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에서 식량을 숨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글먹방
작품등록일 :
2024.08.05 14:25
최근연재일 :
2024.08.22 20:0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465
추천수 :
117
글자수 :
125,120

작성
24.08.08 19:00
조회
124
추천
9
글자
13쪽

6화.

DUMMY

정신없이 좀비들을 베어 넘기는 진혁의 검이 거미줄 같은 선을 만들어 낼 때.


돌연 달려들던 좀비들이 뒤로 물러났다.


응?


갑자기 물러 난다고.


좀비들은 지능이 없다. 눈앞에 보이는 존재가 적이라고 인식이 되면, 무작정 머리부터 들이미는 존재들이 좀비였다.


그런데 위기를 느끼고 뒤로 물러 난다.


‘변종이라 그런 가.’


좀비들의 생소한 모습이 오히려 진혁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직까지는 성과가 괜찮은 편.


대다수가 라면이었지만, 그래도 기다렸던 즉석밥이 나왔다.


이제 시작인 만큼 얼마든지 많은 식량을 얻어낼 수가 있을 터였다.


끼익! 꺄악!


갑자기 뒤로 물러난 좀비들이 자리에서 괴성을 지른다.


한 두 마리도 아니고, 무려 수십 마리가.


마치 지들끼리 암호를 주고받는 듯한 기묘한 모습까지 연출했다.


이 황당한 상황에도 진혁은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


혹시나 동료들을 부르는 행동은 아닌지 생각하면서.


만일 이런 자신의 생각이 맞다 면, 자신에겐 절대로 손해가 아니었다.


변종 좀비들의 수가 늘어나면 날수록 얻어낼 수 있는 식량도 늘어날 테니.


그리고 그때, 갑자기 주변 땅이 울긋 불긋 거리면서 들썩이는 게 보였다.


나혜미와 박태호는 숨도 안 쉬고 이 기이한 현상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확실히 마수림에서 서식하는 변종 좀비들은 달랐다.


변종 좀비들은 상황을 파악하고, 물러날 줄도 알고, 주위지형을 이용할 줄도 아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렇게 침묵속에서 서로 대치 상태에 머물러 있을 때, 울긋 불긋 거리던 땅 속에서 무언가 툭 튀어 올라왔다.


바로 변종 좀비의 머리였다.


마침내 기다리던 식량들이 나타난 것이다.


희열을 느끼면서 진혁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는 좀비들을 향해 입맛을 다셨다.


제발 라면 말고 즉석밥이나, 아니면 다른 맛을 지닌 음식이 나오길 기도하면서.


사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만큼, 고기가 나왔으면 하는 진혁이었다.


아니면 계란이나 두부도 괜찮고.


그렇게 혼자 망상에 빠지던 진혁의 미간이 한순간에 좁아졌다.


숨어있던 좀비들이 모습을 보 인건 좋은데, 그 수가 너무 많았다.


해도 해도 너무 할 정도로.


숲 주변을 완전히 꽉 채울 정도였다.


‘이거 숫자가 너무 많은데.’


이러면 골치가 아플 수가 있었다.


혼자라면 모를까, 나혜미와 박태호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이 많은 수의 좀비들을 상대하면서 두사람의 신변까지 보호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자신이 아무리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거려도 말이다.


수백 마리의 좀비들이 기세 등등한 모습으로 진혁의 주변을 에워쌌다.


독 안에 든 쥐처럼, 진혁이 한복판에 갇혀 있었다.


빼곡하게 에워싼 좀비들의 숫자는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


결국 진혁이 결단을 내렸다.


일단 안전이 먼저, 목숨이 먼저였다.


그러는 사이 순식간에 자리에서 사리지는 진혁.


다가오던 좀비들이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주변을 살핀다.


조금전까지 궁지에 물렸던 쥐가 사라지자, 좀비들의 눈빛이 점점 흉흉해져 갔다.


자신들을 우롱한 쥐새끼를 찾으면서.


