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는형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또래
작품등록일 :
2024.07.31 10:49
최근연재일 :
2024.08.13 18:36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535
추천수 :
13
글자수 :
80,469

작성
24.08.13 18:36
조회
27
추천
0
글자
11쪽

14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5)

DUMMY

수사5일째, 회의실에 모인 형사들은 다들 힘이 빠진 얼굴들이었다.


그 이유는 전날까지 그들이 뒤 쫒던 범인의 행적을 완전히 놓쳐버린 때문.


범인은 PC방에서 두 시간 가량 머무르다가 밖으로 나와서, 또 어딘가로 향했는데 하필 그때 밖에는 비가 억수로 퍼붓고 있었다.


덕분에 이후 주변의 CCTV영상들로는 사람의 윤곽도 확인이 되지 않고 있었다.



“놓쳤네....... 완전히 놓쳐버렸어......”



형사들은 모두 맨탈은 바사삭 무너지기 일보 직전들이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절망스러워 보이는 것은 박혜성 팀장이었다.


그는 전날 범인이 PC방에 들어섰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경찰서장에게 이제 거의 범인을 다 잡았다고 호언장담까지 해놨는데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될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었다.


박혜성 팀장이 암울한 얼굴로 팀원들에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되겠냐?”



그때, 강태주가 손을 들고 의견을 꺼내놓았다.


사실 형사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강태주는 전날 이미 범인의 다음 행적을 알고 있었다. 다만 자연스럽게 의견을 꺼내놓을 기회를 아직 얻지 못했기에 말을 못했던 것이다.



“저기....... 혹시 범인이 기차가 아니라 다른 수단으로 지역을 빠져나가려고 한건 아닐까요? 이를테면 고속버스 같은 거요.”



허나 형사들은 강태주의 말에 조금 부정적인 의견들이었다.



“그건 좀 말이 안 되지. 고속버스 터미널은 기차역이랑은 반대쪽인데. 굳이 고속버스를 타고서 지역을 빠져나갈 거라면 기차역 쪽으로 나와서 주변에서 머물다가 버스 타러 간다고? 왜?”



강태주는 갑자기 이유를 떠올리려고 하자, 떠오르는 바는 없었다. 그래서 대충 얼버무려 말을 꺼냈다.



“그냥....... 감입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뭔가 기차말고 고속버스를 타야 할 이유 같은 게 있지 않았을까요?”



그때 옆에서 듣던 김보살 경사가 강태주의 손을 들어줬다.



“팀장님. 지금 해볼 수 있는 것도 없는데 한번 고속버스 터미널이나 뒤져 보시죠? 혹시 모르잖아요? 또 얘가 감이 진짜 좋아요.”



결국 박혜성 팀장도 강태주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 놀면 뭐하냐? 데스크가 고속버스 터미널에 CCTV영상 협조 요청 해두고. 다시 해보자!”



이윽고, 도착한 고속버트 터미널의 CCTV 영상들.


헌데 날짜나 시간대도 측정할 수 없었고, 고속버스 터미널 내부가 상당히 넓었기에 그 분량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형사들은 그 영상들의 목록을 살피면서, 다들 죽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걸 대체 언제 다 확인하고 있냐? 범인 진짜 잡히면 가만 안 둔다.”



하지만 강태주는 다른 형사들과는 달리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이미 범인이 어느 시간대에 터미널의 어느 쪽 출입구로 들어갔는지 범인의 동선을 빠삭하게 파악을 한 상태. 영상이 도착하는 사이에, 여자의 영가에게서 미리 물어봐 뒀던 것이다.


한 시간이 지나갈 즈음, 강태주는 소리쳤다.



“반장님! 범인을 찾은 것 같습니다.”



놀라서 달려오는 팀장들과 형사들.


옆에 앉아있던 깡다구 형사가 보채듯이 물었다.



“어디 있는데? 어디?”



강태주는 미리 정지를 해둔 화면들을 여러 개 띄워두고 그것들을 가리키면서 답했다.



“여기 있어요. 또 여기도요. 여기도 있고요.”



게다가 마지막에는 결정타라고 할 만한 영상 하나.


거기에는 범인의 얼굴이 제대로 정면에서 찍혀 있었고, 그가 한 개표소 앞에서 손에 차표를 들고 있는 것까지 확인이 되었다.


박혜성 팀장은 희비가 엇갈리는 얼굴로, 잔뜩 고조되어서 지시를 내렸다.



“얼른! 얼른! 저기 개표소에 전화해서 범인이 어느 지역으로 빠져나갔는지 확인해 보고! 범인이 도착한 지역에 버스터미널에 전화해서 CCTV영상들 협조 요청해 놔.”


