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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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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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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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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권신(2)

DUMMY

새로운 권신(2)


“전하! 최근 청국과 양이들과의 전쟁에서 청국이 크게 패했다고 하옵니다!”

“소식에 따르면 영길리라는 나라에서 만든 기계는 수십 척(尺)이 넘고 철로 만들어져 총칼들을 튕겨내며 성벽들을 무너뜨린다 하옵니다!”


“일전에 양이들이 서해에 나타나 통상을 요구한 적이 있는 바 조선은 이를 대비하여야 합니다”


“경들의 말이 옳다”


조선 말기, 의외로 서양 열강들은 조선에 접촉하기도 통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1860년까지 조선에 나타난 이양선(서양 선박)의 출현 횟수가 20회가 넘는다. 물론 대부분 정부 입장에서 보낸 요구가 아니었지만 그리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니었다.


물론 이런 통상 요구에 조선은 일괄된 쇄국 정책으로 대처했다.


이양선이 조선에 오면 상륙은 거부하되 보급품을 제공하거나 통상을 요구하면 ‘조선은 청국의 조공국으로 외교권이 없다’라고 어찌저찌 넘겼다.


“대신들의 말이 맞습니다”


(움찔!)


이산이 말을 하자 자신들이 맞는 말을 했음에도 대신들이 움찔거렸다.


“허나 과연 쇄국 그 자체가 옳은 정책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료됩니다”


“대군 자가께선 문호의 개방을 주장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영원한 쇄국은 불가능할 것이고 그러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면 현재의 청국과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겁니다”


“...”


“...”


“양이들이 청국과 전쟁을 하는 이유는 청국이 자국 시장을 닫고 개항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서양인들이(특히 영국인들) 자국내에서 아편을 팔아서 못 팔게 만드니깐 일어난 전쟁이지만 뭐 대충 비슷하니깐 이것도 써먹어야지


“허나 바로 개항을 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자세한 계획을 설명해 보거라”


“예, 전하. 조선은 약하고 서양의 열강들은 강하옵니다. 그 강대한 청국보다도 더욱 강하지요. 아무런 준비 없이 문호를 개방하게 된다면 조선은 양이들에게 시장과 경제가 종속당하고 조선의 부가 빠져나갈 것이옵니다”


“그러면 아니되지”


“암암”


“그러니 조선은 준비를 해야 하옵니다. 강도 높은 개혁으로 조선의 체급을 키운 후 개항을 해야 하옵니다”


“전하!! 개혁을 위한 관청의 설치를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전하!! 개혁을 위한 관청의 설치를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이산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신들 일부가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 그들의 말이 마치 합창과 같이 일치하는 것을 보아 이미 사전에 조율된 내용임이 확실해 보였다.


“...”


당연히 그 자리에 서 있던 다른 대신들은 지금 상황이 의건대군이 의도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저, 전하!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일부 눈치 있는 대신들은 그들을 뒤따라 무릎을 꿇었다.


“...허하노라”


그날 아주 빠르게 개혁 기구인 통리기무아문(統理機務衙門)이 설치되었다.


참고로 통리아문의 모델이 되는 청국의 총리아문의 경우 아직 설립되지 않았다.


.

.

.

.


“의건대군 세상이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가마를 타고 가는 두 대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신이 통치할 법적 근거가 없으니 아예 새로운 부서를 만들다니”


“난 사람이기는 난 사람입니다”


“그런데 너무 앞으로 나간다는 생각 안 드나?”


“무슨 말씀이신지?”


“주상의 장자가 권력을 탐한다는 것은 곳 왕위를 탐한다는 것, 의건대군은 너무 권력을 탐한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닌가 싶네”


“듣고보니 그렇습니다”


“엄연히 세자께서 계시거-”


“대감! 대감! 차사입니다”


“크, 크흠!!”


