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아공간으로 인생 역전 헌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검은백곰
작품등록일 :
2024.08.03 18:20
최근연재일 :
2024.08.23 23:2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4,571
추천수 :
155
글자수 :
105,342

작성
24.08.06 20:30
조회
361
추천
10
글자
13쪽

세계 최강 짐꾼(3)

DUMMY

“레드 게이트.”


알아서 살아 남아봐.

성준은 그렇게 생각하고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나 그 이후는 예상과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분명 똑같이 생긴 붉은 게이트가 성준의 앞에 나타나긴 했는데···.


“규?”


수천 개의 눈이 박힌 뱀은 어디가고, 기다란 무언가가 고개만 빼곰 내밀었다.

당황한 것은 성준만이 아니었다.


“저, 저게 도대체 뭐지?”


이승현을 비롯한 토벌팀이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그 자리서 얼어붙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게이트에서 완전히 나온 녀석은 주택과 견줄 크기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규.”


요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저 녀석은 여러 개의 꼬리를 가진 검은색 거북이였다.


‘다른 몬스터도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분위기 차이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결정적으로, 저 거북이는 너무 온순했다.

게이트를 소환하자마자 전방을 휩쓸었던 뱀과 달리,

거북이는 눈을 깜빡이면서 평화롭게 주변을 구경할 뿐이었다.


조금 비장한 마음으로 레드 게이트를 외친 성준이 민망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성준이 머쓱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토벌팀은 거대한 크기 자체만으로도 두려움에 빠진 상태였다.

그리고 일전에 뱀과 분위기만 달랐을 뿐이지, 외관에서 오는 압도감도 적지는 않았다.


수많은 꼬리는 마치 뱀이 움직이는 것처럼 눈을 어지럽히고 있었고,

등껍질에는 피뢰침처럼 삐쭉 솟은 게 있어서 매우 위협적이었다.


“도, 도망쳐야 하나?”


당황한 이현승의 질문에 B급 헌터가 으르렁거렸다.


“닥치고 있어 이 머저리 새끼야. 저 크기면 몇 발 자국만 움직여도 따라 잡히니까.”


녀석들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녀석들이 언제까지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주변을 다 둘러본 검은 거북이가 앞발을 든 순간, 토벌팀은 까무라치게 놀랐다.


성준의 눈에는 단순히 거북이가 주변을 구경하려는 것처럼 보였는데, 대치를 하고 있던 토벌팀은 아니었나 보다.


“으아악!”


공포에 질려 창을 던진 B급 헌터와 제자리서 주저앉은 토벌팀.

B급 헌터가 던진 창이 거북이의 목에 꽂혔다.


따끔하긴 했는지, 거북이는 몸을 움찔거렸다.


그리고 이내 분노한 표정으로 B급 헌터를 바라봤다.


“규!”


거북이가 토벌팀을 향해 입을 벌렸다.

그 순간, 성준의 눈앞에 갑자기 상태창이 나타났다.


[피해 면역에 의해 상태 이상에 완전 면역됩니다.]


“상태 이상?”


성준이 의아한 표정으로 상태창을 바라봤다.


‘갑자기 무슨 상태 이상?’


그러나 그 의문은 금방 해소됐다.


거북이의 입에서 보라색 구체가 튀어나왔다.


황홀한 분위기를 지닌 그 보라색 구체는, 성준이 상상력을 조금만 발휘하면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이었다.


‘···블랙홀?’


물론 우주에 있는 실제 블랙홀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B급 헌터를 비롯해 고작 C급 게이트나 간신히 토벌할 실력을 가진 헌터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이 없었다.


“끄아아악!”


토벌팀이 그대로 빨려 들어간다.

저항을 해보려고 발악을 하지만 소용없었다.


“시, 시발 살려줘!”


그에 반해, 성준은 정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솔직히, 피해 면역에 허점이 있진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제법 쓸만하잖아?’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광경을 본 성준이 침을 꼴깍 삼켰다.


‘그보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면, 다 죽는 건가?


이미 한두 명은 거북이의 입속으로 들어갔는데, 죽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안 좋았다.


비록 성준이 저들을 직접 죽이는 건 아니었지만, 레드 게이트가 위험한 것을 알고 소환했기에···.


성준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었다.

성준은 저도 모르게 한 발 내디뎠다.


비록 몬스터를 총으로 쏴 죽인 적은 있었어도, 사람은 다르지 않은가?


인간이라면 무릇 살인을 덤덤히 여겨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성준의 망설임은 한 발 내딛는 것에서 멈췄다.


‘···안 죽이면 어쩔 건데?’


조금 전, 저들은 성준을 죽일 의도가 명백했다.

정말 만약에 성준이 게이트를 찾았다 하더라도 과연 성준을 살려줬을까?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 각성자 세계에서 살아남을 각오가 부족한 것이었다.


