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아공간으로 인생 역전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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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백곰
작품등록일 :
2024.08.03 18:20
최근연재일 :
2024.08.2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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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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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4)

DUMMY

이수연 파티의 분위기가 처음부터 절망적이진 않았다.


::아이스 스피어::


후방에 위치한 얼음 마법사가 스킬을 사용하자, 평소보다 큰 얼음 송곳이 생성됐다.


아이스 스피어는 몬스터의 살갖을 너무도 쉽게 뚫고 지니가서 바닥에 박혔다.


“와, 아이스 스피어가 원래 그런 스킬이었어요?”


녀석들을 마무리하려고 자세를 잡았던 이수연이 놀란 투로 물었다.


“그, 그러게요. 조금 무리해서, 최대 출력으로 사용하긴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본디 아이스 스피어는 살상력을 가진 스킬이 아니었다.

몬스터에게 박아넣고, 그 부위를 잠깐 얼리는 용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린 게이트에서 먹은 과일은, 아이스 스피어의 용도 자체를 바꿨다.


비단 마법사의 스킬만 그런 게 아니었다.


서겅-.


검을 가볍게 휘두른 이수연이 자신의 움직임에 크게 당황했다.


“어··· 끝낼 생각은 없었는데?”


가벼운 타격으로 그쳐야 할 공격에, 몬스터들이 맥없이 죽어나갔다.


이런 현상이 과일을 먹은 모든 이들에게 나타난 듯했다.


처음에는 당황해서 움직임이 뚝뚝 끊기던 이들은, 점차 적응하며 순식간에 몬스터를 정리했다.


첫 번째 전투를 마치고, 너튜브 촬영을 도와주는 헌터가 감탄하며 시간을 확인했다.


‘···고작 20분?’


아무리 대형 길드의 훈련을 받았더라도, 현재의 파티 구성으로는 불가능한 속도였다.


‘평소에는 첫 조우에만 40분을 훌쩍 넘겼었는데···.’


토벌팀도 결과에 만족하는지, 서로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수연은 늘 하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오디오를 채웠다.


“와, 짐꾼 없이 토벌하니까 진짜 편하지 않았어요?”


이들이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버프 덕분도 있었지만 짐꾼을 배제하고 움직여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한 덕도 있었다.


이수연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탱커도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지킬 사람이 없으니까, 제가 할 일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하하.”


몬스터의 후방을 노리는 암살자도 말을 얹었다.


“정말 마음 놓고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잘못 건드렸다가 몬스터들이 흥분해서 짐꾼 쪽으로 달려들 것을 걱정해서, 한 마리씩 천천히 노렸는데 말이죠.”


하지만 이번 토벌의 핵심은 시간 단축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공간이 짐꾼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이수연이 그린 게이트로 화제를 돌렸다.


“글쎄요. 그 아공간이 보상을 직접 챙겨주지는 않으니까, 잡일은 저희가 직접 해야 한다는 건데···.”


얼음 마법사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마법 계열 각성자이다보니, 몸쓰는 일이 꺼려지는 듯했다.


“음··· 그래도 몬스터와 싸우는 것보단 편하니까요. 말 나온 김에 보상부터 챙기죠. 그린 게이트.”


이수연의 앞에 초록색 게이트가 생겼다.


암살자는 주위를 휙 둘러보더니, 트럭 크기의 몬스터 사체로 다가갔다.

양 팔이 특별한 금속으로 이루어진 몬스터였다.


허리춤에서 단검을 빼어 들고, 특별한 금속만 따로 옮기려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수연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거 자를 필요 없을 거 같아요.”


암살자가 고개를 갸웃하다가, 게이트를 바라봤다.

트럭도 여유롭게 들어갈 정도의 크기.


짐꾼 가방도 아공간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실제 크기보다 많은 것을 담았지만···.

가방의 입구는 그러한 특성이 없었다.


때문에 중요하더라도 부피가 큰 보상은 위치를 기억해 뒀다가 토벌을 마치고 직접 들고 나가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데···.


“···그러게요, 이대로 넣어도 되겠네요?”


소소한 충격.

암살자가 단검을 집어넣고, 사체를 질질 끌었다.


그렇게 그린 게이트에 사체를 대충 놔두고 나오는데, 문득 어떤 생각이 스쳤다.


‘···아공간이 이렇게 넓으면 밖에 있는 것들을 다 때려박아도 되는 거 아닌가?’


너무 당연한 생각이었지만, 기존의 짐꾼 시스템이 고착된 지 오래인 탓에 당연하게 떠올리지 못했던 것이다.


짐꾼이 들 수 있는 무게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매 순간 보상의 가치를 두고 저울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시세를 얼추 파악해 두고, 비싼 보상만 챙겨 가는 시스템.


물론, 비싸다는 것은 상대적이었다.

