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에서 식량을 숨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글먹방
작품등록일 :
2024.08.05 14:25
최근연재일 :
2024.08.22 20: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457
추천수 :
117
글자수 :
125,120

작성
24.08.21 20:00
조회
58
추천
3
글자
13쪽

19화.

DUMMY

‘뭐지 생각보다 영양상태가 괜찮아 보이는데,’


여인을 보며 내린 결론이었다.


조금 전 스쳐 지나갔던 헌터들도 그렇고,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던 여인도 그렇고.


생각했던 것보다는 영양 상태가 괜찮아 보였다.


분명 자신이 듣기론 지금쯤 하나 둘 쓰러져 죽어가거나, 아니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어야 하는데.


갑자기 드는 불길한 기시감에, 소창혁이 주위를 살폈다.


여기 저기 쓰러져 자는 사람들과, 순찰을 도는 헌터들만 보였다.


역시나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 모두들 혈색이 괜찮아 보였다.


“한가지만 묻겠다.”


여인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겁먹은 표정이 손가락으로만 찔러도 기절할 것 같은 모습.


“혹시 지금도 굶주리고 있느냐?”


여인은 즉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처음 식량을 배급하던 헌터가 자신에게 한 이야기가 떠올랐기에.


[혹시나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식량에 대해서 물어보거든 하루 한끼도 먹기 힘들다고 대답하셔야 합니다.]


“하루 한끼도 먹기 힘들만큼 생활하기가 척박합니다.”


그 말에 소창혁이 눈을 번뜩였다.


하루 한끼도 먹기 힘들다는 말이 거짓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봐도 여인의 상태는 하루 한끼를 힘들게 먹은 사람의 상태가 아니었다.


‘뭔가 숨기는 게 있군.’


알수 없는 불안감이 계속해서 감돌자, 일단은 몸을 피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일단 오늘은 물러가고 계획을 다시 짠다.”

“왜 그러십니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조태혁이 인상을 구겼다.


간만에 피 맛을 볼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갑자기 찬물을 끼얹자 속이 뒤틀린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있는 것 같다. 일단 며칠 도시를 살피고 그 다음에 작전대로 실행한다.

“비밀 말입니까?”

“그래, 아무래도 사람들의 영양 상태가 너무 좋아 보여.”


그 말에 조태혁도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다.


자신이 봐도 사람들의 영양 상태가 나빠 보이지 않았던 것.


오히려 중급 도시에서 살고 있는 1구역 시민들과 비교해도 영양 상태가 떨어져 보이지 않았다.


“일단 오늘은 물러난다.”


소창혁이 젖을 먹이고 있는 여인을 가볍게 치자, 여인은 곧바로 잠에 들며 쓰러졌다.


죽이면 흔적이 남기에 일단 잠을 재운 것이다.


그렇게 일행들이 자리를 벗어나려 할 때, 갑자기 경고음이 사방에 울리기 시작했다.


삐이이이익!


“뭐, 뭐야!”


갑자기 들리는 경고음에 5명의 얼굴이 급속도록 굳어졌다.


“적이다!”


전방에서 달려오는 기동 1팀이 5명을 둘러 싸며 도망가지 못하게 포위했다.


“너희들은 누구냐?”


어둠때문에 적의 얼굴을 자세히 확인할 수 없자, 유명하가 앞으로 나섰다.


[비상 경고 장치를 설치하길 잘했구나.]


이곳 2구역은 아직 방벽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혹시 모를 좀비들의 습격에 대비해 경고 장치를 설치한 것이다.


그런데 좀비가 아닌 사람이 걸렸으니,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설마 유 팀장 당신을 보게 될 줄은 몰랐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에 모골이 송연 해졌다.


설마!


좀더 자세히 적의 얼굴을 살펴보니, 자신이 아는 얼굴이었다.


“소창혁!”


상대는 바로 3급 헌터 소창혁이었다.


소창혁은 이곳 하급 도시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중급 도시로 떠난 자신의 어릴 적 친우였다.


“소창혁 네가 왜 이곳에?”

“하아, 설마 너를 만날 줄이야, 그냥 조용히 일만 처리하고 떠나려고 했는데.”


소창혁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유명하를 쳐다보았다.


그래도 어릴 때에는 친하게 지낸 친우였는데,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불편 해졌던 것이다.


“말해라, 네가 이곳에 뭘 주워 먹을 게 있다고 다시 돌아온 것이냐?”

“유명하 말 조심해라, 이따위 동네에 뭘 주워 먹을 게 있다고 네가 다시 돌아오겠나.”

“그럼, 고향을 버리고 떠난 네가 왜 다시 이곳으로 온거지?”


그 말에 소창혁이 광소를 터트렸다.


“고향이라고, 이곳을 아직도 고향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거냐?”


더이상 시간을 끌 수가 없다고 판단한 소창혁이 서서히 마력을 개방했다.


