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를 먹는 용의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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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줏단지
작품등록일 :
2024.07.29 17:43
최근연재일 :
2024.08.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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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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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충성심

DUMMY

“자기, 나 배신하고 지금 딴 남자랑 놀아나는 거야?”


학식을 먹던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으로 쏠렸다.

그 자리엔 생소한 조합의 세 남자가 있었고, 그 중심에 앉아있는 지천이 숟갈을 내려놓고 정중하게 대꾸했다.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자꾸 이상한 소문 만들어내려고 상황 짜지 마라.”

“근데 왜 네가 체대 묻살이랑···아, 우리 초면이지? 난 양강모라고 해. 네 이름은 아니까 넌 소개 안해도 돼.”


맞은편에서 제육볶음을 들던 모습 그대로 멈춘 일해 역시 강모를 무덤덤하게 바라봤다.

못지않게 마이페이스인 두 놈이 앞, 옆으로 앉자 더욱 쏠리는 시선에 체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자기야.”

“자기라고 한 번만 더 부르면 그땐 죽여달라는 걸로 간주할게.”

“음, 그럼 친구야?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둘이 어떻게 친해진 거야?”


강모의 질문에 몇몇 학생이 귀를 쫑긋 세웠다.

안그래도 이상한 조합이어서 학생식당으로 들어올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두 사람이다.


‘개복치 회 뜨려고 데리고 다니나?’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의 안쓰러운 조합.

물론 무덤덤하긴 했지만 강모도 비슷한 생각으로 물어봤다는 걸 지천도 알고 있었다.

워낙에 제가 궁금한 건 모두 물어보고 대답을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었으니까-


“물어봐도 될까 라고 물으면 대답을 듣···.”

“내가 얘한테 엄청 도움 받았거든.”

“···나한테 묻지 않았을까? 응?”


왜 다들 내 의중따윈 개나 줘버린 것 처럼 니들끼리 대화하냐?

그래도 충분한 대답이 되었던건지 가만히 생각에 잠겼던 강모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천이 친구겠네? 나랑도 친구하자. 번호? 아님 인스타? 뭐든 교환하자.”

“번호 줄게.”

“오케이~”


과묵한 놈과 수다스러운 놈이 설마 교류할 일이 생길 줄이야.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 날,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뒤에 둥둥 떠 있는 흑운은 평소보다 기분 좋은 듯 풍류를 즐기는 꼴이어서,


‘···대학 꼴 잘 돌아간다. 진짜.’


이 정신없는 화합의 중심에 있는 게 자신이라는 사실이 더욱 복잡하게만 느껴졌다.

번호를 교환한 후엔 강모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여전히 혼자 떠들어댔고, 일해는 먹는 일에만 집중했다.

듣는 둥 마는 둥 해봤자 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처럼 내달리는 강모의 말에 몇 번 맞장구를 치던 때.


“참, 그거 아냐? 얘네 학교에 어제 강도 들었었대더라?”

“···그건 또 어디서 난 루머야?”

“루머 아니고 트루임. 내가 오늘 책 살 거 있어서 그쪽 들렸다가 그 학교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 들음.”


한 귀로 흘리던 대화 내용이 그제야 귀에 꽂히는 것 같았다. 그건 일해도 마찬가지였는지,

처음으로 고개를 든 일해도 강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근데 강도였는데? 뭐 훔쳐간 거 있대?”

“아니? 아무것도 사라진 게 없고 그냥 훔치려다 말았나 싶어가지고 그냥 흐지부지 됐다고 하더라.”


다행히 경찰조사가 이어지거나 하는 건 아닌 모양.

일해도 별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니 다시 밥상에 코를 박고 산처럼 쌓인 제육만 연신 씹어댔다.


“···넌 대체 그런 정보는 어디서 알아오는 거야?”

“그냥 여기저기 물어보면 나와.”

“···너는 나중에 기자나 해라.”

“아, 왜. 탐정하려고 했는데.”


탐정이랑은 좀 거리가 멀지 않나···. 제 중얼거림에도 아랑곳않는 강모는 이후 영양가 없는 토크를 이어갔다.

식사시간이 끝나고 나서야 수업에 들어가야 한다며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학생회관 라운지쪽으로 자리를 옮긴 지천이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이고 기빨린다.”

“말 많네. 친구.”

“어, 근데 이젠 네 친구.”


일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물끄러미 저만 내려다 봤다.

잊고 있었지만, 덩치가 큰 데다 눈이 날렵한 면이 있어 아래에서 보면 상당히 사납게 생긴 일해에,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뭐 할 말 있어?”