그러다 사라졌던 진혁과 눈이 마주치는 변종 좀비들.


괴성을 지르며 자신들을 우롱한 쥐새끼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나혜미와 박태호가 그 모습에 몸을 가늘게 떨었다.


가뜩이나 싸늘한 한기 때문에 서 있기도 힘든데, 좀비들의 흉흉한 시선들까지 자신들을 향해 있으니 오들오들 떨리며 오한까지 느껴졌다.


물론 정확히는 자신들의 앞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진혁에게 향해 있었지만.


그래도 저 많은 수의 좀비들이 한 번에 달려 든다면, 분명 자신들에게도 큰 피해가 올 것이다.


박태호와 나혜미도 만반의 준비를 하며, 좀비들의 공격에 대비를 했다.


“두 사람 다 뒤로 물러나 있어.”


두사람의 행동을 눈치 챈 진혁이 물러나 있으라고 명했다.


“하지만 좀비들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저희도 돕겠습니다.”

“혜미의 말이 맞습니다. 대장님 혼자서 상대하기엔 너무 많아 보입니다.”


싸울 의지를 보이며 나혜미와 박태호가 자세를 잡았다.


얼마든지 좀비들의 선제공격에 맞설 수 있도록.


하지만 과연 자신들이 좀비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아직 자신들의 실력으로는 변종 좀비들 한 마리도 상대하기가 벅찼다.


“물러나 있어!”


진혁의 호통에 움찔거리는 두 사람.


그와 함께 진혁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갑자기 검을 가방에 집어넣더니, 왼손에만 착용했던 장갑을 벗는 것이었다.


‘뭐지?’


나혜미의 궁금증을 유발시켰던 장갑의 비밀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하나라도 놓칠까, 진혁의 행동 하나 하나에 나혜미가 정신을 집중했다.


착용했던 장갑을 벗어버린 진혁의 왼손바닥에서 희미한 붉은색의 빛이 솟구쳤다.


[지옥의 파수꾼, 샐러맨더의 힘을 깨웁니다.]


경종이 울리듯 진혁의 머릿속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분노의 화염 각성.]


진혁의 손바닥에서 붉은 빛이 한층 더 강해지면서, 강력한 열기가 피워 올랐다.


뒤에서 지켜보던 나혜미와 박태호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느껴지는 열기가 살을 태울 것처럼 엄청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혜미의 머리카락 끝이 열기로 그슬린 상태.


아직은 자신의 머리카락이 탔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나혜미.


하지만 좀비들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들을 우롱한 쥐새끼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돌격을 시도했다.


좀비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진혁.


그때에 맞춰 손바닥에서 맹렬히 휘몰아치던 열기가 순식간에 불덩이로 변하면서 솟구쳤다.


곧바로 왼손바닥을 앞으로 쭈욱 내뻗는 진혁.


맹렬한 기세로 솟구치던 불덩이가 그대로 좀비들을 휩쓸었다.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듯, 거침없이 주변을 초토화시켰다.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변종 좀비들.


주위에 퍼지는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구토까지 유발할 정도로 타는 냄새는 악취까지 유발했다.


좀비들의 살점들이 타면서 발생한 화학가스였다.


그러나 그런 악취도 충격까지는 소멸시키지 못했다.


나혜미와 박태호가 코를 부여잡고 경악한 얼굴로 입을 벌리고 있었다.


수백 마리의 좀비들이 단 한 번의 공격에 전부 사라진 것이다.


아예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턱이 쉴 새 없이 떨렸다. 코를 부여잡고 있어 숨도 안 쉬어지는데, 두사람은 아예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그만큼 진혁이 보여준 모습은 충격을 뛰어넘는 공포 그 자체였다.


“믿, 믿을 수 없어!”


바로 앞에서 목격했는데도, 나혜미는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자신 스스로 볼을 꼬집으며 꿈인지 생사인지 확인을 한다.


박태호는 그저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을 뿐.


좀비들을 압도하는 진혁의 강력한 힘은 그저 경이로울 뿐이었다.


