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이 민주정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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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헌앙
작품등록일 :
2023.11.27 13:48
최근연재일 :
2023.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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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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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DUMMY

청룡기사단은 케인 가문의 솔개 기사단에 막혀서 지리한 공방을 계속하고 있었다.그러나 솔개 기사단도 적극적으로 청룡기사단을 공격하지 않고 견제만 할 뿐이었다.


“안 되겠다. 이대로 시간만 끌다가 해가 지겠다.

장창병을 앞으로 내세워라. 약간 피해가 나더라도 돌격해야겠다.”


총대장 클렉이 결단을 내리고 부대에게 명령했다.

장창병을 앞세운 보병부대가 수백 명이 성큼성큼 케인 가문 쪽으로 전진해 나갔다.


솔개 기사단 쪽에서는 몇 차례 공방을 주고 받는가 싶더니 뒤로 후퇴해 버렸다.


지금껏 보여준 무력에 비해서 너무 쉬운 후퇴에 청룡기사단 쪽 지휘부에서는 작은 당혹감마저 일었다.


“저놈들이 너무 빨리 후퇴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중과부적이라는 걸 깨달았나 봅니다.”


부단장의 말에 클렉도 고개를 끄덕였다.


“돌격 돌격! 몰아붙여라!”


케인 군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저놈들 뭔가 이상한데요?”


폴이 말할것도 없이, 에디도 이상한 낌새를 채고 있었다.


“설마···”


그때 에디가 보내놓은 척후병이 도착했다.


“단장님. 확실히 적이 좀 이상합니다. 병력이 절대 기사단 4~5개를 모아놓은 양이 아닙니다. 많아 봐야 기사단 1.5개 병력만이 지키고 있는 듯합니다.”


척후병의 말에 에디는 모든 의문의 조각이 맞아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최전선에서 일렬로 늘어서서 노려보고 있는 병사들이 현재 대치하고 있는 케인 가문의 모든 병력인 것이다.


잭슨 가문이 폴벤을 친 것이었다.

나머지 병력들은 이미 소식을 접하고 수도를 방위하기 위해 되돌아간 것이고 전방의 1개 기사단 병력만이 안전한 후퇴를 돕기 위한 후방방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청룡기사단은 뭐 하고 있나?”

“적진으로 돌격 중입니다.”


어차피 끝난 싸움이었다. 적의 병력은 안전하게 후퇴한 후일 터.

그나마 한 개 기사단 병력을 괴멸시킬 수 있다면 나름의 전과라고 볼 수 있었지만 미리 철저하게 준비한 케인 기사단의 최후미였다.


아마도 진형이 흩어진 상황에서도 각자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해서 도망칠 터였다.

적의 진형을 깨뜨린다고 해도 이렇게 방비가 잘 되어 있고 도주만을 생각하는 부대는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몇 명의 적은 죽일 수 있겠지만 기사단의 핵심 지휘부는 유유히 전장을 빠져나갈 것이다.


‘하다못해 적장의 목은 쳐야 한다.’


에디는 장검을 들고 말을 몰았다.

은백색 판금갑옷으로 무장한 케인 가문의 솔개 기사단.

케인 가문에서도 정예로 손꼽히는 기사단이었다.


단장은 아마도 로스 셔먼.

본인의 무력은 그리 높지 않지만 부대 지휘에 있어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듣는 기사였다.


에디가 볼 때 가만히 놔둔다면 청룡기사단은 로스 셔먼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다가 시간만 뺏기고 적의 핵심은 놓칠 터였다.


자신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

에디는 그리 생각했다.


에디는 휘하의 10인의 기사들을 이끌고 적의 본진 쪽으로 들이닥쳤다.

적 병사들이 장창으로 위협하며 벽을 형성하며 막아섰다.


“제길, 로스 셔먼은 어디지?”


적병들의 벽 사이로 뒤쪽에서 화려한 은백색 갑주를 입은 기사가 보였다.

옆에는 대장기가 휘날렸다.


“단장님! 저쪽에 대장기가 보입니다.”

“가자! 적 기사단장의 목을 친다!”


에디를 비롯한 10여 명의 적룡기사단이 파죽지세로 적 대장이 있는 곳까지 뚫고 들어갔다.