충분한 값어치가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두고 가는 보상이 한가득이었으니까.


그 가치는, 그린 게이트 대여 비용인 400만원과 비교도 할 수 없으리라.


“안 쓸 이유가 없잖아···.”


암살자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그린 게이트에서 나왔다.


파티원들은 몬스터의 상태를 확인하고, 보상을 선별하는 중이었다.


“여러분, 그냥 다 때려 넣어요! 안에 공간 여유롭습니다.”


“···아?”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사체와 마정석을 빠짐없이 그린 게이트에 넣기 시작했다.


조금씩 채워지는 그린 게이트.


비록 이들이 할당받은 그린 게이트는 일부에 불과했지만, C급 게이트의 보상 정도는 충분히 챙길 수 있었다.


그렇게 모든 보상을 그린 게이트로 옮기고서, 이수연이 게이트를 닫았다.


“···정말 이러고 신경을 꺼도 되나?”


너무 편안해서 오히려 불안할 정도였다.


물론 몬스터의 사체를 전부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떤 부위가 비싸느니, 어떤 몬스터가 잘 팔리느니, 저건 요즘 인기 없느니 하는···.

그런 걸로 고통을 받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수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파티원들에게 물었다.


“···혹시 힘드신 분 계신가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끝났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이수연이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그럼, 휴식 없이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후딱 끝내보죠!”


시작이 나쁘지 않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토벌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분위기는 다음 몬스터 무리를 만나자마자 반전됐다.


꽤 긴 시간 고전하며 전투를 치르고, 암살자가 의문을 제기했다.


“···이거 설마 변이 게이트 아닙니까?”


반박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첫 조우와 달리, 이번에는 몬스터들이 쉽게 죽지 않았을뿐더러···.

파티원 전부 자잘한 부상을 입었다.


이수연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우선, 쉬면서 생각해보죠.”


기실 변이 게이트는 확정이었지만, 이수연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애매한 결과로는 자신의 너튜브를 띄울 수 없기 때문이었다.


또, 변이 게이트라면 게이트로 돌아가는 중에 몬스터를 만날 가능성도 있었기에 휴식은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이들의 휴식은 오래 갈 수 없었다.


“···모, 몬스터가 습격해오고 있습니다!”


암살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는 탐색 스킬도 가지고 있었기에, 범위에 들어온 몬스터를 탐지할 수 있었다.


이수연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어느 방향에서 오고 있죠?”


그러나 암살자는 한 방향만 보지 않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그러더니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사방에서요. 퇴로가 없습니다.”


“······.”


이들은 대형 길드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침착하자···.’


이런 경우, 가장 만만한 쪽을 역으로 치고 나가는 방법의 생존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순식간에 처리를 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

방금 싸운 몬스터들의 수준을 생각하면, 오히려 위험한 판단이었다.


이수연은 보다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


“그린 게이트. 외부에서 지원이 올 때까지, 피해 있는 게 어떨까요?”


다른 이들이 생각해도 그보다 좋은 방법은 없는 듯했다.


게이트가 제 시간에 토벌되지 않으면 분명 길드의 지원팀이 올 테니까.


“···어쩔 수 없죠.”


그렇게 이들은 몬스터들이 도착하기 전에 그린 게이트에 들어갔다.


다들 무거운 표정이었으나, 그린 게이트 때문에 희망은 잃지 않은 듯했다.


이수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게이트를 닫으려고 했다.


“게이트 클로즈.”


그러나 게이트는 닫히지 않고, 상태창 메시지만 나타났다.


[권한이 없습니다.]


순간 벙찐 표정으로 그 문구를 바라봤다.


파티원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왜 그러세요?”


“게, 게이트가 안 닫혀요.”


“네?!”


여태 혼란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이들이, 결국 이성의 끈을 내려놨다.


“장난치지 말고 빨리 닫아봐요!!”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하시면 어떡합니까!”

“젠장, 이상한 걸 들고올 때부터 참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수연은 순간 욱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강지운이 그린 게이트에 대해 설명해줄 때, 대충 흘려들었던 것들이 뒤늦게 생각났다.


-내부에서 게이트를 닫으면, 제가 도와드리기 전까지는 그린 게이트에서 나가실 수 없을 겁니다. 실수 방지를 위해서, 내부에서 닫는 권한은 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수연이 얼굴을 감싸쥐었다.


“아······.”


주변에서는 원성이 가득했다.

가시거리에 몬스터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수연은 충동적인 발언을 했다.

여전히 카메라가 켜져 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제가 나가서, 몬스터를 유인할게요. 기회가 생기면 게이트를 탈출해서 지원팀을 불러주세요.”


말도 안 되는 전략이었다. 가시거리에 들어온 몬스터의 기운이 전보다 더욱 심상치 않았다.


그러나 판단이 흐려진 이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수연이 그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그린 게이트를 빠져나갔다.


