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무직을 건들지 마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키바니
작품등록일 :
2023.10.19 15:10
최근연재일 :
2024.01.06 19:2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3,092
추천수 :
122
글자수 :
251,900

작성
23.12.02 19:15
조회
24
추천
2
글자
12쪽

38화. 다가오는 위협(4)

DUMMY

VIP실은 아주 조용해 졌다.


바로 전에까지 기 싸움을 하고 있던 세 사람은 모두 조용해져 있었다. 은행 직원이 부지점장의 커피를 가져왔기 때문에 모두 태연하게 차를 마시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VIP실에 커피를 전달하고 나온 직원은 VIP실의 문을 닫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모습을 보고 다른 직원이 말을 걸었다.


“왜 그런 오묘한 표정을 짓는 거야?”

“뭐랄까···.”


VIP실에서 나온 직원이 VIP실의 닫힌 문을 바라보면서 얘기를 이었다.


“분위기가 무거웠다고 해야 하나, 무서웠다고 해야 하나···. 아무 말도 없었지만, 숨쉬기 힘든 공간을 다녀온 기분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부지점님께서 들어가셨으니 언제나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일 거 아니야?”

“그러니까. 그런데 오늘은 그렇지 않아.”


직원이 말한 데로 VIP실 내부의 공기는 매우 무거운 느낌이었다. 직원이 나가고 나서 이혁구 부지점장이 작은 목소리로 얘기를 꺼내었다.


“그래, RoAA의 전직과 현직 R들께서 나 같은 M자 나부랭이를 찾아온 이유는 뭐지? 평상시에는 서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 아닌가?”


이혁구 부지점장이 인상을 쓰면서 얘기하였지만, 로빈은 오히려 편안한 얼굴로 받아쳤다.


“의뢰가 들어왔다.”

“의뢰?”

“그래, 한국의 이철민파를 쑤시고 다니는 놈을 조용히 시키라는 것이다.”

“이철민파를 때려 부순 것은 R3가 한 짓이야.”


이혁구 부지점장이 임시현을 바라보면서 얘기를 하였다.


“난 오히려 이철민파를 건드린 자를 찾느라 접근한 것뿐이야.”

“그 뜻이 아니야.”


로빈의 말에 이혁구 부지점장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로빈은 계속 얘기를 이었다.


“이철민파가 파괴되고서 경찰에서는 이철민파가 유통한 마약에 대한 정보까지 확보해 버렸어. 지금 현재로는 배후가 드러나지 않은 채로 이철민파가 모든 것을 안고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는 분위기거든.”

“그게 내가 이철민파에 접근한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이지?”


로빈은 이혁구 부지점장의 질문에 답변하였다.


“M29가 단순히 이철민파에 접근한 것은 큰 문제로 주목받지 않아. 다만 네 녀석으로 인해서 이철민파가 시끄럽게 움직이고 있어서 주변에 너무 눈에 띄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분들이 계셔서 말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그럼 넌 누구의 의뢰로 이철민파를 파괴한 자를 찾아다니는 것이지?”


로빈의 질문에 이혁구 부지점장은 입을 닫았다.


“너의 움직임 때문이 아니야. 네가 의뢰한 자가 드러나면 골치 아파지는 분들이 계셔.”


로빈의 얘기에 이혁구 부지점장은 계속 얘기를 못 하였다. 하지만 이 내용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임시현도 마찬가지였다.


“잠시만, 그럼 M29가 누구에 의해서 날 찾길레 의뢰자가 밝혀지면 골치 아파지는 거야?”

“당연히 얘기 못 하지.”


임시현의 질문에 로빈이 간략하게 답변했다. 이혁구 부지점장은 계속 함구를 하고 있었다. 로빈이 다시 얘기를 꺼내었다.


“그리고 그 의뢰도 RoAA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M29에게 직접 의뢰한 모양이더군.”

“단순히 아르바이트인 것뿐이다.”


이혁구 부지점장의 말에 로빈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런 은행권의 부지점장으로 있으면서도 돈이 더 필요한가? 그렇다고 RoAA에서도 부족하지 않게 수당을 지급하고 있었을 것인데.”