순식간에 변종 좀비들을 처리한 진혁이 몸을 돌렸다.


붉게 상기된 얼굴이 지친 기색을 보여준다.


아직은 샐러맨더의 힘을 완벽히 사용하지 못하는 진혁.


일단은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해야 했다.


“우선 이동하지 말고, 이 자리에서 휴식을 한다.”


땀으로 범벅이 된 진혁이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다행히 다른 변종 좀비들의 습격은 없는 듯했다.


혹시 모르니, 진혁이 일단 회복에 집중했다.


멍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두사람이 진혁의 곁에서 주저 앉았다.


자신들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다. 그러나 느껴지는 전율에 숨이 가빠지고 진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이런 감정은 평생 가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괜찮으십니까?”


박태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진혁.


말할 힘도 없어서 입도 뻥긋 하지 않았다.


나혜미는 존경심을 담아 쳐 다만 볼 뿐이었다.


자신도 각성을 한 후 헌터가 되었을 때만 해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이제 세상을 주무를수 있는 힘을 가질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좋아한 게 얼마되지 않았다.


그만큼 지금 세상에서 헌터는 부러움의 대상이자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의 그 생각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확실하게 깨우치는 시간이었다.


진혁은 그냥 딱 잘라 말해서, 인간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마수도 아니고, 좀비도 아니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신이었다. 자신의 손바닥위에 세상을 올려놓아 떡 주무르듯 할수 있는 신 말이다.


‘굉, 굉장해!’


마른 침을 삼키는 나혜미가 진혁의 이마에서부터 흐르는 땀을 닦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설프게 떨리는 팔을 드는 나혜미.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박태호가 초를 친다.


“혜미야, 뭐해?”

“아, 아무것도 안 해...”


들던 팔을 빠르게 내라고 잠시 잠깐 박태호를 흘겨보는 나혜미.


하지만 그것도 잠시, 추태를 보일뻔한 행동에 반성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마터면 헌터 망신 다 시킬 뻔했다면서.


턱!


그때, 진혁이 백 팩에서 컵라면을 꺼내 바닥에 놓았다.


물병까지 꺼내 버너 플레이트에 물을 부었다.


박태호는 이미 라면을 보며 침을 흘리고 있는 중.


나혜미도 조 금전 진혁이 보여준 모습을 잊었는지, 다시 라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입안에 군침이 돌아다니자, 참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일단 먹고 휴식 좀 취한다음에 좀더 안쪽으로 이동을 하지.”

“예.”


무슨 말이라도 묻고 싶었지만, 박태호는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저 오늘 있었던 일을 차성만 대장에게 보고해야 하나 고민만 하고 있었다.


-살아 돌아온다면 진혁의 일 거수 일 투족을 나에게 보고해라.


부상중인 최태수를 대신해 자신에게 내려진 명령이었다.


살아 돌아온다는 전제 조건을 걸면서.


[진짜로 살아 돌아 갈수가 있어.]


희망이 들었다. 사실 들어올 때만 해도 박태호는 최태수를 원망하기도 했다.


부상중이라 혼자만 막사에 있는 것이 내심 부럽기도 해서.


물론 그것도 자신이 죽는다면 끝이었지만.


차성만 대장은 부상중인 최태수를 향해 하나의 전제 조건을 걸었다.


만일 나혜미와 박태호가 마수림에서 죽는다면,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지옥도로 차출될 거라고.


말도 못하는 최태수는 체념한 얼굴로 고개만 간신히 끄덕였다.


어차피 그 역시도 동료들이 변을 당한다면 스스로 지옥도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만큼 세사람은 한날 한시에 죽기로 맹세한 전우이자, 형제였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르자, 박태호도 얼른 정신을 차리고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부디 이 라면을 매일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미친놈이라 생각하겠지만.


도대체 저 가방안에 얼마만큼의 라면이 들어 있는 건지 궁금증이 들었다.


크기는 등을 가릴 정도로 컸지만, 많은 양의 라면이 계속해서 나오는 게 신기하기만 하기에.


