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는형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또래
작품등록일 :
2024.07.31 10:49
최근연재일 :
2024.08.13 18:36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532
추천수 :
13
글자수 :
80,469

작성
24.08.10 21:06
조회
46
추천
0
글자
12쪽

11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2)

DUMMY

내부팀이 아파트 경비실로 황급히 달려가자, 김보살 형사가 흐릿한 영상속의 어떤 사람을 손으로 가리켰다.



“팀장님 용의자를 찾아냈습니다.”



화면 속에 보이는 사람은 모자를 눌러쓴 운동복 점퍼 차림의 어떤 남자.


키는 180정도 되어보였고, 날씬하고 건장한 체구로 보였다.


박혜성 팀장은 김보살 형사에게 물었다.



“이 남자가 범인이라고? 그건 어떻게 단정할 수 있는 거냐?”


“그게 화면에서는 잘 안 보이는데, 이 남자가 걸어 나오는 뒤쪽으로는 화단하고 벽들입니다. 새벽에 이런 통로가 없는 곳에서 걸어 나오는 거 보면 딱 범인이죠. 한밤중에 모자 눌러쓰고 있는 거 하고요.”


“그렇다고 치자. 그럼 범인은 5층 높이에서 어떻게 내려온 거야? 거의 15미터도 넘는 높이인데? 뭔 스파이더맨이야?”


“그게....... 아마도 가스 배관 같은 것을 잡고 내려온 게 아닐까요?”



강태주는 들으면서 확실히 일리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박혜성 팀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이 사람을 용의자로 보고서 쫒아보자. 흩어져서 다른 동들의 CCTV 모두 뒤져보고, 동선 파악해. 뭔가 찾으면 무전 날리고.”



사방으로 흩어져서 단지 내에 위치한 다른 동들의 아파트 경비실로 향하는 팀원들.


강태주도 옆 동의 경비실로 가서, 해당 시간대의 CCTV를 살피기 시작했다.


잠시 후, 범인의 다음 행적을 찾아낸 사람은 역시 김보살 경사였다. 그런데 범인의 행적을 보고 받으며 팀장의 얼굴은 굳어 버렸다.


범인은 인근 산의 산책로 쪽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강태주는 그런 범인의 행적을 보며, 상대가 아무래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쪽 지리에도 빠삭하고, 도주를 하며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센스도 상당하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윤수혁 경사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강태주 경장님. 이거 아무래도 범인이 한두 번 털어본 솜씨가 아닌 거 같은데요?”


***


형사들은 산책로 사무소를 찾아갔다. 거기에는 산책로 내부와 출입구에 설치된 CCTV들이 실시간 녹화가 되고 있는 것들이 보였다.


관리자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갑자기 건장한 청년들이 대여섯 명이나 안으로 들어서자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찾아오신 분들이시죠?”



신분증을 들어 보여주는 박혜성 팀장.



“저희는 서에서 나온 강력범죄전담수사팀입니다. 근처 아파트에서 절도범이 산책로 쪽으로 도주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요. 절도범의 행적을 쫒으려고 하니 수사에 협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자 관리자는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직접 찾아보시구려. 근데 양이 많아서 만만치가 않을 것인데. 여기 산책로가 출입구만 해도 스물다섯 개 이상이 되는 큰 산이라 오고가는 사람이 제법 많아요.”



하지만 형사들은 범인이 빠져나간 산책로의 출입구를 이내 찾아낼 수 있었다.


방법은 단순했다. 밤 열두시가 넘어가는 시각에 모든 출입구에 오고가는 행인들을 모두 다 확인해 본 것이다.


다른 시간대였다면 관리자의 말대로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든 일이었겠지만, 한밤중인 시간대여서 오고가는 행인들이 거의 없었다.


범인이 산책로로 들어간 지 삼십분 정도가 흐른 뒤, 도심 쪽으로 향하는 출입구 쪽으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관리자는 옆에서 함께 보다가 놀라운 듯이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것참 귀신같은 놈이네요. 저 시간대에는 산책로에 불도 다 꺼져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시간대인데 컴컴한 산을 어떻게 빠져나갔대?”



첫날 범인 수색은 여기까지 하고 마치게 되었다.


서로 돌아오며, 박혜성 팀장은 퇴근을 하려는 팀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했다.



“오늘은 집에 일찍들 돌아가서, 푹 쉬어. 다음 날부터 꽤나 힘들어질 태니깐 알았지?”


***


집으로 되돌아가는 길, 강태주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윤수혁 경사를 불러 물었다.



“경사님 혹시 낮에 갔던 국회의원 집에서요. 뭔가 특이한 것을 본 게 없습니까? 절도사건의 흔적 말고요. 살인사건의 흔적 같은 거요.”



