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에서 식량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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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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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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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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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화.

DUMMY

“팀장님 인원이 부족합니다!!”


다급함이 실린 목소리가 전장에서 메아리 쳤다.


좀비들과 뒤 섞인 채 악전고투를 벌이는 헌터들로 인해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다급하게 좀비들을 막아내고는 있지만, 헌터들의 숫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


대충 잡아도 좀비들의 숫자는 50여마리는 돼 보였다.


도대체 이 많은 좀비들이 어디서 왔단 말인가?


팀장 유명하가 주위 상황을 살폈다.


현장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다.


광기로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좀비들이 무작위로 밀고 들어오고 있는 상황.


이상태로는 시민들은 물론, 좀비들을 막고 있는 헌터들까지도 전멸당할 판이었다.


그야말로 생 지옥이 다름없었다.


“조금만 버텨라, 곧 지원군이 올 것이다.”


대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유명하가 소리쳤다.


그러나 좀비들을 막고 있는 대원들의 얼굴엔 절망감만 보일 뿐.


아니, 정확히는 두려움이라는 망각에 휩싸인 상태라고 보는 게 옳았다.


“시발, 진짜...”


좀비들의 무차별 공격에 하나 둘 쓰러지는 대원들.


다행히 쓰러진 대원들 모두 죽음은 면한 상태, 운이 좋았다.


더이상은 참기가 힘들었는지 유명하가 좀비들이 모여 있는 한 복판으로 몸을 날렸다.


일단 죽을 때 죽더라도 좀비들의 침입을 최대한 저지할 생각이었다.


한 복판으로 뛰어든 유명하가 자신의 주무기인 쌍도끼를 무작위로 휘둘렀다.


머리가 잘리는 좀비.


팔다리가 잘려 나가는 좀비.


몸통이 통째로 갈라지는 좀비까지.


신위를 뽐내는 유명하로 인해 아군들의 사기가 조금씩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빨리 좀비의 코어를 파괴해!”


유명하의 외침에 다른 헌터들이 쓰러져 있는 좀비들의 코어를 파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몇 좀비들은 어느새 다시 부활해 코어를 파괴하는 헌터들을 덮치고 있었다.


하나 둘 쓰러지는 헌터들.


그 모습을 목격한 유명하가 부하들을 구하러 움직였다.


그러나 이미 많은 수의 좀비들에게 둘러싸인 상황.


몸을 빼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여기 저기 상처를 입은 유명하조차, 움직임이 점점 둔해지기 시작했다.


잘못하면 좀비들에게서 균이 옮겨붙어 자신 또한 좀비로 변할 수가 있었다.


점점 상황은 절망적으로 흘러갔다.


“그래 이판사판이다!”


이미 죽음을 각오한 상태.


설사 좀비가 된다 해도 현재 닥친 위급한 상황이 우선이었다.


어차피 지금 이 자리에서 좀비들을 막지 못한다면 모든 게 끝날 판.


시간이 흐를수록 좀비들의 기세에 헌터들은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


응!


그렇게 악전고투를 벌이던 유명하의 두 눈에 무언가 빛이 아른거리는 게 보였다.


그 빛은 헌터들이 아닌 좀비들을 점점 궁지로 몰고갔다.


“저, 저게 뭐야?”


놀란 헌터들이 하나같이 빛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느새 좀비들의 수는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


그런 좀비들을 일도 양단하며 검을 휘두르는 사람의 형체가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진혁이었다.


진혁은 1구역에 좀비들이 나타났다는 방송을 듣고 단숨에 달려온 것이다.


그리고 경악했다.


나타난 좀비들의 수는 대략 잡아도 50여마리.


그중 절반에 해당하는 좀비들의 머리위에 하얀색의 구슬들이 떠올라 있었다.


하지만 보여지는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좀비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출동한 헌터들이 점점 열세에 몰리고 있는 상태.


진혁은 망설임없이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전장으로 몸을 날렸다.


그렇게 진혁은 전장의 신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물러나 진혁의 신위를 구경하는 헌터들.


팀장인 유명하조차 경악한 얼굴로 전장을 주시했다.


“대, 대체 저자가 누구길래...”


못 보던 얼굴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정체모를 사내는 신출귀몰한 움직임으로 좀비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저, 팀장님 이제 어떻게 하죠?”


부하 헌터 한 명이 다가왔다.