그러면서 박혜성 팀장은 강태주의 어깨를 쥐고 흔들며, 소리쳤다.



“임마! 이젠 넌 쩜오 아니다. 누가 너 쩜오라고 하면 나한테 말해라. 내가 혼내 줄 테니깐. 알았냐?”



박혜성 팀장은 그 말만 남기고 얼른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아마 경찰서장에게 바로 보고를 하려고 하는 듯했다.


옆에 있던 형사들도 한 번씩 강태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지나갔다.



“이 자식 한건 해냈네. 어? 한건 해냈어? 제법이네?”


***


저녁, 강력수사2팀의 형사들은 서울의 어느 오피스텔의 호실 앞에 진을 치고 서 있었다. 이제 범인이 사는 집 앞까지 다다르게 된 것이었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강태주가 발견한 범인의 얼굴이 유효했다.


그가 영상을 발견하고 난 이후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는데, 범인은 인근 버스터미널에 내려 택시를 타고서 자신이 사는 오피스텔로 가는 게 추적이 되었고, 또 오피스텔 관리인의 도움으로 범인이 살고 있는 호수까지 특정해내는데 성공하게 된 것이다.


띵동.


초인종 소리를 누르자, 별다른 의심 없이 범인은 문을 열고 나왔다.


아마도 범행을 저지른 지 2주일이나 지난 시점이라, 설마 이제 와서 경찰들이 자신을 찾아왔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하는 듯 했다.


그는 문 앞에 사람들이 꽤나 많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제야 경계심을 가지며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



박혜성 팀장은 신분증을 드러내 보이며 답했다.



“우린 강력수사 전담팀입니다. 2주전에 절도를 저지른 정황이 발견이 되어서, 긴급체포를 하러 왔습니다.”



그는 황급히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이미 다른 형사들이 문이 닫히지 않도록 문을 부여잡은 상태.


박혜성 팀장은 강태주의 어깨를 밀며 말했다.



“막내야. 이번엔 네가 채워봐라. 범인 수갑 채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



그 말에 범인의 눈빛은 잠시 흔들리는 듯 했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도망갈 곳을 찾으려는 것 같았다. 허나 앞뒤로 형사들이 막고 있는 상태였고, 록키 형사가 뒤에서 목을 이리저리 비틀며, 한번 슥 웃어보이자 녀석은 이내 포기하고 체포를 받아들였다.


강태주는 앞으로 나서서, 녀석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 넣었다.


춤을 추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동작으로 말이다.


옆에 보고 있던 형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식. 제법이네? 멋들어지게도 채워 넣네?”



강태주가 범인을 붙잡고 있는 사이, 형사들은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서서 호실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국회의원이 도둑맞은 현금들과 함께 금괴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직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옷장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형사들이 호실 안을 뒤지다보니, 꽤나 충격적인 사실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범인이 살고 있는 호실 안에는 국회의원의 집에서 털고 나온 금품들뿐만 아니라, 어마어마한 금액의 금품들이 보관 중이다.


훔쳐온 금붙이 들을 녹여 만든 금괴들 까지도 보였다.


시가로 쳐 보면 족히 이십억 이상은 되어 보이는 것들.


***


다음날, 서로 연행되어온 범인에 대한 취조가 시작되었다.


범인은 증거들이 다 발견이 되어서인지, 별 다른 거부 없이 일체의 범행들을 자백하기 시작했다.


그는 국회의원 집을 털기 전에도, 반년 전부터 전국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집을 털어오고 있었다.


거기에는 부유한 동네도 있었고, 가난한 동네도 있었는데 그때그때 마음에 이끌리는 대로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형사들은 범인이 털어놓은 자백들로 근처 경찰서들에 문의를 해봤고, 범인은 다른 지역 경찰들도 쫒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태주는 취조를 하다가 문득 생긴 궁금함에 범인에게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이렇게 도둑질을 계속 이어나간 거야? 집에 보관 중이던 현금만 해도 최소 십년은 먹고 살만큼 큰 금액들인데. 그 돈들은 쓰지도 않고서 계속 도둑질만 하고 있었잖아? 왜지?”



그러자 범인은 눈을 빛내면서, 말도 안 되는 말을 꺼내어놓았다.



“형사님도 뭔가 꿈이 있으시죠? 저도 꿈이란 게 있습니다. 저는 백억을 모으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훔친 돈들을 펑펑 쓰지 않고 모아두고, 계속 쉬지 않고 집을 털어온 거예요.”


