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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타이거
작품등록일 :
2024.08.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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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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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당

DUMMY

붕당


병조판서 조병국


세도가 안동 조씨의 권력가들 중 한 명이자 이제는 유일한 권력자가 된 인물. 숙청이란 칼을 아슬아슬하게 피한 안동 조씨들의 목을 자기 손으로 베어 가져다 바친 어쩌면 대담한 인물 혹은 잔혹한 인물


그리고 지금 의건대군과 함께 조선의 권력자로 떠오르는 인물이었다


“전하, 최근 일어난 민란을 속오군에서 진압에 실패한 바, 도성의 방비를 더욱 강화하심이 옮사옵니다”


“그대의 말이 옳다. 허나 봉기를 진압하는 것이 먼저 아니겠는가”


“각 절도사의 장계에 따르면 더 이상 민란이 퍼지는 것은 막았다고 하오나 방심치 않아야 할 것이며 또한 민란에 동조한 농민의 수가 꽤 많다고 합니다, 혹여 그들이 역심을 품고 도성까지 오게 된다면 그 수가 적지 않으니. 도성과 도시의 방비를 강화해야 하옵니다”


“그럼 어찌하면 좋겠는가”


“안보국을 신설하시여 도성과 조선의 방비와 치안을 정비하소서”


“...”


국왕이 고개를 돌리지 않고 이산을 보았다


“...”


이산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그저 눈을 한 번 감았다


“허하노라, 통리아문에서 안보국의 신설을 논하라”


“예, 전하!”


“최근 청국과 양이들의 전쟁은 어떠하느냐”


“여전히 청국과 구라파 열강이 치열하게 전투가 일어나고 있으나 최근 청국에서 영길리 군을 후퇴시켰다 하옵니다”


“그래?”


2차 아편전쟁에서 동원된 영국군 수는 7,000 겨우 1만도 안되는 군세로 한때나마 세계최강국이었던 청국을 무참히 이기고 있었다.


허나 그들은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부딫치고 말았다.


이번 전쟁에서 겨우 7,000의 병력을 동원한 이유로는 전쟁기계(War Machine)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증기심(Steem core)이라는 뛰어난 동력원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기계. 전쟁기계는 청국의 성벽과 군대를 부수며 잔혹하게 전진했다


허나 그런 무적의 영국군도 변수를 겪게 되니, 커다란 전쟁 기계는 적에게 큰 공포와 위력을 보여줄 수 있었으나 반대로 아주 커다란 표적이기도 했다. 의병들의 자폭 공격, 그리고 전투 시 청국 포병들의 집중 사격 대상이었던 전쟁기계는 결국 그 진격을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전쟁기계 덕분에 적은 수의 병력을 동원한 영국은 결국 후퇴하게 되었다.


이는 원 역사보다 2차 아편 전쟁을 더 길게 끌게 되는 원인이기도 했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대비책은 있어야지’


영국은 1차 아편전쟁에서 보인 청국의 추태를 보고 과신했다. 전쟁기계 없이 압도적인 승리를 이루어 냈으니 자국의 무적인 전쟁기계만 있다면 미개한 원숭이 놈들을 학살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허나 이는 잠깐의 후퇴이옵니다”


“어떤 뜻이옵니까”


이산의 말에 좌의정 조병국이 물었다


“철거인이 고장이 나 퇴각한 것이지, 청군이 영국군을 격퇴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정비를 위해 영국군이 잠시 전투를 미룬 것 뿐입니다”


“...”


“분명 전쟁이 끝나게 된다면 양이들의 손이 조선까지 닿을 터, 빠르게 변혁을 꾀하여야 하옵니다”


“이미 충분히 그러고 있지 않습니까?”


“더욱 빠르게 진행해야지요”


“여기서 더욱 빠르게라니......”


“조선 8도에 파견된 지방관들은 조정 못지않은 힘을 휘두릅니다. 이는 부패를 유발하기 쉽게 만듭니다. 이에 사법권을 분리하여 조선의 국법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독립적인 사법기관을 건설할 것을 건의드립니다”


“사법기관?”


“예, 전하. 물론 조선의 국법 또한 분리하여 모든 백성들이 판결에 있어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하옵니다”


“흐음, 대군의 말이 옳다. 뜻대로 하라”


조선의 지방관들은 권한이 크다.


