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후 검신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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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
작품등록일 :
2024.02.15 03:20
최근연재일 :
2024.03.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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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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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운명의 그림자(1)

DUMMY




곽문철은 복잡했다. 어디까지 따라가야 할지.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깊이 파고들고 싶지는 않았다. 새벽이 싸움이 아니었더라면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 아이가 어디까지 가는지 보고 싶은 건가. 나는....’


평생을 승부사로서, 무인으로서 살아온 그였기 때문에 새벽의 싸움은 큰 충격이었다. 자신과 싸울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성장세.


비록 자신이 졌다고는 하나, 중독된 상태에서의 비무, 다시 한번 일전을 치른다면 열 중 일곱은 자신의 승리라고 여겼다. 물론 유위진의 성장세를 감안했기 때문에 삼 할이나 뺀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자신할 수가 없었다.


무림에 아무리 기이한 일이 많다지만 이런 경우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과연 그것이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었다. 마치 잠들어있던 무언가가 깨어나는 듯한...


‘.....너무 몰두했군.’

“후우.”


곽문철은 너무 자신이 너무 나갔다는 것을 깨닫고 잠시 한숨을 돌렸다.


“왜 그러십니까?”


곽문철은 자신의 속도 모르고 말을 걸어오는 유위진을 쳐다보았다.


“아니...아무것도 아닐세.”


“그렇습니까? 흐음....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뭔가?”


“제령심인대법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입니까?”


“나도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네. 단지...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심령 상의 금제라도 들었네. 시전자의 의지에 반하는 특정한 행동에 반응하는 금제라고 해야되나?”


“......그런 게 가능합니까?”


“글쎄...나도 실제로 보기 전까진 그저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으니 말일세. 그런 것이 가능한건 주술적인 부분이겠지. 그도 아니면....생각할 수 있는 건 심검 정도지.”


“심검이라...”


“너무 깊이 생각한 것 아니냐? 독일수도 있는데.”


듣고 있던 곽자명이 끼어들었다.


“뭐 그럴수도....”


곽문철은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이기에 말을 흐렸다.


“그보다 모두 자네가 예측한대로 마교는 실존하고 있는 것 같군. 그것도 암중에서 말이야.”


곽자명이 얘기를 시작했다.


“예.”

‘그야 보고 온 것을 그대로 읊었으니까.’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정파에게 경각심을 준다고 했지? 이제 충분한 것 아닌가?”


“.....아직은 아닙니다.”


“.......”


곽자명이 입을 다물었다. 분명 그도 동생 곽문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음이라. 잠시 고민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허면 세 문파의 본산에서 내려오는 무인들과 싸울 생각인가?”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문철이는 매사 신중한 편이라 이것저것 재고 있겠지만 솔직히 난 아무래도 좋네. 자네가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나로서는 거의 포기했던 형제들의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되었는데 그런 것이 문제겠나? 단지 한 가지만은 말해두고 싶네. 정파를 너무 가벼이 여기지는 말게.”


“그 말씀은?”


“자네와 우리 형제가 상대한 이들이야 어차피 삼대제자나 이대제자 정도일세. 정파의 저력이 고작 그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면 정파천하가 백년이 넘게 이어졌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일대제자야말로 그들의 진정한 정예라고 할 수 있다네. 그 숫자야 문파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장로들과 더불어 정파의 주축이라고 말할 수 있지.”


“새겨듣도록 하겠습니다. 허면 신주십육성은 어떻습니까?”


“.....경지에 이르지 못한 내가 무슨 말로 그들을 표현하겠냐만은....그 경지에 이르지 못한 이들이 그들을 보는 눈은 다 똑같을 걸세.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각별(刻別) 그 자체라는 말 뿐일세.”


“각...별.”


유위진은 곽문철의 말을 그대로 받아 입에 담았다.


‘특..별이라. 그 정도는 되어야지.’


강호에 이름을 떨치는 고수가 되고 싶었던 유위진이기에 곽문철의 말은 더욱 흥미를 끄는 것이 있었다. 수천, 수만의 기라성 같은 고수들 속에서도 우뚝 서있는 존재들이라니.


“노파심에서 말해두겠네 만은, 만약에 십주십육성 중 하나가 나온다면 나는 관여하지 않을 걸세.”


“문철아!”


“큰 형이 저리 누워있는데 그런 이들과 싸울 생각이오? 그들 중 한 명만 내려와도 여기, 아니 서안에 있는 무림인들을 모두 제압할 수 있거늘.”


“.......”


“유념하겠습니다.”


