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아공간으로 인생 역전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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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백곰
작품등록일 :
2024.08.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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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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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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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2)

DUMMY

이수연은 A급을 앞두고 있는, 대형 길드 소속 헌터였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본업을 헌터로 생각하지 않았다.


뛰어난 외모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화끈한 능력을 가진 이수연은 다양한 무기를 리뷰하고, ‘대형 길드원의 하루’ 따위를 찍는 너튜브 스타였다.


이러한 영상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어서 구독자 수만 무려 1000만.


그러나 점점 고여가는 헌터판, 그녀의 시청자수는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아··· 미치겠네. 알고리즘에 노출되는 빈도도 줄어들고, 구독자들도 점점 흥미를 잃네···.’


SNS 스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논란이 아니다.

조용히, 서서히 잊혀지는 것이다.


‘···다른 컨텐츠를 도전해야 하나?’


그러던 와중에 그녀의 눈길을 끈 이슈가 있었다.


[짐꾼 없이 토벌에 참여하실 실험 파티 구합니다······.]


‘짐꾼 없이? 아공간? 이게 도대체 뭐지?’


독특한 내용만큼이나 각성자들의 반응도 매우 화끈했다.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었으나, 도대체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 궁금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수연이 고민에 빠졌다.


‘만약 이걸 내가 리뷰한다 치면···.’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영상 한 편으로 25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야 본전이었다.


물론 너튜브 컨텐츠 비용으로 그 정도를 투자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더 큰 문제는···.


‘···괜히 역풍 맞는 거 아니야?’


이수연은 다양한 무기를 솔직하게 리뷰하면서 채널을 키웠다.

대형 길드를 뒷배경으로 두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협회는 다르다.

협회장과 그를 동경해서 모인 수많은 강자들이 있는 집단이 협회였다.


다른 나라와 다르게 대한민국은 협회의 힘이 상당했기에, 괜한 일로 엮여서 좋을 건 없었다.


이수연은 핸드폰으로 자신의 채널을 바라봤다.

구독자수는 1000만인데 올린 지 24시간이 다 되어가는 영상의 조회수는 고작 44만···.


‘하···.’


이수연은 어쩔 수 없이 공고에 쓰인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


* * *


그렇게 협회를 찾은 이수연은 직원 두 명과 좁은 방 안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한 명은 이미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구)특수조사 3팀 강지운.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조폭과 검찰이 얼굴을 알고 지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래봤자, 설쳐대서 잘렸다더만···.’



만약 강지운이 특수조사팀이었으면, 행동 하나하나 조심했겠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조금 이상했다.

마력도 느껴지지 않고, 무슨 컨셉을 잡은 건지 거북이 가면을 쓰고 있었다.


이수연은 나름 큰 결심을 하고서 여기를 왔는데, 저 모습을 보니 한숨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뭐야, 이 바보는··· 취향은 또 왜 이래?’


왠지 협회 내에서도 공문에 대한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라니···.

아무래도 썩은 동아줄을 잡은 듯했다.


이수연은 처음 협회 건물에 들어설 때와 달리, 기대감은 1도 없는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수연씨? 방법은 이해하셨나요?”


이수연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했다.


“···글쎄요, 그린 게이트라고 외치기만 하면 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말 그대로입니다. 400만원을 지불해주시면 저희가 그린 게이트 스킬 사용권을 드릴 겁니다. 그 후로는 명령어만 외치시면 사용이 될 겁니다.”


이수연이 헛웃음을 내뱉었다.

스킬 사용권을 준다는 허황된 말이 어이가 없었다.

참다못한 이수연이 쏘아붙이듯 물었다.


“이거 협회에서 정식으로 발표한 공문 맞아요? 무슨 실험을 이렇게 성의 없이 해요?”


강지운이 침음을 삼키며 가면 쓴 남자를 바라봤다.

그러자 거북이 가면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만약 이번 실험에서 손해가 발생하시면 10배로 책임져 드리겠습니다. 믿으셔도 좋습니다.”


이수연이 처음으로 거북이 가면에게 관심을 보였다.

다만 미심쩍은 건 여전했다.


“···실례지만, 그 쪽은 직함이 어떻게 되세요?”


조금 전, 곤란한 상황에서 강지운이 도움의 눈길을 보낸 것을 보면 상급자로 보이긴 하는데···.

협회의 상급자가 마력이 느껴지지 않을 수가 있나?


그러나 가면의 입에서 나온 말은 꽤 충격적이었다.


“짐꾼입니다.”

“···네?”

“강지운 헌터님의 짐꾼입니다.”

“···”


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어쩔 줄 몰라하는 강지운의 표정을 확인한 이수연이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강지운 헌터님, 맛보기로 한번 양도해 드리는 게 좋겠어요.”


강지운이 성준의 눈치를 살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옙. 그린 게이트 양도 4번.”


강지운의 말이 끝나자, 이수연의 눈이 번쩍 뜨였다.


