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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아프다
작품등록일 :
2024.08.08 13:23
최근연재일 :
2024.08.27 00:02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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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77

작성
24.08.2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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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구덩이와 덩치들

DUMMY



멸화의 라이트(A)에 쫄아 있길 잠시.



[해금할 효과를 1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상태창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재촉해왔다.


음... 고민된다.


'뭘 해금해야 하지?'


딱 봐도 사기처럼 보이는 건 상태창에 '스탯 적용'과 '스킬 사용 가능' 같다.


근데 그래봤자, 상태창이 주변에만 소환되면 또 불필요한 능력이지 않을까.


지금 당장은 원거리를 상대하기 어려우니까 원거리를 상대할만한 것을 골라야겠다.



둘러보며 고민하던 중 한가지가 눈에 확 들어왔다.


-(잠금) 상태창을 원하는 곳으로 이동 및 고정 시킬 수 있습니다.


문득 머리에 떠오른 생각에 혹한다.


이거 상태창 10개를 전방에 쫙 깔아서 보호막처럼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가 1m 내로 들어오면 그대로 공격에 사용하는 거다.


좋아. 너로 정했다.



[직업: 상태창의 마법사(SS)(Lv.0):


-상태창의 최대 크기: 상하 +5cm

-상태창의 최대 크기: 좌우 +10cm

-상태창을 원하는 곳으로 이동 및 고정 시킬 수 있습니다. ]



바로 상태창의 이동 및 고정을 선택했다.


거기에 불필요한 설명은 생략해주고.


지금 당장은 스탯이 부족하지 않으니까, 여기에 방금 레벨업 하고 얻은 스텟까지 써서 수치가 얼마나 바뀌는 지 확인도 해봐야겠다.



[직업: 상태창의 마법사(SS)(Lv.1):


-상태창의 최대 크기: 상하 +10cm

-상태창의 최대 크기: 좌우 +20cm

-상태창을 원하는 곳으로 이동 및 고정 시킬 수 있습니다. ]



씁. 이럴 거라 생각은 했지만 조금 짜게 주지 않나.


그나마 아직은 2배씩 오르는 것인지 아니면 고정된 수치만큼 오르는지 잘 모르겠다는 부분에서 희망이 보였다.


'레벨업을 한번 더 해봐야겠어.'


직업은 레벨업 후에 다시 확인 해보기로 하고.



[퀘스트: 탑을 등반하라 18을 클리어 하였습니다. ]

[보상: D급 스킬 (랜덤) 1개가 지급됩니다. ]



스킬이 뭐가 나왔는지도 확인을 해봐야 된다.


설마 또 라이트냐?



[축하합니다! D급 스킬 (랜덤)에서 마법:헤이스트(D) 스킬이 나왔습니다! ]



휴. 다행히 다른 스킬이 나왔다.


주고 싶은 게 끝났나보네.


근데 나오는 게 다 마법 스킬이다. 직업도 마법사를 주고.


상태창의 의중이 참 투명하다 싶었다.


그래 내가 마법사가 될게.


왠지 마법으로 불을 뿜어야 할 것 같았다.



***



일단 탑에서 내려왔다.


18층에서 몸이 불타는 고통을 겪으니까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더 이상 등반하지 못할 것 같았거든.


더 등반하다가 어디 한 곳에 칼침 맞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탑이 있는 계양산에서 내려오기를 잠시, 누가 날 불러 세웠다.


"야, 거기 걸어가는 놈!"


"예? 저요?"


쩌렁쩌렁한 목소리의 주인은 노숙자 같이 추레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어안이 벙벙하던 중 노숙자의 품 안에 뭔가 보였다.


"그래. 너! 일로 와봐 임마!"


...찔리면 파상풍에 걸릴 것 같은 칼이었다.


저런 걸 가지고 있으면서 다가오라고 하면 누가 가냐.


바로 뒤돌아 산 밑으로 도망쳤다.


위험한 것도 위험한 건데 왜인지 가까이 가면 내가 사람을 죽이는 결말이 될 거 같단 말이지.


정당방위여도 '아 그건 좀...' 싶다.


절대 쫄아서만이 아니다.



도망치니까 뒤에서 "쫒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옆이나 앞에서 뛰어오는 노숙자 같은 사람들은 덤이었고.


'아, 진짜 나한테 왜 이러세요...'


탑에서 운수가 너무 좋았었나보다.



산에서 이리저리 피하고 뛰어내리며 도망치기를 한참. 길이 없는 곳에서 포위 당해 버렸다.


대충 훑어 보니 10 명은 되어 보인다.


"후욱... 이 새끼가. 후... 얌전히 잡히지, 사람을 가지고 놀아..?"


"허억... 니들 같으면... 칼 들고 쫒아 오는데, 서겠냐!"


칼로 찌를 생각이 한가득이면서 참 뻔뻔스럽다 싶다.


뭐 그러니까 칼밥 먹고 살고 있겠지.



