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는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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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3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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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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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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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4)

DUMMY

수사 4일차.


새벽에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굵은 장대비는 오전 내내 멈추지 않았고, 기차역 부근을 나돌아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동네를 수색하는 형사들의 발걸음만큼은 멈춤이 없었다. 그것은 경찰서를 나서기 전, 박혜성 팀장이 했던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희들 오늘 꼭 범인의 다음 행적을 찾아야 한다. 시간이 이젠 정말 촉박해. CCTV 영상들 짧게 보관하는 가게들은 이주일치 정도만 보관하는 가게들 많은 거 알지? 그럼 이제 이틀내로 범인을 잡지 못하면 미제 사건 될 가능성 높다는 거다. 알았냐?”



그게 다 따지고 보면, 국회의원이 제 몸을 사리려다 일주일이나 신고를 늦게 한 탓이었다. 하지만 변명을 꺼내는 형사도 없었다.


형사에게는 범인을 잡느냐 못 잡느냐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다행인 점도 몇 가지 있었다.


이번에는 역 앞에 상가들이나 길거리에 CCTV가 꽤나 많이 설치가 되어있었기에, 범인이 행적을 감추며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또, 이번에는 따로 형사들이 CCTV영상들을 따서 경찰서로 돌아가서 분석하는 게 아니라, 형사들은 CCTV영상들을 따고, 분석은 경찰서의 CCTV 감시 인원을 지원받아서 분석하는 형태로 수색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수색 속도가 전에 비해서 두어 배는 빨리질 예정.


실제로 형사들이 열심히 주위를 돌아다니며 영상들을 보내기 시작하자, 빠르게 하나둘씩 지도에 점이 찍히며 범인의 동선이 만들어져 가고 있었다.


***


촤악.


횡단보도 앞에서 우산을 쓴 채로 신호를 기다리던 깡다구 경사는 옆을 지나치던 차가 웅덩이를 지나는 바람에 물이 튀어 생쥐 꼴이 되었다.



“아....... 진짜 눈을 어디다 두고 운전하는 거야?”



깡다구 경사는 욕을 하면서도, 한바가지 해댔다. 하지만 신호가 바뀌자 지체함이 없이 바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는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바로 강태주에게 어느 가게를 향해서 손짓을 하며 지시를 내렸다.



“너는 저기 들어가 봐! 나는 이쪽에 들어가 볼게!”



강태주는 깡다구 경사가 알려준 CCTV가 있는 쪽으로 향하려 했다. 그런데 그의 옆을 따르던 여자의 영가가 그런 강태주를 막아섰다.



“형사님 그쪽이 아니라, 저쪽 골목으로 갔어요.”



그러면서 여자가 가리키는 곳은 깡다구 경사가 말한 방향이 아니라, 범인이 지나왔던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골목길.


언뜻 생각하기에는 깡다구 경사가 따라고 한 CCTV가 향한 쪽이 더 합리적 동선이었다. 하지만 직접 범인의 행적을 따라갔던 영가가 한 말이기에 틀릴 리는 없었다.


강태주 경사는 깡다구 경사가 말한 방향의 CCTV 대신에, 여자 영가가 알려준 CCTV를 채집하고 나왔다.


그러자 그를 기다리고 있다가 한소리를 하는 깡다구 경사.



“야. 쩜오야. 아까 내가 그 쪽이 아니라, 이쪽이라고 했잖아? 왜 엄한 쪽 영상을 따고 앉았냐?”


“아......... 죄송해요. 아까 이쪽을 이야기 하시는 줄 알았는데요?”



깡다구 경사가 하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없지 그거 말고도 저쪽 것도 얼른 따와!”



이윽고, CCTV 영상을 딴 깡다구 경사와 강태주는 서에 CCTV분석 담당요원에게 영상을 보냈다.


그리고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범인의 다음 동선. 그런데 당연히 다음동선은 깡다구 경사가 말한 방향이 아닌 강태주가 찍어 보낸 CCTV 쪽이었다.


깡다구 경사는 그것을 보고는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야........ 이 새끼는 또 왜 이리로 갔다고 도로 돌아 가냐?”



