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지 매니전지 헷갈린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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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흘렸어
작품등록일 :
2024.07.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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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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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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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화

DUMMY

루틴의 시작은 유산균부터다.

아침 운동과 샤워를 마친 후 저녁 도시락까지 미리 준비한다.


차현우표 특제유부초밥.

세영이 거와 내 거. 2인분이다.

찬물에 우려낸 다시마물을 베이스로 레몬즙이 첨가된 직접 만든 단촛물.

설탕, 식초, 소금이 5:9:1로 들어간 전형적인 일식집 스타일이다. 전생에 자주 가던 일식집 셰프에게 귀동냥으로 전수한 비법이었다.


“자, 다음은 초밥부터 만들어 넣고 샐러드는 이렇게······.”


혼자 지낸 기간이 너무 길었나? 아저씨처럼 혼잣말이 입에 붙었다.

아니, 아저씨가 맞긴 맞는구나.

살짝 우울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도시락에 집중했다.


유부초밥과 함께 쇠고기 냉채 샐러드를 만들어 도시락에 담았다.


“저녁에 먹을 거니까.”

드레싱 소스는 별도 포장이다.


미소 된장국도 후딱 끓여서 보온병에 옮겨 담았다. 유부초밥과 샐러드 도시락은 아이스팩이 깔린 보냉가방에 소중하게 모셨다.


“완벽해. 퍼펙트!”

괜히 혼자 뿌듯했다.


SBC 방송국 근처에서 저녁 시간대에 방황하기보다는 방송국 내부에서 해결하는 편이 오디션에 도움이 될 거다.


수트를 걸치고 향수로 마무리. 도시락을 챙겨 차에 올랐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김영찬 과장이 반겼다.


“이열~ 스텔라 객원 멤버 오셨습니까? 어제 레코딩에 직접 참여했다며. 현우 씨.”


이놈의 사무실은 도대체 비밀이란 게 없다. 어떻게 어젯밤에 한 걸 아침부터 알고 있냐.


“아하하······ 한숨 쉬고 한마디 한 거밖에 없어요.”

“그게 어디야. 우웅~ 허니허니! 이거 한마디 녹음한 거로 알려진 사람도 있잖아. 현우 씨도 그렇게 되는 거 아냐. 응?”


완전 설레발이다. 그러고 보니 김영찬 과장의 복장이 깨끗해졌다. 얼굴도 뽀얀 것이, 어제 형수님과 잘 풀었나 보다.


“과장님, 어제 꽃 사 들고 들어가셨나 봐요?”

“으하하하, 그렇지. 뭐. 와이프님께서 기분이 다 풀리셨어. 괜히 덤볐다가 고생했지, 뭐야.”

“그렇죠. 아내의 말이 대부분 옳은 경우가 많다죠.”

“놉! 대부분 옳은 게 아니야.”

“네? 그럼, 뭔데요?”


김영찬 과장이 검지를 들어 올리며 강조했다.


“와이프님의 말씀은 절대적으로 옳아! 현우 씨도 결혼하면 무슨 말인지 알게 될거야.”

“······?”


그때, 오승민 팀장이 들어왔다.


“김 과장아, 현우한테 개똥철학 그만 주입하고 너나 제수씨하고 다투지 마라.”

“에이~ 우리 팀장님. 또 이러신다. 전 항상 길고 가늘게 봅니다. 으하하하.”

“현우야, 세영이 데리고 「푸른바다」 OST 오디션 잘 보고 와라. 2집 의상은 김영찬 과장하고 내가 잘 마무리해 놓을 테니까.”


김영찬 과장 눈이 동그래졌다.


“뭐야? 현우 씨, 「푸른바다」 OST라니? 내가 모르는 뭔가가 또 있는 거야?”

“김 과장아, 바쁜 애 잡지 말고 가서 의상이나 찾아 와. 지금 당장. 나우! 오케이?”

“오케인데요. 이거 나만 빼고, 뭔가 섭섭해지려고 하네. 일단 다녀올테니까, 이따가 몽땅 다 얘기해 줘요.”


자기만 모른다며 입이 댓 발 나온 김영찬 과장이 사무실을 나갔다.


“팀장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수고하고.”


신세영과 함께 한세경의 집으로 향했다.

차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연습. 「푸른바다」 마지막 OST 곡 「사랑의 길」은 담담하게 애절한 안타까움을 담고 있었다.


“세영아, 나 완전 감동.”

“매니저님, 칭찬 많이 해 주면 저 진짜로 안다니까요.”

“감동은 진짜야.”


스텔라의 「Tonight」과 「Reject」하고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 그런데도 신세영은 마치 자신의 노래인 것처럼 잘 소화해 내고 있었다.

한세경의 말대로 진짜 이쪽 집안에는 가수의 피가 따로 흐르는가 싶어질 정도다.