“남의 돈을 훔쳐서 100억을 모으는 게 꿈이라고요?”



범인은 비릿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게 뭔 대수입니까? 큰돈 모은 사람 치고 다른 사람 등 안치고 모은 돈이 있을 거 같습니까? 저는 단지 도둑질을 택했을 뿐인데요?”



옆에서 함께 취조실에 들어와 있던 록키 형사는 참지 못하고, 서류철로 범인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이게 어딜 잘했다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해?”


***


집으로 되돌아가는 길, 강태주는 동네 베이커리 가게에 멈춰 섰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서서 케잌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강태주의 뒤를 계속 따르던 윤수혁 경사가 궁금한 듯 물었다.



“강태주 경장님. 케잌은 갑자기 왜요? 혹시 누구 생일입니까?”



강태주는 속삭이듯 윤수혁 경사에게 답해줬다.



“그건 아니고요. 왠지 영가들을 보내주는 자리에, 생일 케잌도 하나 올려주면 좋을 거 같아서요.”


“아이 때문에요?”



엄마 귀신은 강태주의 수사를 도와주면서 그것에 대해서 몇 번 아쉬운 듯이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범인만 아니었다면, 아이가 아홉 살 생일을 무사히 맞이할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말이다.


마침 아이가 살아있었다면 생일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기.


가게 주인이 케잌을 골라 계산을 하려는 강태주에게 물었다.



“생일 케잌 사시려는 거죠? 생일 맞는 분이 몇 살이죠?“



강태주는 망설이다가 가게 주인에게 답했다.



“아홉살이요.”


***


집에 도착해서, 강태주는 곡주와 함께 시루떡과 케잌까지 마련을 하고 모자 귀신을 부르기 시작했다.



“도둑 때문에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두 귀신들 이리 오시오.”



이윽고 서늘한 한기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두 모자귀신.


엄마 귀신은 촛불을 붙여놓은 케잌을 보면서 강태주에게 물었다.



“형사님 이건?”


“이곳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서 준비해봤습니다. 아직 아이의 생일이 돌아오려면 아직 한달 정도는 남았지만, 이렇게라도 아이의 아홉 살 생일을 축하해주면 어떨까 해서요.”



아이는 케잌을 보면서 즐거워했다.


그때, 옆에서 보고 있던 윤수혁 경사가 나서며 말했다.



“우리 얼른 생일축하 노래 불러주죠? 초가 다 타버릴 거 같은데요?”



그 자리에 있는 강태주와 윤수혁 경사 그리고 엄마 귀신은 아이를 위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기 시작했다.


뒤늦은 생일 축하였지만, 엄마 귀신은 아이의 아홉 살 생일을 축하 해줄 수 있어 기뻤는지 기쁨의 눈물을 뚝뚝 흘렸다.


케잌과 시루떡을 나눠먹고, 엄마 귀신과 아이는 강태주에게 꾸벅 인사를 올렸다.



“형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나중에라도 이 은혜는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은 들은 강태주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제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세요.”



이윽고 먼지처럼 흩여져서 허공의 어딘가로 사라져 가는 두 사람.


윤수혁은 그 모습을 보다가, 강태주에게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 올려 보였다.



“강태주 경장님. 이번에도 사건 훌륭하게 잘 해결해내셨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신보는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합니다. 24.08.13 26 0 -
공지 연재시간 변경 : 매일 밤 09시 05분 24.08.07 26 0 -
공지 후원금 감사드립니다. 24.08.04 98 0 -
» 14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5) 24.08.13 28 0 11쪽
13 13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4) 24.08.12 36 0 12쪽
12 12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3) 24.08.11 38 0 12쪽
11 11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2) 24.08.10 47 0 12쪽
10 10화. 아파트 10억 절도사건(1) 24.08.09 59 0 15쪽
9 9화. 성인PC방 살해사건(6) 24.08.07 77 0 12쪽
8 8화. 성인PC방 살해사건(5) 24.08.07 83 0 12쪽
7 7화. 성인PC방 살해사건(4) 24.08.06 90 1 13쪽
6 6화. 성인PC방 살해사건(3) 24.08.05 104 1 13쪽
5 5화. 성인PC방 살해사건(2) 24.08.04 122 2 12쪽
4 4화. 성인PC방 살해사건(1) 24.08.03 133 2 12쪽
3 3화. 주택가 망치 살해사건(3) 24.08.02 143 2 13쪽
2 2화. 주택가 망치 살해사건(2) 24.08.01 156 2 12쪽
1 1화. 주택가 망치 살해사건(1) +2 24.07.31 333 3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