이후, 강태주의 이런 활약은 몇 번이나 계속되었다. 몇 번이나 범인의 동선을 잃어버릴 뻔 했지만, 여자 영가의 길잡이로 범인의 행적을 놓치지 않고 계속 쫒아 간 것이다.


몇 시간 후, 점심 무렵이 될 때까지 형사들이 밝혀낸 드러난 범인의 행적은 이랬다.


범인은 우선 기차역 부근에서 하차를 했고, 기차역 안으로 들어서려고 했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차역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에 녀석은 옆으로 난 골목길로 들어가서 안에 난 길들을 이리저리 해매다 도로 대로로 나왔다. 그리고 대로를 따라 백여 미터 이상을 걸어간 상황.


여기까지 행적을 쫒았는데, 잠시 주춤거리던 비가 다시 거세어지고 있었다.


이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콰쾅.


하늘에서는 별안간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깡다구 경사가, 강태주를 붙잡으며 말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잠시 비 그치면 움직이자. 잠시 쉬었다 하자고!”



허나 강태주는 그런 깡다구 경사에게 어느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거까지만 따 보죠?”



강태주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CCTV가 빨간색 빛을 반짝이며, 동작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


쏴아아......... 우르릉 쾅!


비가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편의점 안으로 흠뻑 젖은 생쥐 꼴의 깡다구 형사과 강태주.


두 형사는 컵라면 코너로 가서, 라면 두어 개와 주먹밥들을 몇 개 가지고 계산대로 가지고 왔다. 그런데 편의점 직원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들이 지나는 곳마다 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둘은 편의점 직원의 그런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직원에게 물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물을 붓는 데가 어디죠?”


“안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둘은 직원이 알려주는 곳으로 가서, 부리나케 라면에 물을 부었다.


깡다구 경사는 배가 고픈 듯, 주먹밥을 전자레인지에 덥히지도 않고 그대로 껍질을 까서 한입 베어 물었다. 그런데 그런 것은 강태주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아침부터 비를 맞으며 CCTV를 뒤지고 돌아다니느라, 무척 허기가 졌기 때문이다.


두 형사는 라면이 익기 무섭게 라면을 식힐 새도 없이 목구멍으로 넘겼고, 함께 산 주먹밥들을 전부 다 뱃속에 넣는 것도 모자라 아직도 부족한 표정들이었다.


그런데 깡다구 형사는 뭔가 재미난 생각이 들었는지 강태주에게 말을 꺼냈다.



“근데 너 아까 마지막으로 딴 CCTV에 녀석이 찍혀 있을 거 같으냐?”


“아마도요?”


“그럼 녀석이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 나랑 내기 해볼까? 보상은 어디 보자......... 구운 계란하고 사이다 어떠냐?”


“좋아요, 근데 경사님은 어느 쪽에 거시게요?”


“나는.......”



깡다구 경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강태주에게 말했다.



“네가 먼저 골라봐. 기회 줄 테니깐”



본래였다면 이런 건 내기거리도 되지 않을 것이었다. 범인이 이리저리 해매다, 하필 딱 그 건물 내부로 들어서리라고 생각되진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안 들어갔다가 누구든 선택할 만한 답안. 아마도 깡다구 경사가 딴에 강태주에게 간식을 사주려고 선심을 쓰려는 듯 보였다. 하지만 강태주가 선택한 답안은 조금 달랐다.



“저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할게요.”



그러자 깡다구 경사는 의아한 듯이 물었다.



“뭐? 진짜? 진짜 그걸로 선택 할 거야?”


“네. 저는 그걸로 하겠습니다.”


“진짜? 진짜로 후회 안하지?”



그런데 사실, 강태주의 입장에서는 그 답을 고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미 답이 뭔지 알고 있었기 때문.


이윽고, 기다리던 박혜성 팀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런데 깡다구 경사는 팀장의 전화를 받고는 놀란 표정이었다.



“야....... 신기하네? 범인이 딱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고 하네?”


그러다가 깡다구 경사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강태주에게 물었다.



“넌 근데 이거 혹시 알고 있었던 거 아냐? 아까 CCTV영상 딸 때 미리 봤지?”


“아닌데요?”


