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는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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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3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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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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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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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성인PC방 살해사건(5)

DUMMY

새벽, 두 눈이 퀭해진 남자 둘이 국밥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은 밤새 야근을 하다 새벽에나 쪽잠을 자다 깬 강태주와 김보살 형사였다.


두 형사는 힘이 없는 목소리로 국밥을 시켰다.



“사장님 여기 설렁탕 두 그릇요”



둘은 국밥이 나올 때까지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잠을 잤다.


이윽고, 기다리던 국밥이 나오자 둘은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비몽사몽 다 먹어치웠다. 그제야 둘은 정신이 드는 표정이었다.


김보살 경사는 물을 컵에 잔뜩 따라서 한 번에 들이키고는 강태주에게 물었다.



“오늘 어떻게 될 거 같으냐? 구속영장 발부할 수 있을까?”



강태주는 그 말에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아직, 결정적 증거를 찾아 낸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전날 밤, 두 형사는 새벽까지 지인들과 근처 카쉐어링 차량들의 차적 조회를 계속 이어나갔다. 그래서 조사를 한 차량만 총 백여 대.


둘은 다행히도 그중에서 수상한 차량 한 대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차량은 용의자 지인 아버지의 차량으로, 새벽시간대에 성인PC방에서 야산으로 향하는 고개 쪽에 설치되어 있는 CCTV에 찍혀져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그뿐이었다. 고생해서 찾긴 했지만, 그 차량에서 실종자의 물품, DNA가 검출되거나 차량을 빌려준 지인이 뭔가 결정적인 증언을 해주지 않는다면 어제의 고생은 소용이 없을 수도 있었다.


따라서 중요한건 지금부터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


강태주는 주먹을 다잡으며 의지를 불태웠다.



“해 보시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그런 그를 보면서 피식 웃는 김보살 경사.



"쩜오야. 시간은 금이다. 따라 오기나 해라."


***


경찰서로 돌아오는 대로 두 형사는 차량 소유주의 집부터 들이닥쳤다.


김보살 경사는 신분증을 보이며, 말했다.



“저희들은 경찰서 강력반 소속 형사들입니다. 귀하의 차량이 범죄에 사용된 정황이 포착이 되어서 압수수색이 필요합니다. 이에 동의하십니까?”



그러자 얼떨떨한 표정의 차량 소유주. 반면에 옆에 함께 나와 본 아들은 뭔가 꺼림칙한 눈치였다.


차량 소유주는 아들을 보며 물었다.



“혹시 너........ 뭔 짓 저질렀냐?”



그러자 차량소유주의 아들은 손을 떨며 답했다.



“아니요. 저는 친구가 차를 빌려달라고 해서......... 차만 빌려줬을 뿐이에요.”



이때, 김보살 경사가 나서서 말했다.



“아직 아드님의 범죄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나중에 서에 소환 조사를 해야 될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는 차량 소유주분 차량 압수수색에 동의하십니까?


***


주인의 동의를 얻어서, 차량을 서로 가지고 온 것은 오전 아홉시가 조금 넘은 시각.


둘은 서로 도착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감식 반을 불러들였다. 차량의 혈흔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윽고, 감식반의 작업이 끝이 났고 담당자가 결과 보고서를 강태주와 김보살 두 형사들에게 보내왔다.


둘은 긴장된 얼굴로 결과를 살펴봤다. 그런데 결과는 안타깝게도 반응 나오지 않음.


김보살 경사는 입술을 한번 깨물고는 말했다.



“범인이 시체를 이동할 때 포장을 제대로 해 놓은 모양인데? 이거 골치 아프게 생겼네.”



김보살 경사는 망연자실한 얼굴.


강태주도 힘이 빠져서, 책상에 축 늘어져 앉아있는데, 옆에서 싸늘한 한기와 함께 윤수혁 경사가 나타나 말을 걸었다.



“강태주 경장님. 마지막으로 PC방주인의 여자 친구 이양을 한 번 더 소환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강태주는 의아해서 그에게 다시 물었다.