“뭐, 내 가족이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여유자금이 필요했지. 우리 애들 유학도 보내야겠고···.”


이혁구 부지점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시현이 양손으로 이혁구 부지점장의 멱살을 잡고 위로 끌어 올렸다.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르바이트냐? 죽인 사람에게 남은 가족은 네 녀석 가족의 유희보다 못한 삶을 살아도 상관없는 것이야?”

“크큭 무슨 짓이냐.”


로빈이 임시현을 말리려고 일어났다. 이혁구는 괴로워하며 소리쳤다.


“그냥 단순한 아르바이트다. 그리고 RoAA와도 상관없어. 그러니 RoAA의 요원이 나설 일이 아니야.”


임시현의 눈이 살기로 바뀌었다.


“그래? 어쩌지. 난 RoAA에서 은퇴했으니 너를 처단해도 RoAA와 무관하겠네.”


임시현은 멱살을 잡고 있던 한쪽 손을 빼고서 자신의 허리 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단순히 돈을 벌려고 사람을 죽이려 하였다니, 네놈을 살려 줄 수 없어.”

“큭, 나, 나에게 가족이 있다. 여기서 죽으면 안 돼.”

“네 녀석이 죽인 자들에게도 가족은 있어.”

“죽은 자는 상관없어, 살아있는 자만 잘 먹고 잘살면 되는 것이야.”

“뭐야?”


임시현은 화를 내면서 허리에 있는 검을 빼려고 하였다.


“응?”


임시현이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단검을 찾았지만, 손에 닿지 않았다.


“이것을 찾는 건가? 일반인이 이런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다니면 안 되지.”


이미 로빈의 손에 임시현의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일반인이 사람을 죽이면 안 돼. 내가 죽이면 몰라도.”


오히려 로빈이 임시현의 단검을 잡고 자세를 잡았다. 이혁구 부지점장은 당황하면서 소리쳤다.


“잠, 잠깐. 난 손때겠다. 이철민파를 건들지 않겠어.”

“R3를 건드는 것은?”

“R3를 건드려? 웃기지 말라고, 나도 이 바닥에서 오래 굴러먹었어. R7에게도 감히 겨룰 엄두가 안 나는데 RoAA의 최강 세 명 중 한 명을 건든다는 것은 자살행위와도 같다고···.”

“그럼, 말이 쉬워지네.”


로빈이 임시현을 진정시켰다. 이혁구 부지점장의 멱살을 잡고 있던 남은 한 손도 결국 내려놓았다.


세 사람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공기는 다시 무거워졌다. 이번에는 로빈이 먼저 말을 꺼내었다.


“RoAA로 들어온 의뢰는 네가 이철민파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과 다시는 외부 의뢰로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었다.”

“알았다. 그것만 약속하면 날 살려주는 것인가?”

“그래, 죽이라는 지시는 없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가차 없이 죽이겠다.”


로빈이 이번만큼은 굳은 얼굴로 얘기를 하였다. 이혁구 부지점장은 이미 모든 것을 단념한 모습이었다. 로빈은 계속 얘기를 하였다.


“RoAA의 승인 없이 외부 의뢰로 움직이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개인적인 원한으로 움직이는 것이 허락되어 있어도 그것 역시 사전에 허가를 받고 움직여야 한다. 이 부분은 RoAA의 R7 요원으로서 경고한다.”

“알겠다. 다시는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외부 의뢰를 직접 받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이혁구 부지점장의 말에 로빈은 바로 몸을 일으켰다.


“가자. 얘기는 끝났다.”


로빈은 일어났지만, 임시현은 일어나지 못하였다. 눈에서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로빈이 입을 때었다.


“나도 죽은 자는 상관없이 살아있는 자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말에 너에게서 뺏은 이 검으로 찌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우리가 이런 자들처럼 되어서는 안 되지.”


로빈은 임시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어깨를 툭 쳤다. 임시현은 그제야 마지못해 몸을 일으켰다. 이혁구 부지점장은 두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있었다.


