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무직을 건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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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바니
작품등록일 :
2023.10.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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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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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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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헤어진 마음(1)

DUMMY

로빈과 총을 든 남미 킬러가 서로 대치하면서 부산항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주변은 더 고요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고요함을 이반이 조용한 목소리로 깨어 버렸다.


“부산항 주변에 주택가가 밀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때?”


이반의 질문에 임시현이 그랜트에게 대신 대답해 달라는 눈빛을 보내었다. 그랜트는 부산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기에 주변 지리를 잘 알고 있었다.


“이 주변은 주택가도 있고, 공장과 차량정비소, 부산역 등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이야.”

“그럼, 누군가가 방금 총소리를 들었겠군.”


이반의 얘기에 임시현이 물었다.


“이반,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임시현의 질문에 이반은 다시 조용히 있었다. 로빈과 총을 든 킬러도 상대를 주시하면서도 조곤조곤 얘기하는 이반 얘기가 신경이 쓰였다.


드디어 이반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난 한국에서 몇 번 일(임무)을 수행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항상 주의해야 하는 것이 한국은 총기 소지가 불법이라는 점이지. 즉 총소리가 나면 주변의 모든 신경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야.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신고 정신이 투철하기도 하고···.”


어느덧 주변의 모든 사람이 이반의 얘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방금 총소리로 혹여 당장 경찰이라도 들이치면 어쩌지?”


지금 이반은 러시아가 아닌 영어로 설명하고 있었다. 킬러들도 일부러 이해하게끔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반의 얘기를 듣고 남미 킬러들이 오히려 같은 편인 총을 쏜 킬러에게 불만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헤이, 한국에 밀항하기 전에 충분히 설명했잖아. 총을 사용하지 말라고.”

“맞아. 우리도 그래서 총기가 아닌 잡동사니를 들고 싸우는 거 아니냐고.”


총을 쏘았던 킬러는 자신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황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로빈도 칼을 던지고자 하였던 자세를 풀 수밖에 없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저 멀리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아직 거리가 멀기 때문에 부산항으로 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만일 지금 경찰이 들이치면 골치가 아프므로 모두 사이렌 소리의 방향에 집중하고 있었다.


로빈이 임시현과 이반, 그리고 그랜트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킬러들도 총을 쏜 킬러를 중심으로 하여 모여들었다. 이렇게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밤공기 사이에 들려오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에 집중하였다.


로빈이 임시현에게 물었다.


“만일 경찰이 오면 어떻게 될까?”

“그러게, 이곳은 아비규환이 되겠지? 그리고 너도 그렇고 이반도 경찰에 잡히면 골치 아프지 않아?”


임시현과 로빈의 대화에 그랜트가 끼어들었다.


“어쩌지, 나도 골치 아프다고, 이런 남미 녀석들과 전투를 벌였단 사실이 드러난다면 난 한국에서 쫓겨나게 된다고, 그러면 가족과도 떨어져야 해.”


당황해서 우왕좌왕하는 그랜트를 로빈과 임시현이 조용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임시현과 로빈은 아무리 고민을 해도 뚜렷한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이때 이반이 자신의 핸드폰을 보면서 조용히 얘기했다.


“R0로부터 정보가 왔다. 부산항에서 총소리가 난 것으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한다.”


이반의 얘기와 동시에 작게 들렸던 사이렌 소리가 켜졌다. 그것도 한둘이 아닌 여러 대의 소리가 들려왔다. 로빈이 머리를 긁으면서 얘기를 하였다.


“이 정도면 경찰 특공대라도 부른 듯한데!”

“충분히 그럴 만하겠지, 총소리라면 특공대 정도는 보냈을 거야.”


임시현은 로빈의 얘기를 받아치면서 긴장하고 있는 킬러들을 보았다. 사이렌 소리가 커지어도 달아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저들도 달아나지 못하고 있어. 배로 도망쳐도 해양경찰에 잡힐 것이고, 부산항의 철책 때문에 입구는 정해져 있으니···.”

“저들은 숫자만 많았지 이끄는 사람이 없어서 서로 결정을 못 하고 있을 거야.”


