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아공간으로 인생 역전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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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백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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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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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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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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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1)

DUMMY

성준이 게이트를 소환한 것에 놀랄 새도 없이, 그 게이트에 들어온 강지운은 주위를 둘러보고 기시감을 느꼈다.


“···여기는?”


“저번에 거기 맞아요.”


그 때와 달리 위치는 외곽에 가까웠지만, 텐트와 침낭이 준비돼 있었다.

저번에 엄손이와 그린 게이트를 탐사하면서, 적당한 잠자리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이 정도면 잠은 충분히 잘 수 있겠죠?”


그린 게이트는 온도와 습도가 쾌적했고 모기도 없어서 침낭만 있어도 웬만한 숙소는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최고네요.”


강지운은 이제 놀랄 힘도 없다.

이해의 범주를 훌쩍 벗어나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솔직한 평가뿐이었다.


성준이 아까 받은 협회의 사원증을 훑어보고는, 말했다.


“그보다, 아까 하던 이야기나 마저 할까요? 제 신분을 숨겨주는 건 알겠는데, 그게 끝은 아니죠?”


강지운이 목을 가다듬었다.


“아, 물론 끝은 아닙니다. 저희는 성준 님께서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봤습니다······.”


강지운은 팀장의 계획을 성준에게 설명했다.


강지운의 전속 짐꾼이 돼서, 지금처럼 게이트를 토벌하고 경험치를 독식하는 계획.


‘···확실히 메리트는 있네.’


성준의 성장 속도가 괴이할 정도로 빠른 것은, 랭킹 업적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 랭킹 업적도 이제 끝에 달하고 있었다.


‘다른 업적도 물론 있겠지만, 지금처럼 빠르게 성장하긴 어렵겠지.’


이런 상황에서 토벌권 불법 구매는 공급량 부족이라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그 팀장, 적절한 시기에 잘 치고 들어오네.’


다만 성준은 이러한 호의가 일방적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무슨 계획인지 이해는 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는 아직 듣지 못했네요.”


강지운이 침을 꼴깍 삼켰다.


“···물론, 성준 님께서 지켜주셨으면 하는 조항들이 있습니다.”


“그게 뭐죠?”


“가장 큰 조항은, 당연히 협회에 소속되는 것입니다. 물론 활동 범위는 자유롭게 해드릴 생각입니다. 성준 님은 국가급 재난이 있을 때만 힘을 빌려주시면 됩니다.”


강지운은 말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준의 얼굴을 살폈다.

성준의 심기가 불편하진 않을까 걱정하는 듯했다.


“다른 건요?”


“또, 3팀장님의 허락이 있기 전까진, 웬만하면 능력을 드러내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음···.”


성준이 고개를 비틀며 설명을 요구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능력을 필요 이상으로 드러내지 않는 건 성준도 바라던 바였다.


하지만 허락이라는 표현이 조금 거슬렸달까.

성준이 거만함에 취한 것이 아니라 행동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제가 표현을 잘못했습니다. 물론 능력을 드러내는 건, 전적으로 성준 님의 자유입니다. 다만 가능한 한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성준은 나름 만족했지만,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성준은 여러모로 경험이 부족했다.

계약에서 어설픈 감정을 드러내서 좋을 건 없다고 생각했다.


성준의 반응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 강지운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성준 님의 능력을 알고 있는 건, 당분간 팀장님과 저뿐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약금도 짐꾼 수준으로 지급될 수밖에 없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짐꾼 수준이라면 대충 얼마죠?”


강지운은 다소 자신없는 투로 말했다.


“···계약 기간 2년 기준 3억 정도로 책정될 것 같습니다.”


헌터들에게 계약금은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는 일이자, 게이트 토벌에 맞먹는 수입원이었다.

그런 면에서 3억의 계약금은 성준이 보여준 가치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았다.


강지운도 계약금을 제시하면서, 이게 맞나 싶은 표정이었다.


“잠시 생각 좀 해볼게요.”


“···예.”


강지운의 얼굴에는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성준은 그 모습을 흘깃 보고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계약금에 욕심이 없진 않지만, 선택의 문제네.’


신분을 확실하게 숨길 것이냐, 계약금을 만족할만큼 받을 것이냐.


만약 자신의 가치가 온전히 반영된다면, 계약금으로 얼마까지 받을 수 있을까?


‘수천억? 조 단위? 협회가 아니라 길드를 택하면 돈을 더 받으려나?’