“어라···.”


그녀의 상태창에 나타난 한 개의 스킬.


“그, 그게 거짓말이 아니었다구요? 오늘 한 말이 전부 사실이었어요?!”


강지운이 뻘쭘한 표정으로 답했다.


“···제가 거짓말을 왜 하겠습니까?”


만약 강지운이 설명했던 것들이 전부 사실이라면, 이 실험은 보통 특별한 게 아니었다.


‘···이거 완전 대박이잖아?!’


비록 하락세를 겪고 있다고 해도, 이수연은 1000만 구독자를 가진 크리에이터였다.


컨텐츠가 될 재료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재료가 맛있든 맛없든 아주 자극적으로 만드는 것이 그녀의 특기였다.

그런데 이 그린 게이트는 최상급 재료이면서도, 그 자체로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이수연이 광기에 찬 눈빛으로, 강지운의 손을 붙잡았다.


“아까는 미안했어요. 400만원은 지금 입금하면 될까요?”


강지운이 살짝 당황하며 손을 내뺐다.


"...예. 입금은 여기로 해주시면 됩니다. 게이트는 직접 고르실 겁니까?"


이수연이 핸드폰으로 입금을 하면서 답했다.


“네, 아마 길드에서 지정해주는 게이트로 갈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저희의 조건 대로 토벌 과정은 녹화해서 제출해주셔야 합니다."


그녀는 본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지, 왠지 들뜬 목소리로 답했다.


“네. 그거는 당연하죠. 풀영상하고 편집본 둘 다 드릴게요. 아참, 제 개인 채널에 영상 올려도 되죠?”


강지운이 거북이 가면을 쳐다봤다.

거북이 가면이 고개를 끄덕이자, 강지운이 입을 열었다.


“···예, 그거는 자유롭게 하셔도 됩니다.”


어느새 이수연이 입금을 마쳤는지, 강지운의 핸드폰에서 알림이 울렸다.


“입금했습니다. 별도로 또 할 건 없나요?”


“없습니다. 스킬은 토벌이 끝나면 회수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나중에 또 연락 드릴게요.”


전과 달리, 얼굴에 웃음꽃이 만개한 이수연이 서둘러 사무실에 나갔다.


사무실 문을 닫고 방금의 대화를 잠깐 떠올렸다.


‘그런데 왜 강지운 헌터가 자꾸 짐꾼의 눈치를 보지?’


단순히 눈치만 보는 건 아닌 듯했다.

중요한 선택을 할 때도 묘하게 의사 표현을 확인하는 것처럼 보였다.


‘도대체 무슨 관계지···.’


그러나 이수연은 협회를 나가면서 그런 의심을 금방 털어냈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으니까.


각성자인 자신도 신비롭게 느껴지는 이 현상을, 어떤 식으로 버무려야 조회수를 1이라도 올릴 수 있을까?


이수연은 그런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길드 본사로 향했다.


*


그리고 이수연이 떠난 좁은 사무실.


“이봐요, 강지운 헌터님. 지금 장난해요?”


성준이 가면을 벗고 말했다.


“예, 예?”


“연기를 할 거면 똑바로 해야죠. 그게 지금 짐꾼을 대하는 태도에요?”


성준은 강지운의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가벼운 투로 말했다.


물론 듣는 입장에서 가볍지는 않은지, 강지운은 식은땀을 흘렸다.


“죄, 죄송합니다. 쉽지 않네요.”


성준의 실체를 아는데, 어찌 편히 대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성준이 그런 사정을 고려해 줄 이유는 없었다.

이번만큼은 장난기를 빼고서 말했다.


“이런 식이면 제가 협회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이야 웃고 넘기는데, 앞으로는 확실하게 해주세요.”


성준의 진중한 말투에, 강지운이 섬뜩함을 느꼈다.


강지운은 90도로 숙이면서,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까지 사과할 필요는 없구요. 앞으로 잘해주세요. 그보다 슬슬 준비해야겠네요.”


“준비라면?”


“음, 비록 테스트긴 하지만, 첫 고객인데 정말 게이트만 주고 끝낼 수는 없죠.”


이런 사소한 마음이 기업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삼수생(실패) 박성준-


“흠··· 하여튼, 그린 게이트 좀 사용하게 훈련장으로 가죠.”


성준이 가면을 다시 착용했다.

다른 협회 직원들에게도 직접적인 얼굴을 내보이진 않을 생각이었다.


강지운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부랴부랴 짐을 챙겼다.


그렇게 도착한 협회의 빈 훈련장. 협회의 장점 중 하나였다.

강력한 각성자들이 모인만큼, 훈련장의 크기도 상당했다.

그린 게이트를 소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그린 게이트 선택 4번.”


성준은 이수연에게 양도한 그린 게이트를 소환했다.

관리자인 성준은 양도와 상관없이 4번 좌표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강지운은 넘긴 순간부터 사용할 수 없었다.