어지간한 기사로는 최전선에서 장검을 휘두르며 말을 모는 에디를 당해 낼 수 없었다.


얼마 안 가서 녹색 깃발을 휘날리는 대장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솔개 기사단의 로즈 셔먼 공 각오하시오!”


에디가 장검을 휘둘렀다.


-카앙!


로즈 셔먼의 브로드 소드가 에디의 장검을 막아냈다.


‘무력은 별 것 아니라고 했는데 힘이 상당하군.’


에디는 약간 저려오는 손의 감각을 느끼며 장검의 궤적을 살려서 다시 휘둘러 들어갔다.

불꽃이 튀며 에디와 로즈 단장의 싸움이 이어졌다.


-타앗.


에디의 검을 튕겨내며 로즈 단장이 말의 등자를 박차며 뒤돌아서 도망가기 시작했다.


‘놓칠 것 같으냐!’


에디는 말을 달려서 장검을 정확히 상대의 뒷덜미에 대고 찔러 넣었다.

푹 하는 소리와 함께 장검이 로즈 단장의 목을 꿰뚫었다.


촤악.


에디는 로즈 단장의 목을 잘라서 치켜들었다.


“적장 로즈 셔먼은 죽었다. 다들 투항하라!”

“투항해라! 너희들의 대장은 죽었다.”



전장이 소란스러워졌다.

그때였다.


멀리서 초록색 대장기가 올라가더니 에디가 방금 죽인 로즈 단장과 똑같은 화려한 백금 갑옷을 입은 기사가 나타났다.


“로즈 단장은 무사하다! 적의 계략에 속지 마라!”


솔개 기사단이 아군을 독려하고 나섰다.


“어떻게 된 거죠?”


휘하의 기사가 물었다.


“당했군. 대장의 대역까지 미리 세워뒀을 줄이야.”


에디가 혀를 차면서 말했다.

에디가 방금 죽인 기사는 대장의 대역이었다.


격전에서 대장의 안전을 위해서 대역을 세우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최후미에서 적을 받는 미끼 부대의 대장이 대역까지 운영할 줄은 생각 못 했었다.


‘한 방 먹었군. 로즈 셔먼 상당한 책략가다.’


“단장님 대장기가 있는 곳으로 다시 한번 돌격할까요?”


부하의 물음에 에디는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저 대장도 가짜일 거다. 우리가 저 대장을 물리치면 또 다른 곳에서 대장기가 나부끼겠지.

내 생각에 로즈 셔먼은 벌써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후일 거다.”


완패였다.

적은 안전하게 퇴각할 수 있게 되었고 스콧 군은 허수아비인 적과 싸우다가 시간만 낭비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여기서 더 싸워봤자 의미는 없다.”


에디는 적룡기사단의 부하들에게 군을 수습해서 피아몬테 성관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라고 일렀다.

그리고 자신은 클렉을 찾아서 말머리를 돌렸다.

적당히 하고 군을 물리라고 할 생각이었다.


“웃기지 마라! 적을 다 깨부수었는데 뭔 소리냐!”


클렉은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다.


“지금 적 병력은 소수의 미끼 부대에 지나지 않는단 말이다.”


에디는 설득하는 걸 포기했다.

클렉의 핏발 선 눈은 전장의 열기에 흥분해서 이성을 잃어버렸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용병 시절에도 기가 허약한 놈들 중에서는 간혹 그런 놈들이 있었다.

그런 놈들한테는 무슨 말을 해도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그때 전령이 날아들었다.


“큰일입니다! 피아몬테 성관을 포위하고 있던 아군이 성에서 나온 적군의 기습을 받고 크게 패퇴했다고 합니다!”


전령의 말에 에디는 숨을 꿀꺽 삼켰다.


‘결국 이렇게 됐구나.’


걱정하던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피아몬테 성관에 있던 녀석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포위 병력이 분산된 걸 알아차리고 격파하러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가장 우려하던 각개격파 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케인군의 지원군이랑 맞붙지 않아 이쪽에서는 큰 손해가 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클렉. 들었겠지? 영주님이 위험에 빠지셨을 수도 있네. 어서 빨리 구원하러 가야 돼.”

