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아공간으로 인생 역전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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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백곰
작품등록일 :
2024.08.03 18:20
최근연재일 :
2024.08.2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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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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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짐꾼(4)

DUMMY

성준이 이 C급 게이트를 토벌하려는 이유가 단순 레벨업 때문만은 아니었다.


‘녀석들이 협회에 책잡히지 않기 위해서 날 죽이려고 했듯이, 나도 증거를 없애야 해.’


물론 게이트 내부에, 성준이 토벌팀을 처리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각성자끼리 혈투를 벌인 흔적도 없었고 시체도 찾을 수 없었으니까.


그럼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각성자가 있었으니까.

특히 각성자 사건을 담당하는 특수조사팀에, 현장의 기억을 읽는 각성자가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비록 너튜브에서 본 정보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게이트를 처리하면 사건 현장이 사라지는 셈이었다.

토벌팀이 뻔뻔스럽게 성준을 죽일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보다 엄손이 성격에 몬스터를 죽이긴 하려나?’


물론 C급 몬스터가 먼저 공격을 하면, 엄손이도 대응을 하겠지만···.

게이트 토벌은 넓은 게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몬스터를 찾고, 죽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엄손이의 입장에서 굳이 몬스터를 찾아다닐 이유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러한 걱정이 쓸데없었다는 걸 곧 알게 되는데···.



어느새 레드 게이트에서 나온 엄손이는 이전에 못다한 구경을 다시 했다.


바닥의 냄새도 맡아보고 풀도 이따금 뜯어먹었다.

그리고 자리를 이동하더니 호수를 찾아냈다.


“규!”


호수를 본 엄손이는 왠지 들뜬 듯한 울음소리를 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기가 마음에 드는 건가?”


엄손이가 몬스터를 죽이게 할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한 성준은 우선 그 행동을 구경했다.


물론 정말 구경만 하는 건 아니었다.


“···우리 엄손이, 배는 안 고프니?”

“그래 엄손아, 물은 여기 있으니까 간식 찾으러 가자.”

“······엄손아? 왜 갑자기 엎드려? 낮잠자려는 건 아니지? 안돼!”


엄손이가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회유를 시도했다.


그리고 끝끝내 성준의 간절함에 감응한 것인지, 엄손이가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엎드렸던 엄손이의 등껍데기의 중심이 서서히 벌어졌다.

아니 정확히는 분화구의 형태로 변모했다.


드득. 드드득.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성준이 등껍데기에서 목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나타난 상태창.


[몬스터에 의한 비정상적 피해가 차단됩니다.]


그 메시지가 나타남과 동시에 게이트 내부가 크게 변했다.


콰르릉-.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고 하늘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갈라진 땅에서는 용암이 폭발적으로 분출했다.

던전이 순식간에 열기로 뒤덮였다.


천지개벽. 지금 이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그 뿐이었다.


‘미친··· 이 능력은 도대체···.’


용암이 들끓는 검은 땅.

C급 게이트가 점차 그 모습으로 변해간다.


‘이건··· 레드 게이트에서 본 환경하고 비슷하잖아?’


레드 게이트 내부가 몬스터에 의해 조성된 환경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아무래도 엄손이는 C급 게이트의 환경이 마음에 들었고, 여기를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 생각인가 보다.


이런 식이면 C급 몬스터 중에는 살아남은 놈이 없으리라.


성준이 침을 꼴깍 삼켰다.


“상태창.”


상태창을 열자 성준이 기대했던 메시지가 떠 있었다.

그러나 그 개수를 확인한 성준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몬스터가 다 죽은 게 맞나? 고작 2밖에 오르지 않았다니···.’


하긴 일전에 뱀이 잡았던 몬스터는 C급 따위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놈들이었다.


비록 수는 적었지만 녀석들을 잡고 레벨이 4가 올랐다면, C급은 이 정도만 주는 게 맞으리라.


‘···어쩔 수 없지.’


성준이 아쉬운 마음을 달랠 때였다.

아직 종료하지 않은 상태창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C급 게이트를 성공적으로 토벌했습니다.]


[‘개인 업적: 첫 토벌’ 완료 보상으로 경험치가 지급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개인 업적: C급 게이트 토벌 1회’ 달성 보상으로 경험치가 지급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맞아. 시스템에 업적도 있었지? 이렇게 보상이 좋을 줄은 몰랐는데, 완전 미쳤잖아?’


성준이 엄청난 흥분에 휩싸였다.

역시 보상은 아쉽고 필요할 때 받아야 더욱 기쁜 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레벨 10 달성 보상으로 각성 포인트 1을 지급합니다.]


