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지 매니전지 헷갈린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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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흘렸어
작품등록일 :
2024.07.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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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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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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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화

DUMMY

박제명 실장이 손을 쓴 게 분명했다.


소드 5(Five of Swords).

승리를 위한 비열하고 윤리적이지 않은 수단과 방법을 상징한다.

정연하 과장 타로의 의미다.

분명 쇼케이스 때 일이 생길 것을 직감했다.


김영찬 과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모른 채 크게 웃었다.


“으하하하, 정 과장님 조명 다루는 솜씨가 그냥 끝내주십니다. 우리 스텔라 쇼케이스 때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 드릴게요. 으하하핫.”


최고의 무대는커녕 펑크나 안 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해서 여쭙는데요. 정 과장님이 쇼케이스 날 갑자기 아프시거나 하면 대신 할 사람은 있나요?”

“커험, 험. 재수 없게 그런 건 왜 묻습니까? 제가 없으면 안정태 사원이 대신 할 수는 있을 겁니다. 좀 느려서 그렇지.”

“사람 일은 알 수 없잖아요. 혹시라도 스텔라 쇼케이스를 망치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정곡을 찔린 정연하 과장이 헛기침을 해 댔다.


“크험험, 험! 차현우 씨라고 했나요? 거, 사람 참 의심이 많네. 김 과장님 부하직원 부리기 힘드시겠습니다.”

“아닙니다. 우리 현우 씨 일 잘합니다.”


김영찬 과장이 대놓고 편을 들었다.

그러자 정연하 과장이 화제를 돌리며 빠져나갔다.


“다음 주 쇼케이스 날 다시 보죠. 인스트루멘탈(Inst. 또는 MR)과 뮤직비디오는 당일 아침까지 준비해 주세요.”

“아, 네. 잘 부탁드립니다. 정 과장님.”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김영찬 과장이 물었다.


“현우 씨, 정 과장 대타 얘기는 왜 꺼낸 거예요?”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요. 쇼케이스 당일에 무슨 일이 생길지.”

“너무 걱정이 앞서는 거 아닌가?”

“괜한 걱정이었으면 좋겠네요.”


사무실에 도착하니 바로 오승민 팀장이 불렀다.


“현우야, 2팀 고지현 배우 지원 좀 나가야겠다. 2팀 강 대리가 조부상이야.”

“강 대리님 상심이 크겠네요. 그런데, 제가 빠지면 스텔라는요?”

“스텔라는 오늘만 김 과장한테 맡겨.”

“고지현 배우를 김 과장님이 맡는 게 낫지 않나요? 신입 매니저가 붙으면 모양이 좀 그렇지 않을까요?”


김영찬 과장이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오승민 팀장이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고지현 배우가 김영찬 과장을 싫어해. 운전하는 게 마음에 안 든대.”

“그래요? 그럼, 제가 가죠. 과장님, 스텔라는 댄스하고 보컬 트레이닝만 받으면 되니까 잘 챙겨주세요.”

“현우 씨, 걱정 마. 내가 원래 스텔라 담당이었잖아. 아, 근데. 애들 또 샐러드만 주면 난리를 칠 텐데······.”


김영찬 과장의 투덜거리는 소리에 피식 웃음이 터졌다. 고기를 외치는 스텔라 멤버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오승민 팀장의 기분 좋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참! 현우야, 스텔라 뮤직비디오는 걱정 마라. 뮤비 감독하는 친구 놈이 실비로 맡아 주기로 했다.”

“그럼, 뮤비는 우리 팀장님만 믿겠습니다. 하하핫.”


큰돈 들어갈 뮤직비디오를 실비 수준으로 해결해서 다행이었다.

발걸음도 가볍게 2팀으로 향했다.

송민석 팀장이 이것저것 당부했다.


“차현우 씨, 고지현 배우님 잘 케어하고 커피는 스타박스 아이스 카페 라테로 챙겨야 합니다. 드라마 「푸른바다」 촬영밖에 없으니 마치고 자택까지 모셔다드리면 됩니다.”

