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는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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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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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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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성인PC방 살해사건(6)

DUMMY

김보살 경사와 강태주는 지인들의 제보에 따라서, 성인 PC방주인이 전에 영업을 했다던 성인 PC방 건물의 지하를 걸어 내려갔다.


그 곳은 몇 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해서 그대로 비어있는 상태.


그들이 문을 열고 들어섰고, 뒤이어 감식반이 따라 들어갔다.


감식 반들은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혈흔 반응이 나오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으스스한 한기가 몰려들며, 남자와 여자가 한 명씩 강태주의 앞에 나타났다.


그들은 얼마 전에 살해당한 여자의 영가와 마찬가지로, 머리가 함몰이 되어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목에는 칼로 그어진 흔적들이 선명했다.


지독히도 잔혹하게 살해당한 모습.


흐흐흐흐.


그들은 피눈물을 뚝뚝 흘리며 강태주에게 애원했다.



“제발 저희들의 원통함을 풀어주세요.”



강태주는 그들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두 분의 원한도 갚아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감식반이 아무리 바닥이며 벽, 화장실 타일들까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조사를 해봤지만, 옛 PC방 어디에도 혈흔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김보살 경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이거........ 시간이 너무 지나서, 흔적이 사라진 거 같은데? 아니면, 놈이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했던 것일 수도 있고.”



강태주는 얼른 그에게 말했다.



“아니요. 그건 아닐 겁니다. 김보살 경사님도 말씀하셨잖아요? 녀석이 살인을 저질렀던 경력이 있었던 것 같다고요. 조금 더 조사를 해봐야 합니다.”


“근데........... 조사를 다 해봐도 나오는 게 없잖아? 예전에도 살해 장소가 여기라는 근거도 없고 말이야.”


“그건 그렇긴 하지만........”



그때, 두 명의 영가들이 강태주를 보며, 구석진 쪽의 바닥을 가리켜 보였다. 그런데 그곳은 이미 감식반이 한번 샅샅이 검사하고 지나간 자리였다.



‘아........ 역시 시간이 너무 흘러가서 혈흔반응이 다 사라져 버린 건가?’



강태주는 문득 드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그는 주머니 지갑에서 카드를 하나 꺼내어 들었다. 그리고 바닥의 장판을 슬슬 뜯어보기 시작했다.


김보살 경사는 난데없는 짓을 저지르는 강태주에게 다가와 물었다.



“야, 너 뭐하냐?”


“경사님. 바닥에 장판을 뜯어서 감식해보면 어떨까 해서요. 피가 장판 밑에 스며들어 간 게 아닐까요?”


“설마.........”



하지만 곧, 강태주의 예상이 맞아떨어짐을 알 수 있었다. 강태주가 드러내기 시작한 바닥의 장판 아래 먼 가 시커먼 자국들이 드러나 보였던 것이다.


다시 감식 반들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이 되었다.


이번에 그들은 하나하나씩 장판들을 모두 드러내면서 혈흔반응이 나오지 않는지를 살폈다. 그리고 감식반이 조사를 마친 결과, 결국 그게 뭔가의 혈흔이라는 것 까지는 알게 되었다. 그게 사람의 DNA정보인지는 국과수에 가져가서 정밀 검사를 해보면 알게 될 것이었다.


***


며칠 후, 국과수의 감식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성인 PC방의 장판 밑에서 채취된 혈흔이 사람의 것이라는 것.


아직 그 혈흔이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결과를 통해서 그 곳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 졌다는 것은 유추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강태주와 김보살 경사는 바로 PC방주인을 조사실로 불러서 취조를 시작했다.


김보살 경사는 윽박지르듯 그에게 말했다.



“이제 다 털어 놔. 예전에 네가 지내던 성인PC방에서도 사람의 혈흔이 발견되어 나왔어. 이래도 잡아 땔 생각이야? 너 누구 죽였어? 그 근방 사람들 중에 실종된 사람들 뒤져보면, 네가 누구 죽였는지 밝혀지는 건 시간문제야.”



그러자 비릿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PC방주인.