한세경의 코칭을 받으며 연습을 계속 이어나갔다.


“세영아, 수백 년 전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난 거야. 그 반가움과 애틋함이 얼마나 크겠어. 상상해 봐.”

“그런데 왜 감정을 누르죠?”

“그 여인은 인어로 수백 년을 살아온 거잖아? 감정이 닳아서 무뎌질 수밖에 없는 거야. 하지만, 무뎌진 감정을 가르고 들어오는 수백 년 전 사랑의 감정. 그게 핵심이야. 감정이 닳아서 담담하다가 후반부에 터져 나오는 솔직한 사랑.”

“언니, 아직은 알 듯 말 듯 정확히 모르겠어요.”


연습은 온전히 두 사람의 몫.


점심시간에 현승호 AD에게 연락했더니,

-네, 일찍 오셔도 돼요.

상관이 없다고 한다.


오디션은 저녁 7시지만, 오늘은 오후에 계속 SBC 방송국에 있겠다고 알려 주었다.

한세경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다.


“조금 일찍 가 보려고요. 오디션장 분위기도 미리 익혀 놓고 저녁도 미리 먹어두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현우 동생, 신입 매니저답지 않게 은근 세심해?”


22년 차 신입 매니저.

뭔가 많이 어색하다.


“아하하······ 그런가요?”

“그쪽 AD하고 미리 이야기가 됐다면 좋은 방법 같아. 세영아, 떨지 말고 오디션 잘 봐.”

“네, 언니. 이따가 끝나고 연락할게요.”


SBC 방송국에 도착해서 현승호 AD에게 연락했다.


-차 매니저님. 도착하셨어요?

“네, 1층이에요.”

-금방 나갈게요.


잠시 뒤 현승호 AD 혼자 황급히 나온 모습이 보였다.


“차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이렇게 무사합니다.”

“별말씀을······. 현 AD님 덕분에 이렇게 OST 오디션을 보게 되었으니, 저희가 감사드려야죠. 세영아, 인사드려. 「푸른바다」의 현승호 AD님이셔.”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스텔라의 메인보컬 신세영입니다.”


신세영의 허리가 폴더처럼 90도로 접혔다.


“어이쿠, 이렇게까지 인사 안 하셔도 됩니다. 신세영 씨? 저도 만나서 반가워요. 일단 회의실로 가실까요.”


현승호AD를 따라 회의실로 갔다. 서서 노래할 수 있는 공간과 카메라까지 세팅되어 있었다. 바로 평가를 못 내리면 다시 돌려보려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 간략하게 오디션을 볼 예정이에요.”

“심사는 몇 분이 오시나요?”

“저희 진선호 PD님 포함 3분이에요.”

“아! 네. 현 AD님, 대기하면서 노래 연습을 하거나 도시락 먹을 만한 장소가 있을까요?”

“하하핫, 있어요. 그럴 거 같아서 대기실을 2개 잡아 놓았습니다. 가시죠.”


오디션 장소 옆으로 조그만 회의실 2개에 「푸른바다」 오디션 대기실#1과 #2가 앙증맞게 붙어 있었다.


“#1이 레몬블라썸이죠?”

“네, 차 매니저님. #2로 들어가시면 되고요. 필요한 것 있으면 폰으로 연락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현 AD님.”


대기실에 들어가 신세영과 마주 앉았다.

연습이라도 조금 더 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뭔가 할 얘기가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살짝 불편해 보이기도 했다.

신세영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러더니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저 아련한 표정 하며.

뭐지?

무슨 얘기를 하려고······.


“저······ 매니저님.”

“으, 응? 왜?”

“······배고파요.”


아! 저게 배고프다는 표정.

난 또 무슨 다른 얘기를 하는 줄······.

괜히 혼자 뻘쭘했다.

외워둬야겠다. 저 눈빛, 저 얼굴은 배고픈 것.


후다닥 도시락을 꺼내 테이블에 올리고 하나씩 펼쳤다.

쇠고기 냉채 샐러드에 드레싱을 뿌리고 특제 유부초밥을 꺼내니, 신세영의 표정이 세상 다 가진 것처럼 밝아졌다.


미소 된장국을 따르고 화룡점정을 찍듯 쪽파 채를 흩었다. 맛있는 냄새가 대기실 안을 가득 메웠다.


“짜잔― 맛있겠지?”

“네, 매니저님. 원래 요리사였어요?”

“아니, 직업 군인.”


신세영의 고개가 갸우뚱했다.

직업군인과 요리 잘하는 게 무슨 상관? 그런 표정이다.


젓가락을 들어 올리며 먹으려고 하는 순간, 대기실 문이 열렸다.

잠시 젓가락이 허공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쏙 들어오는 사람은 「푸른바다」의 스타 작가 이지은이었다.