“하, 하지만 이제 곧 적군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데···.”


클렉이 포기 못 하겠다는 듯이 적진을 바라봤다.


“빨리 철수하고 돌아가야 하네. 이렇게 꾸물거리고 있는 와중에도 영주님께서 큰 위험에 빠지셨을 수도 있어!”


에디의 호통에 클렉은 그제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온 듯했다.


“철수다. 전군 철수.”


-뿌부부부~


철수를 알리는 나팔 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양군은 전투 행위를 서서히 멈추고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계속해서 전령이 날아들었다.


“백룡 황룡기사단은 피아몬테 성관의 포위를 풀고 후퇴했다고 합니다.”

“포위군은 영주님을 모시고 스피처 성관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에디는 전령을 붙잡고 다그쳤다.


“영주님은 무사하다고 하더냐?”

“자세한 정보는 듣지 못했지만 안 좋은 소식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천만다행이었다.

싸움에 한두번 진다고 해도 영주 클라이드만 무사하다면 대세에 큰 지장은 없을 터였다.


해가 지고 깜깜해질 때 쯤 유격군은 스피처 성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스피처 성관의 작전실에 에디와 클렉이 들어가자 영주 클라이드와 군사, 스피처 성관 성주, 백룡 기사단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샌퍼드 경은···?”


에디가 황룡기사단장 샌퍼드를 찾았다.


“샌퍼드는 전사했네. 자네들은 다행히 무사하군”


영주 클라이드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


샌퍼드 경이 전사했다는 말인가.

샌퍼드는 늙었지만 덕이 있고 자세가 훌륭한 노기사였다.

그가 전사했다니 에디는 가슴이 아팠다.


“않게나. 앞으로의 일을 상의해야지.”


클라이드의 말에 클렉과 에디도 자리에 앉았다.

군의 지휘관들이 다 앉자 클라이드가 분통을 터뜨렸다.


“케인 가문의 쥐새끼 같은 놈들한테 당했군!

이 빛을 어떻게 갚았으면 좋겠느냐?”


클라이드가 지휘관들을 보고 분을 이기지 못하며 물었다.



2.


스피처 성관의 지휘소에 모인 스콧 군의 지휘관 들은 현재 자신의 부대 상태를 차례로 보고했다.보고를 다 듣고 군사가 입을 열었다.


“피아몬테 성관를 되찾으려 한다면 상황이 그리 나쁜 건 아닙니다.”


클라이드가 참모의 말에 탁자를 쿵 치며 되물었다.


“상황이 나쁘지 않다니? 지금 이 꼴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나?”


대답을 잘못한다면 가만 놔두지 않겠다는 험악한 얼굴이었다.


“우리 기사단이 오늘 피해를 입은 건 사실이지만 7할의 병력이 유격군으로 나갔다가 큰 피해 없이 돌아왔습니다.

반면에 상대는 결국 지원군이 오지 못하고 수도로 되돌아간 형국입니다.

대국적으로 보면 사태는 바뀐 것이 많이 없습니다.

오히려 적은 지원군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 확실해졌으므로 사기가 크게 꺾였을 것입니다.

이곳에서 병력을 가다듬은 후에 빠르게 다시 치고 들어간다면 어렵지 않게 피아몬테 성관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군사의 말을 다 들은 클라이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군사의 말에도 일리가 있군.

병사들을 추스르고 다시 공격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느냐?”


클라이드가 클렉을 보며 물었다.


“예. 부족한 화살을 다시 조달하고 장구류, 식량을 보급하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너무 늦다!”

“예, 사나흘 내로 끝내 보겠습니다.”


클라이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의 눈은 복수의 정념으로 불타고 있었다.


“피아몬테 성관 녀석들을 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클라이드가 이를 우드득 갈았다.


나흘 후.

스콧 군은 군대의 정비를 끝마치고 저녁 무렵에는 피아몬테 성관을 다시 물 샐 틈 없이 포위했다.

피아의 전력 차를 아는 듯 피아몬테 성관 측에서는 이렇다 할 반격도 없이 화살만 몇 발 쏘는 척하다가 이틀째에는 그마저도 멈췄다.