성준이 이를 꽉 깨물었다.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

그 사실에 의해, 성준은 무거운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각성자 세계··· 살아남기 위해서는 익숙해져야겠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익숙해지리라. 그러나 저들처럼 인간성까지 포기하진 않으리라.

성준은 그렇게 다짐했다.


어차피 성준이 손쓸 틈도 없긴 했다.

상황이 벌써 정리됐으니까.

B급 헌터를 마지막으로, 거북이는 토벌팀을 흡수한 블랙홀을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성준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천천히 녀석에게 다가갔다.


피해 면역이 발동된다는 걸 알았지만, 본능적인 두려움이 몸을 지배한 탓이다.


성준이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거북이가 성준을 인지했다.


그러자 거북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목구멍에서부터 블랙홀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같은 인간인 성준을 용서할 수 없나 보다.


성준이 잠시 주춤했지만, 눈앞에 나타난 상태창을 보고 안도했다.


[피해 면역에 의해 상태 이상에 완전 면역됩니다.]


성준이 게이트를 소환했다고 주인으로 인식하거나 명령을 따르지는 않았다.


이는 성준도 예상했던 바였다.


‘저번에 게이트를 빨리 닫은 게 천만다행이네.’


그러나 성준이 안도하길 잠시.

거북이의 꼬리가 빠르게 성준에게 다가왔다.


텅-.


[신체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접촉이 차단됩니다.]


성준이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거렸으나, 꼬리는 보이지 않는 장막에 튕겨져 나갔다.

거북이가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확실한··· 완전 면역이네. 이 정도면 겁먹을 이유는 없겠어.’


성준이 경계심을 풀고 게이트에 다가갔다.


성준의 관심은 우선 이 레드 게이트였다.


자신이 들어갈 수는 있는지, 내부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용도로 이용할 수 있을지···.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내가 들어가 있는 동안 저 녀석이 여기 몬스터를 다 죽이면 어떡하지?’


몬스터를 다 죽이면 게이트는 닫힌다.

제 시간에 나오지 못한다면 차원 미아가 될 수도 있었다.


‘어쩔 수 없다. 저 녀석을 데리고 같이 들어가는 수밖에.’


성준은 그 방법을 고민했다.

처음 보는 사이에 유대감이 생길 리도 없었고, ‘몬스터 조종’도 없어서 말을 들을 리도 없었다.


‘떠오르는 방법이··· 하나 뿐이네.’


성준이 레드 게이트 앞에 서서 녀석에게 말했다.


“야, 엄지 손가락처럼 생긴 놈아. 나 너네 집 들어간다?”


녀석을 끌어들일 방법은 도발밖에 없었다.

그런데 막상 도발을 하려고 하니, 외모 비하말고 떠오르는 게 없었다.


이 말을 알아 듣기는 할까.

성준이 조금 걱정하는 마음으로 레드 게이트에 발을 내디뎠다.


그러자 거북이가 성준을 따라오기 시작했다.


‘통, 통했다. 몬스터가 이런 고급 비하도 이해하는 건가?’


성준은 자신의 도발이 통한 것에 크게 놀라며 걸음 속도를 올렸다.


사실은 게이트의 환경 따위보다도 공격이 일절 통하지 않는, 성준에게 더 관심이 끌렸을 뿐이지만···.


어쨌든, 그렇게 통과한 레드 게이트는 더욱 열악한 곳이었다.

증기가 가득하고 용암이 들끓는, 죽은 땅이나 다름없었다.


마력 적응력이 낮은 성준에게 매우 위험한 공간.


그러나 성준은 오히려 C급 게이트에 있을 때보다 몸이 가벼워졌다.


[몬스터에 의한 비정상적 피해가 차단됩니다.]


이 던전의 환경은, 몬스터에 의해 조성이 됐기 때문.


‘피해 면역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네···.’


만약 첫 능력으로 다른 걸 선택했다면, 던전에 들어오자마자 화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피해 면역 덕분에 성준은 열기로부터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레드 게이트에는 나도 들어올 수 있구나. 그런데 이런 환경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성준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천원 한 장을 꺼내서 던져 봤다.


화르륵-.


성준의 손을 떠나자마자 타오르는 지폐.


‘미친. 이래서는 뭘 보관할 수도 없잖아.’


결국 성준은 여기서 무엇을 할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얼마나 넓은지부터 파악하려고 했다.


“규.”


성준이 열심히 걷고 있는데, 녀석이 성준을 추월했다.


성준의 앞을 가로 막고 기린처럼 기다란 목을 바닥까지 숙였다.

공격 의도는 전혀 없어 보였다.


“응? 설마··· 나 타라고?”


그러나 녀석은 대답을 하지 않고, 한참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서, 성준은 처음에 녀석을 쓰다듬어줬다.


그러나 고작 머리를 만져달라고 고개를 숙인 건 아니었나 보다.


성준이 헛기침을 하고서 녀석의 목에 올라탔다.


그제서야 성준이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처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 녀석··· 내가 엄지 손가락이라고 놀렸는데도 왜 이렇게 순해?”


