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에서 식량을 숨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글먹방
작품등록일 :
2024.08.05 14:25
최근연재일 :
2024.08.22 20: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452
추천수 :
117
글자수 :
125,120

작성
24.08.14 19:00
조회
98
추천
6
글자
12쪽

12화.

DUMMY

해가 지고 도시에 어둠이 찾아올 때.


진혁은 마수림으로 들어가기 위해, 3구역으로 이동중이었다.


오전내내 차성만의 부름에 응하지 않으며, 자리를 피하길 여러차례.


한바탕 난리가 난 기동대대에서는 진혁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다녔다.


걷다 보니 슬슬 마수들의 습격을 막아줄 방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빠른 시간안에 방벽도 이곳 저곳을 손보아야 한다.


워낙 급하게 지어진 방벽이라, 자세하게 살펴보니 허술하기가 짝이 없었다.


갑자기 걷는 속도를 늦추는 진혁.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모습이 뭔가를 감지한 상태로 보인다.


“그만 나오지?”


주위는 적막감만 감도는 상태.


누구를 향해서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진혁은 오히려 자리에 멈춰선 채 모습을 보이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모습을 보이는 세 사람.


바로 토벌 대원들이었다.


특히 비장한 모습으로 서 있는 최태수의 눈빛은 횃불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저희들도 같이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진혁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아직은 안된다. 이미 차성만 대장과 이야기를 나눴으니, 내가 나오기 전까지 능력을 높이도록.”


하지만 세사람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강한 의지를 보이며 자신들을 어필했다.


“대장님에게 방해가 안될 자신이 있습니다.”


특히 박태호와 나혜미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한달동안 이어진 훈련에서 일취월장해진 자신들의 실력을 믿고 있었다.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세 사람.


그런 세사람을 향한 진혁의 박한 평가가 이어졌다.


“너희들은 마수림에 발을 들이는 순간 죽는다. 그게 내가 너희들을 마수림에 동행시킬 수 없는 이유다.”


진혁의 냉정한 평가에 세사람의 얼굴이 구겨졌다.


특히 지난 한달동안 남들보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박태호는 이를 부정했다.


“그럼 저만이라도 데려가 주십시요, 저는 살아남을 자신이 있습니다.”


자신은 이들 두명보다 마수림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박태호의 행동에 두사람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현재는 자신들보다 박태호가 우위에 있는 건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내 일검을 견뎌내 봐라, 그러면 마수림으로 데려가주지.”

“알겠습니다.”


박태호가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손가락에 너클붐을 끼었다.


‘아버지 봐주세요 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아버지가 물려준 너클붐에 마력을 집중시키자 빛이 아지랑이 쳤다.


그렇게 박태호가 자신을 덮치는 일검을 향해 몸을 날렸다.





마수림으로 들어가는 진혁을 바라보는 두 사람.


박태호는 멍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 앉아 있었다.


자신 있었다. 분명 지난 한달동안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룬 사람이 자신이었으니.


하지만 그런 자신감도 지금은 비참하게 깨진 상태.


고작 그저 그런 일검도 받아내지 못하자, 참담함은 몇배가 되었다.


아직도 멀었던 것이다.


자신은 한단계 도약한 것이 아니라, 밑바닥에서 고작 한걸음을 뗀 것뿐이었다.


“그만 가자?”


최태수가 박태호를 일으켜 세웠다.


누구보다 현재 박태호가 느낄 박탈감을 이해하는 그였다.


자신 또한 지난 한달동안 비참함 속에 살았으니.


“우리가 욕심이 과했다. 고작 한달동안 얼마나 성장했다고 이런 무모한 짓을 벌이다니.”


나혜미 또한 동의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우린 이제 갓 1급에 오른 애송이들인데.”

“두, 두고 봐 누구보다 빠르게 강해질 테니.”


일어난 박태호가 이를 악물며 각오를 다졌다.


다른 두사람도 동의를 하며, 속으로 각자의 각오를 다졌다.


그렇게 세사람이 눈빛을 마주쳤다.


그 눈빛엔 서로의 대한 경쟁심과 큰 도전을 앞둔 끈질긴 자세가 엿보였다.


이제부터 서로를 향한 경쟁심은 각자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될 터.


자리를 떠나는 세사람의 표정은 후련하다 못해 시원 섭섭했다.




*****


날아드는 윙 좀비들을 여유 있게 처리하는 진혁.


마수림으로 들어오는 즉시 진혁은 숲으로 향했다.


굳이 초입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숲에서 지내는 게 그로서는 훨씬 이득이기에.


1시간에 한 번씩 리셋이 될 때마다, 진혁에게 들리는 메시지는 늘어만 갔다.