사극에서 보이는 사또가 ‘저놈의 목을 베어라!!’와 같은 권한은 아니지만 사법, 행정, 군권을 가지고 있다. 내가 권력을 잡은 현재의 정권은 사실상 친위쿠데타 아니 그냥 쿠데타로 집권한 정통성이 애매한 정부이다. 왕의 장자? 세자가 있다. 서원의 지지를 받느냐? 서원을 철폐하고 있다. 아마 쿠데타의 중심이 내가 아니었다면 무너졌을 정권이다.


이런 상황에서 명분에 껌뻑 죽는 사대부들이 ‘저기 저 간악한 의건대군을 끌어내 종묘사직을 지키자!!’라는 말과 함께 봉기를 일으키고 지방관들이 그 봉기에 가담하면 조선은 즉시 내전이다.


지금이야 압도적인 숙청과 역모라는 명분을 통한 그 두려움을 바탕으로 아무런 불만이 안 나오고 있지만 결국 개혁이 계속된다면 불만은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각 지방을 향한 정부의 장악력을 늘려야 할 것이고 그 일환이 지방관의 권력 약화이다.


일단 사법을 시작으로 사실상 행정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뺏을 예정이다


“자가?”


“...”


“대군 자가”


“어, 음?”


“여기 개혁부에서 올린 보고서입니다”


“...사람이 너무 없네”


“예?”


“할 거는 많은데 할 사람이 적어”


조선은 알다시피 학문의 나라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학문이 유교와 성리학에 대부분 치중되어 있어서가 문제다. 내가 개인적으로 구라파......아니 유럽으로 유학생들을 보냈지만 그들이 다시 돌아와 중책을 맡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냥 외국 학자들 데려 올까?”


법을 정비하는 건 그냥 개혁이 아니다. 헌법을 만드는 게 아니지만 그래도 법이 그렇게 간단한 건 아니다.


저 성리학과 유교에 찌든 사람을 데려다가 만들면 조금은 빠르게 만들 수도 있지만 오히려 우리 통리아문과 의견이 달라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안 좋은 말들이 나올 수도 있다.


“미치겠네”


돈은 여유가 있다.


정확히는 지금은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이후 개혁을 이어가고 산업화를 이루게 된다면 결국 부족해진다.


“국고는 어때?”


“일단 조세의 금납화로 새어 나가는 조세를 막아 여유가 생기겠지만 지방관과 수령들의 불만이 보통이 아닙니다”


“에휴”


원 역사의 조선보다는 훨씬 상황이 낫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관리들 상당수는 세도가에게 돈을 주고 자리를 사는 매관매직으로 자리를 얻은 사람들이다. 세도가를 숙청했다고 하지만 그들에게 빌붙어 있던 모든 자들을 숙청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세도가와 그들에게 붙은 준(準)세도가들은 한마디로 병든 장기와 같다.


그들은 조선이란 사람을 병들게 하고 죽게 만들지만 정작 그들이 없다면 조선은 바로 죽는다.


때문에 그런 병든 장기들을 새것의 깨끗한 장기들로 천천히 바꿔야 한다.


“대, 대군 자가. 좌의정 대감께서 오셨습니다”


“통리아문에?”


조병국이? 왜?


“...들어오라 하게”


그렇게 관리가 좌의정 조병국을 안으로 데려왔다


“대군 자가”


이산을 본 조병국은 공손히 인사했다.


“대감, 통리아문에는 어쩐 일이오”


“하하, 좌의정으로써 오지 못할 곳입니까?”


“그럴리가요. 앉으시죠”


“잠시 자리들 비켜 주게”


“...”


(슥, 슥)


자리를 비켜달라는 조병국의 부탁에 관리들이 이산을 쳐다보았고 이산은 손을 저어 자리를 비키도록 했다


“감사합니다”


“좌의정 일은 할 만 하십니까?”


“하하, 병조판서에 있을 때보다 할 일이 적으니 좋더군요”


‘그래, 일은 별로 없겠지’


영의정, 우의정, 좌의정 일명 삼정승 이들은 조선에 관리를 지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꿈꾸었을 자리이다.


그렇다면 영의정이 가장 직급이 높은 자리일까? 그건 맞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영의정 자리는 일종의 명예직이며 대신들과 세력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중재자의 자리이다. 물론 어느 한 세력에 힘을 주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고


그렇다면 조선에서 왕 아래의 실세는 자연스럽게 좌의정이 된다.


