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지 매니전지 헷갈린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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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흘렸어
작품등록일 :
2024.07.20 14:54
최근연재일 :
2024.08.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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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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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8화

DUMMY

삐비비빅. 삐비비빅.

오랜만에 기상 알람이 가볍게 느껴진다.

루틴대로 생유산균 1포를 털어 넣고 물 한 잔을 마셨다.

아침 러닝 후 샤워를 마치고 냉장고를 확인했다.


송민석 팀장과 공태건 PD를 생각하니 몸과 마음이 더욱 가벼워진다.


“그래, 결정했다.”


오늘 아침은 산뜻하게 채식 지라시 스시 덮밥이다.

전에 유부초밥 때문에 만들어둔 단촛물과 싱싱한 오이 하나를 꺼냈다.


“고무장갑이 필수지.”


굵은소금을 한 줌 집어 오이를 벅벅 문질러 닦았다.

맨손으로 하면 손바닥 다 긁히니까.


“이번 주말엔 꼭 가봐야 하는데, 맨날 바빠.”


이케요에서 야채 닦는 노란 솔이라도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생각만 한다.

사러 갈 시간이 없는 건 현실.


사각, 사각.

잘 닦은 오이를 길고 얇게 썰어낸다.


“칼질 예술로 잘됐다.”


필러로 얇게 벗겨내도 괜찮다.

오이를 단촛물에 자작하게 절이거나 소금, 식초, 설탕을 넣은 물에 10분간 잰다.


“그럼, 나머지도 준비해 보실까나.”


남는 시간. 파프리카를 썰거나, 편 썬 버섯을 데쳐 넣어도 좋다. 없어도 그만.


탕. 탕. 타다다당.

견과류는 호두 한 가지 이상 잣, 캐슈넛 등등 원하는 대로 잘게 부수고,


“오이도 꽉 짜서 따로 두고.”


햇반도 좋고 따뜻한 밥도 좋다.

밥에 단촛물을 넣어 새콤달콤하게 비벼준다.

거기에 준비된 견과류와 꽉 짜 둔 오이를 흩어 뿌리고 파프리카나 데친 버섯을 더한다.


여기에 와사비를 살짝 곁들이면,

알록달록, 새콤달콤, 톡 쏘는 채식 덮밥이 완성된다.


오독오독. 아삭아삭.

“그래, 바로 이 산뜻한 맛이야.”


야채와 견과류도 충분히 섭취.

스트레스 관리도 잘해야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

인생 2회차.

또다시 암으로 죽을 수 없어서 오늘도 노력 한 스푼을 더한다.


산뜻하고 가벼운 식사를 마친 뒤, 수트를 걸치고 향수로 마무리.

날아갈 듯한 발걸음이 회사를 향했다.


사무실에 도착했더니.

김영찬 과장이 응원 구호처럼 외쳤다.


“이열~ 에이스의 히어로, 차현우! 차현우!”

“아하하······ 과장님, 아침부터 왜 또?”

“현우 씨, 어제 마약 강간범 잡고 수현이 구했다며? 벌써 소문 다 퍼졌어.”


22년을 다녔던 회사지만,

정말 신기하다.

무슨 소문이 생기면 바로 퍼지냐.


“스케쥴 잡으려고 쫓아다니다가 우연히 그렇게 된 거예요.”

“우연? 어쨌든 잡았으니 히어로 맞지. 뭐. 으하하하.”


그때, 오승민 팀장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김 과장아, 뭐가 또 으하하하냐. 내려가서 권도하 과장이나 좀 도와줘. 영화 시나리오에 깔려 죽겠더라.”

“넵. 충성!”


김영찬 과장이 경례까지 붙이고 재빠르게 사무실을 나갔다.


“현우야, 어제 수고 많았어. 공태건이 그놈 내가 언젠가는 일낼 줄 알았는데, 약물까지 손댈 줄은 몰랐다.”

“큰 사고 없이 끝나서 다행이에요.”


오승민 팀장이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좋은 소식이 있다. 스텔라 음악뱅크 컴백 사전녹화가 내일 오후 3시로 잡혔어.”

“휴우, 다행이네요. 뮤직중심 공 PD가 구금 중이라 걱정했는데.”

“뮤직중심은 심희준 PD가 맡기로 했다. 어제 통화해서 다음 주중에 생방 오프닝 컴백 무대를 약속받았다.”


이름을 들으니 정확하게 기억났다.

전생의 뮤직중심은 심희준 PD였다.

서, 선, 신 씨 다 아니었지만,

어쨌든 ㅅ으로 시작하는 성씨는 맞았다.


“오 팀장님, 최고예요!”

“당연하지, 팀장은 고스톱 쳐서 따는 게 아니거든. 하하하.”


3대 음악순위 프로그램 중 2개의 출연이 잡혔다. 다행이라는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오승민 팀장이 어깨를 툭 두드렸다.