윤수혁 경사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요. 그런 것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네요. 왜 영가가 그 집에서 느껴졌을까요?”



강태주는 동네 마트에 들러서, 귀신을 불러보기 위한 물건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막걸리와 시루떡에 양초들까지 모두 구입을 하기로 했다.


직접 귀신과 맞닥뜨렸던 것이 아니기에, 약식으로는 귀신을 불러내기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집으로 돌아 와서는 미리 사뒀던 향에 양초까지 모두 켜놓고 휘파람을 불어대며 귀신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영가여 이리 오시오. 국회의원 서재에 있었던 정체모를 영가여 이리 오시오.”



이윽고, 연기처럼 으스스한 한기가 모여들며, 무언가가 찾아들었다.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영가들은 둘. 그런데 둘 중에 한명은 나이가 서른 중반이 되어 보이는 여성이었고, 다른 하나는 채 열 살도 되어 보이지 않는 남자아이.


남자아이의 경우는 환자복을 입고 있고, 코에 산소 관을 꽂고 있었는데 상태가 그다지 좋아보이지가 않았다. 아마 죽기 전에 병에 시달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갑자기 모자의 영가가 나타나자, 영문을 알수는 없었지만 강태주는 그들에게 음식을 권했다.



“차린 것은 많이 없지만, 시장하실 테니 요기라도 하세요.”



여자는 아이에게 먼저 떡과 곡주를 먹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가 배가 차자, 그제야 자기도 떡을 주워 먹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느 정도 먹다가 배가 부른 듯, 강태주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 물었다.



“그런데 저희들은 왜 부르셨습니까?”


“사실은 오늘 아침에 국회의원 집에 절도범이 들어서 조사를 하기 위해서 다녀왔었거든요? 그런데 그 집에 정체모를 영가가 느껴져서 부른 겁니다. 두 분은 무슨 일로 그 집에 다녀간 겁니까?”



그 물음에 여자 귀신은 뭔가 끓어오르듯이, 갑자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흐흐흐.


눈에는 피눈물이 뚝뚝 떨어져 내리면서 말이다. 한참을 울고 나서, 여자 귀신이 입을 열었다.



“이 아이는 그놈 때문에 죽은 겁니다.”


“그놈이라면 누구를 말씀하시는 것인지?”


“도둑놈 말입니다. 부디 저희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저희 애는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도둑이 들어서 집에 있던 것들을 다 털어 가버리는 바람에 수술 시기를 놓쳤습니다. 그래서 이 애가 죽게 된 것이고요.”


“그럼 어머님께서는?”


“이 애가 이리 되어버렸는데, 제가 이 세상을 살아갈 염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 애를 따라 수면제를 먹고 목숨을 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놈은 아직까지 처벌도 받지 않고 벌건 대낮에 활보하고 다니네요.”



여자는 다시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흐느끼기 시작했다.


강태주는 그들의 사연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주먹이 꽉 쥐어지고 말았다.



“제가 꼭 그놈을 잡아내어서, 죄 값을 치르게 하겠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그러면서 강태주는 그들을 돌려보내려고 하는데, 여자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이 강태주를 보며 말을 꺼냈다.



“그런데 형사님.......”


“왜 그러십니까?”


“저는 아무래도 그것으로는 분이 풀리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말에 강태주는 경계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무당으로부터 어떤 귀신들은 받은 만큼 앙갚음을 해주기를 원하는 귀신들도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요? 혹시 목숨을 빼앗겼으니, 대가로 범인의 목숨을 원하시기라도 하시는 건 아니겠죠?”


“아니요.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단지 형사님이 범인을 잡는 데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그래야 제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가실 것 같습니다. 부디 저희가 돕게 해주세요.”


“그런데 저희를 어떻게 도와주시겠다는 거죠?”


“그건........ 제가 그 놈이 집을 나가서 어디로 향했는지 길잡이를 해드리겠습니다.”


***


2일차 수사가 시작이 되었다.


박혜성 팀장은 팀원들에게 으름장부터 내놨다.



“너희들 오늘 범인 다음 행적 찾지 못하면 퇴근 할 생각들을 하지 마라.”



시작점은 전날 마지막으로 범인이 목격이 되었던 산책로의 출입구.


형사들은 흩어져서, 그 근처부터 뒤져보기로 했다.


이윽고, 다시 모인 형사들은 다들 땀범벅이 되어 나타났다. 여름이라 아침부터 푹푹 쪘던 탓이었다.


그런데 그런 고생을 했음에도, 성과는 전혀 없었다. 안타깝게도 반경 수 백 미터 이내에는 범인의 동선을 파악할만한 CCTV들은 존재하지 않는 듯 했다.