성준이 가장 필요로 했던 각성 포인트를 얻게 됐다.


“크아악. 지금부터 엄손이를 참모총장으로 임명한다.”


뽀뽀라도 갈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진짜 할 생각은 없고.’


어쨌든, 성준은 이번에 얻은 각성 포인트를 당장 사용할 생각이었다.


이후에도 엄손이를 소환하고 싶은데, 몬스터 선택이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지 몰랐기 때문.


‘레드 게이트에 또 어떤 몬스터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엄손이를 놓치고 싶지는 않아.’


만약 특수 능력 선택을 미뤘다가 엄손이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아마 엄청 후회하지 않을까?


지체할 시간이 없다.

게이트는 토벌됐고, 서서히 닫히는 중이었다.


성준이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곧바로 레드 게이트의 [강화] 버튼을 눌렀다.


[특수 능력 ─ 몬스터 선택]

[설명: 원하는 몬스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수 능력 ─ 몬스터 조종]

[설명: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 능력은 마력 감응력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번에는 선택지가 두 개로 줄어들었고, 성준은 ‘몬스터 선택’을 골랐다.


[정말로 특수 능력 ─ 몬스터 선택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우선은 조종 보다는 선택이 중요했다.

마력 감응력에 영향을 받는다는 문구가 조금 걸리기도 했고.


[특수 능력 ─ 몬스터 선택을 흭득하셨습니다.]

[사용 명령어는 ‘레드 게이트 선택’입니다.]


메시지를 다 읽은 성준이 확인차 스킬창을 열었다.


[액티브 스킬 ─ 레드 게이트]

[설명: 위험한 몬스터들이 사는 게이트를 소환합니다.]

[피해 면역: Master]

[몬스터 선택: LV1] [목록 확인]

······


‘응? 이거는 레벨이 있네?’


성준은 의아함을 뒤로 하고, [목록 확인]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마치 게임의 도감을 연상케 하는 화면이 펼쳐졌다.


첫 번째 칸에는 수천 개의 눈을 가진 뱀 그림이,

두 번째 칸에는 엄손이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 아래에는 [연결] 버튼이 있었고, 성준이 거기로 손을 가져갔다.


[해당 몬스터와 연결하시겠습니까?] [0/1]


‘최대 1마리만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인가? 레벨이 오르면 늘어나려나···.’


우선은 엄손이를 선택하는 게 맞으리라.


성준의 몸에서 검붉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엄손이와 연결됐고 시간이 조금 흐르자, 메시지가 갱신됐다.


[성공적으로 연결됐습니다. 이름을 붙여주세요.]


“엄손.”


[엄손이가 자신의 이름에 만족합니다.]


‘어··· 만족할 줄은 몰랐네.’


[자동 번역 기능이 추가됩니다. 이제부터 연결된 몬스터가 시전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번역 기능까지 추가된다고? 이건 못참지.’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았으나, 엄손이와 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강렬한 호기심이 일었다.


“···엄손아, 내 말 알아 듣겠어?”


그러자 성준의 말에, C급 게이트에 영역 표시를 하고 있던 엄손이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규?!”


“들리나 보네··· 크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자주 볼 테니 잘 지내보자.”


“규우우우우우우? 규우?”


아무래도 시스템이 준 번역기는 단방향인 듯했다.


성준은 엄손의 말을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성준은 엄손이의 말에 뭐라 대답하지 않고, 머리만 긁적였다.


그러자 엄손이가 복장이 터진다는 듯이 뒷목을 툭툭 두드린다.


“···규우.”


저런 제스쳐는 성준도 종종 봐왔던 것이었다.


‘아주 어렸을 때 사고를 치면, 우리 엄마가 뒷목을 잡곤 하셨지···.’


···성준은 크게 충격받았다.

엄마가 뒷목을 잡는 거랑 몬스터가 뒷목을 두드리는 거랑 불쾌함의 차원이 달랐기에.


“크흠··· 엄손아. 우선 대화는 나중에도 할 수 있으니까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게이트 좀 찾아줄래?”


“규? 규우우우?”


엄손이가 요상한 몸짓을 해가면서 울음소리를 냈다.

그런다고 이해할 수 있진 않았다.


“응? 하하···.”


엄손이의 한숨이 바닥에 떨어졌다.

평범한 한숨은 아니었다. 입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그렇게 답답하니, 나 좀 슬픈데.’


그래도 엄손이는 성준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성준은 엄손이의 도움을 받아서 등껍데기 안전한 곳에 올라탔다.


