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를 먹는 용의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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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줏단지
작품등록일 :
2024.07.29 17:43
최근연재일 :
2024.08.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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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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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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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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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두 번째 저주 (1)

DUMMY

“딸기 요거트 프라푸치노 하나랑 치즈케이크, 블루베리 케이크 하나 주시고···넌?”

“···저는 캐모마일 티 한 잔이요.”

“티라미수도 하나 추가해주세요.”


전생에 설탕 못 먹어서 죽은 귀신이라도 들어앉았나. 죄다 단 것만 시키네.

어쩌다 사내 놈 둘이 카페로 오게 되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이야기는 약 네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와, 진짜 몸이 가뿐하다는 게 이런 건지 처음 알았어요!”

[···그래 보이는구나. 확실히 전에 비해 얼굴에 생기가 많이 도는 게···기운이 확실히 다르군.]

“전에는 어땠는데 그래요?”

[산송장? 아! 어제 영화관이란 곳도 가봤는데 거기서 본 거···그···잠비!!]

“···좀비겠죠.”


어, 그래 그거!! 좀비와 매우 유사하다며 박장대소하는 흑운에도 별 데미지가 오진 않았다.

평생을 무언가에 눌린 것처럼 피곤하고 아침마다 찾아오는 두통은 거의 숨쉬는 행위로 동급.

오늘 수업은 커피가 없어도 버틸 수 있겠다며 대학건물로 들어가던 그때.


“잠깐 나 좀 보자.”


뭐지? 이 쌍팔년도 배경 영화에나 나올법한 깡패같은 대사는?

어깨를 잡은 손을 따라 고개를 천천히 올리니,

하얀 모자를 푹 눌러 쓴, 오른쪽 눈썹에 흉터가 있는 얼굴. 바로 이일해다.


“···너 나 알아? 초면에 왜 말을 놓으면서 따라오라마라지?”


깔보는 것 같은 행위에 언짢아 시비조로 쏘아붙이니 살짝 당황한 듯 일해의 동공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깔은 있는건지 이내 맞받아쳤지만,


“···그러는 넌 나 알아? 왜 말 까.”

“상식이란 게 없어? 네가 먼저 깠잖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거 안 배웠어?”

“···체육교육과 이일해라고 합니다.”

“오냐, 경영학과 백지천이다.”

“···왜 너는 계속 말까는데.”

“네가 먼저 깠으니까 마이 턴이잖아. 나도 한 번은 더 까야지 공평하지 않겠어?”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표정에는 당혹감도 살짝 묻어나왔다.

알만했다. 안 그래도 학기 초 부터 동기나 선배, 교수 할 것 없이 묻지마 살인범으로 불려왔고,

시비를 거는 사람은 있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사람은 지천이 처음이었으니까-


“잠깐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시간 되냐.”

“···그런 거 물어볼 거면 일단 의문문으로 물어봐줄래? 확정적으로 물어보지 말고.”


그리고 나 지금 강의 있어서 시간 내도 3시간 후야.

제 대답에 일해는 서슴없이 휴대전화를 건넸다. 키패드가 있는 걸 봐선 아무래도 번호를 따는 것 같았는데,

그 정도로 저와 무슨 대화를 하고 싶은건지 호기심이 동했다.


“자, 끝나면 연락할게.”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 일해는 이내 볼 일 다 본 사람처럼 미련 없이 자리를 떴다.

결국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교 근처 카페에 들어오긴 했는데,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아본 적 있던가?


“확실히 소문이 많이 퍼졌긴 한가보다.”


생각만 한다는 게 이 놈의 주둥이는 눈치도 없는지 죄다 입 밖으로 뱉어냈다.

슬쩍 곁눈질을 하니, 아니나다를까 들었는지 내려다 보는 눈동자가 꽤나 매서워 보였다.

암만 그래도 그렇지 체급차이가 꽤 나는데 설마 주먹질 할 것도 아니고 너무 노려보네.


“너도 들었구나. 내 소문.”

“···미안한데 너만큼이나 나도 소문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거든?”


그러니까 혼자 분위기 잡고 상황 주도하지 말자? 제 말에 일해는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설마 너도 학폭으로?”

“그런 거 아니거든···.”


그리고 내 몸뚱이를 봐라 인마. 지금 이게 사람을 패서 소문이 날 몸인가!

아무리 오늘 한정 몸이 유달리 가볍다고는 하지만, 병약한 이미지는 그대로였다.

그런 와중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재빨리 트레이를 받아든 일해가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여러모로 마이 페이스가 강한 놈이라며 혀를 차며 그 뒤를 따라 올라가니,


‘이거 주목을 받아도 너무 받는 거 아니야?’