더 이상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속으로 기도를 하는 듯했다. 이수연의 안위 보다는, 주변 몬스터를 성공적으로 유인해달라고.


그리고 그 계획은 성공적인 듯했다.

몬스터들이 이수연에게 관심이 끌려 이수연을 쫓아갔다.


몬스터들이 포위하는 양상을 보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듯했다.


이들은 이 짧은 시간이나마 기회로 삼고, 그린 게이트를 나서려 했다.

그러나 그린 게이트 내부, 저 멀리서 누군가 걸어왔다.


“···다행히 모두 무사하시네요. 그런데 이수연 씨는 어디 있죠?”


거북이 가면을 쓴 남성이었다.

이들은 경계를 하면서도, 그 남성을 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몬스터가 아닌 사람이었고, 말투도 호의적이었으니까.


얼음 마법사가 주변 눈치를 보다가 말했다.


“아직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저희도 간신히 도망친 터라···.”


적당한 거짓말로 둘러댔다.

어차피 증거는 남지 않을 것이고, 혼자서 현장을 확인할 수도 없으리라.

토벌팀의 크고 작은 상처가, 그러한 거짓말이 사실처럼 보이게 만들어줬다.


하나, 가면을 쓴 남성이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했다.


“···서둘러 구해야겠네요. 여러분들은 여기 계세요.”


지금 혼자서 저기를 들어가겠다는 건가?


미친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 남자에게서 일말의 마력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허세나 장난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그리고 남성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게이트로 발을 들였다.


그 순간, 그린 게이트가 파지직- 거리며 사라졌다.


* * *


10분 전.

그린 게이트 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성준에게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다.


모두 강지운으로부터 온 연락이었다

성준은 강지운에게 연락을 하기 전, 장문의 문자를 확인했다.


대충 내용은, 이수연이 들어간 게이트가 변이 게이트였고 무슨 이유인지, 게이트에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문자였다.


성준이 전화를 걸자, 강지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준 님! 왜 이제 전화를 주십니까, 큰일 났습니다!


“···문자 확인했어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죠?”


-협회와 소속 길드에서 지원이 왔지만,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위기만 흉흉해지고 있어요.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떡하죠?


성준이라고 듣자마자 뾰족한 수가 떠오르진 않았다.


“게이트 등급은 어떻게 되죠? 그쪽에서 그린 게이트를 열었다면 들어갈 방법은 있습니다.”


성준의 말에, 강지운이 탄성을 내질렀다.


-아! 그린 게이트를 통해 들어갈 수도 있군요. 그런데··· 이 변이 게이트의 마력이 실시간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벌써 A급의 수치를 보이고 있는데··· 시간을 더 지체하면 생존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여기까지 얼마나 걸리십니까?


성준이 침음을 삼켰다.

아무리 빨라도 30분은 잡아야 했다.


‘···방법은 내가 직접 가는 것뿐인가?’


성준이 잠시 고민했다.


기껏 능력을 숨길 수 있게 됐는데, 들킬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저들을 구할 가치가 있는가?


성준은 무겁고 차갑지만, 그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민을 하면서도 손이 멋대로 움직였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도 못했는데, 거북이 가면을 쓴 상태였다.


‘···그래, 내가 여기서 가지 않으면 저들은 확실히 죽겠지만, 반대로 내가 가서 저들을 살린다면 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확실하게 살려줄지, 발설을 할 요소가 보이면 그 때 확실하게 죽일지.


성준은 그렇게 합리화 비슷한 생각을 하며 강지운에게 말했다.


“내가 직접 갑니다. 그린 게이트 위치 문자로 보낼 테니, 혼자서 오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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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5) 24.08.23 74 4 14쪽
»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4) 24.08.22 93 6 13쪽
16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3) 24.08.20 134 9 14쪽
15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2) 24.08.19 136 7 13쪽
14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1) 24.08.18 158 7 12쪽
13 랭커(7) (수정) +1 24.08.17 184 6 14쪽
12 랭커(6) 24.08.16 208 9 13쪽
11 랭커(5) +1 24.08.16 210 8 12쪽
10 랭커(4) +2 24.08.14 233 7 13쪽
9 랭커(3) 24.08.12 260 8 13쪽
8 랭커(2) +1 24.08.11 274 10 12쪽
7 랭커(1) 24.08.09 290 8 13쪽
6 세계 최강 짐꾼(5) +1 24.08.08 313 11 14쪽
5 세계 최강 짐꾼(4) 24.08.07 335 11 13쪽
4 세계 최강 짐꾼(3) 24.08.06 362 10 13쪽
3 세계 최강 짐꾼(2) 24.08.05 364 11 12쪽
2 세계 최강 짐꾼(1) +2 24.08.04 431 10 13쪽
1 각성 (수정) +2 24.08.03 515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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