성준을 태운 엄손이는 게이트를 향해 빠르게 전진했다.


가는 동안에 몬스터의 사체가 적지 않게 보였다.


‘토벌팀 녀석들··· 역시, 날 살려 보낼 생각이 아예 없었나.’


토벌팀에는 탐색 스킬을 가진 각성자도 있었다.

주변에 있는 몬스터의 위치와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각성자.


그 각성자가 설계를 하면, 성준을 궁지에 몰아넣는 건 일도 아니었다.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성준은 그 길을 기억하지 못했다.

짐이 너무 무거워서 정신이 아예 없었으니까.


‘됐다.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말고 당장을 생각하자.’


게이트에서 나가면 사라진 토벌팀에 대해서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마력 감응력 1인 F급 헌터라 쉽게 풀려날 수 있겠지만, 철저한 대비는 필요했다.


‘···변명은 생각해뒀다. 이걸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가 중요한데.’


성준은 잠시 고민하다 손뼉을 쳤다.


‘그러면 되겠군!’


그렇게 방법을 떠올린 성준은 엄손이의 도움을 받아서 게이트를 금방 나올 수 있었다.


“엄손아. 오늘 고마웠어. 금방 다시 소환해줄게.”


“규우우!”


엄손이가 여전히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성준은 마음에 상처가 깊어지기 전에, 등을 돌려서 게이트를 나왔다.

그리고 중얼거린다.


“게이트 클로즈.”


등뒤에서 엄손이의 처절한 비명이 울려퍼진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 내가 소환을 해제하면 엄손이는 새로운 집을 잃는 건가?’


···다음에 잘 설명해줘야 할 것 같다.


아무튼, 게이트에서 나온 성준은 맑은 공기를 잠시 만끽한 뒤 걸음을 옮겼다.

성준의 발길은 협회로 향했다.


* * *


협회의 조사실.

밀폐된 이 곳에서, 성준은 조사를 받는 중이다.


“···그러니까, 성준 씨는 토벌팀이 자신을 버렸다고 주장하시는 거죠?”


성준은 피폐해진 표정으로 답했다.


“···네, 맞습니다.”


조사를 길게 받아서 피폐해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피폐한 표정으로 여기를 찾아왔다.

성준은 그 표정을 시종일관 유지하며 말을 이었다.


“녀석들이 저를 초행 짐꾼이라고 무시했고, 수강료로 500만원을 납부하지 않으면 저를 버린다고 협박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로 돈이 없었습니다···.”


성준의 말을 다 들은 조사관이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하··· 이걸 참.”


조사관은 곤란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듯했다.


성준이 속으로 웃었다.


‘여기서 압박 조사가 진행되지 않는 것만으로 페이스는 내 쪽에 있다.’


C급 게이트 내부에서 성준이 생각한 방법은 선수를 치는 것이었다.


피해자를 연기하면서, 협회를 피하는 건 저들에게 모순처럼 보이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전략은 꽤 성공적이었다.

저들에게 성준은 힘없는 F급 헌터로 보일 뿐이다.


마력 감응력도 최하위, 경험도 짐꾼으로 이번이 처음.


성준이 토벌팀과 싸웠더라도, 그들에게 무슨 짓을 했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래요···. 우선 힘드셨겠습니다. 그런데 한가운데에 버려졌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탈출하셨을까요?”


조사관이 납득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였다.


성준의 말이 맞다면, 저들은 성준을 살리지 않았어야 했다.

그런데 F급 헌터인 성준은 살아 돌아오고, 토벌팀은 전멸했다.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그런 상황에서 성준의 대답은 조사관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운이 좋았습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하지만 더욱 미치겠는 건, 그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성준이 무슨 말을 하든 솔직히 조사관의 반응은 ‘운이 많이 좋았네요···.’밖에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도 조사관은 자신의 직무를 포기하지 않았다.


“힘드신 건 알겠지만, 내용을 더 상세히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그러자 성준이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고 답했다.


“오는 동안 몬스터를 보긴 했지만··· 들키지 않고 게이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조사관이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예. 운이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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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2) 24.08.19 136 7 13쪽
14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1) 24.08.18 158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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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랭커(5) +1 24.08.16 209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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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세계 최강 짐꾼(5) +1 24.08.08 313 11 14쪽
» 세계 최강 짐꾼(4) 24.08.07 335 11 13쪽
4 세계 최강 짐꾼(3) 24.08.06 361 10 13쪽
3 세계 최강 짐꾼(2) 24.08.05 363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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