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아공간으로 인생 역전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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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백곰
작품등록일 :
2024.08.03 18:20
최근연재일 :
2024.08.2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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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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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커(3)

DUMMY

E급 게이트에 들어가기 하루 전,

사람의 발길이 끊긴 폐건물 안에서, 성준이 입을 열었다.


“그린 게이트.”


초록색 게이트가 앞에 나타났다.

그 너머를 들여다본 성준이 생각했다.


‘열리는 위치는 랜덤인 것 같고···.’


F급 게이트의 보상은 나중에 가져오고, 내부부터 구경할 생각으로 발을 들였다.


퀘퀘했던 폐건물에서 그린 게이트로 넘어가니, 상쾌함의 차원이 달랐다.


“우와···.”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환경이었다.

생명체에게 가장 적합한 기온과 습도.

그리고 보는 것만으로 안정감을 주는, 흔들거리는 풀들.


성준이 지그시 눈을 감고,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그것만으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

하지만 머리가 맑아졌기에, 성준은 목표를 더욱 분명히 할 수 있었다.


‘이럴 시간이 없지. 쉴 생각으로 여길 들어온 게 아니잖아.’


그린 게이트는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기분을 좋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성준은 그 정도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배부른 소리가 아니었다.


‘레드 게이트가 특별했던 것처럼, 같은 특성에서 나온 스킬인 그린 게이트도 무슨 특별한 능력이 있을 거야···.’


성준은 그것을 찾아내고 싶었다.

다만 성준의 걸음으로 그러한 것들을 알아내기엔, 그린 게이트가 너무 넓었다.


“어쩔 수 없지, 레드 게이트 선택.”


우웅-.


성준의 앞에 붉은 게이트가 생성되고, 엄손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규.”


엄손이는 F급 게이트가 마음에 들었는지, 방금까지 그곳에 있던 것 같다.


“너도 여기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지 않아? 같이 찾아보자.”


“규!”


엄손이는 그러한 성준을 태우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꽤 거침없는 모습에 의문이 들었다.


‘···뭐를 알고 가는 건가?’


하지만 그러한 의문도 잠시.

성준은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에, 주변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었고, 지구에서 볼 수 없는 식물들이 가득했다.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됐다.

하지만 성준의 힐링은 다른 의미에서 힐링이었다.


‘여기에 리조트 같은 걸 지어도 되려나? 이 정도 분위기면 숙소비를 제법······.’

‘잠깐만··· 저 꽃은 뭐지? 게이트에서 발견한 보석이 매우 비싸게 팔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성준은 쉬고 싶은 욕구보다, 상승욕이 당장에는 더 큰 편이었다.

때문에 성준과 순수한 힐링은 정서가 맞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주변을 구경하고 있자니, 전방에서 익숙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는··· 엄손이 집이잖아?”


어둡게 물든 하늘과 갈라진 땅.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 경계 너머로 펼쳐져 있었다.


“규!”


엄손이가 다소 들뜬 움직임으로 그곳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고 보니, 저쪽에 있는 숲도 저번에 봤었지···.’


그린 게이트는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아니라, 이전에 성준이 진입할 수 없었던 곳과 연결된 게이트인 듯했다.


엄손이는 그 경계의 앞에서 멈춰섰다.

아무래도 저번에 성준이 튕겨나갔던 게 생각난 모양.


성준이 엄손이의 등껍데기에서 조심히 내려왔다.


푸른 들판에서 엄손이의 땅으로 바뀌는 경계에 팔을 뻗어 봤다.

그러자 너무도 쉽게 통과하는 팔.


‘···통과 조건이 그린 게이트 스킬의 해금이었나?’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도대체 이 그린 게이트는 무슨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건데?’


약간의 답답함을 느낀 성준이 엄손이를 바라봤다.

여기가 레드 게이트와 연결된 곳이라면···.


이곳에 사는 엄손이는 뭔가를 알고 있지 않을까?


“···엄손아. 원주민으로서 이곳의 특산품을 소개해줄 수 있겠니?”


엄손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크흠··· 나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이것만큼은 보여줘야 된다. 그런 거 없을까? 특별한···.”


그제서야 엄손이가 다시 타라는 듯, 고개를 숙였다.


성준은 민망함을 뒤로 하고, 엄손이에게 올라탔다.


엄손이는 고민도 없이, 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향했다.

하지만 성준의 기대감은 조금씩 떨어졌다.


‘내가 너무 허황된 기대를 한 건가?’


숲에 들어오자, 그저 지구에서 볼 수 없었던 식물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이상의 특별함은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그린 게이트는 안전함과 편안함이 전부일 수도 있겠다.

스킬 설명부터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설명: 안전 지역과 연결된 게이트를 소환합니다.]


성준이 혀를 찼다.