“그래서요? 그게 뭐요? 저 사람 더 안 죽였습니다. 전에 성인PC방에서 혈흔이 나온 건 누가 다치기라도 했었나보죠. 그리고 인근에서 실종된 사람들을 왜 제게 와서 찾습니까? 그들이 어디 다른 곳에 가서 숨어 살고 있는지 어떻게 압니까?”


“뭐? 이........”



강태주는 그런 PC방주인의 뻔뻔한 태도를 보면서 지독한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증거도 없이, 녀석의 자백을 받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았다. 게다가 그의 말대로 실종자들의 사체도 발견되지 않은 상황.


***


김보살 경사도 화가 났는지, 밖에 나가 바람을 잠시 쐬고 오자고 했다. 그런데 바깥에는 먼저 나와 있는 이들이 있었다.


깡다구 형사와 록키 형사였는데, 둘 다 인상을 쓴 채 담배를 깊이 빨아 삼키고 있었다.


김보살 경사도 옆에 가서 담배를 한 대 피워 물며 그들에게 물었다.



“니들도 잘 안 풀려?”



그들은 아직 김태주가 부서로 발령된 날에, 발견된 야산의 시체에 대해서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 중.


둘 중에 깡다구 형사가 나서 대답을 했다.



“그렇죠. 야산에서 사체 발견되는 것만큼이나 골치 아픈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체 사체만 보고 피해자 신원을 어떻게 알고, 범인이 누구인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미 백골화가 시작된 사체인데요.”


“그렇긴 하지........ 그거 보나마나 미제사건 되겠네. 그치?”


“아마도 그렇겠죠.”



깡다구 경사가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아 마시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런 거 보면 귀신은 없는 거 같아요, 그쵸?”


“왜?”


“만약에 귀신이 있다면 나타나서 자신을 죽인 범인들을 알려주고 싶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러지 않는 거 보면은.......”



그런데 김보살 경사는 조금 다른 의견인듯 했다. 품안에서 지갑에서 노란종이 같은 것을 하나 꺼내어보였다.



“너 이거 뭔지 아냐?”


“그게 뭔데요?


“부적이야. 조금 나이든 형사들은 이런 거 하나씩 다 들고 다녀. 가끔 현장에서 이상한거 보고 하는 형사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에이....... 설마요?”


“설마요는 무슨?”



김보살 경사는 강태주를 보며 물었다.



“쩜오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귀신이 있는 거 같으냐? 없는 거 같으냐?”


“저는.......”



강태주는 대답은 하려다 말고, 잠시 그들의 주변을 둘러봤다.


그들이 그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새 주위에 귀신들이 몰려와서 그들이 주위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귀신 이야기를 하면은, 주위에 귀신들이 모여들이 마련이었다.


그때였다. 넷의 휴대폰에 동시에 메시지 수신음이 울렸다.


강태주가 휴대폰을 열어보니, 박혜성 팀장이 급하게 찾는 것이었다.


넷은 바로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박혜성 팀장이 활짝 웃으면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보살 경사는 이해가 가지 않아서, 박혜성 팀장에게 물었다.



“팀장님 무슨 일입니까?”


“자식들 고생들 했다. 그런데 사건 두 개가 한 큐에 풀려버렸다.”


“네? 그게 무슨?”


“이거 국과수에서 보내온 DNA검사 결과서인데 한번 봐봐라.”



박혜성 팀장은 국과수에서 보내온 서류를 김보살 경사에게 보여줬다. 그런데 김보살 경사는 그것을 보고는 믿기지 않는 다는 얼굴로 말했다.



“이게 정말입니까?”


“놀랍지? 나도 이거 보고는 진짜 소름이 돋더라.”


“뭡니까? 뭔데 그럽니까?”



록키 형사와 깡다구 형사도 궁금증에 김보살 경사가 쥐고 있는 서류를 가로채고 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둘 역시도 감탄사를 내뱉어댔다.



“히야........ 이게 말이 됩니까?”



강태주는 더 궁금해져서 둘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럽니까?”


“너도 한번 봐봐라.”



그러면서 내민 국과수의 결과 서를 본 순간, 강태주 역시도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처음 강태주가 팀으로 왔던 날에 야산에서 발견되었던 두건의 시체가 바로 성인PC방주인이 몇 년 전에 살해를 저질러 유기를 했던 시신들이라는 것.


