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에서 식량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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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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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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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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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5화.

DUMMY

2구역에 모여 있는 기동 대원들이 무너진 잔해들을 치우고 있었다.


인원이 모자랐기에 유명하와 임상훈도 팔을 걷어 부쳤다.


“정말 마수림에서 나무를 베어 올까?”


임상훈이 미덥지 않은 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식량문제도 해결한 진혁이었지만, 마수림에서 나무를 해오는 건 쉽지 않은 과제였다.


“글쎄, 하지만 허언을 하는 친구가 아니니 믿어봐 야지.”

“하아, 정말 오래살고 볼일이야, 별꼴을 다 보고.”

“누가 들으면 네 나이가 환갑은 넘어선 줄 알겠다.

“나이는 30대 후반이지만, 속은 이미 한참전에 환갑을 넘은 상태다. 이것 봐 이 흰머리들을.’


임상훈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듬성 듬성 나 있는 흰머리를 보여 주었다.


그런 임상훈의 행동에 별 싱거운 모습 다 보겠다며 유명하가 고개를 흔들었다.


“유팀장님 이거 손이 너무 많이 가는데요, 이러 다간 몇 년을 해도 치울 수가 없겠어요?”


기동대 1팀에 속한 1급 헌터가 투덜거리며 다가왔다.


안 그래도 부상당한 대원들 때문에 손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마냥 두고 볼수는 없는 일.


몸이 부서져도 해야 했다.


“그만 투덜대고 후딱 치우자, 너만 힘든 거 아니니.”

“예,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기동대원들을 독려하며 분주하게 잔해를 치워 나갔다.


그리고 그때, 부상으로 쉬고 있던 토벌대 세사람이 나타났다.


“팀장님들을 뵙습니다.”

“아니, 자네들 부상 중인데 뭐 하러 왔나?”


임상훈이 왜 왔 나며 방해하지 말고 빨리 들어가 쉬라고 독촉했다.


그러나 물러날 기미가 없어 보이는 세사람이었다.


“저희도 한 손 거들려고 나왔습니다.”

“아니 이 친구들, 대장님 명령을 어길 셈인가?”

“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대장님에게 허락을 구한 상태입니다.”


넉살 좋은 박태호가 호탕하게 웃으며 팔을 걷어 부쳤다.


덩치만 큼이나 우람한 팔근육이 눈에 띄었다.


“뭐, 그러면 다행이고.”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해 힘에 부쳤는데 다행이었다.


지금은 어린아이 고사리 같은 손도 필요하다면 써야 할 판이었다.


그렇게 아침부터 시작한 일이 어느새 점심때가 다 되어갔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던 것.


“자, 모두 휴식!”


허리를 피는 기동대원들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몇몇 대원들은 아직도 좀비에게 당한 후유증이 남아 있는지, 끙 소리를 내며 온몸 구석 구석을 뚜들겼다.


그렇게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려던 유명하의 시선에 일단의 무리들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바로 시민들이었다. 대충 봐도 백명은 돼 보였다.


“무슨 일이지?”


왠만한 일이 아니면 시민들은 헌터들을 찾지 않는다.


그런데 무슨 일로 찾아 온건지 의아한 생각만 들었다.


“모두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무리들의 리더로 보이는 40대 사내가 유명하와 임상훈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니, 최씨 아저씨 아니십니까?”


임상훈은 안면이 있는지 아는 척을 했다.


최씨 아저씨라는 사람은 2구역 근처에서 노숙을 하고 있어서 임상훈과 몇 번 인사를 나눈 사이였다.


“예, 잘 지내셨죠?”


다행히 시민들이 나쁜 의도로 찾아 온건 아닌 듯 보였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저희를 찾아오셨습니까?”


최씨가 머리를 긁적이며 찾아온 목적을 밝혔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도 한 손 거들려고 찾아왔습니다.”

“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몸도 성하지 않으신 분들이.”


“그래도 이곳 하급 도시는 저희들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곳입니다. 그런데 너무 손 놓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어서 일단 힘을 좀 쓸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뽑아왔습니다.”


그 말에 임상훈과 유명하가 찾아온 사람들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모두들 의욕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절대로 거짓은 아닌 걸로 보였다.


“괜찮겠습니까, 일이 생각보다 고되고 힘이 드는데.”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여기 계신 헌터분들이 아니면 진작에 죽을 목숨이었습니다. 그런데 고작 이정도 일 한다고 문제가 생기겠습니까?”


호탕하게 웃는 최씨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냐며 분위기를 띄웠다.


모두들 최씨를 따라서 맞다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는 유명하와 임상훈의 얼굴엔 따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해서 걱정이었는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준다면 큰 힘이 될 터였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그럼 일단 점심부터 먹고 일을 시작하는 걸로 하죠?”

“알겠습니다.”


