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아공간으로 인생 역전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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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백곰
작품등록일 :
2024.08.03 18:20
최근연재일 :
2024.08.2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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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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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랭커(4)

DUMMY

강지운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둘러봤다.


드넓은 평야.

낯설지만 편안함을 자아내는 분위기가 한 눈에 담겼다.


“내, 내가 왜 여기에 있지?”


강지운이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기억을 되짚었다.

기억이 선명하진 않았지만, 얼핏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었다.


성준을 쫓아 E급 게이트에 들어왔고,

거기서 불지옥에···.


“크아악!”


기억이 얼추 돌아온 강지운은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마치 몸에 불이 붙은 사람처럼, 자신의 몸을 더듬거렸다.


끔찍한 고통이, 고통이···.


‘······어라? 왜 멀쩡하지? 이렇게 생생한 기억이··· 꿈이었다고?’


강지운이 기억과 현실 사이에 큰 괴리감을 느낄 때였다.


“일어나셨네요?”


양 손에 복숭아를 든 성준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강지운이 침을 꼴깍 삼키며 생각했다.


‘아니··· 현실이다.’


기절해 있던 자신, 지구와 동 떨어진 낯선 환경, 기억 속 마지막에 등장한 성준, 그리고 자신의 등 뒤에 있는 게이트······.


모든 것들이, 강지운의 끔찍한 기억은 꿈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한 점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그 불지옥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강지운은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어렵지 않게 낼 수 있었다.


‘저 사람이 사용한 스킬··· 인가?’


강지운 자신을 충분히 위협하고, 스킬을 취소한 것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니까, 오소소- 소름이 돋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엄청난 스킬을 사용했을 거라 추측되는 성준에게서 마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강력한 스킬을 사용하면서, 마력은 느껴지지 않는 존재.

강지운은 비슷한 사람을 이미 알고 있었다.


협회장.


‘내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저 사람은 최상위 S급과 견줄 수 있을 정도의 괴물이다···.’


B급 상위 헌터인 자신을 가볍게 기절시키고, 또 말끔하게 회복시켰다.

그야말로 초월적인 능력···.

강지운이 생각을 고르며 입을 열었다.


“제, 제가 왜 여기 있는 거죠?”


상대는 정체를 숨기려는 괴물이었고, 자신은 그 괴물의 정체를 알게 됐다.

알게 된 과정이 좋지는 않았다.

뒤를 쫓다가 걸린 셈이었으니까.


강지운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강력히 어필해야 했다.


그러나 강지운의 말에, 성준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답했다.


“···저런, 기억이 나지 않으세요?”


성준이 어느새 지척까지 다가왔다.

강지운은 티를 내지 않았지만,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네. 정말로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입니까?”


“설명하면 복잡합니다. 우선 아픈 곳은 없나요?”


강지운이 얼떨떨한 표정을 연기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기절을 했었습니까?”


다행히 강지운의 필사적인 연기는 통한 듯했다.


성준이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음···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단 말이죠?”


“네, 보아하니 게이트 내부 같은데··· 제가 여길 왜 성준 씨와 들어온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정신계 스킬에 당했던 게 아닐까요?”


성준이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냥 정신이 어떻게 된 건 아니구요?”


“···그럼요. 성준 씨는 ‘F급’이라서 잘 모르시겠지만, 저는 B급 헌터입니다. 스킬에 당하지 않은 이상,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죠. 저는 지금 아주 멀쩡합니다.”


성준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의심을 피할 순 없겠으나, 이보다 더 완벽하게 연기할 수는 없으리라.

강지운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성준이 무슨 말을 더 꺼내기 전에 선수를 쳤다.


“어쩌면··· 다른 피해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성준 씨는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천천히 나오시죠. 제가 먼저 밖을 둘러보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강지운이 급하게 일어났다.

말은 침착하게 했지만, 몸은 공포를 이겨내지 못한 탓이다.


“잠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다 알아서 해결하겠습니다.”


강지운은 성준의 말을 끊고는, 초록색 게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다만 성준이 무슨 짓을 할까 두려웠기에, 집중은 성준 쪽으로 고정된 상태였다.


“아니 뭘 알아서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러나 강지운은 그 뒷말을 들을 수 없었다.

이미 그린 게이트를 통과해버렸으니까.


“···거기 출구 아니에요.”


심지어 그린 게이트는 지구가 아니라 E급 게이트 내부와 연결된 상태였다.


“흐아아악!”


그렇게 강지운은 다시 기절했다.


* * *


“···미치겠네.”


강지운을 다시 그린 게이트 내부에 눕힌 성준이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나보고 F급이라고 극딜을 박더니, 저긴 왜 또 들어가?’


성준이 강지운에게 복숭아 2개를 추가로 먹였다.