박보살 경사는 이마에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박혜성 팀장에게 물었다.



“팀장님 그럼 이젠 어쩌죠?”



박혜성 팀장도 더운 듯 눈살을 잠시 찌푸리다가,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뭘 어떻게 해? 계속 뒤져 봐야지. 일단 근처 1킬로미터 반경 이내 CCTV는 다 조져 보자. 그럼 설마 그중에서 하나 안 나오겠어? 얼른들 움직이자. 시간은 금이다.”



형사들은 다시 CCTV를 찾아 온 골목을 누비기 시작했다.


강태주 역시도 더위를 이기며, 그가 맡은 구역을 샅샅이 뒤지며 돌아다녔다. 그래도 그가 다른 형사들보다 나은 점은 몇 가지 있었다.


일단, 그의 경우에는 범인의 동선을 미리 알고 있었다. 여자 영가가 옆에서 함께 다니며 일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선 외의 CCTV들은 무시하고, 동선들 위주로만 CCTV를 따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또 다른 한 가지가 있다면, 강태주의 경우는 동료들보다는 조금은 쾌적한 환경에서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영가가 둘이나 옆에 붙어 있어서 그런지 한기로 인해 더위가 조금 덜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문제점도 한 가지는 있었다. 영가가 둘이나 붙어서 함께 움직이다보니, 주위에 돌아다니던 영가들이 하나둘 따라 붙는 것이었다.


마치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궁금하다는 듯 말이다.


결국, 조사를 마칠 때쯤에는 주위에 십 수 명의 영가들이 달라붙은 뒤였다. 그래서 강태주는 슈퍼마켓에 들러서, 소금을 한 포대 사들고 몸에 끼얹고 나서야, 다시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


오후, 형사들은 사무실에 틀어박혀 아침부터 수거해온 CCTV영상들을 돌려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분명히 영상들 중의 하나에는 녀석의 모습이 찍혀 있어야 하는데, 어느 CCTV영상에도 녀석이 찍힌 영상이 없던 것.


그래서 박혜성 팀장은 형사들은 모아놓고 회의를 시작했다.


우선, 깡다구 형사가 의견을 내놓았다.



“팀장님 혹시 녀석의 집이 인근에 있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녀석이 찍힌 영상이 없는 것입니다. 근처 집을 탐문해봐야 합니다.”



그러자 록키 형사도 의견을 내놓았다.



“녀석이 CCTV 위치들을 미리 알아놓고서 범행을 저지른 게 아닐까요? 최근에 동네를 돌아다녔던 수상한 사람이 없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어서 둘의 의견을 듣더니 김보살 형사도 한마디 내놓았다.



“범인이 모습을 바꿨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못 알아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이때까지는 구석에서 듣기만 하고 있던 팀의 막내인 강태주.


그가 머뭇대듯이 입을 열었다.


사실 그는 답을 알고 있었다. 범인은 김보살 형사의 예상대로 모습을 바꾼 상태였고, 이미 영상을 판독하면서 범인이 찍힌 영상까지 확보를 해둔 상태.


강태주는 눈치를 살피다가 마지막에 입을 열었다.



“팀장님. 아까 영상을 볼 때는 몰랐는데, 김보살 형사님의 말을 듣고 나니 왠지 제가 봤던 영상들 중에 범인의 모습이 있던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신보는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합니다. 24.08.13 26 0 -
공지 연재시간 변경 : 매일 밤 09시 05분 24.08.07 26 0 -
공지 후원금 감사드립니다. 24.08.04 98 0 -
14 14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5) 24.08.13 27 0 11쪽
13 13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4) 24.08.12 36 0 12쪽
12 12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3) 24.08.11 38 0 12쪽
» 11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2) 24.08.10 47 0 12쪽
10 10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1) 24.08.09 59 0 15쪽
9 9화. 성인PC방 살해사건(6) 24.08.07 77 0 12쪽
8 8화. 성인PC방 살해사건(5) 24.08.07 83 0 12쪽
7 7화. 성인PC방 살해사건(4) 24.08.06 89 1 13쪽
6 6화. 성인PC방 살해사건(3) 24.08.05 103 1 13쪽
5 5화. 성인PC방 살해사건(2) 24.08.04 122 2 12쪽
4 4화. 성인PC방 살해사건(1) 24.08.03 133 2 12쪽
3 3화. 주택가 망치 살해사건(3) 24.08.02 143 2 13쪽
2 2화. 주택가 망치 살해사건(2) 24.08.01 156 2 12쪽
1 1화. 주택가 망치 살해사건(1) +2 24.07.31 333 3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