올라온 두 학생을 보자마자 떠들던 학생들이 일제히 조용해졌다.


“이야, 부정하고 싶었는데 너나, 나나 학교에 소문 쫙 났나보다.”


양강모 이 자식, 소문 다 안났을거라더니 진짜 에타에 올린 거 아니야?

그렇다한들 그리 낯선 시선은 아니었기에 거리낌없이 빈자리에 안착하자.

일해도 트레이를 들고 맞은 편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덕분에 옆 자리에 있던 학생 몇이 당황한 듯 서둘러 가방을 챙기더니 자리를 피했지만.


“덕분에 대화하긴 편하겠네.”

“넌 근데 무슨 소문이 도는 거냐.”

“경영대 개복치.”

“···?”

“걸핏하면 병치레나 사고, 다치는 일이 다반사라서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그렇게 불러.”


이제 궁금증은 풀렸어? 체육대 묻살학생?

나도 너 소문 다 안다 라는 식으로 내뱉은 말임에도 일해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그 모습은 꼭 아무리 부정해도 모두 그렇게 부른다는 것처럼 해탈한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서로 소문 확인하자고 부른 건 아닐테고, 용건이 뭔데?”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부른건데. 역시나네.”

“확인? 무슨 확인?”

“내가 특정한 일을 겪고 난 후부터 숨이 막힐 때가 있어.”


특정한 일이라는 언급이 어떤 날인지 바로 알 것 같았다. 아마도, 피해학생 B군이 죽었던 때겠지.

일해의 말에 의하면 그 날 이후 이상할 정도로 숨이 턱턱 막힐 때가 있었다고,

가슴이 답답한 게 아니라 마치 누가 목을 조르는 것 같은 이질적인 감각.


“근데 어제 너랑 눈이 마주치고나서 그 감각이 한동안 사라졌었어. 지금도 마찬가지고.”

“···?”


일해의 말에 곧장 그의 뒤에서 케이크를 구경하고 있는 흑운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뭐 아는 거 있어요?’


어깨를 으쓱하며 쳐다본 제 생각을 의중을 알아 챈 건지, 침을 닦은 흑운이 대신 일해의 의문에 답했다.


[뭐, 쉽게 말하면 이 녀석이 원한에 사로잡혀서 그 원한 덩어리가 이 놈을 죽이려고 하는게지.]


하지만 저주를 다스리는 이무기였기에 그 저주의 힘도 도리어 먹힐까 모습을 감춘거라고—

설명을 들을수록 마치 먹이사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을 가진 동물이나 식물이 제 아무리 위협해도 결국엔 손질해서 잡아먹는 인간과 같은 관계.

저주도 인간의 원한이 만들어낸 것이기에 실체는 없어도 의식이 있어 도망친다고 일축했다.


[뭐, 이게 다 나의 힘이 그만큼 강대하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

‘그래봤자. 힘 잃은 구렁이면서 무슨.’

[···방금 굉장히 불손한 생각을 한 것 같은데 맞느냐?]


가볍게 고개를 도리질 치자.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저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포크로 케이크를 난도질하는 일해의 모습이 퍽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할 말은 그게 전부야?”

“······.”

“이일해?”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왠지 너라면 날 살려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그래서 오늘 이렇게 부른거고.”

[호오, 사내 놈 치곤 영감이 꽤 짙은 편이군. 저 살려줄 동앗줄을 바로 알아보는 걸 보니.]


등받이에 몸을 기댄 지천이 생각에 잠기려는 때였다.


“윽!!”

“?! 뭐야, 왜 그래?”


순간 무언가 목을 강하게 조이는 느낌이 들자마자 머리가 핑 돌았다.

이게 일해가 말했던 목을 조르는 이질적인 감각이라는 건가?


‘미친 놈···이게 조르는 것 같다야?’


아주 대놓고 죽이려고 목을 옥죄는 거 구만?! 누가 스포츠맨 아니랄까봐 무식하기는!!

절로 그런 생각이 드는 와중에도 제 저주때문에 일해의 불운이 옮겨붙은 거라는 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잠자코 있다가 갑자기 왜?


‘숨어있을거면 끝까지 쭈구리고나 있지···이 거지같은 게!!’


막히는 숨에 점차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도 뿌득 이를 가는 그 순간 팔찌가 세차게 요동쳤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 제 목을 조르는 것을 저 멀리 날려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 너 괜찮아?!”

“···하아···하아···.”

“어떡해···저 사람 결국 맞았나 봐!”

“역시···묻지마 살인범···무서워···.”

“경찰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

“······.”


간신히 돌아온 호흡에 정신을 차려보니, 일해의 등뒤로 카페 손님들이 경멸어린 시선을 보냈다.

