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지 매니전지 헷갈린다고요?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커피흘렸어
작품등록일 :
2024.07.20 14:54
최근연재일 :
2024.08.04 18:0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7,134
추천수 :
169
글자수 :
118,177

작성
24.07.25 18:05
조회
402
추천
12
글자
14쪽

008화

DUMMY

당장 프로듀서 문제로 걱정하는 스텔라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주려고 서둘렀다.

연습실로 내려가는데, 거슬리는 통화 소리 때문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싫어요······. 아빠, 난 회사 옮길 생각이 없어요······. 엄마 얘긴 왜 또 꺼내는데!”


신세영의 목소리다.

회사에 찾아오지 말라고 겁을 줬더니 신형식 이 인간이 딸에게 전화해서 뭔가를 요구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목소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거 뒷걸음질로 계단을 올라가야 하나 싶었는데,


“이모한테 찾아가기만 해. 다시는 얼굴도 안 볼 거야!”

휴대폰을 든 신세영과 눈이 마주쳤다.


“아하하······ 안녕?”


뭐냐? 이 잘못하지 않았지만, 큰 죄를 지은 기분. 뻘쭘하고 어색하고 미안하고 겸연쩍고 화끈하고 그리고 또······.

전화를 끊은 신세영이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매니저님······ 아빠 만나셨어요?”

“어? 어. 당분간 회사에 직접 찾으실 일은 없을 거라고 하고 가셨거든.”


신세영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매니저님, 거짓말 하지 말아요. 아빠가 그런 사람 아니라는 건 제가 더 잘 알아요. 또, 돈 달라고 했겠죠. 정말 죄송해요.”


신세영의 허리가 또다시 90도로 접히는 것을 막았다.


“세영아, 네가 왜 죄송해? 스텔라의 매니전데도 네 사정을 미리 알지 못한 내가 미안한 일이지.”

“매니저님······.”

“아버지 문제는 1:1 면담할 때 다시 이야기 하자. 지금은 좋은 소식을 전하러 왔거든.”

“좋은 소식이요?”


연습실 문을 열었다.


우다다다.

“매니저 옵빠~”

김지원이 강아지처럼 가장 먼저 달려왔다. 연습의 열기가 후끈하게 느껴졌다.

스텔라는 허니 케이가 미리 보내준 기본기 영상을 보고 열심히 익히고 있었다.

제이즈가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매니저 오빠, 좋은 일······ 있어요?”

“있지. 「Tonight」과 「Reject」를 프로듀서 코드아트가 맡아 주기로 했어.”


코드아트의 이름을 듣자마자 김지원의 호들갑이 작렬했다.


“네에? 제가 아는 그 힙합 프로듀서 코드아트요? 우와~ 우와~ 완전 대박 사건! 대박대박대박.”


신세영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매니저님, 설마 호두쿤스트나 코드아티스트 같은 짝퉁은 아니죠?”


제이즈의 입에서 극찬 비스무리 한 것이 나왔다.


“코드아트······? 매니저 오빠, 레알 일잘러.”

“1시간 내로 코드아트의 스튜디오로 갈 거야. 목 좀 풀고 있어. 팀장님께 보고하고 올게.”

“우와~ 우와~ 정말요?”

“코드아트의 스튜디오, 기대되네요.”

“네······.”

“맛있는 거 먹어요?”


스텔라 멤버들에게 나갈 준비를 시킨 후 사무실로 올라왔다.

오승민 팀장이 깜짝 놀랐다.


“현우야, 어떻게 설득한 거냐? 한 달은 작업도 안 할 사람처럼 굴었는데. 거기다가 2곡은 그냥 봐주겠다고? 그럴 놈이 아닌데······.”

“촙파하고 귀멸의 톱날에게 감사할 뿐이에요.”


오승민 팀장의 고개가 옆으로 기울었다.


“뭐? 초, 촙파? 귀멸의 톱날? 뭔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잘했다. 지금 애들 데리고 간다고?”

“네, 다녀오겠습니다.”


오승민 팀장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건넸다.


“오늘 스튜디오 작업할 때 맛있는 거 좀 챙겨줘. 살 안 찌는 걸로.”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했다. 살 안 찌는 맛있는 음식이 세상에 있기는 하나?