꿀렁꿀렁-.


상처가 천천히 회복되는 모습을 확인하고, 강지운에게서 관심을 돌렸다.

앞서 복숭아로 완벽히 회복한 것을 확인했다.

굳이 걱정까지 두 번 할 필요는 없으리라.


‘그보다 그린 게이트의 위치를 지정할 수 없는 게, 생각보다 불편하네.’


만약 그린 게이트의 위치를 지정해서 열 수 있었다면, 강지운이 다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게 불가능한 지금은 지구와 연결된 게이트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결심한 성준이 입을 열었다.


“상태창.”


그러자 그린 게이트의 특수 능력 선택창이 나타났다.

아까 강지운이 일어나기 전에, 설명을 대충 읽기는 했다.


[특수 능력 ─ 좌표 설정]

[설명: 좌표를 설정하거나 위치를 생각하면 해당 위치와 연결된 게이트가 열립니다.]


[특수 능력 ─ 수호자 선택]

[설명: 그린 게이트에서 다른 생명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수호자를 선택합니다.]


[특수 능력 ─ 능력 강화]

[설명: 그린 게이트에서 나는 특별한 과일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그 설명을 읽은 성준이 내용을 정리했다.


‘돈이 되는 건 능력 강화, 편의성은 좌표 설정.’


수호자 선택은 솔직히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당장에 선택할 특수 능력은 이미 정했기에.


[정말로 특수 능력 ─ 좌표 설정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적당히 불편해야지. 그린 게이트가 좁은 것도 아니고···.’


물론 생각은 이렇게 했지만, 충분한 계산이 수반된 선택이었다.


강화 포인트는 D등급 랭킹 업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얻을 수 있다는 확신.

그 기간 동안 좌표 설정이 가져올 효용을 고려하면, ‘좌표 설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특수 능력 ─ 좌표 설정을 흭득하셨습니다.]

[사용 명령어 ‘좌표 설정’을 통해 좌표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사용 명령어 ‘그린 게이트 선택’을 통해 연결된 게이트를 열 수 있습니다.]


역시나 설명으로 모든 것이 이해되진 않았다.

성준은 어쩔 수 없이 사용하면서 터득하기로 마음 먹었다.


“좌표 설정.”


성준이 명령어를 사용하자, 그린 게이트 내부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게이트 내부에 일정 간격으로 땅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생성됐다.

그리고 화살표의 위에는 (1321 , 285231) 같은 좌표가 보였다.


‘좌표가 조금 괴랄한데···. 저장은 어떻게 하지?’


이런 괴랄한 숫자라면, 몇 개 외우지도 못할 것이다.


막막함을 느낀 성준이 가장 가까운 좌표에 다가갔다.

그 화살표에 손을 가져다 대자, 시스템 문구가 나타났다.


[해당 좌표를 1번에 저장하시겠습니까?]


‘이런 방식이었구나···.’


처음엔 조금 귀찮겠지만, 중요한 좌표를 여러 개 저장해두면 매우 편해질 것 같았다.


‘그리고 분명 스킬 설명에서, 위치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지.’


성준은 일전에 과일이 왕성하게 열렸던 호수를 생각하며 소리쳤다.


“그린 게이트 선택.”


그러자 성준의 앞에 초록색 게이트가 생성됐다.

그 너머에는 사과 나무와 호수가 보였다.


“하하···.”


생각만으로 원하는 곳과 연결된 게이트가 열렸다.

성준은 이 순간만큼은 스스로가 위대한 마법사가 된 것만 같았다.


묘한 감정을 느끼며, 그린 게이트를 통과해봤다.

호수로 넘어온 성준의 입꼬리가 절로 찢어졌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린 게이트 선택.”


이번에는 성준의 집을 상상하면서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나 지구를 도착 지점으로 선택할 수는 없는 듯했다.


[연결할 수 없는 위치입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스킬을 얼추 파악한 성준은 간단한 작업을 시작했다.


“그린 게이트 선택.”


우선은 지구와 연결된 그린 게이트로 이동해서, 잠시 그린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강지운이 있는 곳으로 그린 게이트를 생성했다.


‘말 한 번으로 순간이동을 하다시피 하니까, 꼭 신선이라도 된 것 같네.’


성준은 괜스레 뒷짐을 지며, 그린 게이트를 통과했다.

스킬이 사람을 만든다.


그러나 그린 게이트를 통과한 성준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정신을 차린 강지운이 걸음을 옮기다 만, 어정쩡한 자세로···.

성준 쪽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그러고 서 있으세요?”


강지운의 얼굴이 하얗게 물들었다.


“아··· 그게···.”


강지운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묘한 대치가 이어졌다.


성준도 꺼림칙한 부분이 있는 탓이다.