“현우야, 네 덕분에 뮤직중심 출연을 잡았어. 공 PD가 계속 있었다면 다음 주도 못 나갔지 싶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공 PD라는 사람 하는 짓을 보니까요.”

“그런 놈은 사회에서 퇴출당해야 해.”

“그래야죠. 팀장님, 음악뱅크하고 뮤직중심 출연 소식을 알리러 내려가 볼게요. 스텔라 멤버들이 너무 좋아할 거 같아요.”

“그래, 수고.”


폰을 들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뚜르르르르. 딸깍.

-헤이, 현우. 아침부터 무슨 일?

“누나, 스텔라 음악뱅크 사전녹화 잡혔어요. 내일 오후 3시요.”

-다행히 시간은 비네. 다음부터는 미리 알려줘. 스케쥴 있으면 어쩌려고 그래.

“네, 그럴게요. 그리고 다음 주 토요일 뮤직중심 생방에 오프닝 컴백 무대 잡혔어요.”

-뭐? 잘됐네. 내일 데리러 올 거야?

“네, 스텔라하고 같이 갈게요.”

-응, 내일 봐.


허니 케이와 통화를 마치고 연습실로 내려갔다.

연습실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우다다다.

“매니저 옵빠~”

오늘도 지원이가 가장 먼저 달려왔다.


“연습 열심히 하고 있어?”

“넹~ 진짜 맹연습 중임.”

“매니저님, 좋은 일 있는 얼굴이에요?”

“매니저 오빠, 좋은······ 일?”

“매니저 아저씨,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목에 살짝 힘을 주고 내일 스케쥴을 말했다.


“음악뱅크 사전녹화가 내일 오후 3시다. 미리 준비하고 허니 케이 쌤하고 홀리노바 크루 태워서 KBC 방송국에 같이 갈 거야.”


스텔라 멤버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폴짝거리며 좋아한다.


“우와~ 우와! 우와! 드뎌 음악뱅크에 다시 나가다니. 감격!”

“매니저님, 정말 내일 사녹이예요? 와아!”

“매니저 오빠, ······능력자.”

“좋아요! 먹는 거보다 중요해요. 헤헤.”


“다음 주 토요일은 뮤직중심 생방에 오프닝 무대야. 다들 연습 열심히 해서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자고. 알았지?”


“넹~ 근데, 우리도 멋진 구호 하나 만들어요.”

“멋진 구호?”

“매니저 옵빠, 이거 어때요? 라! 라! 스텔라 가자!”

“괜찮은가? 난 잘 모르겠는데.”

“얘들아, 어때? 라! 라! 스텔라 가자!”

“그럭저럭 괜찮은 거 같아요. 지원 언니.”

“난 상관······ 없어.”

“난 좋아요. 언니.”


“자, 다들 모여서 손 올려!”

“네.”

“응······.”


카리스마 김지원이다.

얘가 원래 이랬었나?


“매니저 옵빠도 제5의 스텔라잖아요. 손 올려요.”

“으, 응. 그러까?”

“구호!”

““라! 라! 스텔라 가자!””


으아악!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나만?


그때, 벨소리가 울렸다.


♬ Reject, 날 거부해도, ♬ Reject, 난 멈추지 않아!


현승호 AD다.


“현 AD님. 안녕하세요?”

-네, 차 매니저님. 별일 없으시죠? 다름이 아니라 OST 방영일이 오늘이라 알려드리려고요.

“아, 벌써 오늘이 공개군요.”

-지난번에 보내주신 스텔라 홍보 자료는 너튜브 버전에 끼워 넣었어요. 본방에는 스텔라의 신세영이 부른다는 자막 정도만 들어갑니다.

“그거라도 스텔라에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라마 본방 사수 부탁드립니다.


통화가 끝나자, 신세영이 궁금했나 보다.


“매니저님, 오늘 밤에 「푸른바다」 OST 공개에요?”

“응. 현 AD님이 본방 사수 부탁하시네.”


그 틈을 노려 한 건 만들려는 김지원의 시도는,


“매니저 옵빠, 이따가 밤에 다 모여서 함께 봐요. 치맥 오케이?”


절대 통하지 않는다.


“놉! 내일 음악뱅크 사전녹화인데 밤늦게 먹으면 붓는다.”

“히잉~”

“히잉이고 이잉이고 다 안돼.”

“······.”


김지원의 글썽거리는 눈빛을 외면했다.


“자자, 다들 연습해야지.”

“넹~”


똑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연습실 문이 열렸다.

이수현이다.

스텔라 멤버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 왔지? 하는 눈빛이다.

이수현이 나를 보더니 밝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어? 매니저님도 계셨네요. 잘됐다. 한꺼번에 다 인사할 수 있어서 좋아요.”

“······?”


스텔라 멤버와 하나하나 눈을 맞추며 이수현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


“모두에게 미안하게 생각해. 나 혼자 살겠다고 뛰쳐나간 건 너무 이기적이었어. 다들 상처를 받았겠지만,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스텔라에게 재를 뿌리고 나간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찾아와서 사과하는 이수현의 모습이 낯설었나 보다.