"아따. 이 새끼 눈치 하나는 빠르구만."


"근데 그 눈치를 가지고 대체 왜 그러셨어요. 아이고~ 우리 청년. 덕분에 우리가 이 고생 중이잖냐."


덕분에 자신들이 어떤 고생을 하고 있는 지를 설파하는 노숙자 덕분에 이들의 정체를 파악했다.


아, 역시 이 사람들 이카루스 길드에서 보낸 거구나.


"이카루스에서 보냈냐?"


짜증이 났다.


방해할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사람을 죽이려고 들다니.


"아니지, 그런 위험한 말 꺼내지 말고. 청년, 책임질 수 있어? 그게 아니면 입 조심 해야지?"


"어차피 죽일 생각이잖아. 입 조심할 이유가 있냐?"


"아니, 근데 이 새끼가 어른들이 말씀하시는데, 말 끝마다 반말에, 냐? 우리가 니 친구야!?"


할 말이 없는 것인지 말투로 꼬투리를 잡는다.


"야, 니들이 생각을 해봐. 니들이 친구였으면 안 이러지. 병신들."


진짜 친구였으면 안 이런다.


적들이니까 침착함을 없애려고 도발하는 거지.


"이 새끼가! 곱게 보내주려니까! 그냥 요 앞바다 소금물로 염장을 쳐주마!"


격분한 놈들이 칼을 들고 달려왔다.



음... 칼에 빛이 어리는 걸 보니 싹 다 각성자다.


이거 괜히 도발했나 싶기도 하고.


일단 난 혼자니까.


이대로 사방에서 공격해오면 불리할 거다.



그래서 설명창을 켰다.


제일 널널한 곳으로 정면에 켜진 설명창 8개로 돌파할 셈이다.


그리고 설명창에 적들 중 2 명이 부딪힌 순간.


2 명은 설명창에 쭉 밀리며 산을 데굴데굴 굴러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



정면의 적들이 굴러 떨어져 포위가 풀린 상황.


"야! 너 이 새꺄! 대체 뭘 한 거야!"


적들은 화를 내면서도 쉽사리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여유가 생기니 정말 중요한 게 하나 생각났다.


지금처럼 여유가 있을 때 선택해야 하는데.



사람을 죽여야 하나? 아니면 팔이나 자르고 살려줘?


난 사이코패스가 아니다. 사람을 죽이는 건 좀 꺼려진단 말이지.


근데 살려서 보내기엔 또 가족을 건들까봐 걱정되고.


참 고민이 된다.


어쩔까 고민을 하던 중에 더 이상 참지 못한 적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 일단 제압부터 하고 보자.



정면으로 달려드는 적을 설명창으로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고.


재빠르게 넘어진 적의 팔에 설명창을 밀어 넣었다.


후...


심호흡을 한번 하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설명창을 사람에게 쓰는 건 처음이다.


제발 끔찍하지 마라.




쫙-!


윽... 소리부터 내 오감을 뒤 흔든다.


그래도, 일단 헌터일 할 거면 이 정도는 버텨야겠지...


치밀어 오르는 구토를 참고 나머지 적들도 상태창으로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팔에 설명창을 꽂아줬다.


적들 눈에는 생명의 불만 보이니까 상대하기도 생각보다 더 쉽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고.



"끄아아악!"


"아악! 미친 새끼..!"


"내 팔! 씨이..발! 내 팔이!"


적들이 모두 팔이 잘린 부분을 감싸쥐고 땅을 구르고 있다.



아... 저질렀다.


뭐 그래도 기분이 조금 씁쓸하고 가슴이 싸하긴 한데.


막상 저지르고 나니 생각보다 버틸만 한 것 같기도 해.


아무래도 살심을 품고 온 사람들이라 더 버틸만 한 거 같기도 하고.



"이... 미친 새끼야! 내 팔 어쩔 거야!!"


아니, 지들이 칼로 나 찌르는 건 되고 나한테 팔 하나 잘린 건 그렇게 억울한가?


난 최대한 제압만 한다고 한 건데 이 새끼들이..?



"야. 억울하냐?"


"이 미친 새끼가... 사람 팔을 잘라두고 뭐? 억울? 그래 억울하다 이 씹새꺄! 존나게 아프다고 이 씨발놈아!"


그래. 이런 놈들이었지.


자신들이 하려던 일은 괜찮고, 당하면 적반하장으로 구는 걸 보니 상당히 기분이 짜쳤다.


그냥 여기서 처리해야 할 거 같은데. 이대로 보내주면 이놈들 무조건 내 뒤통수 치러 다시 올 거다.


그래도 내 손으로 처리하기는 좀 그렇고.


어쩔까.


아. 상태창 조종이 있지.


주변은 산이고 말이다.



***



설명창 10개를 조종해 6m는 되어보이는 구덩이를 팠다.


설마 상태창 조종을 이런 곳에 쓸 줄은 몰랐다.


