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창으로 다 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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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아프다
작품등록일 :
2024.08.08 13:23
최근연재일 :
2024.08.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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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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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딸깍.

DUMMY

분명 처음에 손이 상태창을 통과했던 걸 봤었는데.


'왜 불은 넘어오지 못 하지?'


유심히 생각해보니 처음과 다른 요소는, '생명의 불' 밖에 없었다.


만약, 상태창이 '생명의 불'에 닿으면 실체를 갖게 되는 거라면?


머리속에 전구가 딱 켜졌다. 유레카.


살아나갈 구석이 생긴 것 같다. 그것도 생각보다 더 쉽게.


나는 그대로 상태창을 껐다.



***


"상태창."


나는 크게 타오르는 불 사이로 상태창을 껐다 키길 반복하며 타이밍을 잡고 있었다.


상태창은 내 눈 앞에서 50cm 정도 떨어져 생성되고 있다.


정신을 집중하면 1m 정도 떨어뜨려 생성할 수 있었지만,

시선이 흔들리면 너무 휙휙 움직여 정확도가 낮아 보였기에 50cm 정도를 한계로 잡은 것이다.


서서히 나무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곰이 얼굴을 들이미는 순간.


나는 숨 쉬는 것도 잊은 채로 집중해서 곰을 노려봤다.


점차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곰의 머리.


곰과 눈 높이를 맞추고 타이밍을 쟀다.


3...2...1


'지금이다.'


곰의 머리가 코 앞까지 다가왔을 때 그대로 외쳤다.


"상태창!"


그와 함께 곰의 목 속에 반쯤 파묻힌 채 생긴 상태창이 불과 닿으며,


유리 깨지는 소리를 내며 터져나갔고.


털썩!


곰은 허무할 정도로 쉽게 쓰러졌다.


쓰러진 곰을 살펴보려고 하니,


'윽...'


별안간 볼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통증에 볼을 손등으로 살짝 문지르니 피가 묻어 나오는 게 튕겨나온 상태창 조각에 베인 것 같았으나.


일단 쓰러진 곰을 확인해야 했다.


만약 곰이 살아 있다면 불시에 죽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휴...'


다행히 곰의 목은 깔끔히 잘려나간 게 확인됐고.


아까부터 거슬리게 눈 앞에 떠 있던 푸른 창을 눌러보니.



[상태창(B)에 오류가 생겼습니다.]

[복구 전까지 기능이 제한 됩니다.]

[스킬: 상태창(B)의 복구까지 1:59:43 ]


라는 심각해 보이는 내용이 보이는 게 아닌가.


조금 전 깨져 나가던 상태창이 생각나 다시 사용할 수 없는지 빠르게 확인해봤다.



상태창이 없으면 여기서 못 빠져나간다. 진짜로.



"상태창!"


[상태창(B)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사용가능 스킬: 인벤토리(C)]



음, 안 되더라.


상태창이 완전히 망가지진 않았지만 연달아 사용할 수 없는 모양이다.


이 순간 나는 공격무기를 잃었다.


알림창은 왜인지 몰라도 실체화가 안 됐으니.


죠진 것이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불을 피해 도망치는 것 뿐이라,

인벤토리를 키고 곰 사체를 냅다 인벤토리로 밀어 넣었다.


안 들어가면 버리고 바로 튈 거다.


아까 바위가 안 들어간 걸 보면 기대도 안 됐으나.


사체가 인벤토리에 닿는 순간.


[인벤토리 (1/5): 문베어 사체 1 ]


[문베어:

등급: D


곰 형태의 몬스터, 밤이 오면 강해진다.]



다행히도 사체가 인벤토리에 들어가며 설명창이 나왔다.


'다행히 이정도는 들어가네.'


그래도 문베어 정도면 들어가는구나.


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나는 불길을 피해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



불을 피해 달리기를 한참.


똑같이 불을 피해 달려오는 곰들이 보였다.


곰은 총 세마리로 내 인벤토리에 들어있는 문베어와 같은 몬스터인 것 같은 게 날 보자마자 똑같이 미친 듯이 달려온다.


[상태창(B)의 복구까지 1:32:43 ]


상태창은 복구까지 1시간 30분은 더 남았다.


달리는 동안,

지금 사용 가능한 게 무엇일까.


계속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온 결론이 상태창이 실체화 됐으니 인벤토리도 똑같이 실체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체화가 되어도 한번 깨지면 말짱 꽝이다.


문베어와 점점 가까워지니 급박해진 머리가 팽팽 돌아갔고.


인벤토리에 들어가있는 문베어의 사체에 설명창이 나오던 게 기억났다.


머리가 팟 하고 밝아졌다.


'만약, 인벤토리의 설명창도... 실체화가 된다면?'


그렇다면 인벤토리가 깨지는 게 아니다.



설명창에 오류가 생겨도 인벤토리는 쓸 수 있을 거고.


그 말은 곧, 인벤토리 5칸의 설명창을 모두 쓸 수 있다는 말이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살상력을 가진 무기가 여럿이 생긴다라.