로빈과 임시현, 그리고 이반은 다시 고민에 잠겼다. 서로 실력을 좋지만, 머리는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기대할 수 없어서 최대한 자신의 머리를 굴려야 했었다.


임시현이 로빈과 이반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희들은 정식으로 한국으로 입국한 거지?”

“당연하지.”

“흠···.”


임시현은 그랜트를 바라보았다. 그랜트는 이미 사색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남미 킬러를 보았다.


“이렇게 하는 것은 어때?”


임시현의 말에 로빈과 이반이 임시현을 바라보았다. 당연히 그랜트도 귀를 기울였다.


“아마 경찰이 오면 너희까지 포함해서 모두 외국인들이기 때문에 일단 검거할 거야. 외국인 간에 이권 다툼으로 보겠지.”

“한국 경찰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볼 거야.”


임시현의 계획은 이러하였다.


그랜트는 이미 한국에 살면서 정착한 외국인이다. 이러한 정착 외국인에게 외국에서부터 친했던 친구인 로빈과 이반이 찾아온 것이다.


“잠깐, 내가 저 나이든 아저씨와 친구라고?”

“일단 들어.”


미간이 찌푸려진 로빈을 아랑곳하지 않고 임시현은 설명을 이어갔다.


***


“잡아, 저쪽도 있다.”


탕 탕 탕


총소리가 다시 부산항을 덮었다. 이번에는 경찰들의 총소리였다. 경찰들은 공포탄을 쏘면서 부산항에 나타난 외국인들을 잡아들이고 있었다.


그사이 임시현은 부산항 철조망 밑으로 난 조그마한 구멍을 통해서 몸을 빠져나오게 할 수 있었다. 구멍 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임시현 혼자 통과하기에는 적당한 크기였다.


이렇게 부산항에서는 임시현만 빠져나왔다. 로빈과 이반, 그리고 그랜트는 순순히 경찰들에게 잡혔다. 남미 킬러 중 일부는 저항하고, 일부는 달아나기도 하였지만, 다수의 경찰 출동대의 출격으로 저항이 길지는 못하였다.


임시현은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철조망에서 거리를 두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걸어갔다. 주변을 돌아다니던 경찰이 임시현을 발견하였지만, 부산항에서 발견된 사람들이 모두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임시현과 같은 한국인이 엮여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임시현을 그냥 보내주었다. 임시현은 칼에 맞은 상처를 겉옷으로 숨기고 경찰의 눈을 피해 부산항에서 최대한 멀어져갔다.


***


다음 날 아침.


부산경찰청에는 한바탕 소란이 펼쳐졌다. 백여 명의 남미 사람들이 부산항을 통하여 밀입국하였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조사로 경찰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정말 너희들은 저 남미 사람들과 관계없어?”

“그렇다니까요. 저희는 그냥 부산항을 지나가다가 남미 사람들이 몰래 들어오는 것을 알고서 막으려 했다니까요.”


경찰의 질문에 답변하는 것은 그랜트였다.


“제가 남미 콜롬비아 출신이기 때문에 부산항에 나타난 자들이 남미에 넘어온 자들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죠.”

“하지만 당신도 그들과 다르다고 볼 수는···.”


심문을 하는 심문관에게 다른 경찰이 다가와서 귀엣말로 무언가 설명을 하였다.


“정말이야? 저 외국인이 한국 국적이라고?”

“네, 신분이 확인되었습니다. 심지어는 부인과 자식까지 있고, 더욱이 기업에 종사도 하고 있습니다.”


심문하던 경찰이 다시 그랜트를 바라보았다. 한국의 국적이기 때문에 어젯밤에 잡아넣은 남미 밀입국자들과는 확실히 다른 것은 확인되었다.


“그런데 왜 이리 다쳤어···. 요?”


한국 국적인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심문하는 경찰도 말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니까. 제가 그들과 언어가 되기에 밀입국은 나쁘다는 것을 설명하려고 다가갔더니 다짜고짜···.”


심문하는 경찰은 그랜트의 말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언어가 통하는 같은 국적이라고 하더라도 누가 나서서 밀입항하는 사람들을 말리겠는가 말이다.