“귀신 원래 잘 안보이는 거냐?”

“···엥?”

“어제부터 보이게 됐다고 했잖아.”


일해의 말에 의하면 흑운의 ‘보이게 된 거다.’ 라고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잔뜩 긴장했더랬다.

하지만, 그러기가 무색하리만치 평소 보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혹시 저 사람 귀신인가?’


하고 산 사람까지 의심했다고···그럼에도 창수의 몰골마냥 귀신이 보이는 일은 없다고 했다.

듣고보니, 자신 역시 저주에 관련된 귀신들이 아닌 이상 눈에 보이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와 동시에 해답을 알려줄 쪽으로 동시에 고개를 들어올리니, 허공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흑운이 시선을 느끼곤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귀신이 아무때나 보이지는 않을게다.]


귀신이 보이기 위한 조건은 무려 세 가지나 있었다.

첫 째, 자신과 파장이 맞아야 할 것.

둘 째, 기가 허해져야 할 것.

마지막, 제어가 안될 정도로 영감이 흔들려야 할 것.


“다 모르겠는데요.”

[그야 그렇겠지. 일단 첫 번째 파장은 인간들도 관련없는 사람은 기억에서 지우거나 아예 인식을 안하지?]


귀신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많으면 누구에게 들러붙을까, 혹은 누구에게 말을 걸까 고민하지만,

인간의 파장과 귀신의 파장은 마치 TV와 라디오 주파수처럼 전혀 다른 종류라 맞는 경우가 극 소수라고-

웬만해선 그들 역시 파장이 맞는 경우가 아닌 이상 쉽게 보이는 법이 없다고 했다.


[기가 허해져야 한다는 건 그만큼 몸이 힘들어서 귀신들처럼 죽어가는 마당이니 보일 수 있지.]

“그럼 마지막은요?”

[그건 정신 줄을 놓은 인간들을 말하는 게다.]


인간이 가진 불안감과 극심한 공포, 근심같은 처지는 감정에 반응하며 귀신들이 몰려드니,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에겐 그 중 하나는 무조건 파장이 맞게 되어 보이게 된다나 뭐라나.


[둘 째와 마지막은 맞지 않으니 너희 경우는 오직 첫 번째만 해당이 되겠지.]

“···그렇대.”

“그럼 어쩌다 보일 수 있다는 거구나.”

[너희가 혹여나 어제처럼 저주에 관련된 인물을 도와준다면 보이겠다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곤 보기 힘들게다. 게다가, 특히 너희같은 경우는 정말 보통 잡귀는 마주칠 일이 거의 없지.]

“저희같은 경우요? 그게 무슨 말이죠?”


흑운이 먼저 가리킨 건 제쪽이었다.


[일단 백도사의 핏줄이 각성한데다가, 지금 네겐 나와의 계약이 유지 중이지 않더냐?]


흑운 자체가 웬만한 영물들보다 강한 존재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기에 잡귀가 애초에 접근하지 않고 도망친다고,

그 설명을 듣던 지천이 풉 하고 웃음을 터트리자 흑운의 눈썹이 치켜 올라간다.


[왜 웃는게지?]

“아니···도망친다기엔 저주 풀 때마다 다들 무시하던데? 생각보다 강하게 대응하기도 하고?”

[그, 그건! 내가 아직 힘이 다 안 찼지 않느냐! 보거라!]


흑운이 꺼낸 건 여전히 투명한 여의주였다. 지난 번보다는 제법 아래쪽에 검은 빛이 차오른 상태였지만,

그가 말하길 여의주의 기운이 이 정도라는 건 인간으로 쳤을 때, 거의 손가락 까딱거릴 힘정도라고···.


“그럼 꽤 분발하긴 한 거네요.”

[당연한 소릴!]


저 말이 참이라면 여의주가 전부 다 찼을 땐 확실히 범접하기 힘들 게 뻔했다.

그 사이 이야기를 경청하던 일해가 조용히 손을 들었는데,


“그럼 저는 경우는 뭡니까.”


일해의 물음에 흑운은 살짝 턱을 매만졌다. 그리고 가느다랗게 뜬 눈이 제법 날카로워 보였는데,

위압감제 잠깐 눈살을 찌푸린 일해에 역시나라며 흑운이 고개를 까닥였다.


[이 놈은 인간 자체의 기운이 강하고 양기가 많아서 음의 기운을 가진 존재들이 함부로 못 하지.]

“오···인자강. 근데, 저주는 받았잖아요.”