성준을 태운 거북이가 전방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자기 집을 구경시켜 주겠다는 듯.


다리가 빠르게 움직이진 않았지만, 보폭이 넓다보니 성준의 걸음 속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내 속도가 답답했나 보네.’


어쨌든, 성준은 이런 거북이가 마음에 들 수밖에 없었다.


“좋아. 너는 나중에 ‘몬스터 선택’을 배우면 자주 소환한다. 이름도 붙여주는 게 좋겠지? 음··· 너는 이제부터 엄손이다.”


더 멋있는 이름도 있겠지만, 이게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설마 삐지진 아니겠지.


그러나 그 의미를 알아들을 리 없는 엄손이는 묵묵히 걸을 뿐이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저 멀리서 환경이 아예 뒤바뀌는 공간이 나타났다.


“어? 저기는 풀도 있네, 뭐지?”


용암이 들끓는 이 어둡고 칙칙한 땅과 달리, 생명력이 가득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얼핏 보기엔 지구의 숲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였다.


“엄손아, 저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야?”


엄손이는 그 숲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환경이 뒤바뀌는 경계를 지날 때였다.


퉁-.


“크헉.”


성준이 무슨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히면서 땅으로 떨어졌다.


“규?”


엄손이는 숲에 들어가다 말고, 떨어진 성준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아직 진입할 수 없는 구역입니다.]


‘···무슨 조건이 있는 건가?’


아직은 알 길이 없었다.

다만 성준은 밀려오는 고통에도 미소를 지었다.


‘단순히 몬스터를 소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이트 내부를 활용할 수도 있겠네.’


우선은 가능성만으로 만족했다.

정확한 조건은 모르겠지만, 가장 먼저 시도할 방법은 레벨업이었다.


레벨이 올라도 여기를 통과할 수 없다면, 그 때 고민해도 늦지 않으리라.


“엄손아.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다줄 수 있어?”


그러나 그 말을 알아들을 리 없었고, 성준이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자 그제서야 고개를 숙인다.


다음에 소환되는 몬스터도 엄손이처럼 온순하면 얼마나 좋을까?


성준은 엄손이의 도움을 받아서 등껍데기에 올라탔다.


엄손이는 원래 왔던 그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고, 성준은 그 위에서 잠시 상념에 빠졌다.


‘레드 게이트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은 하나같이 강하고, 게이트 내부도 광활하다.’


엄손이가 성준을 데려온 숲은, 한 방향으로 쭉 걸어서 도착한 곳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방향에는 이와 다른 것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강력한 몬스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게이트···.


‘다 좋은데, 이걸로 뭘 해야 하지?’


사실 성준이 막연히 각성자를 꿈꿔왔던 이유는, 돈과 명예 때문이었다.

그리고 각성자에게 돈과 명예는 강해지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준이 가진 능력들은 결이 조금 다르지 않은가?


단순히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했다.


목표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각성이 갑작스러운 탓에 성준은 방향을 정해두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중요한 문제에 쉽게 답이 나오진 않았다.


‘···레벨업부터 하고 생각할까?’


레벨이 오르면 특수 능력이 생기고, 스킬이 새로 생길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더 다양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그 목표도 더욱 쉽게 이룰 수 있으리라.


목표는 그 때 가서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레벨업은 성준에게 피곤한 일이 아니었다.


저번에 뱀처럼 생긴 몬스터가 다른 몬스터를 죽였을 때, 레벨이 올랐던 걸 기억했다.


성준이 직접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우선 나가서 C급 게이트부터 정리하자.’


계산을 마친 성준이 입을 열었다.


“가자, 엄손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능 아공간으로 인생 역전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24.08.24 23 0 -
공지 8월 21일 휴재 24.08.21 12 0 -
공지 일부 회차 수정 24.08.20 81 0 -
18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5) 24.08.23 74 4 14쪽
17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4) 24.08.22 92 6 13쪽
16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3) 24.08.20 134 9 14쪽
15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2) 24.08.19 136 7 13쪽
14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1) 24.08.18 158 7 12쪽
13 랭커(7) (수정) +1 24.08.17 184 6 14쪽
12 랭커(6) 24.08.16 208 9 13쪽
11 랭커(5) +1 24.08.16 210 8 12쪽
10 랭커(4) +2 24.08.14 233 7 13쪽
9 랭커(3) 24.08.12 260 8 13쪽
8 랭커(2) +1 24.08.11 274 10 12쪽
7 랭커(1) 24.08.09 290 8 13쪽
6 세계 최강 짐꾼(5) +1 24.08.08 313 11 14쪽
5 세계 최강 짐꾼(4) 24.08.07 335 11 13쪽
» 세계 최강 짐꾼(3) 24.08.06 362 10 13쪽
3 세계 최강 짐꾼(2) 24.08.05 364 11 12쪽
2 세계 최강 짐꾼(1) +2 24.08.04 431 10 13쪽
1 각성 (수정) +2 24.08.03 514 1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