질식할듯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자, 1팀원들의 얼굴이 터질 듯 붉어졌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예전이었다면 실신까지 할 정도로 감당할 수 없었을 테지만, 그동안 좀비와 벌인 사투와 진혁이 마련해준 마력수를 이용한 고된 훈련으로 인해 그들은 어느새 전보다 한단계 강해진 것이었다.


그런 기동대원들의 모습에 소창혁이 확신을 가지게 된다.


분명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이곳에 숨겨져 있다고.


그러고 보니 대원들의 영양 상태가 나빠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기운이 없어 축 쳐져 있는 모습이 아닌, 의욕이 넘치는 쌩쌩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었다.


결국 조급해진 소창혁이 먼저 제안을 했다.


“유명하 그냥 조용히 투항해라, 그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투항이라고,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모르겠군.”


유명하가 귓구멍을 후비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자, 지켜보던 조태혁이 앞으로 나섰다.


“팀장님 더 이상 말이 안 통하니 빨리 시체로 만들어서 가져가죠?”


그 말에 유명하의 눈이 번뜩였다.


시체를 만들어서 가져간다는 말이 수상하게 들렸던 것.


소창혁 또한 싸늘한 눈으로 조태혁을 노려보고 있었다.


섣부르게 한 행동에 대한 질책으로.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느꼈는지, 조태혁이 밀려오는 모멸감에 이를 악물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모조리 죽여야 비밀이 세어 나가지 않을 터였다.


“할수 없군, 모조리 죽여라!”


소창혁의 명령에 다른 4명의 대원들이 무기를 꺼내 쥐었다.


하지만 갑자기 들려온 말에 모두들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잠시만 기다리게!”


차성만과 진혁이 모습을 보였다.


갑자기 등장한 차성만을 보자 소창혁의 얼굴이 종이처럼 구겨졌다.


가장 만나기 싫은 사람이 등장한 것이다.


“오랜만이구나?”

“어차피 서로 안보고 산지 십년이 넘었는데 뭐 한다고 인사를 하는 겁니까?”


차성만을 외면한 소창혁이 이를 악물었다.


“여전하구나, 그놈의 자존심.”


오히려 차성만은 침착하게 상대를 대했다.


모두를 죽이려고 행동한 소창혁의 모습에 화도 났지만, 차성만은 오히려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해 목적을 알아내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대체 무슨 말이냐? 모두를 시체로 만들어서 가져 간다는 말이?”


애써 차성만을 외면한 소창혁이 순순히 대답을 할리는 만무한 일.


오히려 그는 모두를 죽이고 맡은 일을 빠르게 처리하려는 행동을 보였다.


“그건 죽어서 염라대왕 한테 물어 보시오?”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자, 지켜보고 있던 나머지 4명의 2급 헌터들이 일제히 바닥을 박찼다.


단숨에 기동대원들의 사정권으로 파고든 4명의 움직임은 실로 비호를 연상시킬 정도로 빠르고 날카로웠다.


그러나 그들의 움직임은 누군가의 등장으로 멈추게 되는데.


바로 진혁이 빠르게 앞을 막아서며 그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뭐야!”


귀신 같은 움직임으로 자신들의 앞을 막아서자, 조태혁이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뭐, 뭐야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새!’


자신이 뒤로 물러났다는 수치심에 조태혁이 얼굴을 붉히며 이를 악물었다.


어차피 혼자다.


이미 기동대원들은 뒤로 멀찍이 물러난 상태.


하지만 조태혁은 이미 상대방에게서 공포를 느낀 상태.


기동대원들이 멀찍이 물러 났다는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


이는 조태혁의 시야가 진혁으로 인해 좁아졌다는 것을 증명했다.


“모두들 정신차려라!”


소창혁이 부하들의 정신을 일깨우며 몸을 날렸다.


이미 그도 진혁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상태.


그러나 지금에 와서 물러나기엔 이미 늦은 상태였다.


“이자는 내가 맡을 테니 나머지는 다른 헌터들을 맡아라!”


전장에 한복판으로 뛰어든 소창혁이 섬전처럼 진혁에게 파고 들었다.


이미 그의 손에 들린 뇌전검에서는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유심히 소창혁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진혁.


이미 그는 소창혁의 실력이 차성만을 뛰어 넘었단 걸 알아챈 후였다.


소창혁이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눈앞을 어지럽게 만드는 스파크가 시야을 방해했지만, 진혁은 오히려 튀고 있는 스파크를 손으로 빠르게 헤집었다.


그리고는 빠른 동작으로 소창혁의 팔목을 붙잡았다.


이는 모두 한번의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유려한 동작이었다.


공격을 감행했던 소창혁은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의 팔목이 잡히자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소창혁이 고통스럽게 울부짖게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크아아악!


팔목을 잡은 진혁이 그대로 부러트리며 어깨부터 통째로 뽑아 버린 것이다.


피가 부수처럼 쏟아지며 주위로 퍼져 나갔다.


기동대원들을 처리하려고 움직이던 나머지 4명은 소창력의 모습에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게 된다.