아무튼 법카를 챙겨서 사무실을 나섰다.


* * *


코드아트와 제이즈는 죽이 잘 맞았다.


“제이즈, 천잰데? 그럼, 이 파트는 신세영에게, 저 부분은 최유진에게 맡기자.”

“프로듀서님······ 트랙을 이렇게······ 쌓을 수도 있네요.”

“우흐흐흐흣. 나만의 비기라 할 수 있지. 앞으로도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봐.”


그래도 저 웃음소리는 아직 적응이 잘 안된다. 어쨌든 몇 시간 만에 파트 배분이 끝나고 녹음을 시도했지만,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역시 보컬 트레이닝이 문제였다.

코드아트의 귀는 정확했지만, 그대로 따라줄 목소리가 부족했다.


“매니저님, 아무래도 보컬 트레이닝이 필요해요. 기계로 만져도 되지만, 라이브 무대 때문에······.”


제이즈가 다시 침울해졌다.


“내가 곡을······ 잘 못 만들어서 그런가······.”


김지원이 제이즈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니야. 우리가 따라주지 못해서 그런 거야. 더 연습하면 잘될 거라고.”


최유진은 울상이 되었다.


“언니, 노가영 쌤한테 또 배워야 해요? 난 싫은데······.”


에이스 엔터의 사내 보컬 트레이너 노가영. 도대체 애들을 어떻게 가르쳤길래 이름만 나와도 애가 저렇게 울상이 되는거야.

그때, 코드아트가 입을 열었다.


“한국 예술 대학 교수진이 보컬 트레이닝을 잘한다고 알려졌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어떻게 생각하시는데요?”

“그분들께 실례일지 몰라도 힙합 쪽은 여가수 정연이나 GL, 가수 D가 트레이닝 하는 편이 더 어울려요. 안무도 걸스 힙합의 대모 허니 케이가 맡는다면서요.”


들어보니 일리가 있었다.

올라운더.

전생에서도 그 가수들은 보컬과 랩까지 모두 소화해 내지 않았던가.

코드아트가 언급한 3명 중에 정연하고는 인연이 닿을 예정이었다. 몇 년 뒤에 에이스 엔터에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당장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가수 D는 에이스와 앙숙인 KJ 엔터 소속이라 연결되기는 더욱 힘들지 않을까.

그때, 신세영이 슬며시 끼어들었다.


“프로듀서님, 가수 D라면 한세경을 말하는 거 맞죠?”

“맞아요. 한세경 씨 정도면 최고의 보컬이자 래퍼, 트레이너라 할 수 있어요.”


급한데 어쩌겠나. 염치 불고하고 물었다.


“코드아트님, 혹시 연락되는 가수분이 있으신가요?”

“GL하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데, 앨범 작업 때문에 미국에 갔어요. 몇 개월 뒤에나 돌아올 거예요. 스텔라 친구들 실력이 좋아서 며칠만 봐줘도 훨씬 나아질 텐데. 아쉽네요.”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정연부터 연락해 봐야겠다.


“코드아트님, 다른 부분부터 먼저 작업하죠. 보컬 트레이너는 제가 수소문해 볼게요.”

“네! 그럼, 믹싱과 사운드 메이킹부터 마치고 사흘 내로 수정본을 보내드릴게요. 레이어링 하는 동안 보컬 트레이닝이 완성되면 좋겠어요.”

“네, 그러도록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띵동, 띵동.

때마침 스튜디오의 초인종이 울렸다.


우다다다.

“우와아~ 치킨이다. 치킨!”

스튜디오를 날 듯이 가로질러 김지원이 뛰쳐나갔다. 주문한 프라이드 치킨과 콜라가 도착했다.


“매니저님, 괜찮을까요?”

“매니저 오빠, 치킨······ 먹어도 돼요?”

“헤헤헤. 아저씨 최고예요. 꿀꺽.”

“팀장님이 살 안 찌는 맛있는 거 사주라고 했거든. 누가 그러더라고 맛있으면 0칼로리?”


스텔라 멤버들이 합창했다.


“잘 먹겠습니다~”

“매니저님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바나나에서 벗어나 보겠네요. 잘 먹겠습니다.”