어쨌든, 수천억만 있으면 평생을 놀고먹을 수 있었다.

다른 각성자들과 다르게 폼을 유지하기 위해서 수련을 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을 가지고, 고작 그 정도에 만족하면서 사는 게 정녕 맞는가?


‘솔직히 남자로 태어났으면···.’


구시대적 발상이겠지만, 성준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준은 계약금 없이 자신의 능력으로 수천억을 벌 수 있으리란 확신이 있었다.


특별한 과일, 개인화된 그린 게이트···.

심지어 성준의 성장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능력을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번 믿어볼까?’


성준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좋아요. 대신 일처리가 어설프면 저는 가차없이 등을 돌릴 거예요.”


강지운의 표정이 밝아졌다.


“예! 감사합니다.”


“그 쪽 제안은 끝난 것 같고, 이제 제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성준이 묘한 웃음을 띄며 말했다.


강지운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답했다.


“예? 예.”


“토벌을 하는 도중에 여기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면 어떨 것 같아요?”


강지운은 고민도 없이 답했다.


“그야··· 엄청 유용하겠죠.”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성준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 번 더 물었다.


“돈을 주고 살 만큼요?”


“음··· 제가 상상이 안 돼서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사용이 어렵지 않으면 돈을 지불할 것 같습니다. 짐꾼이 무겁게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이런 휴식 공간을 갖는 건 상당한 장점이 될 것 같네요.”


성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성준은 엄손이 덕분에 토벌팀의 고충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했다.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 혁신적이라는 생각은, 성준만의 착각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강지운도 성준과 생각이 비슷한 걸 보면, 성준만의 착각은 아닌 듯했다.


강지운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성준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건 갑자기 왜 물어보십니까? 설마··· 성준 님이 없어도 이 공간에 들어올 방법이 있는 겁니까?”


성준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준은 현재 이 좌표를 3번에 저장하고, 외쳤다.


“그린 게이트 양도 3번.”


그러자 강지운의 상태창에 무슨 문구가 떴는지, 멍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읽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뭡니까?”


“한번 사용해 보실래요?”


강지운은 당황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강렬한 호기심에 이끌린 듯 스킬을 사용했다.


“···그린 게이트.”


우웅-.


너무도 쉽게 열리는 그린 게이트.

게이트는 좌표의 중심이 되는 곳과 이어져 있었다.


강지운이 귀신에 홀린 것처럼, 게이트에 손을 휘적였다.

그러자 조금 떨어진, 좌표의 중심에서 손이 뻗어져 나왔다.


“허···.”


성준도 그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다가, ‘관리자 기능’을 떠올렸다.


“손 좀 빼보실래요?”


강지운이 손을 빼자, 성준이 ‘관리자 기능’ 중 하나를 사용했다.


“그린 게이트 3번 회수.”


파팟-.


그러자 텔레비전이 꺼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게이트가 흩어졌다.


‘···이런 느낌이구나.’


강지운이 입을 벌린 채로 성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물어보세요.”


“도대체 특성명이 어떻게 됩니까?”


성준이 볼을 긁적였다.


강지운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지, 손을 휘저었다.


“그냥 생각없이 물어본 겁니다. 굳이 답은 안 해주셔도 됩니다.”


성준이 피식 웃었다.


“너무 대단한 걸 생각하진 마세요. 별 게 아니라서 말 못하는 거니까.”


그런 말이 오히려 더욱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강지운의 빛나는 눈동자를 무시하고, 성준이 말했다.


“그보다 아까 상태창에 어떤 식으로 떴는지 저도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아, 명령어와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최대 한 개까지만 게이트를 열 수 있고, 부여받은 공간을 넘어갈 수 없다고 적혀 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게이트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다는 설명도 봤습니다.”


“다른 사람도 양도를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네요.”


강지운이 말해준 것을 바탕으로, 성준은 능력을 점차 익혀갔다.


그러면서 이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또 무엇을 해야할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런 방식이면 굳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겠어. 그리고···.’


이 능력은 짐꾼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렇게 되면, 기존 짐꾼들이나 신규 F급 헌터들은 일자리를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성준이 원하지 않았다.


‘···나는 모두 챙긴다.’


호구가 되겠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성준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

성준은 그런 방식을 구상하면서 강지운에게 말했다.


“저랑 일 하나 합시다.”


“···일이요?”


강지운은 성준이 그런 제안을 해준 것에 가슴이 설레이면서도, 도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한 듯했다.