유명하가 복잡한 얼굴로 머리를 마구 엉클어트렸다.


당장에 자신도 뚜렷한 방법이 없었던 것.


“일단 지켜본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정적에 휩싸인 전장엔 오직 단 한명만이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좋았어!’


진혁은 기분이 좋았다.


그토록 기대하던 쌀이 나온 것이다.


그것도 생쌀이 아닌 밥으로 지어진 즉석밥(200g) 2개가.


하지만 대다수는 전부 라면이었다.


그래도 그토록 기다렸던 쌀밥이 나오자 진혁의 가슴이 묘한 흥분으로 세차게 띠었다.


험! 험!


갑자기 들려온 헛기침 소리에 진혁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부릅뜬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거기다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모습까지, 실로 웃음을 자아냈다.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헌터 등급 시험을 보러 온 진혁입니다.”


마치 면접 보듯 진혁이 큰 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 모습에 긴장한 모습을 보이던 유명하가 조금은 풀린 모습으로 진혁을 대했다.


“등급 시험을 보러 왔다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하대.


유명하는 헌터 기동대 제1팀장이었다.


등급 시험을 보러 왔다면, 응당 자신이 시험 교관으로 참관한다.


그렇기에 망설임없이 하대를 한 것이다.


“그렇습니다.”

“믿을 수가 없군, 아직 헌터 등급조차 없는데, 그런 무위를 선보일 수 있다니.”


아직까지도 몽롱한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유명하였다.


그 만큼 눈 앞에서 펼쳐진 장관은 그 자신조차도 우러러보게 만들었다.


설사 기동대를 이끄는 2급 헌터 차성만 대장이라 해도, 절대로 그런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수는 없었다.


그때, 진혁이 언뜻 스치는 생각에 자리에서 안절부절 못했다.


“아차! 등급 시험을 신청했는데.”


이제야 생각이 났는지, 전혁이 다급한 모습으로 몸을 돌렸다.


“죄송합니다. 전 등급 시험을 치러야 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몸을 돌린 진혁이 후다닥 사라졌다.


실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었다.


등급 시험을 치르기 위해 온 시험생이 몸도 사리지 않고 혼자서 좀비들을 처리하다니.


“내 볼 좀 꼬집어봐라?”

“예?”


“빨리 내 볼을 꼬집어 보란 말이다!”


유명하의 재촉에 옆에 서 있던 부하 헌터가 억세게 볼을 꼬집었다.


크아아악!


볼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운지 유명하가 제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괜찮으십니까?”


놀란 부하 헌터가 내심 고소한 표정을 숨기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통이 조금은 누그러졌는지 유명하가 볼을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꿈은 아닌데.”


이제서야 제정신이 조금씩 돌아왔다.


그때, 일단의 무리들이 오고 있는 게 보였다.


다급한 모습의 무리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뛰어오고 있었다.


바로 2구역으로 정찰을 나갔던 헌터 기동대 2팀이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제2팀장 임상훈이 전장을 돌아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분명 보고 받기로는 습격해온 좀비들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데 습격한 좀비들은 안보이고,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만 짓고 있는 1팀원들만 보였다.


“대체 좀비들은 어디가고...”

“왜 이제야 온 것인가, 하마터면 우린 전멸을 당할 뻔했네.”


유명하가 혀를 차며 질책을 했다


“아, 아니 우린 보고를 받고 즉시 달려온 길이네, 그런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보이는 그대로야, 좀비들은 전멸했고, 우린 살아남았지.”


전장을 가리키며 유명하가 지금까지 벌어졌던 일련의 상황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 그게 사실인가?”

“그래, 정말 믿을 수 없는 모습이었어.”


들을 수록 쉬이 믿기지가 않았다.


아직 등급조차 받지 않은 시험생이 홀로 좀비 50여마리를 처리하다니.


거기다 홀로 전장의 분위기까지 바꾸어 놓았다고, 그야말로 전신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건, 좀비들을 처리한 후 시험이 있다고 사라졌단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이란 말인가?


“일단 좀비들의 잔해와 시민들의 시체를 모아 불에 태우세?”


임상훈의 권유로, 유명하가 명을 내렸다.


빨리 시체들을 태워 없애 야지, 좀비들이 흔적을 남긴 균들을 없앨 수 있었다.


그렇게 사체들을 한 곳에 모은 후, 불을 붙여 태웠다.