어느새 라면을 싹 배운 세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정도 체력이 돌아오자 숲 안쪽으로 들어가기 위해 진혁이 움직였다.


‘아무래도 아공간에 들어간 식량들을 한번 체크해 봐야겠어.’


좀비들을 일망타진할 때 울렸던 메시지.


라면과 즉석 밥, 거기다 각종 반찬까지 무더기로 나왔다.


정신없이 울리는 통에 메시지 하나 하나를 전부다 기억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많은 메시지가 한 번에 울린 경우가 없었기에.


거기다 흡수된 마석의 양도 상당했다.


다른 헌터들과는 다르게 진혁은 좀비들을 잡으면 나오는 마석 또한 자동적으로 아공간 백 팩으로 흡수된다.


“대장님 앞에 무엇인가 반짝이는 게 보입니다.”


박태호가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리켰다.


이미 진혁 또한 발견한 상태.


나혜미만 멍한 표정으로 이동을 하는 바람에, 가장 늦게 불빛을 발견했다.


“잠깐!”


진혁이 손을 들어 일행들을 세웠다. 손짓으로 뒤로 물러나 있으라고 신호를 보냈다.


긴장된 표정이 역력한 두 사람이 진혁의 등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


불빛을 따라 진혁이 앞으로 걸어갔다.


점점 윤곽이 보이는 불빛.


“세상에 저게 다 뭐야!”


진혁이 불빛의 윤곽이 확실하게 보이자 검을 고쳐 잡았다.


수십 마리의 좀비들이 날개를 펄럭이며 공중에 떠 있었다.


불빛은 윙좀비의 이마에 난 뿔에서 나는 빛이었다.


끼에엑!


진혁일행들을 발견한 윙좀비들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나혜미와 박태호.


한 마리 한 마리의 크기가 박태호의 덩치만큼 비대했다.


그러나 진혁은 달려드는 윙좀비들 중에서도 딱 한 마리의 윙좀비에게 시선이 꽂혀 있었다.


다른 윙좀비들 보다도 두배 이상의 크기를 자랑하는 놈에게.


아마도 무리의 보스급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보스급의 윙좀비에게선, 그동안 보지 못했던 푸른색의 구슬이 떠올라 있었다.


입가를 비튼 진혁이 섬전처럼 그놈에게 쏘아졌다.


부디 고기가 나오기를 희망하면서.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59 뽜이팅
    작성일
    24.08.18 20:35
    No. 1

    소재는 너무 재미있어요~ 그런데 캐릭터 설명이 적은게 좀 아쉽네요. 차차 풀리겠죠? ㅎㅎ
    그리고 저 두명은.. 왜 같이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ㅋㅋㅋ 그냥 이렇게 잘 싸울수 있다고 소문내달라고 데려온건가...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포칼립스에서 식량을 숨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 독자님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24.08.22 49 0 -
20 20화. 24.08.22 56 3 12쪽
19 19화. 24.08.21 59 3 13쪽
18 18화. 24.08.20 62 5 12쪽
17 17화. 24.08.19 68 4 12쪽
16 16화. 24.08.18 86 7 14쪽
15 15화. 24.08.17 90 4 13쪽
14 14화. 24.08.16 85 5 13쪽
13 13화. +1 24.08.15 92 5 13쪽
12 12화. 24.08.14 99 6 12쪽
11 11화. 24.08.13 100 4 15쪽
10 10화. 24.08.12 110 7 13쪽
9 9화. 24.08.11 109 4 15쪽
8 8화. 24.08.10 123 5 15쪽
7 7화. 24.08.09 124 7 16쪽
» 6화. +1 24.08.08 125 9 13쪽
5 5화. 24.08.07 139 8 16쪽
4 4화. 24.08.06 156 7 16쪽
3 3화. 24.08.05 178 5 13쪽
2 2화. 24.08.05 260 7 16쪽
1 1화. +1 24.08.05 341 12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