로빈이 먼저 방을 나서고 임시현도 방을 나가려는 순간 이혁구 부지점장이 조용히 얘기를 꺼내었다.


“카페에서 본 남미 조직원 남자를 아는가?”


이 말에 임시현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혁구 부지점장은 계속 얘기를 이었다.


“아마 알 거야. 과거 남미 조직 소탕 작전에 네가 팀을 이끌었었고, 그를 살려 보냈던 것을 나도 기억하니까. 그리고 내가 너를 지프로 쳤을 때 그 녀석과 쓰러져 있는 네가 눈빛 교환하는 것을 내가 못 봤을 리 없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야?”

“혹시나 그에게 문제가 생기면 전직 R3인 네가 날 죽이러 올까 봐 미리 고해성사하려고 한다.”


임시현의 눈이 커졌다.


“그에게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고?”

“그날 카페에서 그 녀석을 보고 나서 남미의 어느 국가의 정부에 그 녀석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그 정부 관계자가 그 녀석이 한국에 잠입했을 것이라는 정보를 주면서 나에게 찾아달라는 아르바이트가 들어왔었지.”

“또 아르바이트인가? 그리고 그 정부는 무슨 목적으로 그를 찾는 것이야?”


임시현의 질문에 이혁구 부지점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얘기를 꺼내었다.


“그 정부의 수장이 과거 마약을 유통했었던 전력이 있다고 하더군, 즉 자신에 대한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야.”

“그렇다는 것은?”

“남미에서 그를 죽이러 사람을 보낼 가능성이 커.”


퍽.


임시현의 주먹이 이혁구 부지점장의 얼굴을 쳤다. 이혁구 부지점장이 한쪽 벽까지 날아가 버릴 정도로 강한 주먹이었다. 임시현의 눈이 불타고 있었다.


“그 자에게도 너처럼 지켜야 할 가족이 있다. 너의 단순한 아르바이트로 그러한 사람을 죽음의 문턱으로 보내버렸어. 그러니 내가 용서할 수 없어.”


너무 강한 주먹에 나가떨어진 이혁구 부지점장은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로빈이 VIP실으로 다시 들어와서 임시현의 양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여기서 소란피우면 곤란해. 일단 나가자.”


임시현은 눈앞에 있는 이혁구 부지점장을 처단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로빈의 말대로 화를 참고 나서 VIP실을 빠져나갔다.


두 사람은 은행을 나오고 한참을 걸었다.


“이제 저 M29는 널 손대지 않을 거야.”

“나만 공격한다면 걱정할 것이 없지.”

“그래그래 그때 카페에서 네 남친까지 다쳤었지? 그러니 이렇게 화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고.”

“돈 몇 푼 때문에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려 하다니, 저런 자가 RoAA의 요원이라고?”

“그런 자들이 모여있는 곳이 RoAA의 본모습이야.”


로빈의 말에 임시현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두사람은 말없이 걸어갔다.


한참을 걷다가 로빈이 얘기를 꺼내었다.


“이번에 M29의 움직임을 막으라고 의뢰한 자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아?”

“궁금하지. 하지만 R0도 그렇고, 얘기해 주지 않아.”

“태화그룹.”


로빈이 얘기에 임시현은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해머로 강하게 내리친 느낌을 받았다.


“태화그룹이 여기서 왜 나와? 아니다. 이철민파의 배후가 태화그룹이니 이상할 일은 아니지.”

“그래, 그리고 M29를 통해서 널 처리하라고 의뢰한 자는 홍재철 국회의원이야.”


임시현은 로빈의 말에 굳어 버렸다.


“그리고 덧붙이면, 이철민파의 배후는 태화그룹이 아니라 국회의원 쪽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로빈은 임시현을 힐끔 보면서 얘기했다. 임시현은 입이 굳어버린 듯이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또 하나 중요한 정보를 줄게.”

“이렇게 얘기해도 돼? 의뢰한 내용을 떠들고 다니면 안 되잖아.”

“당연히 안되지 하지만 네가 나에게서 들었다는 사실을 떠들고 다니지 않을 것이니까.”