그렇게 시민들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이미 긴 줄을 보이는 시민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점심은 빵과 우유, 그리고 생 계란 하나였다.


현재 진혁이 자리를 비운 관계로 일단 끼니를 간편하게 때울 수 있는 음식으로 준비를 한 것이다.


아무래도 단백질 섭취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계란으로 단백질 섭취를 대체하였다.


몇달 전 까지만 해도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사람들은 병자처럼 혈색이 파리하기만 했다.


그러나 현재는 얼굴에 생기가 도는 건 물론이고, 파리했던 혈색도 모두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모두들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빵과 우유 그리고 생계란까지 깔끔하게 비워냈다.


“자, 그럼 일터로 가볼까요?”

“예!”


의욕이 충만한 얼굴로 기동대원들과 시민들이 방벽이 무너진 1구역으로 이동했다.


그들 모두의 얼굴엔 전에는 찾아볼수가 없던 기대감이라는 세 글자가 가득 자리해 있었다.



*****


쿠웅!


밑동이 깔끔하게 잘린 아름드리 나무가 쓰러졌다.


굉음과 함께 숲이 흔들릴 정도의 강진이 일어났다.


이리 베고 저리 베도 끝이 없었다.


“설마하니 나무까지 리셋이 될 줄이야?”


그렇다. 변종 좀비들뿐만 아니라 나무까지도 리셋이 되었다.


이 사실을 안 진혁은 오히려 느긋하게 나무를 베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이점은 있었으니, 변종 좀비들이 시간당 한 번씩 리셋이 됐다면, 나무들은 하루가 지나야 리셋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제 이곳 마수림은 진혁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싶으면 가지면 되고, 버리고 싶으면 버리면 되는 것처럼.


즉, 앞으로는 땔감이나 방벽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진혁이 우선 나무의 가지부터 베었다.


가지는 따로 모아 땔감으로 쓸 생각이다.


그리고 두꺼운 나무의 몸통은 방벽을 복구하는데 골조로 쓸 생각이고.


이번참에 1구역과 2구역뿐만 아니라, 3구역까지 시간을 두고 보수해 나갈 계획이었다.


사실 3구역은 차 후에, 여유가 생기면 할 생각이었는데 나무까지 리셋이 된다는 사실에 한 번에 몰아서 진행할 생각이었다.


거기다 도시에는 목조로 된 건물까지도 지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지금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었다.


진혁이 점점 어둠이 걷히자 숲을 나가 3구역으로 갈 채비를 했다.


지금 아 공간 백 팩에는 엄청난 양의 나무가지와, 약 1미터 크기의 통나무가 수백개는 들어 있었다.


통나무는 차성만의 부탁으로 1미터 크기로 자른 것이다.


그럼 자신이 알아서 공사를 진행한다고 하니, 따로 신경은 쓰지 않았다.


점점 하늘이 붉게 바뀌자, 진혁이 단숨에 3구역으로 이동했다.


3구역으로 이동하자 온통 진흙으로 된 땅이 반겼다.


진혁은 진흙을 보며 감사했다. 설마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이야.


왜냐하면 이 진흙은 방벽 공사에 쓰일 주 재료로 사용될 것이다.


바로 방벽의 외벽을 단단하게 만들 콘크리트로.


‘설마하니 내가 지금 세상에서 진지보수공사를 할 줄이야.’


비롯 군대는 안 갔지만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괴롭고 죽고 싶은 공사라는 말을.


크아악!


그때, 다섯 마리의 변종 짐승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들의 터전을 침범한 인간을 용서 못할 것처럼 흉흉한 기세를 뿜어냈다.


하지만 진혁은 그런 변종 짐승들의 모습에도 신경도 안 썼다.


이제는 자신에겐 식량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일용할 양식을 내려주는 은혜스러운 존재들처럼 말이다.


참고 있기가 힘든 지 다섯 마리의 변종 짐승들이 땅을 박차 섬전처럼 달려들었다.


그 속도는 눈으로 분간하기가 힘들 정도로 빠르고 날렵했다.


그러나 진혁은 보지도 않고 검을 이러 저리 휘둘렀다.


마치 진혁과 변종 짐승들 사이에는 뚫을 수 없는 벽이 있는 것처럼 화려한 검광이었다.


샤샤샤샤샥!


그대로 검광에 갇힌 변종 짐승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울리는 메시지가 진혁의 기분을 확실하게 업 시켜주었다.


[짜장 라면...]


[즉석 밥...]


[계란...]


[시원한 사이다...]


[삼색 조미료세트(70g) 12개들이 한 박스 획득했습니다.]


메시지에 집중하던 진혁의 눈이 번쩍였다.


조미료라고...


다시 눈을 반 개한 채 생각을 하던 진혁이 무언가 떠오르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백 팩에서 조미료 세트를 꺼냈다.