“그건 왜요? 어제 이양이 찾아왔을 때에도 이미 입을 다 맞춰놓은 것처럼 증언이 소용이 없었잖아요?”


“그래도 혹시 방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번 이런 식으로 그녀를 설득해보면 어떨까요?”


***


PC방주인의 여자 친구 이양이 서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녀는 전날보다 상당히 초췌해 보였다. 또 굉장히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보였다.


그녀가 취조실 안으로 들어오자, 김보살 경사는 전날과는 달리 여자가 안정을 찾을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몰아붙이듯이 질문을 시작했다.


그것은 방금 전에 강태주가 김보살 경사에게 알려준 어떤 전략 때문이었다.


시계를 자꾸 쳐다보면서, 조급한 말투로 질문을 시작하는 김보살 경사.



“혹시 돌아가시고 나서, 새롭게 떠오르시거나, 저희에게 다시 이야기 해주실 사항은 없으실까요?”


“그....... 그런 거 없어요.”


“그럼 죄송하지만 사건 당일 날 일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여쭤볼게요. 그런데 이번에는 부디 신중하게 대답해 주세요. 저희가 용의자를 구금해둘 수 있는 법정 기한이 체포 후 48시간이거든요. 이제 그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본인이 대답하시는 말들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김보살 경사는 몇 번이나 시간이 없다는 말을 강조해서 말했다. 그리고 전날 물어봤던 사항들에 대해서 하나둘 다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녀의 답변내용은 전날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때, 밖에서 취조실 안의 상황을 살피던 강태주가 안으로 들어갔고, 김보살 경사에게 말을 건넸다.



“경사님, 방금 첩보가 하나 들어왔는데요. PC방주인이 얼마 전부터 가게를 헐값에 처분을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래? 그럼 해외도피를 하려고 했다는 건가?”


“아마도요. 증거인멸을 시도하려는 것 같습니다.”



이윽고, 강태주가 도로 밖으로 나오자, 김보살 경사도 강태주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취조실 안에는 여자만 혼자 남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1분....... 2분....... 3분....... 4분.........


밖에서 살펴본 여자는 긴장감이 눈에 띄게 고조되고 있었다.


이윽고, 시간이 흘러 밖에 나왔던 김보살 경사는 다시 취조실 안으로 들어갔다.


끼익.


의자를 앞으로 조금 잡아끌고 그녀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김보살 경사가 물었다.



“혹시 용의자가 해외로 같이 나가자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까?”


“네........ 이틀 전에요.”


“어디로 같이 가자고 하던가요?”


“필리핀 쪽으로요.”



여자는 대답을 하며 눈에 띄게 손을 떨고 있었다. 확실히 뭔가가 그녀의 심리를 동요시키고 있는 듯 보였다.


김보살 경사는 다시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꺼냈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습니까? 용의자가 만약에 풀려나게 된다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해 지는 게 당신이라는 거요?”



밖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태주는 여자가 어떤 말을 꺼내어놓을까 잔뜩 긴장이 되었다.


승부수였다. 이게 먹히지 않는다면 당장에 방법은 없었다.


다행히도 여자는 울음을 터트리며 무너져갔다.



“형사님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요.”



김보살 경사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초조하고 불안해하던 얼굴을 싹 바꾸고,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걱정 마세요. 저희에게 알고 계신대로 모두 다 이야기를 해 주신다면, 저희가 반드시 문제가 없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저희만 믿으세요.”


***


몇 시간 후, 살인 용의자인 성인PC방주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여자가 증언을 하자, 성인PC방주인도 결국 견디지 못하고 죄를 자백한 것이다.


이제 한숨을 돌리게 된 김보살 경사는 강태주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했다.



“자식이. 한 가닥 하는데? 근데 너는 그거 어떻게 생각해냈냐? 여자에게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을 가해서 증언을 받아내자는 생각 말이야. 그런 건 현장에서 몇 년은 굴러먹은 노련한 형사들이나 떠올릴 생각인데 말이야.”