달리던 그대로 멈춰 바닥에 깔린 돌 조각, 나뭇잎, 풀 잎 등을 닥치는데로 인벤토리에 넣고 설명창 하나를 나무에 밀어 넣어봤다.


그리고 '생명의 불'을 밀어 넣으니 불 붙은 상태창이 팍 터지며 나무가 쩍! 소리와 함께 갈라진다.


[나뭇잎 3개에 오류가 생겼습니다.]

[나뭇잎 3개 복구까지 1:29:56 ]


"됐어!"


충분한 살상력이 있음이 확인됐다.


나뭇잎이 담긴 칸이 노이즈가 끼듯 잠겨버렸지만,

남은 4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더욱 중요했다.


나는 나무 옆에 숨어 몸의 옆면을 막고,

눈 앞에 2개의 설명창을 켜두고 기다렸다.


'생명의 불'은 연구소에서 일할 때는 5번까지 연달아 사용이 가능했고, 1시간이 지나면 한번 더 쓸 수 있었다.


마력 1당 한 번을 사용 할 수 있다는 거다.


이미 사용한 마력이 3.


남은 마력 2로,

달려오는 문베어 3마리를 모두 잡아야 했다.


마력이 3이나 필요한데, 고작 2로 어떻게 할 거냐면.


생명의 불을 설명창에 강하게 부딪혀 터트릴 생각이었다.


터져나간 불똥이 다른 설명창에 닿는다면,

두 마리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거다.



뭐, 실패하면 다시 불이라도 지르지.


다시 말하지만 게이트 안이 불바다가 되든 말든 나만 살면 되니까.


몬스터야 죽던지 말던지 상관없다.


앞에 켜놓은 설명창 2개가 문베어 두 마리의 척추 부근에 들어가는 순간 '생명의 불'을 설명창에 맞췄고.


터져나간 불똥에 나머지 설명창이 실체화되며 두 마리가 차례로 땅에 쓰러졌다.


이번에는 남은 설명창 1개로 정면을 막아놔서 다치지도 않았다.


그 뒤로는 남은 한 마리의 목을 설명창으로 간단히 잘라냈다.


성공적으로 사냥을 끝낸 것이다.


뇌를 찌릿 울리는 강렬한 쾌감에,

이마에 맺혔던 땀방울들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드디어 나도 강해진 것이다.


죽나 싶었는데 오히려 D급 문베어를 잡았다.


이 능력이면 헌터는 무조건 가능 할 것이다.


눈 앞으로 그간 고생했던 5년과 날 위로하던 가족의 얼굴이 슥- 지나갔다.


입 밖으로 소리를 지르고 싶은 걸 손에 힘을 꾹 주고 참고 버텼다.


참자, 아직 게이트 안이다.


또, 나가면 연구소를 빠져나가야 했다.


살아서 돌아가야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러니 아직은 기뻐하지 말고 냉정하게.


머리를 냉정하게 만들자.


가자.


보스를 잡고 탈출하러.



***



[상태창의 복구까지 00:24:45 ]


상태창의 복구까지 25분 이걸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상태창이 복구되면 레벨업 하지 않을까 싶다.


상태창이 있으니 레벨업은 당연히 있겠지? 아마도 그래야만 한다.


인벤토리의 물건들은 아직 복구가 안 된 시간.


불길이 더 번지기 전에 보스를 찾아 죽여야 게이트를 탈출할 수 있다.


남은 건 설명창 1개, 인벤토리 창 1개, 회복된 마력 1 뿐. 이걸로 보스를 잡아야 했다.


그러니 보스는 확실한 타이밍을 잡아서 조심히 사냥해야 한다.


기회는 두번이 끝이니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하며 숲을 외곽을 뛰고 있자니


숲이 쩌렁쩌렁 울리는 분노에 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 울음소리는 문베어들의 소리에 비해 훨씬 크고 더 고음이었다.


느낌이 팍 왔다. 보스다.


천천히 뛰며 불길에 정신이 팔린 문베어들을 피해가며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하니,

크기가 3 m는 될 법한 괴물 곰이 존재하고 있었다.


불타는 나무를 앞발로 부숴 치우고 있는 놈은 확실히 보스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었는데,


보스가 등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싶었기에.


눈치를 보며 살금살금 보스의 뒤로 향했고.



상태창을 소환할 수 있는 최대 거리 1m와 내키 187cm의 사거리를 합쳐 보스의 목에 설명창을 넣는데 성공했다.


'이제 마지막이야...'


숨쉬는 것까지 조심하며 생명의 불을 던졌다.


그러나 보스의 목이 너무 단단했다.


보스는 죽지 않고 목이 너덜너덜 해진 채로 발광하며 나를 나무에 내다 꽂았다.


쾅!


"커헉..."


등과 목으로부터 엄청난 충격이 들어온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꺽꺽대며 앞을 보니,

불 붙은 앞발이 얼굴로 날라오고 있었다.


'이런 미친!'