“그렇기는 하지.”

“그리고 사랑하는 레이디를 위해서는 내 뇌에 있는 모든 정보를 줄 수 있어···. 아야.”


임시현이 손바닥으로 로빈의 뒤통수를 쳐버렸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중요한 정보가 뭔데?”


로빈은 아파져 오는 뒤통수를 자신의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얘기를 하였다.


“방금 은행에서 나오기 전에 M29가 얘기한 남미 정부에 관한 얘기는 사실이야.”


임시현은 로빈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남미의 정부에서 비밀리에 한국으로 킬러를 보낸 것도 사실이고, 대규모로 보낸 모양이야.”

“대규모로 그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어?”

“부산으로 밀입항하는 것이지.”


임시현은 심각한 얼굴을 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로빈이 말을 꺼내었다.


“너와 상관있는 자인가? 과거에는 적이라고 들었는데.”

“지금은 조금 상관있어졌지.”

“그래? 현 상황으로 그자는 백 퍼센트 살아남지 못할 거야. 심지어는 그의 주변인들도 위험해질 수 있어.”

“그래서 고민인 거지.”


로빈이 뜸을 들이고서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하려고?”


임시현은 굳은 얼굴로 답변을 하였다.


“부산으로 가야겠어.”

“굳이 갈 이유가 있는 거야?”

“지난번 M29에게 공격받았을 때 진 빚이 있어.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내가 그 녀석의 가족사진을 봐 버렸거든.”


임시현은 그랜트 팀장이 보여준 사진 속의 아내와 딸, 아들의 얼굴이 눈에 선했다.


38화 끝.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평범한 사무직을 건들지 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46화. 해어진 마음(4) 24.01.06 15 2 12쪽
45 45화. 헤어진 마음(3) 23.12.16 16 1 12쪽
44 44화. 헤어진 마음(2) 23.12.15 15 1 12쪽
43 43화. 헤어진 마음(1) 23.12.11 21 2 12쪽
42 42화. 주변인의 안전(4) 23.12.09 21 2 12쪽
41 41화. 주변인의 안전(3) 23.12.07 19 2 12쪽
40 40화. 주변인의 안전(2) 23.12.06 22 2 12쪽
39 39화. 주변인의 안전(1) 23.12.05 25 2 12쪽
» 38화. 다가오는 위협(4) 23.12.02 25 2 12쪽
37 37화. 다가오는 위협(3) 23.12.01 24 2 13쪽
36 36화. 다가오는 위협(2) 23.11.30 24 2 12쪽
35 35화. 다가오는 위협(1) 23.11.22 34 2 12쪽
34 34화. 강혁의 형 23.11.21 31 2 12쪽
33 33화. 외국인 부산영업팀장 23.11.20 28 2 13쪽
32 32화. 다시 찾은 일상 23.11.19 29 2 12쪽
31 31화. 고백 23.11.18 32 2 12쪽
30 30화. 국회의원이 여기서 왜나와? 23.11.17 31 2 12쪽
29 29화. 아프가니스탄 작전(4) 23.11.16 30 1 12쪽
28 28화. 아프가니스탄 작전(3) 23.11.15 30 2 12쪽
27 27화. 아프가니스탄 작전(2) 23.11.14 29 2 13쪽
26 26화. 아프가니스탄 작전(1) 23.11.13 36 2 13쪽
25 25화. 결국 또 나서게 되네 23.11.12 33 3 12쪽
24 24화. 근로장학생 23.11.11 37 3 12쪽
23 23화. 교수님 맞아본 적 없으시죠? 23.11.10 36 3 12쪽
22 22화. 스마트팜 수업 23.11.09 41 2 12쪽
21 21화. 내 주변 보호장치 남 23.11.08 45 3 12쪽
20 20화. 대학 캠퍼스 총격전 23.11.07 50 3 11쪽
19 19화. 가짜 촬영 소동 23.11.06 48 2 12쪽
18 18화. 남자기숙사의 여신님 23.11.05 60 3 12쪽
17 17화. 화난 김민준 23.11.04 63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