‘···쓸데없이 눈만 높아져가지곤. 이 정도도 충분히 특별한 거지.’


그린 게이트는 게이트 내부에서 마음대로 열 수 있는 스킬이었다.


평균적인 토벌 시간은 6시간.

일반인의 몸으로 스파링 따위를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고작 5분만 주먹을 휘둘러도 사람이 지친다는 것을.


비록 마력의 수혜를 입었으나, 각성자도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다.

때문에 대부분의 토벌은 2~3번의 휴식을 가진다.

그 지옥 같은 게이트의 환경에서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성준의 그린 게이트는 엄청난 가치를 지닐지도 몰랐다.

휴식의 질은 각성자의 컨디션을 좌우한다.

비록 낮은 등급의 게이트에선 수요가 적을지 몰라도, B급 이상의 게이트에선 수 억원을 주고서라도 성준을 고용할 가치는 충분했다.


‘그래··· 내가 원했던 안전하고 건전하게 돈을 버는 능력이잖아. 만족하자···.’


성준은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엄손이의 걸음이 멈춘 순간, 마음을 다잡았음에도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사과 나무?”


엄손이가 내려준 곳은, 넓은 호수였다.

그리고 호수 옆에는 사과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물론 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과와는 달랐다.


황금빛의 사과.

번쩍번쩍이는 게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봤자, 먹는 것에 불과하지.’


엄손이가 사과 나무에 다가가서 사과 한 개를 땄다.

성준이 실망을 감추고, 웃으며 말했다.


“그걸 먹고 싶었구나?”


그러나 엄손이는 사과를 먹지 않고, 성준에게 건넸다.


“응? 나는 괜찮아. 배도 안 고프고···.”


솔직히 먹기 두려웠다.

번쩍이는 황금색 사과라니, 잘못 먹으면 죽는 거 아닐까?


하지만 엄손이는 사과를 물고 있는 주둥이를 성준에게서 치우지 않았다.


“지, 진짜 괜찮다니까?”


그럼에도 엄손이는 주둥이를 빼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가까이 들이댔다.

아무래도 성준에게 주려는 의지가 확고한 듯하다.


“윽··· 알겠어. 먹어볼게.”


성준은 어쩔 수 없이 사과를 받고, 호수에 다가갔다.


‘위생은 철저히···.’


엄손이의 목에는 블랙홀도 있다.

입으로 물어준 걸, 그대로 먹기는 좀 그랬다.

상처받는 건 아니지?


그렇게 물로 잘 씻어낸 사과를, 작게 한 입 베어물었다.


그 순간. 성준의 몸은 뻣뻣하게 굳을 수밖에 없었다.


맛? 특별하다.

하지만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D급 황금 사과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마력 적응력이 상승합니다.]


‘···뭐, 뭐가 상승해?’


성준은 각성을 했을 때와 비슷한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 어디에도 마력을 늘려주는 물질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한 효과를 지닌 아이템도, 고작 마력 보조가 전부이지.

마력 자체를 늘려주는 아이템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미··· 미쳤다. 잠시만, 내가 헛 것을 본 건가?’


성준은 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면서, 입을 열었다.


“상태창.”


[레벨: 15]

[특성: 아공간 커넥터]

[마력 적응력: 1] [+313]

[각성 포인트: 0]


상태창에는 마력 적응력에 추가 수치가 붙어 있었다.


“크아아악. 엄손아!”


“···규.”


성준이 부르짖자, 엄손이가 살짝 당황했다.

저번에 부르짖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번역기 스킬이 있는 탓이다.


“크흠.”


덕분에 텐션을 낮출 수 있었다.

그리고 호수에 다녀오면서 알게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이곳에는 고작 사과 나무 한 그루만 있는 게 아니었다.


척 보기에도 특별해 보이는, 온갖 과일들.

그 중에는 성준이 처음 보는 형태의 과일도 수두룩했다.


‘그래, 애초에 꽃이 피었다는 건··· 열매도 맺을 수 있다는 뜻. 하나씩 효과를 확인해보자.’


그렇게 성준은 엄손이의 도움을 받아서, 온갖 과일을 수확한다.


* * *


다음날, 눈이 돌아간 성준이 중얼거린다.


“그런 미친 아이템이 있을 줄이야······.”


성준은 그렇게 정신이 팔려서 게이트에 들어갔고, 성준이 사라진 자리에 강지운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미치겠네··· 이걸 어떡하지?’


강지운은 E급 게이트 앞에서 망설였다.

그는 팀장을 믿었다. 팀장이 예상한 것처럼, 성준은 특별한 각성자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라도 특별한 각성자가 아니라면?

그저 불행한 인생을 살아오고, 유일한 기회인 각성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된 불우한 사람이라면···.


