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에서 식량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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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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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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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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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DUMMY

싸늘한 정적만 흐르는 사무실.


눈치만 살피던 유명하가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아직은 나도 모르겠어.”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차성만의 현재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지켜보는 이들도 같은 심정.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게 답답할 뿐이었다.


화가 난다고 무작정 중급 도시로 쳐들어갈 수는 없는 일.


일의 전후사정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움직일 수가 있을 터였다.


과연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니면 자신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벌인 거짓인지.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유명하.


“제 생각에는 지금은 웅크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무슨 뜻이지?”

“어차피 소창혁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포로 4명도 이곳에 잡혀 있고요, 그렇다는 건 김성철이 절대로 이번 일에 대한 실패를 모를 수가 없을 겁니다.”


“무슨 말인지 나도 아네, 나 또한 고민을 안 한 것도 아니고, 하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지금 중급도시로 쳐들어가서 이번일에 대한 진상규명을 파훼 친다 해도 지금 당장 우리에겐 득이 될 게 아무것도 없어, 오히려 저쪽만 자극시키는 꼴이 될 수도 있고.”


그 말에 유명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에도 순서가 있는 법.


화가 난다고 무작정 쳐들어간다면 오히려 위험에 빠지는 건 자신들 일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가만히 앉아서 기회만 오길 기다릴 수도 없는 일.


분명 빠른 시일안에 김성철 쪽에서 이번 일에 대한 원인규명을 파악하려 들 것이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무작정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하아, 이거 정말 답답하기만 하군.”


답답한 지 차성만이 자신의 가슴만 쳤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친우에 대한 원망만 늘어갈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해답은 찾지 못할 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진혁이었다.


아무래도 찜찜하다면서 남아서 취조를 더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알아본다는 건 다 알아보았나?”

“예, 역시 확인결과 이번일은 김성철이 사주한 게 맞는 거 같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일자, 욕지기가 절로 나왔다.


그토록 믿었던 사람이 김성철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 줄은 전혀 몰랐다.


“그런데 취조 결과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게 뭔가?”

“이번에 하급 도시의 모든 지원을 끊자고 건의한 사람이 김성철이었다고 합니다.”

“뭐, 뭐라고!”


오늘만 몇 번을 놀라는 건지 차성만은 몸을 제대로 주체하지 못했다.


이거야 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을 제대로 찍힌 꼴이 아닐 수 없었다.


“도대체 왜 김성철이 그런 짓을 벌였을까요?”


유명하도 쉽게 믿지 못하겠는지 표정이 무섭게 굳었다.


김성철은 하급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구원자나 마찬가지인 인물이었다.


진혁이 나타나기전까지, 하급 도시의 모든 물질적인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었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사람이 변한다고.


“아무래도 그 마정석이 발견되어지면서 모든 게 변한 거 같습니다.”

“그 순도 99프로짜리 마정석?”

“맞습니다. 실제로 그 마정석이 발견되어지면서 상급 도시의 공기가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조만간 큰 일이 나도 날 거라는 게 포로들의 말이었습니다.”

“그럼 대체 김성철은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벌인 건지 자세하게 밝혀낸 건 있나?”


“본인들도 많은 걸 알고 있지는 않더군요, 우선 밝힌 대로 마수들의 관심을 쏠리게 할수 있는 제물이 사람의 시체는 확실한 거 같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의 시체만 눈에 띄면 마수들의 모든 관심이 그쪽으로 쏠린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하나 더.”

“하나 더, 그게 무엇인가?”

“김성철은 마강길과 손을 잡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 아직도 서로 알력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말인가?”

“그건 아니고, 아무래도 마강길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 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 틈을 김성철이 비집고 들어가려는 상황인 거 같습니다. 여기까지 가 포로가 알고 있는 내용의 전부입니다.”


찬찬히 진혁의 말을 듣던 차성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정도는 예상을 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었다.


지난 수십년을 마강길과 척을 지낸 김성철이 갑자기 손을 잡았다는 게 쉽게 믿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확인을 할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저 친우의 말을 믿는 척 했을 뿐.


“그렇다면 김성철이 그 마정석이 발견되어진 후 부터, 이번 일을 계획했다는 말인 거군.”

“아무래도 그런 거 같습니다.”


차성만이 답답한 지 사무실 천장을 보았다.


머릿속이 안개가 낀 것처럼 어둡기만 했다.


아무런 생각도 할수가 없었다.



아침이 되자 하급 도시의 공사는 다시 진행되었다.


진혁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막사 주변에 터를 만들어 1구역에서 뽑아온 잡초들을 심었다.


그리고는 나무로 만든 컵 수십개를 땅에다 받쳐 놓았다.


마수림과 다르게 도시는 낮의 날씨가 덥기 때문에, 이슬이 오전에 많이 맺힌다.


그렇기에 물을 받아두려면 지금이 적기였다.


차후에는 터를 더 크게 만들어 더 많은 잡초들을 심을 생각이다. 그러면 그만큼 더 많은 물을 확보할 수가 있을 터였다.


착착 진행되는 공사는 속도가 몇배로 빨라졌다.


이게 다 잡초에서 생성된 물을 복용하면서 일의 능률이 올랐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1구역의 공사를 끝마친 사람들의 표정에는 후련함과 감동이 넘쳐 흘렀다.


지어진 방벽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다.


대규모 좀비가 쳐 들어온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두터운 방어력을 보였다.


하지만 2구역에 대한 공사는 뒤로 미뤄진 상황.


우선 먼저 처리할 일이 있었다.