각각의 조미료가 4병씩 들어 있었다.


품목을 확인하는 진혁.


다시다, 미원, 설탕이었다.


‘김치찌개!’


조미료를 확인하는 순간 가정 먼저 떠오른 음식이 김치찌개였다.


그리고 자신이 만두 다음으로 좋아하던 음식이었다.


비록 고기는 없었지만, 고기를 대체할 참치가 있었다.


거기다 두부도 있었고, 아쉽지만 야채는 없다.


뭐, 그래도 양념이 진하게 들어간 김치가 있으니 상관없었다.


일일이 그런 걸 따질 정도로 잘 먹고 잘 살수 있는 세상도 아니고.


그러고보니 야채도 한번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아공간에 보관하면 전혀 상할 염려가 없으니 나온다면 금상첨화 일거다.


입맛을 다시는 진혁이 백 팩에서 빈 컵을 꺼냈다.


내용물은 전부 다 뺀 컵라면이었다.


꺼내 든 빈컵으로 진흙을 퍼서 숲으로 이동했다.


자리를 잡아 진흙의 굳는 시간을 모래시계로 체크했다.


대략 반이 조금 안되게 떨어질 때 컵 속에 들어있는 진흙이 딱딱하게 굳었다.


컵의 겉 종이를 뜯어내자 컵 모양의 단단한 돌이 손에 쥐어졌다.


주먹으로 쳐보고, 땅에 힘껏 집어 던져도 봤지만 돌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오히려 땅에 푹! 하고 박히는 게 아닌가.


박힌 돌을 꺼내 진혁이 어딘가를 보았다.


바로 아름드리 나무였다.


있는 힘껏 돌을 집어 던졌다.


나무를 향해 날아간 컵 모양의 돌이 그대로 뚫고 박혔다.


살짝 놀라는 진혁.


설마하니 나무까지 뚫으며 박힐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 정도로 돌은 단단했다.


‘저 두꺼운 통나무를 뚫고 박히다니.’


나무로 간 진혁이 통나무에 박힌 돌을 안간힘을 쓰며 빼냈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돌을 빼면서도 두 눈은 별처럼 빛나기만 했다.


아무래도 도시를 습격하는 좀비에게 대항할 살상 무기가 생긴 것 같았다.


그렇게 모래 시계가 전부 떨어지자, 진혁이 다시 3구역으로 들어갔다.




어둠이 찾아오자 진혁이 출구로 이동했다.


골조를 쓸 통나무와 땔감으로 쓸 나무가지는 충분히 얻었다.


외벽을 미장할 진흙은 일단 샘플로 하나만 챙겼고.


문제는 진흙은 3구역을 벗어나면 시간이 지나 그대로 굳는다.


그 시간은 대충 20분정도.


당장은 아공간에 들어 있어서 굳지는 않는데, 도시로 가지고 가 꺼낸다면 유지시간은 20분정도 밖에 안된다.


일단 골조부터 세우고 나서 다시 진흙을 퍼 나를 생각이다.


샘플은 차성만 대장에게 보여주기 위해 챙긴 것일 뿐.


그렇게 나가는 걸음이 가볍다고 느낄 때쯤, 어느새 1구역까지 다다라 있었다.


그리고 1구역을 빠져나가려는 진혁의 두 눈에 번쩍이는 빛이 보였다.


“뭐지?”


혹시나 반딧불인가 해서 가까이 다가가 잡초를 자세히 살폈다.


잡초에서 빛이 난건 이슬이었다.


몽글몽글하게 맺힌 이슬이 반짝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이슬이 빛난다고.


신기한 광경에 이슬이 맺혀 있는 잡초를 뽑았다.


‘뭐야, 잡초가 차갑잖아!’


분명 마수림은 어두워지면 날씨가 따듯 해진다.


즉 밤이 되면 따듯 해지고, 낮이 되면 추워진다.


그런데 이 따듯한 날씨에 오히려 잡초는 얼음처럼 차갑기만 했다.


그럼 날씨는 따듯한데 잡초는 차가우니 녹으면서 이슬이 맺힌 건가.


신기했다. 이런 잡초가 존재하다니.


그동안은 신경을 쓰지 않아 그냥 지나쳤지만, 혹시나 쓸데가 있을까 해서 한 뿌리만 뽑아 백 팩에다 보관했다.


그리고는 다른 잡초들도 만져보았는데 모두 증상이 동일했다.


간간히 이슬도 맺혀 있는 것도 있었고.


아무래도 도시에 복귀한 후에 이 잡초들을 어디 쓸데가 있는지 한번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싸 그리 뽑아도 리셋 되니, 걱정은 안 들었다.


그렇게 신기하기만 한 잡초를 마지막으로 진혁이 마수림에서 빠져나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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