그리고 그때, 임상훈이 다가왔다.


“그것보다 마석은 얼마나 나왔나?”

“마석?”

“그래, 좀비들을 그렇게 많이 잡았으니, 나온 마석의 수도 상당하지 않을 거 아닌가?”


그 말에 화들짝 놀란 유명하였다.


정신이 없어서 까먹고 있었지만, 분명 좀비들을 잡으면 마석이 나온다.


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일을 처리 한건지 스스로를 심하게 자책했다.


유명하가 1팀원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모두들 챙긴 마석을 꺼내 봐라?”


그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팀원들.


서로를 보며 마석을 꺼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뭐야, 왜 마석 안 꺼내?”


화가 난 얼굴로 임상훈이 재촉했다.


설마하니 이것들이...


“모두 마석을 꺼낸다 실시!”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팀원들 스스로 돌아가면서 마석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이실직고하고 있었다.


“뭐, 뭐야, 그럼 마석이 하나도 안 나왔단 말이야!”


임상훈의 언성이 높아졌다.


무려 50여마리의 좀비들을 잡았는데, 마석 하나 나오지 않았 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유명하를 흘겨보는 임상훈.


불신이 가득한 눈빛이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설마, 자네 혼자 독식 한건 아니지.”

“그게 무슨 말인가?”


“아니 그렇잖아, 어떻게 그 많은 좀비들을 잡았는데 마석 하나 나오지 않을 수가 있어.”

“그럼 자네는 내가 뒤로 빼돌렸단 말인가!”


흥분한 유명하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가뜩이나 죽다 살아났는데, 이런 수모까지 당하니 울화가 치밀었던 것.


서슬 퍼런 유명하의 눈빛에 임상훈이 모른 척 짐짓 헛기침을 했다.


“하하, 농담이네 뭐 그런 걸로 화를 내나.”

“다시 한번 그런 농담을 했다 간, 내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겠네.”


순식간에 싸 해진 분위기에 주위에 서 대기하던 다른 팀원들까지 불편함을 느꼈다.


“그것보다 그 친구 등급 시험을 신청했다고 했지.”

“그래.”

“그럼 어차피 우리가 교관으로 참관해야 하니, 빨리 시험장으로 가지.”


몇몇 팀원들에게 주변을 정리할 것을 명하고. 남은 대원들 모두가 자리에서 떠나갔다.


떠나가는 유명하의 머릿속은 온통 마석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도대체 마석은 왜 보이지가 않았던거지.’


생각할수록 머리속만 복잡했다.


분명 좀비를 잡았으면, 마석이 나와야 하는데 단 하나도 보이지가 않은 것이다.


사실 유명하는 진혁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확신은 가질 수 없었다. 분명 마석을 줍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깐 혹시 등에 맨 가방에...’


하지만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가방에다 넣었다면, 절대로 자신이 못 볼수가 없었다.


거기다 다른 팀원들도 모두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많은 눈을 피하고, 절대로 마석을 숨길 수가 없었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유명하의 머릿속은 혼란만 가중되었다.



헌터 등급 시험장에 도착한 유명하와 임상훈이 고조된 긴장감을 숨기지 못했다.


무려 혼자서 수십 마리의 좀비들을 처리한 사내였다.


당연하게도 등급 시험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오랜만에 치러지는 시험이라 시험장으로 들어서는 두 사람의 표정이 한층 더 진진하게 변했다.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가는 유명하.


뒤 따라서 들어가는 임상훈은 그 사내가 누 굴지 심히 궁금증만 보였다.


그렇게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안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터져 나왔다.


“뭐, 뭐야!”

“설마 좀비가 여기까지!”


두 사람이 다급한 얼굴로 시험장이 있는 곳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렇게 시험장으로 뛰어 들어간 두 사람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실로 못볼것을 본것처럼 몸을 대차게 떨어대는 한 사람이 보였다.


바로 헌터 기동대를 이끌고 있는 2급 헌터 차성만이었다.


그리고 그의 두 눈이 향한곳은, 갈라진 바위 앞에 서 있는 사내에게로 였다


“이, 이럴수가 철강석이 갈라지다니!”


차성만이 갈라진 철강석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철강석은 합금석을 섞어 만든 바위로, 지금까지 누구도 등급 시험에서 바위를 가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단단함을 증명해내 신물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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