일주일쯤 지나자 결국 버티지 못하고 피아몬테 성관의 외벽에 항복을 뜻하는 하얀 깃발이 올라오고 말았다.


스콧 군은 피아몬테 성관으로 무혈입성했다.


“적의 대장은 어디 있나?”


스콧이 큰소리로 피아몬테 성관의 대장을 찾았다. 그러나 나온 것은 갓 약관이 지난 듯한 젊은 기사였다.


“저런 어린 기사가 이 성관의 대장이란 말이냐?”


스콧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기사는 당당한 테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은 일주일 전부터 피아몬테 성관의 성주 대리를 맡고 있었소.”


에디는 알 듯했다.

원래 피아몬테 성관을 맡았던 케인 가문의 기사들은 저 어린 기사를 성주대리로 삼아서 성관을 떠넘기고 자기들은 벌써 본국으로 도주한 것이다.


며칠 전에 피아몬테 평원에서 싸웠던 케인 군이 생각나는 광경이었다.


“어째서 바로 항복하지 않았지?”

“상부에서 일주일 후에 항복하라는 지시가 있었소.”


잭슨 가문을 몰아내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려는 조치였다.

다만 일주일 후에는 항복하라는 명령이었기에 그나마 양측의 피해가 덜 할 수 있었다.


“감금해라.”


스콧의 명령에 성주 대리 였던 청년이 끌려 나갔다.


“어쩌실 겁니까?”


에디의 물음에 클라이드가 뭘?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저 청년 성주 말입니다.”

“광장에 데리고 가 참수시켜야지. 반역자 왕제파의 도당이 아니냐.”


클라이드가 차갑게 말했다.


“나이도 어리고 누가 봐도 꼭두각시로 대장이 된 자가 아닙니까?”


에디의 말에 클라이드가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적의 총대장이다. 우리도 샌퍼드를 비롯해서 많은 병사들이 죽었다.

그냥 넘어갈 수는 없어.”


다음날.


에디는 영주의 집무실로 불려 갔다.

피아몬테 성관 성주의 방을 사용하고 있었다.


“에디. 너한테 급히 맡길 일이 있다.”


방에는 영주 클라이드 외에 무언가 음울한 인상을 주는 남자가 같이 있었다.


“감찰단의 유진 기브스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적룡기사단장 에디 켄트 님이시죠.”


남자가 흐릿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해왔다.

에디는 악수를 나누며 흠칫 놀랐다.

놀랍도록 차가운 오른손이었다.


“자네가 맡아줘야 할 일은 주변 마을에서 케인 가문에 협력한 반역자들을 찾아내서 잡는 걸세.”

“반역자들이요?”

“그래. 케인 가문이 반역자 왕제 라울에게 가담한 걸 알면서도 그 군대를 도왔으면 그게 반역자가 아닌가? 차라리 잘 되었서 이참에 전부 잡아들여서 반역의 뿌리를 뽑아 버려야 하네.”


반역자라니··· 어디까지 잡아들일 생각일까?

에디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자세한 건 유진에게 듣게. 반역자를 잡아들이는 데는 비할 데 없이 능력이 훌륭한 친구니까.

잘 도와주면 될 거야.”


에디는 유진을 따라서 밖으로 나왔다.


“저희 감찰단을 호위해 주시면 됩니다. 더러운 일들은 저희들이 다 맡아서 할 테니까요.”


유진이 창백한 얼굴에 미소를 드리우며 웃었다.


“더러운 일이요?”

“아무래도 고귀하신 기사님들은 잘 참지 못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영주님이 에디 단장님을 골라주신 듯합니다. 듣자하니 에디 단장님은 용병출신이라고 하시던데 귀족 도련님들보다는 낫겠지요.”

“궁금하게 하지 마시고 어떤 일을 하시는지 말해 주시죠.”

“말 그대로 마을에서 반역자들을 찾아내서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못하게 본보기를 보이는 일이지요. 가서 보시면 압니다.”


성관 정문을 지나자 온통 검은 복장을 두른 기사들 10명 정도가 대기하고 있었다. 감찰단원 들인듯 했다.