삽 대용으로 아주 훌륭한 도구였지만 뭔가 씁쓸해.



"얘들아 준비 됐어?"


다리가 잘려 옆에 쓰러져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적 10명을 돌아보며 말했다.


다리가 잘린 이유는 도망치려고 하다가 나한테 걸렸기 때문이다.


밑에 굴러 떨어진 놈들도 그대로 끌고 왔고.


남겨둘 수는 없었다.


"살려... 살려주세요! 제발..!"


가장 목소리가 크던 놈이 내가 구덩이를 파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잘린 팔을 싹싹 빌면서 울고 있다.



씁... 기분이 울적했다.


사람을 죽이기 싫은데도 죽여야 한다니.


그대로 설명창을 움직여 불도저처럼 10명을 밀어 구덩이로 떨어뜨렸다.


"아아악! 살려주세요! 제발! 앞으로 착하게 살게요!"


"씨발! 살려달라고!"


...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스스로에게 울적히 변명하며 구덩이에 흙을 밀어 넣었다.


사람을 파묻고 땅을 단단히 다지고 있자니.


조금, 아주 조금 심장이 아려오는 것 같은 날이었다.



***



예다가 우중충한 기분으로 탑 근처의 모텔에서 쉬기 시작한 때.


서울 외곽의 한 사무실에서 하길수는 오른팔 강덕수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덕수야 애들 잘 보냈냐."


"예. 형님. 탑 근처에서 나오면 그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예다가 만났던 노숙자들이 바로 강덕수가 보낸 사람들이었다.


"그래 잘했다. 이 새끼들도 머리를 좀 썼어."


"예. 그러게 말입니다."


시시덕 거리며 즐거운 듯 말하는 하길수에게 강덕수가 동조하며 말했다.


기분이 좋을 때 잘 맞춰줘야 콩고물이 또 떨어졌다.



"이 새끼들이 예약해둔 E급, D급 게이트를 놔두고 탑에 보낼 줄 누가 알았겠냐. 그치?"


"예. 형님 외에는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상대방을 높이는 듯 말하는 하길수에게 강덕수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말을 이었다.



"작업 쳐 놓은 게 헛발질이 된 게 좀 짜증나긴 하는데. 그래도 뭐, 이 정도면 깔끔하지않냐."


강덕수는 이미 야밤에 몇몇 게이트를 정해서 똘마니들을 집어넣어 놨었는데.


갑자기 예다가 탑에 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서둘러 용역을 보낸 것이었다.


덕분에 정상적인 전력은 아니었지만, 이제 막 헌터일 하는 새파란 놈 하나 잡는 것엔 차고 넘치는 전력이었다.


"예. 형님. 이정도로 깔끔하게 처리하면 뒷말도 별로 안 나올 겁니다."


"그래그래. 항상 기분 좋게 말해줘서 고맙다. 다음부턴 팀장이라고 부르고 마지막까지 잘 알지?"


"예. 팀장님."


이내 전화를 끊은 하길수는 신나서 떠들었다.


"뭐, 이놈들도 나름 머리 굴린다고 굴렸을 텐데 덕분에 이렇게 쉽게 처리하고 얼마나 좋아."


당장 B급에 필요한 조건에 실적이 필요한데 능력치 C급부터 맞추러 갈 줄 누가 알았겠나.


'뭐 덕분에 다른 놈들보다 내가 먼저 처리하게 됐지.'



이제 이카루스에 들어갈 미래만 기대하는 하길수 였으나.


용역이 전부 예다에게 당해서 땅에 묻힌 줄도 모르고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이었다.



***



한편 예다는 모텔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또 찾아올 텐데.'


날 노리는 적들이 만약 가족에게 찾아온다면?


가족에게 해를 입히거나 인질로 붙잡아 날 협박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 중에 있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월세 값이 싼 동네였다.


그만큼 치안이 안 좋았고.


가족들이 봉변을 당할 확률이 높을 거다.


... 이사를 가야 할 것 같은데 어디로 가야 하지?


예다에게 당면한 과제는 가족들의 안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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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전 직장 엎어버림 24.08.23 20 0 13쪽
13 SS급 상태창으로 전 직장 뒤엎음 24.08.22 22 0 13쪽
12 탑의 정상화 24.08.21 20 0 12쪽
» 구덩이와 덩치들 24.08.20 21 0 12쪽
10 탑과 전직 24.08.20 23 0 13쪽
9 탑과 라이트. 24.08.18 23 0 12쪽
8 모텔 속 고민 24.08.16 31 0 12쪽
7 고블린 기사 24.08.15 33 0 12쪽
6 게이트: 고블린 숲 24.08.14 34 0 12쪽
5 길드 24.08.13 39 0 11쪽
4 무시 24.08.12 41 0 12쪽
3 등급 측정 24.08.11 44 0 12쪽
2 상태창 딸깍. 24.08.10 53 0 12쪽
1 재각성 24.08.08 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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