그럼 나는 왜 스스로 자신이 다음 권신임을 선언한 조병국을 조선의 실세 자리에 앉힌 것일까? 이유는 당연하다. 안동 조씨의 군권을 빼앗기 위해서다. 만약 권력을 가지기 원했다면 좌의정으로써 병조판서를 겸임하거나 자기 사람을 앉혔어야 했다.


나는 조병국에 권력을 주었다. 하지만 대신 군권 일부를 가져왔다. 이번에 새롭게 병조판서로 앉을 사람은 무능하지 않지만 유능하지는 않고 욕심은 많지만 특정한 가문의 아래로 들어갈 의지는 없는 딱 두 세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사람으로 앉혔다.


물론 병조에서의 조병국의 영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으니 군권의 전부가 아닌 일부를 가져온 셈이다. 만약 내가 병조에 내 사람들로 앉혔다면 조병국은 그 즉시 좌의정 자리를 거부했을 것이고 곧바로 권력 싸움으로 조정은 난장판이 되었을 것이다.


즉 조병국은 내 휴전 제의를 받아들인 거다.


“최근 들어 일어난 민란을 속오군이 진압하지 못하고 한양에서 따로 진압군을 보내야 한다니. 매우 심각한 일 아닙니까”


“그렇습니까?”


“우리 조선의 군대는 원산 김씨의 부패한 정치로 약해졌습니다”


“...”


원산 김씨 때문만은 아닐걸? 저렇게 뻔뻔하게 말하는 걸 보니 저 양반도 얼굴 철판은 많이 두꺼운 것 같다.


“이에 조선의 군대를 바로 세우고자 삼군부를 다시 설치하고자 하는데 어찌 생각하십니까”


“.....”


삼군부, 군무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과거 조선 초기에 잠시 설치되었던 기관이다.


삼군부의 재설치는 원 역사에 있었던 일이다. 흥선대원군이 세도 정치로 엉망이 되었던 군부를 개혁할 목적으로 설치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통리기무아문이라는 군제를 개혁할 기관이 이미 있다는 것이다.


아마 삼군부 또한 통리아문이 설치되고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개항을 할 조선에 있어 구라파의 열강들이 침략할 의지도 들지 않도록 군을 단단히 정비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이 인간 지금 싸우자는 건가?


“그럼 병조와 통리아문이 개혁을 나서면 될 것이 아닙니까”


“하하, 통리아문은 군의 개혁만 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휴전은 끝이다. 이건가’


조병국은 나에게 군권의 일부를 맡기며 휴전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금 삼군부를 설치하여 다시 군권을 가지겠다는 것은 휴전을 파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허나 다른 개혁과 연계하기 위해 통리아문 아래에 삼군부를 설치했으면 합니다”


“...?”


“군대가 오직 병졸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병졸들에게 쥐어줄 병기, 병졸들을 먹여 살릴 식량, 그들에게 줄 봉급 등등”


...휴전 파기는 아니라는 거군


“...전임 병조판서로써 군에 관심이 많으신가 보군요”


“하하,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조병국은 지금 휴전을 파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어차피 이뤄줘야 할 군제 개혁을 두고 거래를 하는 것이다. 내 사람들로 가득한 통리아문에 자신의 사람들을 넣어 군제 개혁에 자신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될 거다.


이건 직설적으로 말하면 협박이다. 휴전을 깰지 아니면 자신에게 군권을 더 양보하고 통리아문에 한 자리를 내어 줄지. 허나 조병국은 군제 개혁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에게 협박했다. 협박이 아닌 거래로 나에게 제안했고 그 거래는 처음부터 내 손에 있던 군제 개혁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조병국에 주었고 조병국은 나에게 준 것이 없다.


확실히 이 인간, 보통이 아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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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흑선 내항(4) +1 24.08.13 515 10 13쪽
21 흑선 내항(3) 24.08.12 501 7 12쪽
20 흑선 내항(2) +1 24.08.11 514 8 10쪽
19 흑선 내항(1) 24.08.11 527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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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역모(2) 24.08.09 578 9 12쪽
11 역모(1) 24.08.08 580 9 11쪽
10 평안도 민란 24.08.08 614 10 11쪽
9 방 빼 24.08.07 655 9 11쪽
8 세치 혀는 쓰기 나름이다 24.08.07 666 10 12쪽
7 청나라 사신 24.08.06 697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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