“저희들은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적룡기사단이 준비가 되시면 근처 마을부터 하나씩 돌도록 하지요.”


유진을 비롯해서 감찰단원들의 모습은 꼭 저승사자 같아서 꺼림칙 했다.

에디는 부단장 폴에게 전령을 보내 움직일 수 있는 기사단 1개 중대 정도를 차출해서 나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적룡기사단은 감찰단을 호위하며 가까이 있는 아너츠 마을로 향했다.


아너츠 마을 사람들은 갑자기 무장한 병사들이 들이닥치자 불안한 눈빛으로 집안으로 숨어들어 갔다.


감찰단은 마을 중앙 교회를 빌려서 마을사람들을 하나씩 불러들였다.

피아몬테 성관이 케인가문의 손에 들어간 시기에 마을의 반역행위를 살핀다는 것이었다.


몇 시간에 걸쳐서 마을 사람들의 증언을 모은 감찰관은 마을 촌장을 비롯한 몇 사람들을 잡아들이라고 명령했다.


“사, 살려주십시오. 저희들이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러십니까?”


기사단에 잡혀서 끌려온 촌장이 바들바들 떨면서 말했다.


“네 죄를 네가 모른단 말이냐?”

“대,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유진이 차가운 눈빛으로 땅에 꿇어앉혀진 촌장을 보면서 말했다.


“자네가 주도해서 역도들에게 식량을 제공헸다는 증언이 이미 다수 나왔다.”

“네? 그, 그것은 그자들이 군대를 끌고 와 협박하길래 어쩔 수 없이···”

“시끄럽다. 어떤 상황에서도 역도들을 돕는 것은 똑같이 반역죄임을 모르느냐?

반역죄는 3대가 멸족이다!”


유진의 말에 잡혀 온 사람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사, 살려주십시오. 나으리. 저희들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저 그자들이 칼을 들고 협박하길래 어쩔 수 없이···”

“시끄럽다. 오늘 너희 가족을 참해서 본보기를 보일 것이다. 끌고 가라.”


유진의 말에 따라 기사들이 눈물로 범벅이된 촌장을 끌고갔다.


마을 중앙 광장에 감찰단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단두대를 조립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감찰단의 명령으로 강제로 모인 마을사람을이 빙 둘러싸고 있었다.


“다들 잘 보거라. 국왕 전하께 거역한 역도들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를. 목에 칼이 들어오더라도 역도들에게 협력해서는 안 된다.”


울면서 끌려온 촌장의 뒤로 촌장의 아내 자식들. 아직 어린애인 촌장의 손자 손녀들까지 줄줄이 묶여서 서 있었다.


“아직 어린애들인데 설마 저런 어린애들마저 처형한다는 것은 아니겠지?”

“오, 설마··· 하느님···.”


마을 사람들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웅성거렸다.


“사, 살려주십시오 나으리···.”


눈물로 범벅이 되어 제대로 말도 못 하는 촌장이 맨 처음 단두대 위로 올랐다.


“다들 잘 봐두거라. 그리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면 안 된다는 걸 가슴에 새겨라.”


유진은 한번 일장 연설을 한 뒤에 사형집행인을 보고 손짓을 했다.

겁에 질려서 뭐라고 신음을 내뱉는 촌장의 위쪽으로 단두대의 칼날이 사정없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촌장의 머리가 몸통과 분리되었다.


“다음.”


유진이 억양 없는 목소리로 외치자 촌장의 아내가 끌려왔다.


“사, 살려주세요. 저희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촌장의 아내가 겁에 질려서 용서를 빌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대여섯 살 밖에 안 되어 보이는 촌장의 손자 손녀들의 목까지 전부 쳐낸 후에 광기의 사형 쇼는 끝이 났다.


생전 처음 보는 잔혹한 장면에 사람들은 할 말을 잃고 하얗게 질렸다.

마을 아낙네들은 죽은 어린애들이 가여워서 눈물을 훔쳤다.


유진이 참혹한 현장의 앞에 서서 마을 사람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특별히 촌장의 가족을 벌하는 것으로 끝내겠다. 하지만 다음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자비로운 조치는 더는 없을 것이다. 모두들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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