한 대신이 이산의 친위대, 검은 옷의 사병 일명 ‘차사’들이 다가오자 급하게 옆에 있는 대신의 입을 막았다


(척, 척)


차사들이 대신들을 보자 허리를 조금 숙여 인사했다


“흠흠, 고생들이 많네”


대신들이 차사를 보자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탁! 탁! 탁!)


가마꾼들이 차사를 보자 조금 더 빠르게 지나갔다


“보아하니 안동 조씨들은 세자 저하 편으로 서기를 마음 먹은 거 같은데......”


“저흰 어떻게 합니까?”


“내가 어떻게 원산 김씨나 안동 조씨의 편에 서지 않고 공조판서가 됐는지 아나?”


“...뭡니까. 그 이유가”


“가만히 있어서야, 지금도 같아 우린 그저 이 구풍(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려야지”


“......”


한 대신이 뒤돌아 검은 옷의 차사들을 보았다


“이거야 원, 주상의 자식이 아니라 권신이 아닌가”


.

.

.

.


“조선의 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패 근절입니다. 또한 이러한 패단에 압장서는 서원을 철폐하여야 합니다”


이산이 통리아문이 설치된 이후 바로 거대한 폭탄을 터트렸다


“조사 결과 서원 대부분이 비리와 부패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에 서원 40개를 제외한 모든 서원을 철폐하는 것이 옳다 사료됩니다”


“대, 대군 자가!!”


“아, 혹여 의도치 않게 서원과 연관되신 분들은 한시라도 빨리 상황을 상세히 적은 설명문과 부정히 챙긴 재물을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그날 궁궐에 쌀과 비단, 금, 은 등등 값비싼 것들이 노비들에 의해 들려왔다


“하, 그냥 진짜 다 죽일까?”


겁먹어서 알아서 갖다 바친 숫자만 해도 엄청난 양이었다. 아주 그냥 비리에 있어선 진심인 거 같다. 알아서 바친 숫자가 이 정도인 것을 보니 숨겨진 재물은 이것의 배가 될 것 같았다.


“그래 대군이 체면이 있지, 뭐 눈치 없이 계속 숨기는 놈들은 확실히 조져야겠지만”


“하하하! 조선에 이처럼 재화가 넘쳤던 적이 있나! 하하하!!”


더러운 내 기분을 모르는지 한 편에 앉아 있는 호조판서 최문수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끌끌, 서원까지 철폐하고 거기에 연관된 놈들의 재산까지 몰수하면 흐흐흐흐”


항상 빈약했던 조선의 재정


그리고 세도가로 인해 더욱 시들어 가던 조선의 재정과 그런 조선의 재정을 관리하는 호조의 수장인 호조판서에게 있어 최근 들어 기쁜 일만 넘쳐났다


“하, 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장부 하나를 움켜쥔 호조판서가 행복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 예, 걱정마세요”


죽을 만큼 야근시켜 드릴게


(드르륵)


“대군 자가”


문이 열리고 관료들이 방 안으로 들어오며 이산에게 인사했다


“다들 모였으니 시작하지”


통리아문의 주요 관료들이 모이자 이산이 말했다


“우선 내가 생각하는 조선에 가장 필요한 개혁은 이렇네”


1. 군의 체계를 정비하고 서양의 최신 무기를 도입하여 무장한다. 또한 징병제를 바탕으로 한 국민군의 창설을 준비한다

2. 서원을 포함한 대신들과 지방 관리들의 부패를 근절하고 호포제를 시행하여 조선의 재정을 늘린다.

3. 실용적인 학문을 통한 인재를 양성한다

4. 조선의 취약한 경공업을 지원한다.

5. 성장한 경공업을 바탕으로 중공업 또한 발전시킨다

6. 삼정의 문란을 바로 잡는다


“자, 그리고 여기서 자세한 사항과 추가 사항은 그대들이 만들어야 하네”


“...”


“...”


“...”