“네, 팀장님.”


드라마 「푸른바다」.

로코 드라마의 대가 진선호 PD와 스타 작가 이지은의 작품.

닐스 코리아 집계 시청률 20%를 오가는 히트작이다. 20회 종방까지 5회를 남겨 놓았고 촬영은 내일이 마지막이다.


고지현 배우 픽업을 위해 고급 밴의 시동을 걸었다.

부드러운 엔진음이 귀에 착 감겼다.


“와, 소리 좋네.”

탑급 배우에게 배정된 차다웠다.


고지현 배우의 자택으로 향했다.

마음 한구석이 긴장으로 두근거린다.

고 배우를 만나서 그런 건 아니다.

오늘 가는 「푸른바다」 촬영 현장엔 내가 꼭 만나보고 싶은 배우가 있기 때문이다.


문서율.

그녀가 고지현 배우와 함께 촬영 중이다.

속칭 라이징썬 사건.

드라마가 종방되고 그다음 주.

전생의 문서율은 사진 한 장과 함께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던져질 예정이다.


“이번엔 막아야해!”

오늘 첫 만남이 중요하다.


스타박스에서 커피를 사서 고지현의 집 앞에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고지현 배우님. 오늘 하루 매니저로 함께할 차현웁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서 있는 모습이 모델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너무 딱딱하시다. 경직된 거 아녜요?”


차 문을 열었다.


“그런가요? 일단 타시죠. 촬영장까지 편하게 모시겠습니다.”

“어머, 센스 봐. 스타박스 커피. 고마워요.”


「푸른바다」의 마지막 촬영이 머지않아서 그런지 다들 분주하게 움직였다.


“거기, 현 AD 다음 씬 준비하고. 야! 프레임에 붐 마이크 들어왔잖아. 음향 팀 정신 똑바로 안 차리지!”

“반사판! 옷 광고 찍냐? 얼굴을 비추라고 얼굴.”


마지막 대본까지 넘긴 이지은 작가는 오랜만에 촬영장을 직접 찾았다.

대기 중인 여주인공 고지현 배우 옆으로 다가왔다.


“지현~ 오랜만.”

“어머, 작가님 오셨어요? 대본 잘 써주셔서 항상 감사해요.”

“옆에는 누구~ 회사 신인인가 봐? 키도 크고, 마스크도 개성 있고······ 좋은데?”


이지은 작가가 나를 아래위로 스캔하더니 관심을 보였다.

신인배우라고 오해했나 보다.


“아! 작가님, 이쪽은 대타로 나온 매니저예요.”

“안녕하십니까. 이지은 작가님. 에이스 엔터 차현우 매니접니다. 반갑습니다.”

“그래요? 에이스 엔터는 매니저를 얼굴로 뽑나 봐. 반가워요.”


그때, 진선호 PD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컷! 좋았어요. 문서율 배우.”


이지은 작가를 발견한 진선호 PD가 이쪽으로 빠르게 달려왔다.


“아이고~ 이 작가님, 오셨으면 아는 척이라도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허허허.”

“진 PD가 바쁜 거 같아서.”

“그래도 작가님 오셨으면 잠깐 끊어갈 짬은 됩니다. 이쪽으로 가시죠.”


진선호 PD가 여왕님 모시듯 이지은 작가를 에스코트 해서 데려갔다.

낯익은 스태프가 다가와 다음 씬을 알렸다.


“고지현 배우님, 문서율 배우님과 씬 241번 촬영 들어갑니다. 준비해 주세요.”

“네, 메이크업만 수정 보고 바로 갈게요.”


고지현 배우가 분장을 핑계로 잠시 자리를 비웠다.


스태프 명찰을 보니 현승호 AD였다.

이지은 작가의 차기작 「별에서 떨어진 그대」로 입봉하는 로코 드라마 전문 PD다. 알고 보니 「푸른바다」 때문에 인연이 되었었나 보다.

