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창으로 다 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아파아프다
작품등록일 :
2024.08.08 13:23
최근연재일 :
2024.08.27 00:02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522
추천수 :
1
글자수 :
92,577

작성
24.08.11 19:17
조회
44
추천
0
글자
12쪽

등급 측정

DUMMY


게이트에서 예다가 나오는 걸 본 김하연은.


"헉! 선배님! 살아서 나왔어요! 나왔다고요!"


방방 뛰며 제 선배에게 조잘대더니 곧이어 예다에게 후다닥 달려갔다.


"괜찮으세요? 헉! 어떡해, 어떡해. 어쩌다 이렇게 다치신 거에요?"


제가 다친 것 마냥 발을 동동 거리며 이것 저것을 묻는 그녀에게 선배 헌터 이호현이 호통을 쳤다.


"얌마, 김하연! 환자면 바로 치료부터 시켜야지! 민간인 잘못되면 어떡할 거야!"


그러며 예다를 보자마자 허겁지겁 챙긴 회복약과 힐러를 데리고 다가왔다.


회복약을 먹은 예다가 힐러에게 치료를 받는 동안.


이호현이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이 친구가 아직 신입이라 실례가 컸습니다."


꾸벅 목례를 하는 호현에게 당황한 예다가 마주 목례를 하며 손사래를 쳤다.


"전혀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도움을 받고 있는 건 저인걸요."


"예,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제 그, 게이트 안쪽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저희도 보고를 해야하는 지라..."


"아, 예.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요..."


게이트에 빠진 후 재각성을 했다는 부분에서,

김하연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물어왔다.


"정말로 재각성을 하셨어요? 어머나!"


"축하드려요! 위험한 순간에 딱 재각성이라니! 마치 소설 속 주인공 같아요!"


"스킬은 어떻게 되시나요? 마법? 초능력? 아니면 전사 계열 일까요? 아 제가 너무 실례였나요?"


쉴새 없이 조잘대는 김하연에 뭐라할 지 몰라 곤란해 하던 차.


이호현이 그런 김하연을 제지하며 물어왔다.


"얌마. 그건 실례가 맞아. 예다 씨 곤란해 하시잖아."


"예다 씨, 혹시 협회에 재측정 하러 가실 거라면 태워 드려도 될까요? 저희가 이것저것 도와드리면 빨리 끝낼 수 있을 겁니다."


이호현의 말에 잠시 고민해봤다.


이들과 함께가면 얻는 이점이 뭘지.


일단 편하게 갈 수 있다.


접수도 빠르고 헤멜 일 없이 처리 될 거다.


그리고 친절하다.


물류센터에선 받아보지 못한 대우.


물론 연구소에서도 친절함에 뒤통수를 맞았지만, 이들은 협회 소속이 아닌가.


아마 뒤통수는 맞지 않을 것이고 인벤토리에 들어있는 문베어도 처분할 수 있지 않을까.


그에 반해 단점은... 없다.


그저 김하연 씨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수다스럽다는 거 말고는.


"예, 태워 주시면 감사하죠."


그래서 냉큼 타겠다고 했다.


미녀의 부담스러움은 참아 줄 수 있었다.



***



협회로 가는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눴다.


작게는 김하연과 말을 트기로 한 것부터 크게는 붉은 게이트에 대한 내용까지 말이다.


"그러면 그 연구소라는 곳에서 붉은 게이트를 만들고 있었다는 거죠?"


"어. 맞아, 그러다가 마지막엔 날 게이트에 밀어 넣었어."


김하연은 나와 죽이 잘 맞으면서 3살 어린 22살 이라서 반말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연구소가 어딘지는 기억이 안 나고요?"


"뭐... 그렇지."


김하연의 정리에 할말이 궁색해졌다.


어째서 연구소가 어디에 있는 지 기억이 안 날까.


아니 연구소 위치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의 기억은 모든 게 이상한 점 투성이었다.


붉게 변하던 게이트, 심장의 통증, 서늘했던 공포.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의심조차 하지 않고 일했다.


그러다가 게이트로 순순히 들어가기까지.


큰 위험의 냄새가 났기에 조심히, 좀 더 정보를 얻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뭐. 이건 지금으로선 해결 방법이 없으니 넘어가고.


김하연이 잠시 조용해진 사이에 상태창을 켜봤다.


[문베어를 사냥했습니다.]

[레벨업!]

[레벨업!]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상태창이 복구됐는지, 레벨업을 했다는 글씨가 보였다.



[개체명:류예다

레벨: 2

특성: 생명의 불


마력: 5/5

스킬: 상태창(B), 인벤토리(C)

근력: 7 / 체력: 8 / 지능: 3 / 마나: 5

잔여 스탯: 10 ]



D급 문베어를 4마리나 사냥했음에도 레벨이 2.


이거 경험치가 너무 짠게 아닌가 싶다.