분명 갑자기 발작한 것처럼 보였을텐데도, 마치 일해가 가해한 것 처럼 여기는 어투도,

확실한 범인이라며 단정짓는 모습들도 보기 역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범도 아닌데 그런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녀석이 이 정도로 매일 목이 졸렸으면···.’


아무리 불운에 익숙한 저였더래도 감당하지 못하고 죽어버렸을 게 뻔했다.

홀로 외로운 사투를 벌임에도 모든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는 일해는 정작 시선보다 제 안위를 먼저 걱정했다.


“너 진짜 괜찮냐? 병원 안 가봐도···.”

“···저기요. 카메라 뭡니까?”


제 낮은 목소리에 뒤에서 몰래 촬영하던 한 학생이 흠칫 어깨를 떨었다.


“지금 사람이 죽을 뻔한 와중에 아무리 남의 일이라지만 그게 구경거리에요? 어디 올리시게? SNS? 유튜브?”

“무, 무슨 소리에요?! 저는 지금 저, 저 남학생이 그쪽 죽일까봐 걱정돼서 증거로···.”

“그럼 처음부터 찍었다는 건데 영상 처음부터 다시 돌려보세요. 이 녀석이 저를 죽이려고 했다고요?”

“당신 모르나본데! 지금 당신 옆에 있는 놈! 작년 겨울에 동급생 죽인거로 유명했던···!”

“안죽였어요.”


단호하고 올곧은 대답, 고작 다섯글자에 장내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외엔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해졌다.


“그 사건, 이일해가 죽인 거 아니라고요.”


함부로 사람을 본인 기준으로 판단하고 확정짓지 말아요.

그 누구도 지천의 말에 대꾸하지 못 했다. 아니, 정확히는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눈빛에 얼어붙은 것처럼.

누구 하나 선뜻 반박하지 못 하고 어버버거리고 있을 뿐.


‘···이 녀석은 대체 뭐지?’


그리고 그 상황에 가장 놀란 건 일해였다.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더니 목을 붙잡고 컥컥 거리는 지천에 상당히 놀랐다.

상황보다도 마치, 제가 매일 겪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것 같았으니까-


‘왜 나를 감싸주지?’


보도된 뉴스에 달린 댓글들도, 고등학교 동창들도, 처음보는 대학 선배도, 고등학교 선생님과 유족들.

심지에 제 부모님도 바깥에선 아니라고 무죄라고 몇 번이고 저를 옹호했지만,


“···정말 네가 죽인 거···아니지···?”


그렇지 일해야···?

제 안식처여야 할 유일한 가족들마저 안에서는 자신을 의심했다.

아니라고, 내가 안 그랬다고 수 십번, 아니 수 천번을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는데.


‘왜 너는 그렇게 간단하게 내가 안 했다고 믿고 내 편까지 드는거야?’


대체 왜? 어떻게 사람을 그렇게 쉽게 믿을 수 있지?

일해가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지천의 손에 이끌려 카페를 나서고 있었다.

슬쩍 돌아본 카페에는 여전히 경멸어린 시선들이 가득했지만, 그 군데군데에—


‘정말로 아닌가?’


하는 시선이···물론, 제 희망론적인 사고가 보여주는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그때만큼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 같다.


*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 도착한 게 고작 학생회관 라운지라니.

흡연자들만 이용하는 장소로 엘리베이터가 없어 웬만한 학생들은 잘 올라오지 않는 무려 4층짜리 높이었다.


“아이고 죽겠다.”

“역시 어디가 안좋은거 맞지? 지금이라도 병원에 가는 게···.”

“아냐, 아냐. 계단이 너무 많았어서 그래. 4층이 원체 높아야지.”

“이게 힘들다고?”

“······.”


그래, 너 스포츠맨, 짱짱맨 잘난 거 너 다 해라.

그제야 제 소문이 떠올랐는지 작게 개복치라고 중얼거리는 걸 보니, 아무래도 실감한 모양이었다.

아까 목을 졸린 데미지가 상당했는지 금세 지쳐 벤치에 털썩 주저 앉으니, 그 앞에 일해가 멀뚱히 서 있었다.


“그···아까 말이야.”

“목 졸린 거 너한테 붙은 저주때문에 그래.”

“···? 저주? 저주라고?”


그래, 네 맘 다 안다. 21세기, 곧 AI가 상용화 될지 모르는 이 시점에 갑자기 저주라니 어처구니가 없겠지.

그렇다한들 어쩌겠는가? 이미 제 옆에는 남에게 보이진 않지만 저주를 다루는 이무기까지 있는데.