성준과 강지운이 게이트를 통과했다.

다행히 이수연과 마주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는 왜 들어오신 겁니까?”


강지운의 질문에 성준이 무덤덤하게 답했다.


“서비스 좀 주려구요. 웰컴푸릇 그런 거."


성준이 과일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2번 게이트를 소환했다.

곳에서 사과와 복숭아를 꺼냈다.


그러자 강지운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 그걸 드리는 겁니까? 너무 비싼 걸 드리는 거 같은데···.”


아직 감정이 끝나지 않았지만, 고작 400만원으로 구할 수 없을 과일임은 분명했다.


“그래야 주는 티가 나죠. 상대는 한 달에 억은 우스운 사람이잖아요. 또, 이 과일을 제대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강지운은 성준의 말에 잠시 충격을 받은 듯했다.


“···제가 생각이 짧았군요.”


성준이 과일을 예쁘게 놓을 자리를 확인하면서, 말했다.


“그래도 땅바닥에 놓을 수는 없으니, 테이블이랑 접시 정도는 가져다 놓아야겠네요.”


“네. 제가 퇴근 전에 하겠습니다.”


성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저희 둘 다 처음이라서 같이 움직였지만··· 앞으로는 지운 씨 혼자서, 게이트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셔야 합니다.”


성준은 능력을 숨기려면 사업도 숨기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강지운에게 바지사장을 부탁했다.


다만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니, 비율을 확실하게 챙겨주려고 했다.


그러나 강지운은 성준에게 계약금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걸, 이걸로 퉁치자고 역으로 제안했다.


성준의 압장에서도 나쁠 게 없었다.

다만 아무것도 주지 않고, 그런 부탁을 하기에는 미안해서 5%의 수수료로 합의를 봤다.


“예. 정신 똑바로 차리겠습니다.”


강지운이 약간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럼 저는 이만 퇴근할게요.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강지운이 깍듯이 인사했다.


“···남들 앞이 아니어도 그런 태도는 이제 버리세요. 습관이 되면 중요한 순간에도 나올 수 있으니까. 반말해도 기분 나쁘지 않아요, 차라리 반말을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성준이 그린 게이트를 나간다.


* * *


땅거미가 질 무렵, 어느 C급 게이트 앞에서 마력 측정기를 든 남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이거 수치가 이상합니다.”


그 소리를 듣고 상급자가 뛰어왔다.

이 둘은 게이트의 마력을 측정하는 협회 직원이었다.


“왜? 높게 나왔어, 낮게 나왔어.”


“첫 즉정 때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차이가 조금 심한데요?”


게이트의 마력은 총 두 번 측정한다.

발견 즉시 한 번,

토벌 신청이 들어오면 다시 한 번.


대부분의 경우에는 측정값이 정확히 일치하지만, 가끔 다른 경우가 있었다.

직원의 실수거나, 변이 게이트거나.


마력 측정기를 확인한 상급자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에이 씨, 하필 퇴근 전에 이런 게이트가 나오냐.”


협회 본부에 보고를 올리면, 최소 4시간을 이 자리에서 꼼짝없이 있어야 했다.


“어떻게 할까요? 빠르게 보고 올릴까요?”


상급자가 마력 측정기를 껐다.


“···됐어. 마력 측정기가 고장난 걸수도 있지. 최근에 마력 적응력이 1로 잘못 측정된 각성자도 있었다더라.”


물론 그것과 지금은 큰 상관관계가 없었다.

다른 직원도 그걸 아는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 그러다가 걸리면 어떡합니까?”


상급자가 대담한 척을 하면서 웃었다.


“야 임마, 걸리긴 뭘 걸려. 변이 게이트라고 다 마력 측정에서 오류나는 거 아니야. 그리고 이거 신청한 파티 대형 길드다. 오히려 걔네는 보상 더 좋아졌다고 좋아할걸?”


그렇게 상급자는 잔뜩 쫄아있는 직원의 어깨를 움켜쥐며, 자리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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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4) 24.08.22 92 6 13쪽
16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3) 24.08.20 133 9 14쪽
»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2) 24.08.19 136 7 13쪽
14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1) 24.08.18 157 7 12쪽
13 랭커(7) (수정) +1 24.08.17 183 6 14쪽
12 랭커(6) 24.08.16 208 9 13쪽
11 랭커(5) +1 24.08.16 209 8 12쪽
10 랭커(4) +2 24.08.14 233 7 13쪽
9 랭커(3) 24.08.12 260 8 13쪽
8 랭커(2) +1 24.08.11 274 10 12쪽
7 랭커(1) 24.08.09 290 8 13쪽
6 세계 최강 짐꾼(5) +1 24.08.08 312 11 14쪽
5 세계 최강 짐꾼(4) 24.08.07 334 11 13쪽
4 세계 최강 짐꾼(3) 24.08.06 361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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