기함하며 다급히 인벤토리를 눈 앞에 불러내자 인벤토리 창이 끼이익- 소리와 함께 발톱 모양으로 패이는 게 보였다.


구르며 일어서는 동안,

다행히도 인벤토리 창에 걸린 앞발이 더는 밀고들어오지 못 했지만.


'이건 위험하다.'


인벤토리는 중간이 길게 잘려나가 당장이라도 산산조각 날 것 같았다.


유일한 무기를 잃기 전에 목뼈를 부숴트려야 하니,

최대한 빠르게 사냥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일단 마력이 없다.


그러니 주변의 불을 이용해야 한다.


보스의 목도 너무 위에 있다.


그러니 내려야 한다.


그래서 난 불길로 달려 들었다.


오늘 겪은 몬스터는 나에게 무조건적인 적의를 보였다.


보스가 불 속으로 쫒아온다면 인벤토리로 공격할 수 있을 거다.


보스의 뒷목은 이미 너덜너덜 하다.


사족보행이기에 쫒아오는 동안은 머리도 아래로 내려올 것이다.


그래서 승부를 걸었다.


내가 아주 많이 아픈,


하지만 승률이 그나마 높은 승부를 말이다.


인벤토리로 바닥을 쓸며 불길을 밀어며 달렸다.


"끄아아악-!"


이가 절로 악!하고 다물리는 고통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살아야 했다. 돌아가서 인정받고 싶었기에.


그 누구보다 높이 올라가고 싶었기에.


인벤토리를 끄고.


뻥 뚫린 불길 사이로 뛰어오는 보스를 꾹 노려봤다.


'이번에 반드시 죽여야 해.'


주변을 태우는 열기를 무시하고 보스의 목 부분을 노려봤다.


조금만 더 가까이 와라 아직 거리감이 너무 멀다.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코 앞까지.


내가 타죽기 전에, 버틸 수 있기 전까지.


마음속으로 초를 셌다.


하나.


둘.


바로 지금.


보스가 입을 쫙 벌리는 순간,


다시금 실체화 된 인벤토리가 보스의 목을 잘라내며 터졌고 나는 그 사체에 덮쳐져 함께 주르륵 밀려났다.


하...하하... 살았다.


죽도록 아프지만 살았단 말이다!


열기와 인벤토리에 베여 아픈 몸을 끌어 보스가 죽은 장소 위에 생긴 게이트로 향했다.


불길 속에 게이트가 생겼기에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그리고, 게이트를 넘어가는 예다의 몸은 화상이 천천히 회복되고 있었다.



***



"후배야, 발 좀 그만 떨어봐."


"아, 알았어요!"


"어우, 귀청이야. 우리가 초조해 한다고 닫힌 게이트가 열리는 것도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 거야."


갑자기 서울에 수 많은 게이트가 생긴 게 불과 2시간 전.


처음 보는 붉은 게이트에 협회는 발 빠르게 헌터팀들을 파견했다.


곧이어 쏟아지는 몬스터들을 처치하고 남은 게이트는 3개 남짓.


그 중에서 한 D급 게이트 앞에 서있는 C급 헌터 김하연은 초조하게 시계를 봤다.


다른 붉은 게이트들과 달리 2시간 째 브레이크가 일어나지 않은 붉은 게이트.


이는 2시간 째 게이트 안에 사람이 살아있다는 뜻과 같았다.


게이트는 첫 진입 5분 후부터 봉쇄되어 3시간이 지나야 재진입이 가능하다.


몬스터를 뱉는 게이트들을 처리하느라 바빴던 사이 누군가 휘말려 들어갔음이리라.


'사람이 죽었으면 어쩌지.'


김하연은 자신의 소홀로 사람이 죽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시간을 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게이트가 푸르게 빛나며 사람 한 명을 뱉어냈다.


끝이 탄 머리카락, 그을린 얼굴, 불에 탄 옷을 입은 남자.


류예다였다.




작가의말

첫 글입니다.

부족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1화의 부족했던 서술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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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쌍방 과실 24.08.25 17 0 12쪽
15 진짜 무너진 전 직장. 24.08.24 19 0 11쪽
14 전 직장 엎어버림 24.08.23 20 0 13쪽
13 SS급 상태창으로 전 직장 뒤엎음 24.08.22 22 0 13쪽
12 탑의 정상화 24.08.21 20 0 12쪽
11 구덩이와 덩치들 24.08.20 21 0 12쪽
10 탑과 전직 24.08.20 23 0 13쪽
9 탑과 라이트. 24.08.18 23 0 12쪽
8 모텔 속 고민 24.08.16 31 0 12쪽
7 고블린 기사 24.08.15 33 0 12쪽
6 게이트: 고블린 숲 24.08.14 34 0 12쪽
5 길드 24.08.13 39 0 11쪽
4 무시 24.08.12 41 0 12쪽
3 등급 측정 24.08.11 44 0 12쪽
» 상태창 딸깍. 24.08.10 54 0 12쪽
1 재각성 24.08.08 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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