코드아트도 한 손 거들었다.

프라이드 4마리가 10분 만에 순삭되었다. 워낙 입이 짧은 코드아트는 다리 하나로 끝났고 나도 퍽퍽살 몇 입 베어먹고 끝났다.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며 스튜디오를 나서서 연습실로 돌아왔다.


“김지원, 네가 책임지고 오늘 먹은 칼로리 다 소모시켜야 한다. 알았지?”

“넹~”

“······.”


연습실을 나서려는 순간, 신세영이 급히 따라 나왔다.


“매니저님!”

“응? 왜?”

“사촌 언니하고 통화해 봤는데요. 오늘 저녁에 시간이 된데요. 집으로 오라고······.”

“응, 그럼. 내일 2배로 해서 칼로리 태우면 되겠네.”

“그게 아니라요. 제 이종사촌 언니가 가수 한세경이에요.”

“뭐······?”


어쩐지. 처음 봤을 때부터 어딘가에서 본 얼굴 같았다.

몇 년 뒤 MC 전현민이 진행하던 「히든가수」에 나왔던 바로 그 신세영. 사촌 언니 한세경의 모창을 똑같이 해냈고 얼굴도 닮아서 반짝 화제였었다. 결국 KJ 엔터에서 한솥밥을 먹은 게 이제서야 기억났다.


“놀라셨죠? 저도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 스텔라 상황이 어려운 거 같아서요.”

“어려운 건 맞는데······ 그래. 어떻게든 잘 만들어야지. 그래야 쇼케이스도 하고 음악 프로그램도 나가지.”

“언니가 완전히 해 주겠다고 하지는 않았어요. 매니저님을 먼저 만나보고 결정한대요.”

“그거라도 어디야. 신경 써줘서 고맙다. 세영아.”


나머지 스텔라 멤버들에게는 칼로리 소모를 맡기고 신세영과 함께 한세경의 자택으로 출발했다.

전생에서도 특별한 인연이 없었던 한세경이라 긴장감이 밀려왔다.

도착하니, 집이 꽤 컸고 손님을 맞이할 응접실이 따로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에이스 엔터의 차현웁니다.”

“네, 우선 앉으시죠. 차 드시겠어요?”

“물 한 잔 부탁드립니다.”


보컬과 랩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이 배어들었다.

한세경이 생수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세영아, 네가 사적으로 언니에게 하는 첫 부탁이라 자리는 만들었다. 하지만, 공과 사는 분명히 다른 거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네, 언니. 다 듣고 판단해 주세요.”


한세경이 사무적인 말투로 물었다.


“매니저님, 스텔라의 메인보컬이 우리 세영이로 트레이드 된 거라면서요?”

“맞습니다.”

“스텔라에 관한 소문이 그리 좋지는 않던데요?”

“네, 사실입니다. 성과가 없다면 10개월 뒤에 계약 해지됩니다.”


한세경이 황당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런데, 제가 왜 보컬 트레이닝을 해야 하죠?”

“공적인 이유와 사적인 이유가 있겠네요.”


두 가지 이유를 들자, 궁금증이 생겼나 보다. 한세경의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게 뭐죠?”

“사적인 이유는 사촌 동생 세영이의 꿈을 응원해 달라는 겁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못 할 정도로 힘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해 두죠. 그러면 공적인 이유는요?”

“빌보드와 그래미를 휩쓸 인재를 키워내는 거지요. 국가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도움이 될 겁니다.”


한세경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푸후훗, 재밌는 말씀이네요. 10개월 뒤에 계약 해지를 앞뒀는데 빌보드와 그래미까지 노릴 수 있을까요?”

“곡부터 들어보시죠.”


「Tonight」과 「Reject」를 이어서 플레이 했다.

믹싱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제이즈가 가이드한 버전이라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듣는 이는 국내 정상급 힙합 올라운더 가수다. 곡을 알아보는 귀가 있다. 그리고, 한세경의 반응은 솔직했다.


“꽤 좋은데요? 이걸 스텔라 멤버가 편곡/작곡했다고요. 누가 프로듀싱 하나요? 잘만 만지면 히트곡이 되겠는데요.”