강지운은 그런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한 성격으로 인해서, 성준에게 사비로 3,000만원을 보낼 정도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선택의 기로에 섰다.


‘들어가면··· 임무는 실패다. 하지만··· 사람을 구할 수도 있는 일이다.’


E급 게이트 앞에 선 성준의 표정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초점을 잃고 무어라 중얼거리는 게, 꼭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보였다.

이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모를까···.

강지운은 두 눈에 똑똑히 그 모습을 담아 버렸다.


그리고 이렇게 망설이는 순간에도 시간은 흐른다.


‘젠장!’


결국 강지운이 발을 뗐다.

뗄 때는 무거웠지만, 한 번 움직인 발은 아주 빨랐다.


그리고 강지운이 E급 게이트에 반쯤 몸을 집어넣은 순간.

눈 앞에 시스템 공지가 떴다.


[업적 공지: E급 게이트 최단 기록 갱신, 2분 57초]


‘2분 57초? 완전히 미쳤군. 도대체 어느 파티가···.’


그런데 이상했다.

자신이 통과하고 있는 이 E급 게이트가 묘하게 진동하는 듯했다.


“어?”


강지운이 약간 당황해서 외마디를 뱉었다.


하지만 이미 움직인 몸이 게이트를 완전히 통과했고,

내부에 들어온 강지운은 그런 것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다.


“흐아아아악!”


내부는 지옥 그 자체였다.

땅은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로 갈라져 있었고, 그 틈으로 용암이 솟구쳤다.


어둡게 물든 하늘. 그리고 뜨거운 증기는 B급 상위 헌터인 강지운조차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끄아악!”


고통에 몸부림쳤다.

순식간에 온몸이 화상을 입은 것 같았다.


강지운은 털썩 쓰러졌고, 게이트를 벗어나기 위해 몸을 질질 끌었다.

땅바닥을 손으로 짚을 때마다 손바닥이 고기처럼 익는 느낌이었다.

성준을 구할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의 고통이었다.


그렇게 게이트에 손이 닿으려는 순간.

강지운의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당신이 왜 여기에.”


강지운이 젖먹던 힘까지 짜내서 고개를 들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얼굴을 확인한 순간, 강지운은 허탈하게 웃었다.


박성준.

이 지옥 같은 환경에서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상태로, 강지운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까의 그 눈. 초점을 잃은 눈동자로 말이다.


강지운은 그 모습을 보고서 온몸에 힘이 빠졌다.


E급 게이트가 닫히고 있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보고, 스르륵 눈을 감았다.


*


“여, 여기서 눈을 감으시면 안 됩니다. 그린 게이트!”


성준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도대체 이 사람은 여길 왜 왔단 말인가.


강화 포인트를 얻어서, 흥분되는 마음으로 그린 게이트의 특수 능력을 확인하려고 했건만.


‘확인은 언제든 할 수 있는 거니까···. 우선 이 사람부터 어떻게 해야겠다.’


성준은 그린 게이트를 소환해서 강지운을 밀어 넣었다.


강지운의 몸은 매우 뜨거웠지만, 이 열기는 엄손이의 능력에 의한 것이다.

성준이 만진다고 피해를 입진 않았다.


‘···그보다 이 사람 상태가 너무 심각한데.’


빨갛게 익다 못해서, 물집이 잡히고 있었다.

이대로면 온몸에 흉터가 생길 지경이었다.


“미치겠네. 각성자의 몸으로도 이렇게 될 정도라고?”


엄손이의 능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달으며, 성준은 복숭아를 꺼냈다.

어제 확인한 바로, 복숭아는 회복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이렇게 심한 상태가 이걸로 나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거라도 해야 한다.

성준은 강지운의 입을 살짝 벌려서, 복숭아를 쥐어짰다.


투두둑-.


즙이 조금씩 강지운의 목구멍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성준은 불안한 마음으로 그 모습을 지켜봤고, 이번에는 황금 사과를 꺼내서 같은 짓을 반복했다.


‘마력이 높아지면 회복 능력도 높아지겠지···.’


비록 사람은 조금 이상했으나, 얼마 전 성준에게 호의를 보여준 사람이었다.

이렇게 다쳐서 성준의 마음이 좋을 리 없었다.


성준은 초조한 마음으로 사과까지 짜냈다.


그리고 복숭아를 더 가져올까 고민하는 사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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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2) 24.08.19 136 7 13쪽
14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1) 24.08.18 158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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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랭커(6) 24.08.16 208 9 13쪽
11 랭커(5) +1 24.08.16 210 8 12쪽
10 랭커(4) +2 24.08.14 234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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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세계 최강 짐꾼(5) +1 24.08.08 313 11 14쪽
5 세계 최강 짐꾼(4) 24.08.07 335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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