그리고 지금 마지막 12번째 리셋을 끝낸 진혁이 근처에 자리한 동굴로 이동했다.


고작 하루 째였지만, 획득되는 식량은 그를 점점 마약처럼 중독시켰다.


그렇게 동굴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이, 숲에는 어둠이 찾아왔다.


고민이 됐다. 숲 안쪽으로 더 들어갈 건지, 아니면 숲에서 좀더 시간을 보낼 지.


사실 지금으로서는 숲에서 시간을 보내도 큰 손해는 아니었다.


획득되어지는 식량과 마석이 상당했기에.


하지만 욕심은 계속해서 증가했다.


과연 마수림의 안쪽은 어떨지, 그 끝은 과연 존재하는지, 궁금증이 그의 고민에서 떠나 지를 않았다.


그러나 진혁은 급하게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


아직은 헌터들의 능력 향상이 우선이었다.


혼자서 변종 좀비들과 일당 백의 실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그래야 본격적으로 하급 도시와 마수림을 잇는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터.


그렇기에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혼자서 전전긍긍할 필요 또한 없었고.


‘일단 내일 하루만 숲에서 더 지내고 결정해야 겠군.’


동굴에 자리를 핀 진혁이 바닥에 누웠다.


어찌된 게 밤이 되니 동굴안도 따듯했다.


마치 보일러를 킨 것처럼 등을 따듯하게 만들자, 노곤함이 천천히 밀려왔다.




[맥반석계란(30개) 한판을 획득했습니다.]


마지막 윙 좀비를 처리하자 메시지가 들렸다.


‘맥반석이라.’


전생에 찜질방에서 가장 많이 사먹은 게 바로 맥반석계란과 식혜였다.


그런데 옛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음식이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는 생계란만 나왔는데, 맥반석까지 나오니 자동적으로 옛추억이 떠올랐다.


동굴안으로 들어간 진혁이 자리를 펴 맥반석 한판을 꺼냈다.


식혜는 없으니, 우유 하나를 꺼냈다.


식혜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우유라도 있으니 궁합이 썩 괜찮았다.


맥반석은 자체적으로 간이 되 있었다.


짭짤한 계란과 고소한 우유가 만나니, 이거야 말로 천상의 맛이 아닐 수 없었다.


남기지 않고 맥반석 한판을 싹 비운 진혁.


한번 손을 대니 멈출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든든한 배를 두들기며 진혁이 바닥에 누웠다.


옛 생각도 나고, 배도 든든하니 전생에서 방탕하게 살았던 자신의 삶이 떠올랐다.


부유함이 가져가 준 안락함과, 큰 걱정없이 살았던 자신의 삶.


“하아, 만일 그때 열심히 살았다면 어땠을까?”


쓴 웃음을 짓는 진혁의 두번째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어두웠던 하늘이 타오르는 불처럼 붉게 바뀔 때, 진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할 채비를 끝냈다.


숲을 지나쳐 좀더 안쪽으로 들어갈 결심을 한 것이다.


귀찮은 윙 좀비들이 나타나기 전, 빠르게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러닝을 하듯, 숲 안쪽까지 전속력으로 돌파했다.


그 시간은 아마 세지 않아도 될 몇 초일 터.


숲 안쪽 끝까지 이동하자, 허허벌판이 보였다.


마치 사막처럼 풀 한 포기 찾아볼 수 없는 벌판이었다.


진혁이 망설임없이 벌판으로 한걸음 내딛었다.


진득한 촉감의 땅바닥이 느껴졌다.


다행히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지는 않는다.


느낌은 비 오는 날 비포장 도로를 걷는 정도였다.


그렇게 벌판을 가로지를 때, 진혁의 신경을 건드는 기감이 느껴졌다.


끼에에엑!


갑자기 진혁의 발 밑에서 솟구치는 변종 좀비들.


모습을 보인 좀비들은 하나 같이 네발로 걷는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얼굴은 좀비처럼 기괴한 얼굴인데, 그와는 정반대로 몸통은 사자처럼 거대함을 자랑했다.


말 그대로 변종 좀비가 아니라, 변종 짐승들이었다.


모습을 보인 변종 짐승들은 모두 5마리.


그리고 머리위에 떠 있는 구슬들도 모두 5개.


하지만 진혁은 실망감을 느꼈다.


떠있는 구슬들의 색깔이 모두 푸른색이었던 것.


이러면 나가리인데...


굳이 숲을 벗어날 필요가 없었다.


거기다 윙 좀비들처럼 새끼들이 없어서, 마석도 획득하지 못한다.


아쉬웠지만, 일단 경험하는 셈 치고 변종 짐승들을 상대했다.