이미 공포심이 온몸을 옥죄어 버린 상태였다.


고통스럽게 울부 짖고 있는 소창혁에게 다가가는 진혁.


두려운 나머지 소창혁이 바닥을 기며 뒷걸음질을 쳤다.


이미 상대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존재란걸 인지한 상태였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사라 했던가.


소창혁에게 다가간 진혁이 그대로 발을 들어 심장을 밟아 으깨어 버렸다.


전투시간은 많아야 고작 1분여 남짓.


그렇게 소창혁은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다.


이미 전투의지를 잃어버린 나머지 4명은 자리에서 꼼 짝도 못하고 있는 상황.


진혁의 의도를 빠르게 알아 챈 차성만이 기동 대원들에게 명을 내렸다.


“저 4명을 빨리 붙잡아라!”


진혁의 가공할 전투력에 넋이 빠져있던 기동대원들이 차성만의 호통에 정신을 차리며 나머지 4명을 붙잡았다.


장내는 공포와 침묵만 감돌았다.


전투를 지켜본 어느 누구도 진혁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장내를 정리하고 생포한 적을 막사로 끌고가라!”


빠르게 장내를 수습한 차성만이 가만히 자리에 서 있는 진혁을 쳐다보았다.


이미 인간을 초월한 존재란걸 알고는 있었지만, 일을 처리하는 방식만큼은 악마 그 자체였다.


두려움이 느껴졌다.


만일 진혁이 내 민 조건을 거부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들면서.


소창혁의 시신은 이미 빠르게 수거한 상태.


장내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아침 해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 그러니까 하급 도시로 온 이유가 마수들에게 줄 먹이를 구하러 왔단 말이냐?”


몸을 파르르 떠는 차성만의 얼굴이 분노로 가득했다.


잡혀 온 4명을 취조한 결과, 이들이 하급 도시에 나타난 이유가 마수의 먹이를 구함이라는 말에.


“무엇때문에, 무엇때문에 인간들의 시체를 마수에게 준다는 말이냐?”

“그, 그게...”


말을 더듬던 조태혁이 누군가가 옆으로 다가오자 화들짝 놀라며 있는 사실 모두를 불기 시작했다.


진혁의 서늘한 눈빛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지옥도에서 발견된 순도 99프로짜리 붉은 색의 마정석때문에 난리가 난 상황입니다. 그런데 붉은 색의 마정석이 발견되는 던전을 공략하려면 마수들의 시선을 끌어야 하는데, 그 마수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재물이 바로 인간들의 시체입니다. 그래서...”


찬찬히 말을 듣던 차성만이 분노를 참지 못하자, 그대로 조태혁의 뺨을 후려갈겼다.


듣고 있기가 너무 힘든 이야기였다.


“그러면 마수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하급 도시에서 시체를 가져오라고 명령한 사람이 누구냐?”

“그, 그게 바로 김성철 부 도시장입니다.”


“누, 누구라고!”

“김, 김성철 부 도시장...”


그 말에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차성만.


자신의 유일한 친우이자, 끝까지 자신의 손을 뿌리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던 김성철이 시켰다는 말아 믿을 수가 없었다.


-미안하네.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모습으로 등을 돌렸던 김성철.


중급 도시장 마강길이 눈치를 채서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는 말을 남기며 자리를 떠난 그의 모습에서는 그 어떤 거짓도 찾을 수가 없었는데.


“대, 대장님.”


유명하와 임상훈이 걱정이 되는지 몸을 가누지 못하는 차성만을 부축했다.


“그럴 리가 없어, 내가 직접 확인할 것이다. 분명 뭔가 잘못된 거야?”


끝까지 친우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 차성만.


그런 모습을 착잡한 눈으로 바라보는 진혁.


본인 만큼 믿음에 대한 배신을 당한이는 없었으니, 차성만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그였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포칼립스에서 식량을 숨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 독자님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24.08.22 49 0 -
20 20화. 24.08.22 56 3 12쪽
» 19화. 24.08.21 59 3 13쪽
18 18화. 24.08.20 62 5 12쪽
17 17화. 24.08.19 67 4 12쪽
16 16화. 24.08.18 85 7 14쪽
15 15화. 24.08.17 90 4 13쪽
14 14화. 24.08.16 85 5 13쪽
13 13화. +1 24.08.15 92 5 13쪽
12 12화. 24.08.14 99 6 12쪽
11 11화. 24.08.13 99 4 15쪽
10 10화. 24.08.12 110 7 13쪽
9 9화. 24.08.11 108 4 15쪽
8 8화. 24.08.10 123 5 15쪽
7 7화. 24.08.09 124 7 16쪽
6 6화. +1 24.08.08 124 9 13쪽
5 5화. 24.08.07 139 8 16쪽
4 4화. 24.08.06 155 7 16쪽
3 3화. 24.08.05 177 5 13쪽
2 2화. 24.08.05 260 7 16쪽
1 1화. +1 24.08.05 340 12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