‘···게이트가 만들어지는 것도 본 건가?’


성준은 아직 자신의 능력을 드러낼 생각이 없었다.

적어도 스스로를 지킬 수단이 마련된 다음에,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드러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계획이 조금 틀어졌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강지운은 성준의 뒤를 캐는 듯했다.

그리고 성준은 꽤 많은 것을 들킨 것 같았다.


‘강지운이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만···.’


저 쪽이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이상, 성준은 엄손이를 이용한 협박도 생각하고 있었다.


각성자 세계를 살아가려면 이런 냉정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현승의 사례를 통해 깨달았다.


“레드 게···..”


성준이 엄손이를 부르려고 할 때였다.


“···죄, 죄송합니다! 목숨만 살려주시면 오늘 일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강지운이 무릎을 꿇고 처절하게 외쳤다.


성준은 상당히 당황스러웠지만, 강지운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판단이었다.


초월적인 각성자의 뒤를 쫓다가 걸렸고, 온몸이 타오르는 고통으로 경고를 받았다.


강지운은 그 경고를 무시하고, 기억이 안 나는 척 성준을 기만했다.

그러나 성준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속지 않았다는 듯···.

강지운이 게이트를 넘어서 탈출하려는 순간. 또 온몸이 타오르는 고통으로 자신을 기절시켰다.


그리고 다시 일어났을 때는 분명 성준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도망치려고 마음을 먹은 순간. 귀신같이 나타났다.

뒷짐까지 지면서 아주 여유로운 모습으로 말이다.


‘벗어날 생각은 의미가 없다는 건가···’


자신을 언제 어디서든 죽일 수 있는 사람.

강지운이 생각하기에, 성준은 그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어설프게 행동하지 말고, 확실하게 행동하라고.


강지운이 평소 정의감이 넘치긴 했으나, 목숨을 걸고 막무가내로 달려들 정도의 인물은 아니었다.

그랬으면 이현승도 진작에 조졌을 것이다.


어쨌든······.


“살려주시면··· 모든 것을 말씀하겠습니다.”


성준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이 마음에 들면요. 어디 한번 말해보세요.”


성준의 말에, 강지운이 침을 꼴깍 삼켰다.

역시 성준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불쌍한 가면 뒤에 이런 어마무시한 모습이 숨겨져 있었다니···.


“···우선, 성준 씨의 뒤를 캔 것은 정말 죄송합니다. 나쁜 의도가 있었다기 보단 팀장님께서 성준 씨가 특별한 각성자라고 생각······.”


강지운은 정말로 모든 것을 구구절절 설명했다.


성준은 잠자코 그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끝날 무렵 강지운이 말을 덧붙였다.


“원하신다면··· 거짓으로 보고서를 작성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살고 싶어서,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애초에 성준의 뒤를 캔 것은 과정에 불과했다.


성준이 특별한 각성자인지 파악하고, 협회에 영입하는 것까지가 최종 목적이었으니까.


원래는 팀장님께 보고를 올리고, 적당한 절차를 밟는 게 원칙이겠지만···.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지.’


이제는 호감을 사고, 성준을 협회로 천천히 끌어들일 단계였다.


하지만 성준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강지운의 예상과 사뭇 달랐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성준은 남을 완전히 믿지 않는 편이기도 했고, 굳이 강지운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고 싶지도 않았다.


“···네?”


강지운이 고개를 갸웃하자, 성준이 입꼬리를 비틀며 말했다.


“대신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무슨 부탁을···.”


"5일. 보고는 5일만 늦게 올려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기간 내에 C급, B급 게이트 토벌권을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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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3) 24.08.20 134 9 14쪽
15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2) 24.08.19 136 7 13쪽
14 토벌에 짐꾼이라는 포지션은 없던 겁니다(1) 24.08.18 158 7 12쪽
13 랭커(7) (수정) +1 24.08.17 184 6 14쪽
12 랭커(6) 24.08.16 208 9 13쪽
11 랭커(5) +1 24.08.16 210 8 12쪽
» 랭커(4) +2 24.08.14 234 7 13쪽
9 랭커(3) 24.08.12 260 8 13쪽
8 랭커(2) +1 24.08.11 274 10 12쪽
7 랭커(1) 24.08.09 290 8 13쪽
6 세계 최강 짐꾼(5) +1 24.08.08 313 11 14쪽
5 세계 최강 짐꾼(4) 24.08.07 335 11 13쪽
4 세계 최강 짐꾼(3) 24.08.06 362 10 13쪽
3 세계 최강 짐꾼(2) 24.08.05 364 11 12쪽
2 세계 최강 짐꾼(1) +2 24.08.04 431 10 13쪽
1 각성 (수정) +2 24.08.03 515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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