‘이 정도의 반응을 보이니 더욱 끌리는군. 상대하진 못하더라도 한번 쯤 그 실력의 편린이라도 보면 좋겠는데 말이야.’



***



유위진 일행의 습격이 이주일이 지나자 세 문파의 책임자들은 좌불안석이었다. 본산에서 고수가 내려오기 전 뭐라도 해야 그들의 면은 서는 것은 물론이고, 명예를 지킬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이주일이면 슬슬 사람이 당도할 시기였다. 허나 아무리 수색을 해도 마교도들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날마다 멀쩡한 공동파의 제자들이 하나둘씩 부상을 입어 자리에 눕는데 수색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남은 인원들은 열 명 정도군. 후우..”


의자에 앉아있던 적량이 한숨을 내쉬었다.


“빌어먹을. 한 밤중에 습격만 골라 해대는군.”


“그럼 적이 나 여기 있소 하며 습격을 하겠나? 멍청한 소리는 작작 하게나.”


“뭐라?! 감....이...”


설청우가 자신을 비웃는 말에 즉각 반응했다. 허나 그의 말은 온전히 나오지 못하고 멈추었다.


“감히? 계속 말해보게. 감히 다음은 뭔가?”


“그....언제 오셨소.”


폭발하려던 설청우가 꼬리를 내린 개처럼 얌전해졌다. 서안의 책임자 세 명도 모르게 방에 들어온 이, 그는 화산의 제 오 장로 매화린이였다.


“쯧쯧. 적이 습격을 해오는데 수장이란 자가 허구한 날 방안에서 술이나 마시고 있으니. 어찌 적을 찾을까.”


매화린이 구석에 놓인 술 병을 보며 말했다.


“그...그것이....아무래도 적을 찾다 울화가 치밀어서...”


설청우의 변명에 옆에 있던 적량과 호장원이 인상을 찌푸렸다. 너무 질이 떨어지는 변명이기에 자연스럽게 나온 반응이었다.


“그래서? 수십의 문도들을 잃고 울화가 치밀어서 술을 드셨다?”


“.....그렇소.”


“하아....”


잠시 한숨을 쉰 매화린이 갑작스레 움직였다. 단전을 노리고 다리가 솟구쳐 올랐다.


퍼억!


“컥...컥.”


설마 공격을 해오리라곤 생각지도 못한 설청우였기에 피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강타당했다.


“끄윽. 무....무슨 짓...이오.”


내력이 많이 실린 공격은 아니었으나 제대로 적중한 탓에 설청우는 단전 근처의 경맥이 크게 진탕되었다. 그저 남자의 급소를 얻어맞은 이처럼 앞으로 엎드려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푸욱!


누워서 간신히 말을 하는 설청우의 머리 옆에 검이 박혔다. 매화린의 검이었다.


“무슨 짓?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가 보군. 네놈의 죄를 물어 당장 참하거나 무공을 거두고 사지근맥을 참할수도 있다.”


“....큭...”


매화린의 살기에 설청우가 몸을 떨었다. 설청우는 매화린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 입을 열 엄두가 나질 않았다. 무엇보다 상대는 집법장로가 아닌가.


설청우가 엎드려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자 매화린이 검을 다시 거두었다.


“흥. 저런 게 어찌 본문의 제자가 되었을까.”


말을 마친 매화린이 신형을 나머지 두명에게 돌리고 다시 말했다.


“일단 서안에서의 참사는 소제가 맡게 되도록 되었습니다만, 도와주시겠습니까?”


매화린은 살기는 없다지만 기파를 발하며 고압적으로 묻고 있었다. 허나 그럼에도 적량과 호장원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강자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강호의 생리였다.


“좋소 그럼 일단은-”


방안에서 매화린의 말만이 울려 퍼졌다.



***



유위진은 계획이 사실 거의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삼대 제자들의 전멸 정도면 사실 정파쪽에서 교를 인식하는 것을 넘어 경각심을 가지기엔 충분한 일이기에.


단지 그가 아직도 정파를 건드리려 하는 것은 마교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함이었다. 마교도 그것도 단 한 명만이 나타났다는 것은 십중팔구 지금의 마교는 점조직에 가까운 형태일 것이다. 그렇기에 유위진은 다른 마교도들이 또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유위진은 별 다른 생각도 없이 오늘도 정파인들의 정보를 듣기 위해 객잔으로 향했다.


산에서 고된 수련만을 하던 삼대 제자들에게 속세의 세상은 별천지였다. 특히나 술맛을 아는 이들이 객잔을 그냥 지나갈 수는 없는 법. 다만 문제는 술에 취한 이들의 입은 보통.....가벼워진다는 것이었다.