[저 놈이니까 버틴거다. 보통 기운의 인간이었으면 벌써 한달도 채 못 채우고 객사했을게야.]


설명을 듣고나니 일해가 새삼 보통 인간은 아니구나 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확실히, 그 커다란 자물쇠를 발로 차 열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걸 보니 보통내기는 아니었다.


[거기다 저 놈 줄력에 장군줄이 있어.]

“줄···력이···뭡니까?”


줄력, 모든 인간들은 조상들이 전생에 어떤 일을 했는지, 또 죽어서 어떤 공부를 했는지에 따라 정해지는 힘이다.

일례로, 장사집안이라고 하면 집안 대대로 모두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강한 것이 유전처럼 이어지는데,


[이는 핏줄이기도 하지만, 조상 자체가 그만한 힘을 가진 집안이니 계속 영혼에 이어질 수 밖에 없지.]

“그러니까 그럼 일해는 장군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거군요.”

[그래, 그것도 아주 강하고 무에 능통한 장군이야.]

“근데 그런 존재가 있다면 애초에 저주를 풀어주면 되지 않았을까요?”


제 물음에 일해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흑운의 말에 의하면 조상들은 인간을 쉽게 돕지 못한다고-


[이승에 접근하려면 그만한 권한을 받아야 하는데 보통 조상들이 아무나 그런 권한을 받겠느냐?]


컴퓨터로 치자면 관리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운 편인 것 같았다.

개나소나 주는 것도 아니고 정말 엄청난 공부와 내공을 쌓아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저 놈이 정말 죽을 때가 왔으면 모를까 그 전에는 함부로 도와줄 순 없었을게다.]

“그렇구나···.”

[게다가 이번에 저 놈은 저주를 풀면서 나름 영혼이 각성했을테니 힘쓰는 일은 더 잘하겠지.]


영혼이 각성하는 일 자체가 자신의 줄력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확실히 어제 이후로 일해는 다시 평정심을 찾고, 더 기세가 강해진 느낌이긴 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일해는 알겠다는 것 처럼 묵묵히 눈을 깜빡였다.


“저주 풀리니까 속은 시원해?”


제 물음에 일해는 몇 초간 침묵했다. 시야에 들어온 표정은 표정을 읽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느낌.

간신히 뗀 입에서 흘러나온 대답은-


“그냥···모르겠어. 끝난 건지는.”

“아직도 목을 조르는 것 같아?”

“그건 아닌데, 그냥 느낌이 그래.”

[그게 너희 인간들이 말하는 양심이고 죄책감이겠지. 참 귀찮은 감정이구나.]


제 잘못이 아닌데도 이상하게 죄책감을 가지고 살잖느냐?

흑운은 당최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난 인간 모두가 누군가가 죽으면 죄책감을 느꼈다.

주변에서 네 잘못이 아니라고 해도 가슴 속에 파뭍고 사는 마음. 그 마음에 공감한 건 일해였다.


“그 말씀도 맞네요.”


제 책임도 아니고, 저주도 풀렸지만 아직 남아있는 사람이 있었다.

창수의 유가족들, 그들은 여전히 자신에게 죄를 인정하라고 윽박질렀고, 제발 자기 아들을 살려달라며 울었다.


‘내가 죽인 게 아닌데.’


몇 번이고 대답했지만 그들의 귀엔 들리지 않았던 모양.

멱살과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빌다가도 분노해서 뺨을 내리는 등의 행위.


“이제 휘둘리지 않으려고요.”


당시엔 정말로 제 잘못이 있던걸까 하고 생각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틀렸음을 깨달았다.

원한을 가지고 죽은 것도 창수가 스스로 선택한 일. 흑운은 기분 좋은 웃음을 입가에 머금었다.


[그래, 남은 가족들이고 자시고 그런 건 상관없어. 네가 잘못한 게 아닌데 고통은 네가 아니라 그들이 감내해야지.]


물론, 소멸한 놈이 그런 걸 느낄 수 있을리는 없겠지만—

살짝 키득거린 흑운에 지천은 의아함을 느꼈다. 인간들의 감정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가,

확실히 자신과 다른 존재라는 걸 인지시키는 것 같았다.


“···슬슬 가볼까.”

“어디 가는데? 같이 갈까?”

“나, 수업 들어갈 건데?”


오늘 일해는 이상하리만치 자신을 따라다니는 느낌도 있었다.

제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지만, 그래도 이건 좀 부담스럽지 않은가?

게다가 아침부터 하루종일 수업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지 못 했다.


“근데 너 오늘 수업 없어?”

“있어. 근데 자체공강했지.”