“그럼 어떻게 알고 내기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간 걸 선택한 거냐? 상식적으로 그런 걸 고르는 게 말이 되냐?”


“어....... 그건 그냥 촉이라고 할까요?”


***


밖은 어느새 비가 그쳐 있었다.


강태주와 깡다구 경사는 편의점 밖을 빠져 나와, 마지막 범인이 목격된 건물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건물 앞에는 연락을 받고 미리 도착해 있던 김보살 경사와 록키 형사가 보였다.


그런데 그들도 둘처럼 비에 흠뻑 젖어 몰골들이 말이 아니었다.


깡다구 경사가 김보살 경사에게 물었다.



“두 분께서는 어디까지 뒤지다 오셨습니까?”



그러자 김보살 경사가 길 맞은편 멀리를 가리켰다.


둘보다 족히 백 미터는 더 간 곳이었다.



“멀리까지도 간 네요.”


“별수 있냐? 오늘까지 못 잡으면 집에 들어갈 생각을 말라는데? 죽어라 뒤져 봐야지. 근데 범인 자식은 용케 이런 델 들어갔네? 혹시 PC방에 들어간 거겠지?”


“아마도요?”



건물은 4층 높이에 지하실이 있는 구조였는데, 다른 층의 상가들은 음식점과 치과나 피부과가 들어가 있어서 새벽에 들르기에는 적당한 점포들이 아니었다.


가장 의심이 될 만한 것은 역시나 PC방이었다.



“녀석이 PC방에 들어가기만 했다면 거의 다 잡힌 거나 마찬가지네. 얼른 들어가서 확인해보자.”



형사들은 지하로 걸어 내려가, PC방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신분증을 들이밀었다.



“저희들은 서에서 나온 강력팀 형사들입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긴장한 얼굴의 PC방주인.



“무슨 일들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일주일 전쯤에 절도를 저지르고 달아난 범인이 여기 PC방에 들렀던 정황이 포착이 되어서 그런데요. 혹시 기억하고 계실까요?”


“저는 잘 모르고요. 저녁부터 새벽까지 가게를 지키는 애가 따로 있는데, 아마 그 애한테 물어봐야 할 거 같은데요?”


“그럼........ 혹시 그날 가게 안에 찍힌 CCTV 영상들을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범인이 사용했던 PC가 어느 것인지 확인을 좀 해봤으면 좋겠는데요.”


“잠시만이요.”



PC방주인은 관리자 PC를 잠시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뭔가를 찾은 듯이 형사들에게 말했다.



“CCTV 영상은 여기 있네요. 사용한 PC는 21번 자리에서 사용을 했던 게 확인이 되고요.”



김보살 경사는 CCTV영상에서 범인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아마도 박혜성 팀장에게 보고를 하는 듯했다.



“팀장님! 범인이 PC방 안에 들어온 것까지는 확인 했습니다. 이제 녀석이 어느 사이든지 간에 로그인한 기록만 찾아내면 녀석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러자 수화기 넘어 까지 들려오는 박혜성 팀장의 웃음소리.


아마 또 경찰서장에게 수사가 지지부진하다고 까이고 있다가, 범인의 신원확인이 곧 될 듯하자 기분이 좋아진 듯 했다.


컴퓨터의 로그 기록을 뒤지는 것은 깡다구 경사가 맡았다.


이때, 다른 형사들은 잠시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이제 오늘이나 내일이면 범인을 잡고서 집에서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런 그들의 기대는 산산조각처럼 흩어지고 말았다.


깡다구 경사의 단발마 같은 고함소리와 함께 말이다.



“아! 이개자식이!”



김보살 경사가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뭐 때문에 그래?”


“아무래도 여기서 녀석의 신원을 알아내는 것은 종친 거 같네요. 이놈 여기서 두 시간이나 머무르다 갔으면서 어디 게임에 로그인하거나 사이트에 로그인한 거 하나 없이, 앉아서 뉴스만 뒤적거리다 나갔네요.”


“뭐? 그럴 리가 있냐? 잘 찾아본 거 맞아? 쿠키들이랑 싹 다 뒤져본 거야?”


“맞다니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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