그런데, 현승호 AD의 머리 위로,


< 현승호 - 탑(정방향) >

* 키워드 : [사고]


타로가 반짝이고 있었다.

탑(The Tower)은 예기치 못한 사고나 재난, 신체적 위험을 의미한다.


‘현 AD한테 사고가 나나?’

언제인지 알 수는 없다.


‘내가 타로를 봐서 아는데, 사고가 닥칠 거예요.’라고 말하면 미친놈 각.

일단 따라다니며 살펴야겠다.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때 도와줘도 되니까.


현승호 AD가 문서율 배우에게 다가갔다.


“문서율 배우님. 241번 씬 곧 촬영인 거 아시죠? 고지현 배우님이 메이크업 수정 보고 바로 오신답니다.”

“네, 현 AD님. 같이 움직이는 거 아니고요?”

“저는 장비 점검을 마쳐야 해서 먼저······ 하하하.”


문서율 배우의 얼굴을 보았다.

20년 만에 다시 마주한 그녀.

전과 다름없이 예뻤다.

그리움과 미안함이 복잡하게 교차했다.


“안녕하세요? 문서율 배우님. 에이스 엔터의 차현우 매니접니다.”


지금 문서율 배우는 큰숲액터스 소속이다.

주목받는 신인으로 몇몇 엔터 회사에서 데려가려고 문서율 배우를 찔러보고 있었다.


4개월도 남지 않은 계약기간.

그녀도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재는 중이었다.

라이징썬 게이트가 터진 이후 큰숲액터스는 재계약을 포기했었다.


문서율 배우에게 다가가서 명함을 건넸다.


“또? 오늘만 3장이에요. 제 인기가 이렇게 많은지 미처 몰랐네요.”


문서율이 웃으며 명함을 받는다.


밝은 그녀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이번엔 사진 한장 때문에 휘말리지 않도록 막고 싶다.

‘코스모스의 빅토리와 사진 찍지 마세요!’라고 외치고 싶었다.


“배우님, 큰숲액터스에서 계약 연장을 안 하겠다고 통보하면 연락해 주세요. 에이스 엔터의 다른 팀이 아니라 꼭 저에게 연락을 주셨으면 합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계약연장 불발 시, 잊지 말고 저를 떠올려 주세요.”

“푸후훗, 재밌네요. 차현우 매니저님? 다들 조건부터 내세우던데, 기억에 남는 어필이에요.”

“뭐, 빨리 연락주시면 더 좋고요. 하하핫.”


대화를 계속해서 이어가려는 순간, 여자 비명이 들렸다.


“꺄아아악! 여기요. 여기!”


모두의 시선이 비명 소리가 난 방향으로 돌아갔다.

조금 전 현승호 AD가 걸어간 방향이다.


그때, 전기가 불안정하게 공급되며 조명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발전 차량 옆에는 현승호 AD가 붙어 있었고, 그 뒤에 다른 스태프가 손을 댄 채 눈을 까뒤집고 있었다.

감전 사고다.


“손대지 마세요!”


가까이 가려던 여자 스태프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네엡!”


달려가며 바닥에 널브러진 케이블을 잡아 뽑았다. 겉 부분은 고무로 코팅되어 있어서 완벽한 절연체다.


케이블을 돌려 스태프를 한 바퀴 감은 뒤 확 잡아끌었다.


툭. 쿠당탕탕.

스태프가 바닥을 굴렀다.

케이블을 바로 풀러 다시 현승호 AD를 한 바퀴 감아 잡아당겼다.


풀썩.

허수아비처럼 현승호 AD가 바닥에 쓰러졌다.


발전 차량의 계기판에 툭 튀어나온 빨간 버튼을 콱 눌렀다.

이내 발전기가 멈추고 주변 조명이 어둑해졌다.


소란이 일자 진선호 PD와 이지은 작가, 그리고 고지현 배우까지 급히 이쪽으로 달려왔다.

이미 근처에 있던 문서율 배우와 몇몇 스태프는 발만 동동 굴렀다.