“으음, 맛있는 냄새. 에이스의 차현우~ 나 끼어도 될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인사부터 했다.

이지은 작가가 여기 왔다는 것은 오디션 심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 100%다.


“작가님, 당연히 끼어도 되죠. 이쪽으로 앉으세요. 세영아, 인사드려 「푸른바다」를 집필하신 이지은 작가님이셔.”


드르륵.

의자가 급히 뒤로 밀리며 신세영이 용수철 튕기듯 일어섰다. 그리고 90도 폴더로 허리를 접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스텔라의 메인보컬 신세영입니다.”

“보컬 친구~ 마스크 좋은데. 배우 해도 되겠어.”

“감사합니다. 작가님!”


신세영의 목소리에 군기가 들어있었다.

음······ 어째 나보다 얘가 더 군인 같냐? 처음 들어오는 방송국이라 바짝 긴장했나 보다.


“작가님 이쪽으로 앉으시죠. 같이 먹어요.”

“고마워. 혼자 조용히 먹을까 했는데, 말소리가 들려서 들어와 봤지.”

“잘 오셨어요.”


이지은 작가는 앉으면서,


“나눠 먹는 게 맛있잖아?”

포장된 김밥을 테이블에 올렸다.


“작가님, 이것부터 받으세요.”


미소 된장국을 하나 더 따라서 이지은 작가 앞에 놓았다.

김밥도 꺼내 세팅했다. 그러고는 샐러드와 유부초밥을 이지은 작가 쪽으로 가깝게 배치했다.


“작가님, 드세요. 세영아, 너도 얼른 먹어.”

“차 매니저. 잘 먹을게. 고마워.”

“잘 먹겠습니다.”


유부초밥을 입에 넣은 이지은 작가가 깜짝 놀랐다.


“에이스의 차현우~ 이거 어디서 사 온 거야?”

“산 건 아니고 제가 만들어왔어요. 작가님.”


이지은 작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차 매니저, 요리사였어? 너~무 실력 좋다. 그럼, 이 샐러드하고 된장국도?”

“요리사는 아니고요. 제가 만든 건 맞아요.”

“나보다 잘 만드는데? 보컬 친구도 맛있지요?”

“네, 작가님. 매니저님이 가끔 아침도 차려주는데 솜씨가 좋으세요.”


이지은 작가의 눈이 한 번 더 커졌다.


“응? 아침도 해줘?”

“아하하······ 그냥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서 가끔 챙겨줘요.”

“건강한 먹거리 좋지. 나처럼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에겐 더 중요해.”

“운동하고 생유산균도 중요하죠. 건강은 있을 때 지켜야죠. 그런 의미에서 이것 좀 드셔 보시겠어요?”


품에서 항상 가지고 다니던 생유산균 1포를 건넸다. 회귀한 이후 지인들도 사는 동안에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한 번쯤 죽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차 매니저, 뭘 좀 아나 봐? 고마워. 잘 먹을게.”


이지은 작가가 식후에 바로 생유산균을 톡톡 털어 넣었다. 장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고 광고를 엄청나게 하는 제품이었다. 물론 나도 아침마다 먹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잘 먹었습니다. 매니저님. 작가님도 맛있게 드셨죠?”

“보컬 친구, 마스크만 좋은 게 아니라 인사성도 밝아서 좋아. 그런데, 이름이 뭐라고?”

“신세영입니다. 작가님.”

“신세영~ 기억해 둘게. 인상이 좋아. 그리고, 차 매니저. 오늘 잘 먹었어. 유산균도 고맙고.”


이지은 작가는 맛있게 먹었다며 나중에 커피 한잔 산다고 했다. 그러고는 진선호 PD를 만나러 대기실을 나섰다.

신세영과 함께 저녁 식사 뒷정리를 마치고 잠시 쉬었다.


오디션 시간이 가까워 오자 마냥 쉴 수는 없었다.

레몬블라썸은 스텔라보다 한참 선배다. 연예인 똥군기네 뭐네 해도 인사를 생략할 순 없다. 나중에 문제 삼으면 피곤해진다.


“세영아, 옆 대기실 가서 인사하고 오자.”

“네, 매니저님.”


똑똑똑.

옆 대기실 문을 두드렸다. 투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릴라처럼 생긴 매니저와 레몬블라썸의 현지가 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레몬블라썸 현지 선배님. 스텔라의 신세영입니다.”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신세영이 힘차게 인사했다.


“어? 스텔라 후배님. 반가워요. 이따가 잘 해봐요.”

“네, 감사합니다.”


현지의 태도가 조금 건방졌지만, 어쩌겠나. 선배인데······.

고릴라처럼 생긴 매니저가 다가와서 손을 쓱 내밀었다.