날렵한 움직임을 보이는 변종 짐승들의 합동 공격에, 진혁이 유려한 동작으로 슬쩍 피했다.


거기다 앞발을 휘두를 때마다 들리는 바람 가르는 소리가 께름칙한 기분까지 들게 했다.


하지만 진혁은 무덤덤했다. 다행히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단숨에 변종 짐승들 5마리를 처리한 진혁이 들리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봉지 짜장라면(24개) 2박스를 획득했습니다.]


[시원한 캔콜라360ml(24개) 2박스를 획득했습니다.]


[즉석 밥...]


[계란...]


[두부...]


눈이 번쩍 뜨이는 진혁.


처음으로 봉지 라면과 캔 콜라가 나왔다.


그것도 모두 2박스씩.


처음이었다. 2박스는.


미소가 지어졌다. 변종 짐승들의 수가 적어서 아쉬웠는데, 아니었다.


기존에 나오던 식량과 새로운 식량이 섞어 나온 것.


그것도 모두 2박스씩 나왔다.


진혁이 모래시계를 꺼내 시간을 쟀다.


과연 변종 짐승들은 얼마에 한 번씩 리셋이 될까?


그렇게 시원한 콜라 하나를 꺼내 마시며 기달렸다.


갑자기 괴성과 함께 땅속에서 변종 좀비들이 나타났다.


모두 5마리였다. 처음과 동일했다.


그리고 모래시계의 모래는 전부다 떨어져 있었다.


‘1시간에 한 번씩.’


윙 좀비들과 같았다.


득달같이 달려드는 변종 짐승들을 향해 진혁의 검이 사정권으로 파고들어 검광을 뿌렸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변종 짐승들.


말 그대로 1타 5피였다.


단숨에 변종 짐승들을 처리하자, 다시 한번 진혁이 메시지에 집중했다.


[봉지 짜장라면(24개) 4박스를 획득했습니다.]


[시원한 캔콜라360ml(24개) 4박스를 획득했습니다.]


[4박스...]


[4판...]


진혁의 동공이 살짝 떨렸다.


나온 식량의 품목은 처음에 나온 품목과 일치했다.


아무래도 처음에 나온 품목이 다시 리셋되는거 같았다.


하지만 진혁은 다른 메시지에 집중했다.


바로 4라는 숫자에.


그렇다면 처음의 2배가 두번째에는 무려 4배가 된다는 뜻.


마석까지 획득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없지는 않았는데, 굳이 아쉬워할 필요가 없었다.


이러면 다음엔 무려 8배가 된다.


진혁은 8이라는 숫자를 기대하며 얼른 리셋이 되기를 기다렸다.




눈 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변종 짐승들.


처음과 같은 5마리였지만, 5번째 리셋이 될 때부터는 진혁을 약간 피곤하게 만들었다.


생각보다 강해지는 힘이 다른 변종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지옥에서 귀환한 후, 진혁이 처음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하지만 들려오는 메시지에 피곤이 싹 가셨다.


[봉지 짜장라면(24개) 1024박스를 획득했습니다.]


[시원한 캔콜라360ml(24개) 1024박스를 획득했습니다.]


[즉석 밥...]


[계란...]


[두부...]


이거야 말로 대박이 아닌가.


기쁨을 느끼면서 진혁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하늘이 어두워지자, 다시 숲으로 이동해 자리를 깔았다.


도저히 진흙에서는 잘 용기가 없었다.


자리에 누운 진혁.


앞으로의 여정에 어떤 흥미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를 가지며 잠자리에 들었다.


실로 오랜만에 잠을 뒤척이는 진혁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포칼립스에서 식량을 숨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 독자님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24.08.22 49 0 -
20 20화. 24.08.22 56 3 12쪽
19 19화. 24.08.21 58 3 13쪽
18 18화. 24.08.20 62 5 12쪽
17 17화. 24.08.19 67 4 12쪽
16 16화. 24.08.18 85 7 14쪽
15 15화. 24.08.17 89 4 13쪽
14 14화. 24.08.16 85 5 13쪽
13 13화. +1 24.08.15 92 5 13쪽
» 12화. 24.08.14 99 6 12쪽
11 11화. 24.08.13 99 4 15쪽
10 10화. 24.08.12 110 7 13쪽
9 9화. 24.08.11 108 4 15쪽
8 8화. 24.08.10 122 5 15쪽
7 7화. 24.08.09 123 7 16쪽
6 6화. +1 24.08.08 124 9 13쪽
5 5화. 24.08.07 139 8 16쪽
4 4화. 24.08.06 155 7 16쪽
3 3화. 24.08.05 177 5 13쪽
2 2화. 24.08.05 259 7 16쪽
1 1화. +1 24.08.05 340 12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