“저들은 지금 당신네도 무기를 들고 자신들을 공격했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아닙니다. 그들은 서로 언쟁을 벌이더니 결국 서로 싸우기 시작한 것이었어요. 저는 그들을 말리려고 이 꼴이 되었고요. 결국, 어떤 한 사람이 총으로 겁을 주기 시작하면서 총소리가 난 거예요.”


앞뒤 정황상 틀린 얘기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게다가 저와 같이 있었던 친구들은 이렇게 멀쩡하잖아요.”


같이 취조실에 들어와 있던 로빈과 이반을 말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로빈과 이반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한 얼굴이었다.


심문하던 심문관 경찰은 그랜트가 말하는 두 친구인 로빈과 이반을 바라보았다. 비슷한 시기에 각국에서 항공권을 이용하여 정상적으로 들어왔기에 밀입항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고 눈앞에 뻔하게 보이는 나이 차이를 무시하더라도 이 셋이 친구라는 것이 미스터리지만, 그러한 사항을 모두 부정할 수 있는 증거도 없으므로 계속 물어볼 필요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경찰청으로서는 이들 셋은 풀어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빨리 풀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눈앞에 있는 그랜트가 말이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조금 전까지 심문관에게 귓속말하고 갔었던 경찰이 다시 심문실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심문관의 눈이 켜졌다.


“뭐야? 정말이야?”


심문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만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어디 가시면 안 됩니다.”


마지막 말을 남기고 심문관이 나가버렸다.


“무슨 일이지?”


로빈은 의아해했다. 그러다가 옆에 있는 그랜트와 이반을 바라보았다. 그랜트는 아직도 긴장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이봐 떡대 아저씨, 이번 일은 그럭저럭 넘어가지 않을까 싶은데 왜 이리 긴장하고 있어?”


로빈의 물음에 그랜트는 로빈을 바라보지 못하면서 얘기를 하였다.


“남미에서 보내온 킬러를 생각하고 있는 거야. 저들은 시작에 불과해. 결국, 나를 죽이기 위해서 더 실력 있는 자를 보낼 것이라고···.”


이 말에 로빈은 이반을 바라보았다. 그랜트는 모르겠지만 그랜트가 말하는 자신을 죽이기 위해 보내진 더 강한 실력자가 바로 이반이기 때문이었다. 로빈이 러시아어로 이반에게 물었다.


“넌 어찌할 거냐?”

“······.”


이반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 모습에 로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넌 이렇게 신경 써주면 얘기라도 좀 해주라. 뭐 이렇게 말을 안 해?”

“로빈, 너의 행동은 나를 신경 써주는 것인가? 아니면 시현에게 관심을 받고자 하는 것인가?”


이반의 갑작스러운 말에 로빈은 입을 오므려버렸다. 정곡을 찔렀기 때문이었다.


“로빈, 일단 입 다물어라. 이 방은 모든 것이 도청되고 있어.”

“네에 네에.”


로빈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조용히 있었다. 이때 심문관이 심문실로 들어왔다.


“자, 이쪽으로 오시지요?”


바로 전에 심각하게 심문하던 모습과 달리 굉장히 공손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세 사람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하였다.


***


부산경찰청 청장실.


경찰청 청장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청장이 앉아있는 자리 바로 앞에 어떤 여성이 다리를 꼬고 앉아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여성의 신발과 청바지 밑 부분에 흙이 묻어있는 점이었다.


“하하하, 어찌한 일로 이렇게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청장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여성을 대하고 있었다.


“어머, 청장님께서 마침 이곳에 계신 줄 몰랐습니다.”

“에이 몰랐다니요. 그대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니까요.”


청장은 ‘그대’라는 호칭을 사용하였다. 즉 상대방의 이름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청장의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바로 임시현이었다.


43화 끝.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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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다가오는 위협(2) 23.11.30 25 2 12쪽
35 35화. 다가오는 위협(1) 23.11.22 3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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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고백 23.11.18 3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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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아프가니스탄 작전(2) 23.11.14 29 2 13쪽
26 26화. 아프가니스탄 작전(1) 23.11.13 3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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