그건 바로 이번에 침입한 소창혁 일당에 대한 문제였다.


아마도 계속해서 연락이 두절된다면, 김성철도 분명 의심을 할게 뻔 한일.


그렇다고 함부로 중급 도시로 쳐들어 갈수도 없었다.


잘못하다 간 벌집을 건드리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혁은 김성철을 직접 움직이게 만들 생각이다.


“뭐라고, 김성철을 직접 움직이게 만든다고?”

“그렇습니다.”


갑자기 찾아와서 자신에게 좋은 계획이 있다고 밝히는 진혁의 말에 차성만은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그 방법이라는 게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다.


바로 김성철을 직접 하급 도시로 오게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김성철은 거물이었다.


만일 김성철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상급 도시에서 직접 움직일수가 있었다.


아니 김성철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한철호가 직접 움직일 수가 있다.


아무리 진혁이 일당 백의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나머지는 아니었다.


말 그대로 전멸을 당할 수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너무나 위험한 계획이네, 김성철이 무작정 움직일 리도 만무하고, 잘못하면 이곳 하급 도시에 대한 비밀만 밝히는 꼴이 될 수도 있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저희가 마강길의 편에 선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마강길!”


아니 갑자기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인가, 갑자기 마강길이라니.


“사실 아직 말하지 못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

“저도 확실하지가 않아서 밝히지 않은 건데, 마강길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이, 아무래도 어떤 약물에 중독이 된 것 같습니다.”

“약물이라고!”


“이건 포로들도 확실하게 목격한일은 아닌데, 지금 중급 도시는 그 문제로 인해 급박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포로들의 말에 의하면, 김성철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그런 거 같습니다.”


차성만의 머리가 갑자기 빠르게 돌아갔다.


만일 진혁의 말이 사실이라면, 확실하게 중급 도시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말인데.


그렇다고 해도 김성철을 움직이게 할수 있는 목적이 너무 약했다.


“그렇다고 해도 김성철을 무슨 수로 움직이게 한단 말인가, 어차피 마강길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알아서 그 자리를 차지할 텐데.”

“잊으셨습니까?”

“뭘 말인가?”

“잡초 물.”


눈이 확 떠지는 말이었다.


그래, 잡초 물이라면 마강길을 치료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그런데 무슨 수로 마강길에게 접촉한단 말인가.”


“하지만 마강길에게 무슨 수로 접촉을 한단 말인가, 잘못하면 정체만 발각될 수 있네.”

“그 문제는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게 무엇인가?”


“포로들을 이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차성만이 마강길과 손을 잡은 것 같다고 김성철에게 흘리도록 시키는 겁니다. 그러면 굳이 마강길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 자네 생각엔 그 말을 듣고 김성철이 직접 움직일 거란 말인가?”

“아마도 확인을 하겠죠, 과연 마강길과 진짜로 손을 잡았는지.”


그러나 차성만은 아직까지도 회의적이었다.


진혁의 의도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김성철을 움직이게 할수 있는 원동력이 너무나 약했다.


“하지만 아직 마강길이 약물에 중독이 되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일 아닌가?”

“그 문제는 포로들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해결 할수 있습니다.”

“포로들을?”


진혁의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이미 김성철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계획은 짜여 있었다.



“잘들어라?”


포로로 잡힌 4명은 현재 진혁에게 상당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진혁은 악마 그 자체였다.


“이 물을 반드시 김성철에게 전해야 한다.”

“물 말입니까?”

“그래, 이 물을 전하면서 마강길이 차성만과 손을 잡았다고 전해야 한다.”


영문도 모르고 포로 4명은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 꼭 이물을 김성철에게 마시라고 말해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소창혁은 너희들을 구하려고 포로로 잡혀 있다고 말을 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이미 김성철을 대면했을 시 전해야 될 정보를 모두 전했다.


취조를 하던 진혁이 왼손에 낀 장갑을 벗었다.


느닷없이 장갑을 벗는 진혁의 모습에 포로 4명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진혁의 왼손에 그려진 문신을 보고 모골이 송연해지는걸 느꼈다.


어지럽게 엉켜 있는 선이 그려져 있는 문신이 기괴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진혁이 그렇게 왼손을 포로들의 머리에 갖다 되었다.


크아아아악!


괴성을 지르며 몸을 부르르 떠는 포로들의 눈이 흰자만 보이며 뒤집혔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극한의 고통이 전신을 엄습했다.

바로 샐러맨더의 저주였다.


“만일 너희들이 조금이라도 딴 마음을 먹는다면, 이 고통은 죽어서도 계속 너희들을 따라다닐 것이다. 즉 자결도 못하고, 쉽게 죽지도 못한다는 말이다.”


숨을 헐떡이며 고개만 끄덕이는 포로들의 표정은 공포에 사로잡힌 모습들이었다.


그렇게 진혁은 그날 밤 포로들을 모두 풀어주었다.


아마도 김성철은 포로들의 말을 쉽게 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잡초 물을 마시는 순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 뻔했다.


아니, 그 물을 마시는 순간 하급 도시로 오지 않을 수가 없을 거다.


자신이 직접 그 물의 행방을 알아내어 독차지하려고 할 것이기에.


그리고 이 물이 마강길에게 전해진다면, 자신의 안위가 위험해 질수가 있기에.


진혁은 이미 마강길을 중독시킨 인물이 김성철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어차피 김성철과는 이미 척을 지었다. 한번은 부딪쳐야 한다.


다만 그 시기가 앞당겨 진 것뿐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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