“정말 수현 언니 맞아요? 가면 아냐?”

“······.”

“특수분장······인가?”

“수현 언니~ 엉엉.”


담담하게 스텔라를 쳐다보던 이수현이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매니저님, 나 에이스 엔터하고 계약 해지했어요. 코코넛 엔터로 가서 새롭게 시작해 보려고요.”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지원아, 넌 이미 좋은 댄서야. 제이즈는 훌륭한 싱어송라이터고, 유진이는 예쁜 연기돌이 될 거야. 다들 잘 지내. 세영이가 나보다 더 좋은 보컬이 될 거야. 원래 실력이 좋았잖아?”

“수현 언니······.”

“항상 응원할게. 너희도 나 응원해 줘. 알았지? 그리고 매니저님 정말 고마워요.”


꾸벅 인사를 마친 이수현이 연습실을 나갔다.

이수현이 스텔라를 나갈 때와 비슷하게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것 같았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스텔라 멤버들의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


“자자, 이제 진짜 연습 시작하자.”

“넹~”


그때, 연습실 구석에 놓인 폰에서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신세영이 달려가 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이때까지만 해도 별일 없을 줄 알았는데······.

신세영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강서경찰서라고요? 네······ 맞아요.”


다들 움직임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신세영이 폰을 들고 연습실 문 쪽으로 빠르게 걸었다.


“세영이 빼고 연습들 하고 있어.”

“네······.”


재빠르게 신세영의 뒤로 쫓아 연습실 밖으로 나갔다.


“네, 네······. 바로 갈게요.”


통화를 마친 신세영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아빠가 강서경찰서에 있대요. 특수폭행과 무전취식이라고······.”


신형식이 사고는 칠 줄 알았지만,

내일이 스텔라의 2집 데뷔 무대인데······.

이렇게 뒤통수를 때릴 줄은 정말 몰랐다.

전에 한 대 맞고 편의점 CCTV 백업까지 받아 놓았던 게 전혀 소용없게 되었다.


“세영아, 옷 갈아입고 나와. 같이 가자.”

“네, 매니저님.”


신세영이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 사이 오승민 팀장에게 보고하고, 재빠르게 법무팀과 통화했다.


-차현우 씨, 무전취식은 별거 아니에요. 하지만 특수폭행은 반드시 합의서 받아야 합니다. 합의서를 받지 않으면 형사처벌도 될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민경호 차장님.”

-합의금이 들더라도 꼭 합의서 받으세요. 현우 씨.

“네.”


당연한 얘기만 몇 번을 강조했다.

법무팀에서 직접 나서는 건, 계약 연예인 당사자만 해당한단다.


귀찮아서 그랬겠지.

신동욱 배우나 고지현 배우 정도 급이 된다면 그 직계 가족의 일이라도 회사 차원에서 나섰을 텐데······.


신세영이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당황한 눈빛 하며 애가 정상이 아니다.


“괜찮아. 가서 피해자와 합의만 잘 보면 돼. 가자.”


내비를 찍고 가는데,

그래도 뭘 알아야 편을 들고 합의를 끌어내는 게 아닌가 싶었다.


신세영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신형식은 알콜중독.

딸 팔아 술값 뜯어가는 망나니?

그것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


“세영아, 아버지는 원래 뭐 하셨어?”

“그게······ 원래는 로드 매니저셨어요. 엄마는 라이브 가수였고요.”

“그럼······?”

“저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살았지만, 그 충격으로 운전을 못하게 됐죠.”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다시는 운전대를 못 잡아도 이해가 된다.


“생활은 어떻게 한 거야?”

“아빠가 공사장 일용직을 해서 먹고 살았는데, 사고로 다치는 바람에 일을 아예 못하게 됐어요. 지금은 기초생활수급자에요. 집도 임대아파트고요.”


불행은 왜 항상 몰려오는 건지,

무슨 법칙도 아니고······.


“술은 그때부터 드신 거야?”

“네······ 그전에도 드셨지만, 일을 못 하게 된 이후에 알콜중독이 됐어요.”


마음 한구석이 답답했다.

그런데, 신세영을 생각했다면 당장 술을 끊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강서경찰서는 왜 가신 거야?”

“술 마시고 돈을 못 내겠다고 버티다가 가게 사장님하고 싸웠대요. 병으로 때리고 어깨를 깨물었다고 해서······.”


신형식은 전에 편의점 앞에서도 몸이 시원치 못했었다.

다쳤다는 말은 없었으니까, 피해자가 반격하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다시 확인했다.


“아빠는 괜찮으신 거지?”

“네. 대신 가게 사장님이 조금 다치셨다고.”


금세 강서경찰서에 도착했다.

별의별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장소.

음흉한 몇몇 시선이 신세영을 훑고 지나갔다.

역시 경찰서와 병원은 자주 안 오는 게 좋은 거다.


신형식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돈 갚는다니까! 우리 세영이가 가수 돼서 다~ 갚아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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