“뭐하나? 시작들 하게”


“......일단 조세의 금납화는 어떻습니까. 아시다시피 화폐의 통용이 커저야 경제도 커지는 법, 그리하면 조세를 빼돌리기도 힘들뿐더러 한성으로 옮기는 것도 더욱 쉽지 않겠습니까”


“나쁘지 않은 생각입니다. 또한 금은본위제를 위한 금과 은의 재고 또한 늘려야 합니다”


“그 부분에 있어선 조금 시간을 가지고 진행하는 게 나을 듯 싶습니다”


“구라파의 발전된 기계들을 들여야 합니다. 조선의 생산력과 공업력을 최소한의 자립 수준으로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경제가 종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사람의 제안을 시작으로 봇물 터지듯 사람들이 조선에 필요한 개혁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군 자가, 가장 큰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산의 바로 오른쪽 자리에 앉은 남자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안동 조씨”


“...”


“...”


“이 불편한 동거를 언제까지 유지하실 생각이십니까”


원산 김씨는 거의 삼족을 멸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처참히 사라졌다. 피의 숙청 당시 나는 원삼 김씨의 구심점이 될만한 사람들은 모두 죽였다. 하지만 언제나 구심점은 다시 나타나기 마련이고 다시 뭉쳐질 것 같았던 원산 김씨들은 관군을 동원하여 진압했다.


나에게는 역모라는 엄청난 무기가 있었다. 반박할 증거도 증인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관군에게 저항한다? 그 순간 바로 진짜 역모였다. 개중 이산에게 붙은 사람 혹은 숙청 도중 가치가 있는 사람 그리고 살아남은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원이 죽거나 사라졌다. 살아남은 원산 김씨의 관리들은 대부분 파직되거나 사직을 내고 고향으로 낙향하거나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또한 권세가 한번 꺾인 안동 조씨였으나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언젠가는 끝내야지”


“원산 김씨를 처리할 때 같이 했어야죠. 병조판서가 안동 조씨인데 이렇게 시간을 끌었으니 무력으로 치는 것은 물 건너 갔으니 원”


현 병조판서는 안동 조씨의 사람이다. 사실 난 빠르게 사병을 동원해 그를 억류하고 군을 통제할 생각이었으나 그는 재빠르게 궐로 등청하였다. 때문에 안동 조씨는 몇 사람만 추포할 수 있었다.


“내 그치들이 꼬리를 이렇게 빠르게 자를 줄 어찌 알았겠나”


“뭐, 그건 저도 놀랐습니다. 거 누가 가베라도 내 오거라,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피곤할 터인테”


“의금부사는 피곤할 일이 있는가??”


“있지요. 차사들을 의금부 병사로 만드느라 말입니다”


의금부의 수장 판의금부사 김의현이 손으로 눈을 가리는 시늉을 했다.


“이러다가 의금부가 오군영 중 하나로 들어서겠습니다”


“차사들이 많다는 뜻이지요?”


“그렇습니다. 어차피 의금부는 무력이 크게 필요치 않는 곳입니다. 어찌 누가 주상 전하의 명을 거부합니까”


조선에서 왕명은 절대적이었다.


일례로 조선에서 죄를 지어 추문하기 위해 의금부 병졸을 몇 명 보내 궐로 부르면 궐로 온다. 귀양을 보낼 때 호송하지 않는다. 그냥 알아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간다.


즉 조선시대에 있어 ‘왕명을 어긴다’라는 선택지는 없는 것이 인식이었다. 아니 감히 어길 생각도 하지 못하는 게 어명이다.


“역모를 막는 기관이 역모를 꾸민다는 소문이 도는 게 영 껄끄럽습니다”


“내 다른 방법을 모색해 보지”


(덜컹!)


“대, 대군자가!”


회의가 진행되는 어느 순간, 차사가 문을 열며 급하게 들어왔다


“무어냐”


“인정전으로 급히 가보셔야 될 거 같습니다”


.

.

.

.

.

.


(척! 척! 척! 척! 척!)


인정전으로 수십 명의 검은 옷의 차사들이 각을 맞추며 들어섰다


“...”


“대군 자가, 납시셨습니까!!”