“프로듀서 코드아트가 맡아 줬습니다.”


잠시 생각하던 한세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이라면 잘 뽑아내겠군요.”

“그래서 한세경 선생님께 보컬 트레이닝을 부탁드리려고 하는 겁니다.”


한세경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봐요, 차현우 매니저님. 제 소속사가 KJ 엔터인 것은 아시지요?”

“알고 있습니다. 에이스 엔터와 앙숙이라는 것도요.”

“그런데, 저한테 무리한 부탁을 하시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사적인 부분으로 부탁드리는 겁니다.”


한세경이 고민이 되나 보다. 고운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스텔라의 안무는 누가 해 주나요? 에이스 엔터 사람인가요?”

“아니요. 댄스 크루 「홀리노바」의 허니 케이 누나가 맡아 주기로 했습니다.”

“네? 허니 케이 누나? 걔가 호락호락 안무를 맡아 줄 애가 아닌데······. 잠시만요.”


한세경이 휴대폰을 꺼내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뚜르르르르. 딸깍.

-기지배야. 다 저녁에 갑자기 웬 전화?

“너 에이스 엔터에 안무 짜주기로 했어?

-어, 스텔라? 걔들 월요일부터 댄스 트레이닝도 시켜주기로 했다. 모델 같은 매니저가 애들을 그렇게 챙기더라고······ 요즘 매니저 같지 않게 순수하길래 도와주기로 했어. 왜?

“아니, 거기에 내 사촌 동생이 있어서.”

-뭐야? 한 씨는 없던데?

“이종사촌이야. 암튼 알았어.”

-야! 뭔데? 무슨 일이야.

“맞다, 너 왜 그 매니저가 누나라고 불러? 무슨 사이야?”

-3살 어려. 키도 크고 귀엽잖아. 누나라고 부르는 조건으로 애들 가르쳐 주기로 했지.

“알았어. 다시 연락할게. 끊어.”


통화하는 내용을 들으니 꽤 친분이 있는 것 같았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사촌 동생 신세영의 부탁.

싹수가 보이는 「Tonight」과 「Reject」.

국내 TOP 3 힙합 프로듀서 코드아트.

걸스 힙합의 대모 허니 케이.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매니저.


한세경은 마음속으로 그림이 그려졌다. 마지막 한 점을 자신이 찍어서 완성해야 하는 것으로······.


“좋아요. 그럼, 나도 허니 케이와 같은 조건으로 할게요. 누나라고 부르도록 하고. 스텔라 친구들은 내일부터 저녁에 이곳으로 함께 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누.나.”


한세경이 굳이 딱딱 끊어 강조했다.


“네? 네! 세경 누나. 감사합니다.”

“보컬 트레이닝은 일주일 동안 매일 받고 그 이후로 주 1회 정도면 될 거예요.”


한세경이 마음을 정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일단 결심하고 나니 카리스마 작렬이었다.


“넵.”

“레코딩 일정 미리 보내줘요. 그날 하루 빼놓을 테니까.”

“네! 선······ 누나.”


그렇게 49살에 팔자에도 없는 기센 30살 누나가 2명으로 늘어났다.

춤 겁나 잘 추는······.

그리고, 노래 겁나 잘 하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타인지 매니전지 헷갈린다고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24.08.05 69 0 -
18 018화 24.08.04 244 9 13쪽
17 017화 24.08.03 258 7 15쪽
16 016화 24.08.02 268 8 15쪽
15 015화 24.08.01 293 10 16쪽
14 014화 24.07.31 282 7 14쪽
13 013화 24.07.30 308 7 16쪽
12 012화 +1 24.07.29 329 8 19쪽
11 011화 24.07.28 347 10 16쪽
10 010화 24.07.27 374 7 17쪽
9 009화 24.07.26 386 8 14쪽
» 008화 24.07.25 403 12 14쪽
7 007화 24.07.24 409 11 13쪽
6 006화 24.07.23 425 8 14쪽
5 005화 24.07.22 448 12 12쪽
4 004화 24.07.21 488 11 12쪽
3 003화 24.07.20 534 11 15쪽
2 002화 24.07.20 609 12 13쪽
1 001화 24.07.20 715 1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