소리치던 여자 스태프에게 지시했다.


“거기 여자분, 119에 전화하세요. 감전 사고, 부상자 2명.”

“네, 바로 전화할게요!”


현승호 AD와 먼저 떼어낸 스태프 둘 다 호흡이 없다.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인공 호흡 하실 수 있는 분.”

“저······, 제가.”


남자 스태프 하나가 쭈뼛거리며 손을 들었다.

남자에게 먼저 떼어낸 스태프를 가리켰다.


“119 구조대가 올 때까지 저분의 인공 호흡을 부탁합니다. 빨리요.”

“네.”


군에서 배웠던 인공호흡법을 여기서 써먹게 되었다.

압박 속도는 분당 100~120회. 약 5cm 깊이로 30회 실시.


“1, 2, 3, 4, ······, 29, 30.”


젠장!

회귀하고 첫 입맞춤이 남자라니······.

그래도 사람 살리는 게 먼저다.


머리를 젖히고 턱은 들어 올렸다.

엄지와 검지로 코를 잡아 막고 현승호 AD의 입을 완전히 막았다.


“후우우욱!”


생명의 숨결을 불어 넣었다.

코를 막은 손을 놓고 입을 뗀다.

공기가 빠져나가는 모습을 확인하며 다시 30회 압박.


“1, 2, 3, 4, ······, 17.”

“크허어억! 커억, 컥!”


자발적으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현승호 AD의 몸을 옆으로 돌렸다.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하며 호흡 상태를 확인한다.


다행히 눈을 뜨며 의식을 되찾았다.


“움직이지 마시고 호흡을 편히 하세요. 현승호 AD님.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감전 사고였어요.”

“······.”


함께 쓰러졌던 남자도 정신을 차렸다.

진선호 PD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가왔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리 현 AD가 정신을 차렸네요.”

“아닙니다. 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렇게 했을 겁니다. 다른 스태프도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네요. 식겁했습니다.”

“진 PD님, 119구급차가 오면 두 분 다 병원으로 빨리 보내는 게 좋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고지현 배우가 다가오더니 엄지를 치켜들었다.


“차 매니저님, 다시 봤어요. 소방관이나 간호사였어요?”

“아닙니다. UDT로 복무 마치고 바로 매니저가 됐습니다.”


이지은 작가가 오더니 고맙다고 인사했다.


“배우 같은 매니저. 내가 고맙게 생각해. 그런데, 에이스 엔터에서는 매니저가 아니라 히어로를 뽑나 봐?”

“이지은 작가님, 칭찬 감사합니다. 차기작에도 저희 에이스 엔터의 배우를 많이 사랑해 주세요.”

“내가 고지현 배우도 많이 사랑하잖아. 아참! 그쪽 이름이 뭐라고?”

“에이스 엔터 차현우 매니접니다.”

“에이스의 차현우~ 알았어. 기억해 두도록 할게.”


쭈뼛거리며 문서율 배우가 다가왔다. 이지은 작가가 그 모습에 한마디 툭 던진다.


“서율~ 내외하는 거야? 뭘 망설여. 할 말 있으면 해.”

“작가님, 그런 거 아니에요. 에이스 엔터의 재밌고 멋진 매니저님. 명함은 잘 넣어둘게요.”

“문서율 배우님,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뭐야? 서율. 에이스로 가는 거야?”

“아이, 아니에요. 작가님. 명함만 받은 거예요.”


문서율 배우가 에이스 엔터로 빨리 옮겨 온다면 아예 얽히지 않게 대책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전생처럼 라이징썬 게이트에 휩쓸린다면 그곳에서 빼낼 차선책이 필요했다.


그때, 멀리서 구급차 소리가 들려왔다.


삐―뽀― 삐―뽀―

구급대원들이 현승호 AD와 남자 스태프를 부축해서 구급차에 태운 후 촬영장을 떠났다.

진선호 PD가 소리쳤다.