허스키한 목소리, 날카로운 눈매, 자세와 풍채를 보아 추측할 수 있는 단련된 몸


“병조판서가 어언 일입니까”


조선의 병조판서, 조병국이었다


“고할 일이 있어 왔지요”


병조판서 조병국이 자신들 주위로 상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소인 조병국이 역적들의 목을 베어 가져왔사옵니다!!”


“무슨 소립니까”


“주상 전하의 신하된 입장으로써 어찌 같은 가문이라고 감싸고 돌 수 있겠사옵니까! 이에 이 조병국이 스스로 그들의 목을 베어 전하께 진상하려 하옵니다!!”


“......”


인정전 위에서 병조판서를 내려다 보는 이산


“어찌 만족이 되시옵니까?”


그리고 그런 이산을 주위의 자기 가문 사람들의 목과 함께 올려다 보는 병조판서


“대감의 충정은 온 대신들이 본받아 마땅합니다”


그래, 다음 권신은 너다 이건가?


“예사 대감!”


“예, 예! 대군 자가!”


이산과 멀리 떨어져 있는 대신들 무리에 한 노인이 대답했다. 그는 조선 관료들의 인사와 행정을 담당하는 이조의 판서였다


“역적 무리를 토벌한 병조판서에게 공을 내려야지 않겠습니까?”


“그, 그렇지요”


“인사를 담당하시는 이조판서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그것이......”


“좌의정 자리가 비어 있지요?”


“예?”


“병조판서께서 좌의정 자리면 만족하시렵니까?”


“전 그저 위에서 내리시면 받을 뿐입니다”


병조판서 조병국은 그저 표정을 유지하며 대답했다


“좌의정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병판, 아니 좌상”


“망극하옵니다”


병조판서 아니 좌의정 조병국이 허리를 숙이며 나를 노려보았다


“주상 전하와 조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나이다!”


조병국, 당신은 어떤 신하일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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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준비의 막바지(1) 24.08.24 411 8 10쪽
35 조선의 외교(2) 24.08.24 429 7 11쪽
34 조선의 외교(1) +1 24.08.23 452 5 11쪽
33 상국의 외교(2) 24.08.22 441 7 11쪽
32 상국의 외교(1) +2 24.08.21 446 5 11쪽
31 프랑스 제2 제국(2) +1 24.08.20 449 6 11쪽
30 프랑스 제2 제국(1) 24.08.19 454 5 10쪽
29 뜻 밖의 협조(3) +1 24.08.18 473 8 11쪽
28 뜻 밖의 협조(2) 24.08.18 467 8 11쪽
27 뜻 밖의 협조(1) +1 24.08.17 470 6 11쪽
26 근대화의 혈관(3) 24.08.17 483 7 10쪽
25 근대화의 혈관(2) 24.08.16 494 7 11쪽
24 근대화의 혈관(1) 24.08.15 511 7 11쪽
23 조미수호통상조약 +1 24.08.14 510 10 12쪽
22 흑선 내항(4) +1 24.08.13 515 10 13쪽
21 흑선 내항(3) 24.08.12 501 7 12쪽
20 흑선 내항(2) +1 24.08.11 514 8 10쪽
19 흑선 내항(1) 24.08.11 527 9 11쪽
18 조선통신사 +1 24.08.11 531 11 11쪽
17 개항을 위한 준비 +1 24.08.10 581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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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실패했으니 역모 +1 24.08.10 625 12 12쪽
14 근대전 24.08.09 580 12 12쪽
13 성공하면 반정 실패하면 역모 24.08.09 604 11 11쪽
12 역모(2) 24.08.09 578 9 12쪽
11 역모(1) 24.08.08 580 9 11쪽
10 평안도 민란 24.08.08 615 10 11쪽
9 방 빼 24.08.07 655 9 11쪽
8 세치 혀는 쓰기 나름이다 24.08.07 666 10 12쪽
7 청나라 사신 24.08.06 697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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