유위진은 객잔에서 그들이 떠들어대는 정보를 듣거나, 때로는 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그들의 행동 노선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에 습격해 왔던 것이다.


그랬는데 어째 오늘은 정파인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대부분이 부상을 당했다곤 하나 아직도 열 명이 넘는 인원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그중에도 술을 좋아해 바로 어제까지 객잔을 출입하는 인물들이 있기에 유위진은 이상하다고 여겼다.


‘뭐지....이놈들이 갑자기 약이라도 먹었나.’


유위진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묵고 있던 객잔으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곽문철이 유위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맞이했다. 유위진은 평소와 다른 그의 모습에 무언가가 있음을 느끼고 바로 물었다.


“오늘은 어땠습니까?”


“아무래도 세 문파의 본산에서 누군가 내려온 모양이네.”


“호...”


객잔에서 정보를 모으던 유위진과 달리 곽문철은 여태껏 기루에서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헌데 객잔은 물론 기루에도 정파인들이 오지 않았다면 설명할 수 있는 것은 하나였다.


“어떻게 할 건가? 상대가 이 정도로 나왔으면 충분하지 않나 싶은데.”


곽문철의 말에 유위진이 고개를 내저었다.


“보아하니 그나마 제대로 된 이가 온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기회입니다.”


“기회라니?.”


“남아있는 마교도를 찾기 위함입니다.”


“그걸 굳이 우리가 찾아야 하는가? 정파쪽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한번 쯤 정파인들이 그들 스스로 말하는 대로 목숨을 걸고 의협을 행하게 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무슨 소리인가. 그게.”


유위진은 곽문철의 표정에서 흥미를 느꼈다는 것을 알았다.


“현재 중원에서 활동하는 마교도의 존재는 십중팔구 점조직입니다.”


“......그렇기야 하겠지. 어제도 삼일 전에 혼자 온 마교도를 생각해보면 말이야.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것인가.”


“삼일 전에 마교도의 시체를 얻었으니 이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무슨 소리인가?”


“....마교도는 기본적으로 복수자입니다.”


“복수?”


“세상에 대한 복수, 혹은 정파에 대한 복수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그거야 무림의 은원관계에 엮인 이상 당연한 법이지.”


“그러면 동료의 시체가 정파인들에게 희롱당하면 어떻겠습니까?”


“점조직인데.....그런 것으로 나오겠나?”


“십중팔구, 아니. 무조건 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가 뭔가.”


“그들은 죽은 자가 저승으로 무사히 가기를 기원하는 집단입니다. 그런 그들로서는 그런 짓을 당하면 참을 수가 없죠.”


‘바로 전생의 당신처럼 말이오.’





작가의말

오늘 중으로 한편 더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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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후 검신이 되는 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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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제목 변경 공지 [검명환생]-[전생 후 검신이 되는 법] 24.02.21 74 0 -
21 20화 내기 비무 (1) 24.03.05 66 3 11쪽
20 19화 정파와의 거래 24.03.03 87 4 12쪽
19 18화 운명의 그림자(2) +2 24.03.03 94 4 12쪽
» 17화 운명의 그림자(1) 24.03.02 97 4 11쪽
17 16화 서안혈사(5) 24.03.01 91 5 11쪽
16 15화 서안혈사(4) 24.02.29 112 6 12쪽
15 14화 서안혈사(3) 24.02.28 122 5 12쪽
14 13화 서안혈사(2) 24.02.27 133 5 13쪽
13 12화 서안혈사(1) 24.02.26 147 4 11쪽
12 11화 혈투의 결말 24.02.25 149 5 11쪽
11 10화 교토삼굴 24.02.24 161 5 11쪽
10 9화 첩혈삼객 +2 24.02.24 178 5 11쪽
9 8화 검심초현(劍心初現) 24.02.22 191 5 11쪽
8 7화 검의 울림 24.02.20 200 5 11쪽
7 6화 검보(劍譜) 24.02.19 215 5 11쪽
6 5화 겨루어 이기다 24.02.18 230 5 12쪽
5 4화 타통 +2 24.02.18 262 6 12쪽
4 3화 보검문의 그림 24.02.16 300 7 12쪽
3 2화 실전 24.02.15 317 7 13쪽
2 1화 되돌아왔지만 되돌아오지 않았다. 24.02.15 382 8 12쪽
1 서(序)-누구나 별이 될 순 없다 +2 24.02.15 460 8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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