강태주는 너스레를 떨면서 변명거리를 늘어놨다.



“그게 뭐 별건가요? 사실은 평소에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수사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거기에 나왔던 것들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나중에 수사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어요.”


“그래? 그 상황에서 그런 걸 써먹어볼 생각이 들었단 말이야? 대단한데? 근데 너랑 나랑 수사 시작하고 계속 붙어 있었는데 어느 틈에 성인 PC방주인이 피시방을 헐값에 처분하려고 한다는 건 알아봤냐? 해외로 도피하려고 표를 준비한건 어떻게 알고?”


“그건....... 어떻게 하다 보니 알게 됐어요. 본격 수사하기 전날 제가 하루 먼저 사건 현장 둘러봤잖아요?”


“그래서?”


“그때부터 성인 PC방주인이 좀 의심스러워서 미리 알아봐 두고 있었어요.”


“그때부터 감이 팍하고 왔던 거야?”


“네. 그렇죠. 저는 성인 PC방주인을 처음 본 순간 이놈이다 하고 뭔가 오더라고요.”


“그래? 자식이 촉이 대단한데?”



이것은 강태주가 아무렇게나 둘러대기는 했지만, 사실 다 여자 영가가 알려준 것들이었다. 윤수혁 경사가 눈여겨볼 사항들을 여자에게 알려줬고, 그것을 들은 여자가 둘의 뒤를 쫒으며 그런 사항들을 알아내고는 둘에게 알려줬던 것이다.


***


일주일 후, <성인PC방살인사건>에 대한 조사는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일단, 살인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PC방내로 밝혀졌다. 감식 반에 의해서 뒤늦게 PC방내에서 피해자의 DNA정보가 발견이 된 상황.


성인 PC방주인은 게임을 하고 있는 피해자의 뒤로 다가가 망치로 수차례 가격을 했던 것 같았다.


꽤나 잔혹한 살해 수법이었다. 그런데 사실 그것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이 들어난 게 있었다. 그것은 성인PC방주인의 여자 친구 이양이 내놓은 증언이었다.



“저는 그날 밤 티브이를 보면서 잠자리에 들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오빠가 전화를 걸고는 아래로 내려오게 했어요. 그리고 카운터에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으라고 하는 거예요. 잠시 후에, 자리에 오빠가 불러서 이모가 있는 자리로 가 봤더니 이모는 이미 죽어 있었어요. 오빠의 손에는 피가 묻은 망치가 들려 있었고요. 오빠는 바지 뒷주머니에서 칼을 하나 꺼내더니 그걸로 피해자의 목을 그으라고 했어요. 말을 따르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그래서 오빠의 말을 따를 수밖엔 없었어요.”



이후, 그것 때문에 이양은 PC방주인에게 공범이라 밝혀지면 함께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협박을 당하게 되었고, 그의 말대로 입을 맞춰서 거짓 진술을 했다고 했다.


성인PC방주인이 행한 것은 그야말로 자신의 여자 친구를 구렁텅이로 끌어들여, 알리바이를 만드는 악마의 거미줄 같은 수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김보살 형사가 주의 깊게 본 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시체를 옮기기 전에 피를 빼냈다는 것.


그건 마치 강호순 사건 때에 강호순이 시체를 유기하기 위해서, 시체를 옮기기 전에 행했던 것과 흡사 비슷해 보였다.


김보살 경사는 그가 어쩌면 이전에 살인을 저질렀던 경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했다. 그래서 성인PC방주인의 지인들을 하나둘 소환을 했고, 그들로부터 혹시 예전에 성인PC방주인으로부터 뭔가 수상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그들에게 듣게 되었다.



“그 자식이 예전부터 해왔던 이야기가 있었어요. 몇 년 전에 자기가 사람을 죽였다는 거예요. 그때는 그 이야기가 우리를 겁주기 위해서 하는 말인 줄로만 알았죠.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게......,, 진짜였을지도 모르겠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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