“나는 남의 불운을 끌어당기는 저주에 걸린 사람이야.”


그래서 네가 목을 졸리는 저주를 끌어당겨서 내가 잠깐 당했던거다.

저주는 원한에서부터 시작된 일이니 아마도 원인은 죽은 그 학생이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이렇게 말했지만, 솔직히 쉽게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저, 저, 저, 저기···호, 혹시나 하는, 거, 건데···.”

“?”

[이 놈 상태가 왜 이러느냐?]

‘제가 묻고 싶은 말인데요.’


한창 저주 이야기를 듣던 일해의 반응이 뭔지 모르게 이상했다.

온 몸이 모터 달린 것 처럼 덜덜덜 떨렸고, 심지어 얼굴도 새하얗게 질렸다.


“너 왜 그래?”

“그, 그거···원···한이라는 거···혹시···호, 혹시···정말로···그, 귀, 귀, 귀신···이야?”

[음, 굳이 따지면 죽은 이가 내린 원한과 저주이니 귀신으로 분류할 수도 있지. 쉽게 말하면 원념.]

“귀신은 아니고 원념이래.”

“···이래···라니 옆에 지금 뭐···있어?”

“너 혹시 귀신 무서워?”


제 말이 정답이었는지 일해의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웃음 하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정말 새하얗게 질려 굳어버린터라 걱정이 앞서는 한 편.


‘아니 근데 귀신도 때려잡게 생긴 놈이 의외네.’


온 몸의 핏기가 가실 정도로 무서워 한다는 게 조금 의외이긴 했다.

일해가 진정이 된 건 그로부터 삼십분이나 지나고 나서였다.


“후우우——!!”


거의 괴성과 같은 한숨을 내뿜은 일해가 각오가 되었다는 듯 다시 대화에 임했다.


“그러니까···지금 네 말은 나한테 그···죽은 학생이 남긴 저주가 붙었고, 그거 때문에 목이 졸리는 거···란 말이지?”

“그렇지. 내가 추측한 건 그래.”

“···후우···그렇구나···그런 거였구나···.”


기도하는 사람처럼 양손을 모은 일해가 눈을 감았다.

겁을 먹은 듯 하면서도 좀처럼 헤아리기 힘든 복잡한 얼굴.


“그럼···이 저주를 풀면···그 녀석도 편안해질 수 있는거야?”

“아마도 그럴거야.”

“네가 풀어줄 수 있어?”

“시도는 한 번 해볼게.”


지난 번 황씨 할머니때도 저주를 풀어내자 아이들이 편안해졌던 것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게다가 흑운 역시


[연달아 저주를 취하겠구만 이번 것도 꽤 별미겠어.]


라는 걸 보면 확실히 가능해 보였다.

잠깐 고민하는가 싶던 일해가 천천히 손을 내렸다.


“죽은 녀석의 이름은···김창수였어.”


이야기를 시작한 일해의 목소리가 작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


학교폭력이라고 말한 것치고 일해와 창수는 접점이 거의 없는 사이였다.

운동부였어서 언행이 거칠고 무서워보인다는 평이 있었지만,


“그래도 일해는 멋있지?”

“맞아. 성격도 착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더라?”


성적도 중상위권 수준으로 열심히 하는 노력파였기에 선생님부터 학생들까지 두루두루 그를 좋아했다.

그에 반해 창수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아주 조용한 학생이었다. 물론 따돌림을 당할 뻔한 적 있긴 했지만,


“니들 뭐하냐? 여럿이서 애 하나 괴롭히는 게 재밌냐?”

“아이씨, 이일해 왜 또 시비야.”

“니들이 먼저 시비를 털고 있잖아. 쪽팔리지도 않냐?”


사람을 괴롭히는 성정이 아니었던 일해가 같은 반이었기에 웬만해선 따돌림같은 이슈는 생기지 않았다.

일해 역시 누군가에게 좋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보기 싫은 상황이어서 나섰기에,

김창수라는 이름 석자를 기억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근데···걔는 나를 기억하고 있더라.”


당연한 말이었지만, 그게 또 막상 당연하지 않았다.

창수가 일해를 기억하는 방식은 조금 기이할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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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두 번째 저주 (3) 24.08.08 70 3 15쪽
11 두 번째 저주 (2) 24.08.07 72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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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자연스러운 이치 24.08.06 123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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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첫 번째 저주 (4) 24.08.04 133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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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첫 번째 저주 (2) 24.08.02 149 1 15쪽
3 첫 번째 저주 (1) 24.08.01 191 3 17쪽
2 저주의 맹약 24.08.01 230 4 16쪽
1 용 꿈은 길몽 24.08.01 280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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