성인PC방주인이 전에 살해했던 두건의 혈흔 DNA 정보가 등록되기 무섭게, 야산에서 발견된 DNA정보와 매칭이 되어 확인이 된 것이다.


첨단수사와 우연이 만들어낸 놀라운 결과.


아직 정확한 신원이 파악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주변에서 실종된 사람들의 DNA들과 비교만 해보면 사건은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


일주일 뒤, 오랜만에 강태주는 느긋한 마음으로 정시 퇴근을 즐기고 있었다.


그 사이에 <성인PC방 살인사건>은 국과수의 도움으로 조사가 이미 마무리 되었고, 막 검찰에 송치까지 끝난 상황.


그는 집으로 되돌아가면서, 동네 슈퍼마켓에 들러서 시루떡에 막걸리를 대여섯 병 사들고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자 그동안에 몇 번 얼굴을 익혀둔 슈퍼마켓 주인은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오늘 뭐 술잔치라도 벌이나 봐요?”


“뭐 비슷한 일이 있네요.”



집으로 되돌아온 강태주는 시루떡에 막걸리 잔을 여럿 준비했다. 그것들은 그와 윤수혁 경사, 또 성인 PC방주인에게 살해를 당한 영혼들 셋을 위한 것.


준비를 마치고 강태주는 그들의 영혼을 부르기 시작했다.



“억울하게 PC방주인에게 죽임을 당한 영혼들 이리들 오시오.”



그러자 싸늘한 공기가 몰려오더니, 영가 셋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시루떡과 막걸리를 맛있게 먹고는 강태주와 윤수혁 경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정말 고맙습니다. 두 분 덕분에 저희들 원한이 다 풀렸습니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하면 다 갚을 수 있을지.......”



강태주와 윤수혁 경사는 손 사레를 치며 말했다.



“별 말씀을요.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세분께서는 이제 억울한 마음은 다 푸시고, 좋은 곳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영가들은 먼지처럼 흩어져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하늘 위로 날아올라가기 시작했다.


윤수혁 경사와 강태주는 그런 그들을 보면서, 잠시 묵념을 했다.


강태주는 윤수혁 경사에게 막걸리를 따라주며 말했다.



“이제 드디어 부임하고 첫 사건이 마무리가 된 거 같아요. 이렇게 무사하게 사건을 끝낼 수 있었던 것은 다 윤수혁 경사님 덕분입니다.”



그러자 고개를 저으며 답을 하는 윤수혁 경사.



“별 말씀을요. 저는 옆에서 몇 마디 거들었을 뿐인데요. 다 강태주 경장님이나 다른 형사님들이 발로 뛰고 노력하신 덕분인데요.”



윤수혁 경사는 막걸리를 한잔 들이키더니, 넌지시 장난스럽게 말을 한마디 꺼냈다.



“그런데 제 말이 맞았죠?”


“뭐가요?”


“신입이 처음에 수사부서에 발령이 되면 큰 사건이 하나씩 일어난다는 징크스요.”


“아.......”



강태주는 그의 말에 확실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엔 없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윤수혁 경사에게 물었다.



“그런데 앞으로도 이런 사건을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걸까요? 사실 저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간이 저렇게 사악해질 수 있는 거구나 하고요.”


“음........ 형사로 일을 계속 해나가신다면 이보다도 더 잔혹하고 끔찍한 사건들과도 계속 맞닥뜨리게 될 겁니다. 그게 수사경찰관의 숙명이지요. 혹시 이번 사건을 해결하고 나서 수사하는 일이 싫어지셨습니까?”



윤수혁 경사의 말에 강태주는 웃으며 답했다.



“아니요. 이제야 막 시작했는데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해나가면서, 죄를 지은 자들이 꼭 벌을 받게 할 겁니다.”


“훌륭하시군요. 저는 강태주 경장님이 훌륭한 경찰 수사관이 되실 거라고 믿습니다.”



강태주는 윤수혁 경사에게 다시 술을 따라줬다. 그리고 자신의 잔에도 술을 채우고 건배를 했다.



“앞으로도 이제처럼 많이 도와주세요. 윤수혁 경사님! 우리 나쁜 놈들 다 집어넣어 봅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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