“KJ 엔터 김진철 과장입니다.”

“에이스 엔터 차현웁니다.”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그런데, 이 고릴라가 손에 힘을 꽉 줬다. UDT 복무 중에도 그리 밀리지 않던 피지컬이었는데, 이 괴물 고릴라는 힘이 많이 셌다.


놈이 손에 힘을 더 줬지만,

“으읔······!”

얼굴이 조금 붉어지는 수준에서 어렵게 버텨냈다.


“크하하하, 오랜만에 보는 강단 있는 매니저군요. 이따가 오디션 잘 보시기 바랍니다.”


악수를 마치자 맞잡았던 손이 빨갛게 눌려 있었다.

생긴 대로 논다고 해야 하나?

고릴라 같은 놈.

당하고만 있을 순 없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빈정거렸다.


“하하핫, KJ 엔터는 머리 대신 힘을 주로 쓰나 보군요. 인사도 힘으로 하시는 거 보니까요.”

“뭐라고요? 이잌······!”


김진철 과장의 넓은 이마에 힘줄이 빡 돋았다.

히죽 웃어주며 대기실을 나왔다.

그때, 종종걸음으로 이지은 작가가 스쳐 지나갔다.


“작가님, 바쁘세요?”

“응. 차 매니저, 자기가 준 유산균이 효과가 좋아.”


그러더니 재빠르게 저 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대기실로 들어와 앉자마자 신세영이 다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뭔가 또 할 얘기가 있나?

역시 살짝 불편해 보이기도 했고, 아까 배고픈 표정과는 조금 달라 보이기도 했다.


망설이는 저 모습.

이번엔 뭐지?

어떤 얘기를 하려고······.


“······?”


드디어 신세영의 입이 열렸다.


“매니저님,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아! 이 표정도 외워야겠다.

화장실 다녀오겠다는 표정이구나.

22년 차 고인물 매니저라도 아이돌의 배고프거나 화장실 가고 싶다는 표정을 단박에 잡아낼 수는 없었다.


“그래, 다녀와.”


* * *


신세영이 들어간 여자 화장실.

이미 레몬블라썸의 현지가 화장을 고치고 있었고, 신세영이 웃으며 현지에게 인사를 건넸다.


“또 뵙네요. 현지 선배님.”


립스틱을 바르다 말고 현지가 정색했다.


“야! 스텔라. 너 뭐라고 했니? 또 뵙네요?”

“······네?”

“네? 이야~ 세상 좋아졌어. 응? 선배가 니 친구야? 안녕하십니까도 아니고 또 보냐고.”


당황한 신세영이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인사했다.


“다시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현지 선배님.”

“됐어. 엎드려 절받니?”

“죄송합니다. 선배님.”

“됐고, 넌 데뷔도 못했다며? 연습생 하다가 원래 리더 이수현 대신 들어온 거 아냐? 연습생 주제에 아주 스타 나셨어?”

“······.”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사실이기 때문에 신세영은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참았다.


“재수가 없으려니까. 「푸른바다」 OST 따위 펑크 때우는 것도 짜증이 나는데. 너 같은 애랑 오디션까지 봐야 해?”


듣고 있던 신세영의 눈빛이 달라졌다.


“선배님. 말이 심한데요. 「푸른바다」 OST 따위라뇨! 그 말 취소하세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열심히 만든 결과물인데.”


신세영이 생각하기에 「푸른바다」는 여러 사람이 노력해서 만든 드라마다.

그들의 피와 땀이 서린 작품인데, 단순하게 폄하하는 현지의 말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OST 오디션 보러 온 사람 입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는지.


“뭐야? 너 미쳤어? 어딜 감히 선배한테 덤벼?”

“「푸른바다」 OST 따위라는 말 취소하라고요!”


눈을 희번덕거리며 덤비는 신세영을 보고 현지가 한발 물러섰다. 조금 있으면 오디션도 봐야 하는데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싸울 수는 없었다.


“이게 미쳤나! 재수가 없으려니까 별게 다 지랄이네. 너 내가 똑똑히 기억했어. 나중에 보자. 흥!”


현지가 신세영에게 반쯤 협박하며 여자 화장실을 나갔다. 그 뒤통수에 대고 신세영이 한마디도 지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경우 없는 선배는 안 키워요. 나중에 보자면 무서워할 줄 알고!”


신세영도 여자 화장실을 나갔다.


그리고 잠시 뒤,화장실 끝 쪽 칸막이 문이 열렸다.


“아우, 시원해. 차 매니저가 준 유산균 덕을 톡톡히 봤어.”


이지은 작가였다.


우드득. 드드득.

몸풀기 하듯이 좌우로 고개를 꺾으며 투덜거렸다.


“근데, 「푸른바다」 OST 따위라니······. 그건 좀 짜증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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