 그곳을 정확히 맞춰서 꽂는 거지.”


킬러들은 수군거리고 있었다. 그랜트도 저들이 저런 대화를 지금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럼, 저기 총을 들고 있는 자를 네 단검으로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원하는 것을 얘기해. 저자가 총을 다시 쏘기 전에 총구를 맞추건 이마 한가운데에 꽂던 주문하신 데로 가능해.”


질문의 의도가 파악되자 총을 든 킬러가 긴장하고 있었다.


“하하, 허세 부리지 마. 칼이 총보다 빠를 리 없어.”


킬러의 말에 로빈이 심각한 표정으로 자세를 잡았다.


“그래? 누구의 말이 맞는지 시험해 볼까?”


순간적으로 부산항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42화 끝.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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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화. 헤어진 마음(2) 23.12.15 15 1 12쪽
43 43화. 헤어진 마음(1) 23.12.11 21 2 12쪽
» 42화. 주변인의 안전(4) 23.12.09 21 2 12쪽
41 41화. 주변인의 안전(3) 23.12.07 18 2 12쪽
40 40화. 주변인의 안전(2) 23.12.06 22 2 12쪽
39 39화. 주변인의 안전(1) 23.12.05 25 2 12쪽
38 38화. 다가오는 위협(4) 23.12.02 24 2 12쪽
37 37화. 다가오는 위협(3) 23.12.01 24 2 13쪽
36 36화. 다가오는 위협(2) 23.11.30 24 2 12쪽
35 35화. 다가오는 위협(1) 23.11.22 34 2 12쪽
34 34화. 강혁의 형 23.11.21 31 2 12쪽
33 33화. 외국인 부산영업팀장 23.11.20 28 2 13쪽
32 32화. 다시 찾은 일상 23.11.19 29 2 12쪽
31 31화. 고백 23.11.18 32 2 12쪽
30 30화. 국회의원이 여기서 왜나와? 23.11.17 3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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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아프가니스탄 작전(3) 23.11.15 30 2 12쪽
27 27화. 아프가니스탄 작전(2) 23.11.14 29 2 13쪽
26 26화. 아프가니스탄 작전(1) 23.11.13 3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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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근로장학생 23.11.11 3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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