“오늘 남은 마지막 씬 촬영은 내일 다시 합시다. 조심해서 정리하세요.”


오늘 촬영이 마무리 됐다.

고지현 배우를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었다.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려던 고지현 배우가 뒤로 돌아섰다.


“차 매니저님, 운전도 좋았고 촬영장에서 침착하게 사고를 수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나중에 또 부탁해도 되겠죠?”

“아하하······ 강 대리님이 잘 하시잖아요. 저는 스텔라를 챙겨야 해서요.”

“뭐야, 나 까인 거예요? 암튼 오늘 고마웠어요. 조심해서 들어가요.”

“감사합니다. 고지현 배우님, 수고하셨어요.”


다사다난한 하루 일정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왔다.

2팀에 차 키를 반납.

사무실로 들어서는데, 오승민 팀장이 격하게 반겼다.


“현우야, 큰일 했다. 고지현 배우하고 진선호 PD에게 연락받았다.”

“아, 벌써 연락이 왔어요?”

“그래, 그런 큰일은 바로 보고해야지.”

“다음부터는 바로 알릴게요.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요.”


그래도 사람을 구했다는 생각에 가슴 한구석이 뿌듯했다.

순간, 주머니 속 타로 덱이 엄청 밝은 빛을 뿜었다.

당황스러웠다.

이 빛을 뭐라고 설명하나 머리를 굴렸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팀장님, 밝은 빛을······.”

“빛? 무슨 빛. 아~ 이거? LED 조명은 눈이 아파서 좋지 않아.”


오 팀장이 애꿎은 천장 조명을 타박했다.

조금 전 밝은 빛은 내 눈에만 보였나 보다.

머리 위 타로가 내 눈에만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잠시 당황했지만 어색한 웃음으로 넘어갔다.


“아하하······ 네.”

“수고했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서 쉬도록 해.”

“네, 팀장님.”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엘리베이터 앞에서 정연하 과장을 마주쳤다.


“정 과장님. 안녕······ 하시죠?”


인사하는데,

주먹에 힘이 저절로 들어갔다.

정연하 과장 놈 대가리 위로 이전에는 안 보이던 메시지가 추가 되어 있었다.


< 정연하 - 소드 5(정방향) >

* 키워드 : [음모]

* 메시지 : [고장난 마이크를 주고 교통사고를 핑계로 잠적할 계획입니다.]


이전과 다르게 한 줄의 메시지가 더 보였다.

조금 전 타로 덱에서 밝은 빛이 나온 일과 관련이 있나 보다.

그 빛이 타로 능력 업그레이드였나?

아무튼 메시지로 정연하 과장의 생각 비슷한 것을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메시지는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

누가 봐도 쇼케이스 당일 정연하 과장이 할 짓이 분명했다.


마이크 먹통에 조명 조작 미숙.

스텔라 2집 홍보는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 스텔라, 2집 이대로 괜찮나? 쇼케이스 대참사! >

< 스텔라 쇼케이스 음향사고, 팬들 실망감 폭발. >

< 조명 꺼지고 음향 엉망, 스텔라 고개 숙여 사과. >


저 헤드라인들······.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동네방네 손 벌리며 어렵게 만들어가던 2집 앨범을 홀랑 날려 먹을 뻔했다.

미리 알았으니,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생긴 게 그나마 다행.


놈은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받았다.


“어, 차현우 씨. 외근 나가나 봐요?”


정 과장에게 일부러 불편한 말을 던졌다.

나는 너의 음모를 알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서였다.


“퇴근이에요. 항상 자동차 사고 조심하시고요. 앞으로 마이크 관리 잘 부탁드려요.”


정 과장은 내 말을 듣고 흠칫 놀라 얼버무렸다.


“커험, 험! 차현우 씨는 참 걱정이 많아. 얼른 들어가요. 네, 음······.”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꾹 눌렀다.


안정태 사원이라고 했지?

라이브 룸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다른 사람.


정연하 과장의 음모를 막으려면 그를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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