“왜? 아직 저주 여파가 남아있는 것 같아서? 아니면 귀신 보일까봐 확인하고 가려고?”

“아니, 네가 몸이 약하잖냐. 그래서 내가 옆에서 보호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


이게 진짜 누굴 개복치로 아나? 하지만 눈빛에선 부담스러울 정도로 진심이 느껴졌다.

대체 이 녀석이 왜 이럴까 싶던 그때, 흑운이 작게 속삭인 말 한 마디.


[장군줄에는 주인한테 충성하는 기질도 있단다.]

“···설마.”

[그래.]


너를 주인으로 인식한 게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순간 정말 장수처럼 보인 일해의 모습에 요즘 통 오지 않던 두통이 방문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


한동안 저주와는 상관없는 나날이 지나가다보니, 어느 덧 중간고사도 끝났다.


“천천, 시험 잘 봄?”

“몰라, 나락간 것 같아.”

“역시 넌 내 베프야. 술이나 하러 갈래? 일해도 부를까?”


그 사이 강모와 일해는 꽤 친해진 상태였는데, 거의 강모의 일방적인 친근함에 무너진 것과 다름 없었다.

게다가, 아마 제 친구라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한 모양이었는데,


“강모야~ 방금 일해랑 술 마신댔잖아. 그거 이일해야?”

“어? 어어, 그런데 왜?”

“그럼 우리도 껴주면 안돼?”


이것봐라? 근 한 달 간, 지천은 강모의 인싸력에 감탄을 금치 못 했다.

친해짐과 동시에 워낙에 마당발이었던 강모가 일해와 같이 다니기 시작하자.


“걔 소문 안좋던데?”


라며 주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하지만 큰 강모는 절대로 참지 않지.


“걔 그런 애 아닌데요?”


마이페이스인데다 자기 기준이 명확한 강모가 그렇게 말을 하니.

주변 사람들도 더는 일해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못 했다.

하지만 그 덕에 일해의 이미지는 단숨에 대학내에서도 좋아지기 시작하니,

그의 외모를 흠모하던 이들이 강모를 찔러 만남을 부탁하기도 했다.


“근데 일해 그 자식 술 자리 안 좋아해.”

“···방금 먹는다고 했잖아?”

“어어, 자기 모르는 사람이랑 먹는 거 안좋아한다고, 나는 좋아하지. 야 날 싫어하는 애가 어딨냐?”


주체할 수 없이 솟구치는 강모의 자존감에 여자동기들은 할 말을 잃은 듯 했다.

물론, 소문이 바뀐 건 지천도 마찬가지.


“쟤가 그 묻살인지 걔가 충성하는 개복치라며?”

“묻살 아니래. 사람 좋다고 하더라.”

“아, 그래?”


일해의 소문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오히려 도베르만 기르는 개복치라는 소문으로 와전되었다.

이를 먼저 전해들은 강모는 즐거워했고, 자신은 상당히 복잡한 심경이었지만,


“난 상관없어.”


외려 일해는 소문을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하기사, 묻지마 살인마에서 충심 높은 도베르만이 되었으니, 시달리던 입장에선 상당히 좋을 수 밖에,

게다가 저주가 풀린 이후부터는 표정도 많이 부드러워지다보니,


“일해 진짜 잘생겼다. 배우같아.”

“여자친구 있으려나? 강모한테 물어볼까?”


평판은 많이 올라갔지만,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게 하나 있었다.


“왜 다들 난 병풍처럼 삼지?”


일해는 도베르만, 강모의 친구라는 포지션을 얻었건만 제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저 개복치라고 불리기만 할 뿐이었는데, 이를 본 흑운은—


[네가 정말 존재감이 흐릿하긴 하구나. 이건 저주가 아니라 네 팔자니라.]


하며 안 그래도 답답하던 제 속을 마구 긁어댔다.

물론, 두 녀석이 그런 일로 사람을 우습게 볼 사람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난 술자린 됐어. 그냥 가서 쉴래.”

“아 왜애~ 너 요즘 몸 상태 좋다며! 술 한 병 정도는 어떻게 먹는다며!”


땡깡을 부리는 강모에 난처해지려는 찰나. 제 눈에 무언가가 비췄다.

계단 쪽을 지나는 한 여학생의 근처로 검은 기운이 일렁였는데,


“어, 어어?!”


때마침 소주가 담긴 궤짝을 들고 내려오던 학생이 발을 헛딛으며,

궤짝이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절체절명의 순간, 그녀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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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두 번째 저주 (2) 24.08.07 73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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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 꿈은 길몽 24.08.01 280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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