“예. 저는 지금부터 이 능력을 제대로 써먹을 생각입니다.”


그렇게 성준의 설명은 꽤 오랜 시간 이어졌다.


* * *


최근 흉흉한 분위기를 풍기던 세계는 또 한 번 큰 충격에 빠졌다.

B급 게이트 랭킹에 그 누구도 엄두를 낼 수 없는 기록이 남겨졌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의문의 파티에게 강력히 경고했던 미국조차 조용해진 어느 날.


한국에서는 보다 더 충격적인 소식이 사회를 강타했다.

그 소식은 협회에서 올라온 한 공고로부터 시작됐다.


[실험 파티 구합니다.]

[내용: 짐꾼 없이 토벌에 참여하실 실험 파티 구합니다······.]


그러나 이 공고는 큰 반발을 샀다.

실험 파티를 구하는 목적과 다르게, 그 조건이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짐꾼을 대신할 아공간 400만원 지불.]

[토벌 과정 전부 공개.]

[토벌 수익 투명한 공개.]


이에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얘네는 실험 파티를 구하는 거냐, 호구를 구하는 거냐?

-협회가 협회짓 하네.

-아니 평범하게 짐꾼 데리고 가면 150만원에 잡일까지 다 시키는데, 무슨 400만원ㅋㅋㅋ

-심지어 저 금액이면 F급 게이트는 오히려 손해보면서 토벌함ㅋㅋ


물론 협회도 염치는 있었다.

이런 과감한 조건에 참여해주는 실험 파티에게 다음과 같은 혜택을 부여했다.


[추후 아공간 서비스 실행 시 상시 50% 할인.]


-아니ㅋㅋㅋ 그래도 짐꾼이 50만원 더 싸다고요.

-짐꾼 가방도 아공간 아님? 쟤네가 말하는 아공간이 도대체 뭐길래 저럼? 그 아공간이 잡일도 해줌?

-누가 함 신청해봐 ㅋㅋㅋ 궁금하긴 하네.


싸늘한 반응은 그대로 현실이 됐다.

기존 시스템에 적응한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했고, 더군다나 손해가 확실한 실험에 참여할 파티는 없는 것처럼 보였다.


남은 것은 싸늘한 반응과 논란거리뿐···.


그리고 어느 토벌팀의 개인 사무실.


“성준 님, 이거 큰 일 났는데요?”


토벌팀으로 이적한 강지운이 말했다.

성준도 머쓱하게 웃으며 답했다.


“하하···. 논란이 되면 한 명 쯤은 신청할 줄 알았는데, 각성자 중에 관종은 없나 봐요.”


“SNS 스타는 몇 명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저희가 글을 잘못 쓴 것 같습니다.”


성준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맡겼다.


“···어쩔 수 없죠. 기반이 마련되면 제대로 홍보를 해보자고요.”


강지운이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성준은 현재 그린 게이트에서 나는 특별한 과일들을 협회의 거래소에 판매하는 과정 중에 있었다.


감정사들이 가격을 책정하는 중이어서, 아직 팔진 못했지만···.

과일들을 팔아서 번 돈으로 사업 기반을 마련할 생각이었다.


성준의 계획대로만 흘러간다면, 사냥처럼 돈도 자동으로 벌리는 셈이 아닐까?


‘물론, 이런 식이면 자리를 잡는 동안에는 꽤 힘들겠지.’


성준이 작게 한숨을 내쉴 때였다.


“와, 왔습니다···.”


“네?”


강지운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핸드폰을 들고 성준에게 다가왔다.


“신청 왔다고요! 그것도 1000만 SNS 팔로워 이수연 한테서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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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4) 24.08.22 92 6 13쪽
16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3) 24.08.20 134 9 14쪽
15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2) 24.08.19 136 7 13쪽
»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1) 24.08.18 158 7 12쪽
13 랭커(7) (수정) +1 24.08.17 184 6 14쪽
12 랭커(6) 24.08.16 208 9 13쪽
11 랭커(5) +1 24.08.16 209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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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랭커(3) 24.08.12 260 8 13쪽
8 랭커(2) +1 24.08.11 274 10 12쪽
7 랭커(1) 24.08.09 290 8 13쪽
6 세계 최강 짐꾼(5) +1 24.08.08 313 11 14쪽
5 세계 최강 짐꾼(4) 24.08.07 334 11 13쪽
4 세계 최강 짐꾼(3) 24.08.06 361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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