음, 아닌가? 어쩌면 상태창이 박살난 후에 잡은 문베어들은 경험치를 받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오류가 생겼다고 나왔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상태창은 최후의 최후까지 아껴야겠지.


또, 레벨업을 하니 마력이 완전히 회복됐다.


이는 내게 또 다른 강점이 될 것이다.


이런저런 앞으로의 방향성까지 정하던 중.


잔여 스탯 10이 보였다.


이젠 이걸 써봐야겠다.


내 마나와 마력이 5, '생명의 불'을 쓸 수 있는 횟수도 다섯 번 뿐이다.


다섯 번만으로는 원활한 사냥이 불가능하다.


이번 게이트에서도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겠지.


또, 곧이어 있을 각성 측정에서 최대한 높은 평가를 받아봐야 하지 않겠나.


내 능력은 모두 마나와 관련이 있었다.


그래서 잔여 스탯 10을 모두 마나에 썼다.


[개체명:류예다

레벨: 2

특성: 생명의 불


마력: 20/20

스킬: 상태창(B), 인벤토리(C)

근력: 7 / 체력: 8 / 지능: 3 / 마나: 15

잔여 스탯: 0 ]



마나 1에 마력 1이 오르는 건 너무 적다 싶었는데 마나가 10을 넘긴 순간부터 마력이 2 씩 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20이 넘으면 3이나 4 씩 오르지 않을까 싶다.


[마력이 상승해 인벤토리가 강화됩니다.]

[인벤토리 칸: 5 → 20 ]


그리고 마력이 상승해 인벤토리가 20칸으로 늘어났다.


노렸던 건 아니지만 어쩌면 이럴수도 있겠다 싶긴 했다.


아무튼 개이득, 꿩먹고 닭까지 잡아먹은 기분이다.



스탯을 분배한 뒤에는 헌터 등급 측정에서 어떻게 행동할 지 생각을 해봤다.


소설을 읽으면 항상 답답하게 힘을 숨긴다.


힘을 숨긴 찐따가 되어 독자들을 고구마로 하차 시키는 상남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근데 나는 뭐 원한 산 것도 없고, 아직 뭣도 없는데 숨기는 건 무시받던 과거의 내가 용서를 못한다.


따라서 난 무지성 하차 유발범 같은 상남자는 될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난 성공하고 싶고 누구나 내 이름 석자 대면 인정 해주는 삶을 살고 싶었다.


고로, 등급 측정은 할 수 있는 모든 걸 끌어모아서라도 높은 등급을 받고 싶은 것이다.


제대로 된 헌터가 되어 내 앞담을 까던 물류센터의 김 씨와 나문혁 씨 등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 줄 생각을 하니 심장이 벌렁벌렁한 게 아닌가.


이건 절대 못 참는다.


나는 못 참고 운전중인 이호현에게 물었다.


"제가 등급 측정에서 D 급을 받을 수 있을까요?"


"하하하! D 등급을 받고 싶으신가 보내요! 그런데 제가 들은 내용으로 보면 C 등급은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인가요? C 요?"


"D 등급 게이트를 혼자 클리어 하시기도 하셨고, 보스도 스킬 두번에 잡으셨다면서요? 사실 그 정도면 실적만 좀 쌓으면 B 등급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때 이호현 말에 하연이 덧붙였다.


"와! 나도 E 급에서 C 급 되는데 4년이나 걸렸는데. F 급에서 바로 C 급이라니! 오빠 진짜 대박이다~! 그러니까 예다 오빠는 잘되면 우리 잊지 말아야 해요?"


"아하하! 뭐야~ 친절한 이유가 그런 거였어?"


하연의 웃음기 섞인 유쾌한 말에 절로 웃으며 말하니.


"그렇기만 하겠습니까? 협회에 저희 말도 좀 잘 해주시죠. 하하!"


라고 하며 이호현이 함께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자. 다 왔습니다. 오면서 하연이가 절차는 다 밟아놨으니 간단한 서류만 작성하시면 될 겁니다."


헌터 협회 주차장, 그 안에 차를 세운 이호현이 다음에 또 보자며 명함을 주고 하연을 데리고 빠르게 사라졌다.


아마 붉은 게이트의 처리 내용을 시급하게 보고 해야 했던 것 같다.


'바쁘셨을텐데.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젠가는 꼭. 이 도움을 갚을 생각이었다.



***



협회의 데스크 앞.


"어떤 일로 오셨나요?"


단발에 눈매가 새초롬히 올라가 예쁘장한 여직원이 사무적인 말투로 물었다.


"등급 재측정을 하러 왔습니다."


"네-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류예다 입니다."


이호현의 명함을 만지작 거리던 손에 힘을 주고 말했다.


"아, 혹시 하연이랑 함께오신 분이신가요?"


명함을 힐긋 쳐다본 여직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을하니,


"어머 내 정신 좀 봐."


하며 재빠르게 길을 안내해줬다.


"웬만한 절차는 다 끝났으니까요. 능력치 측정과 전투 측정 후 간단한 동의서 하나만 작성해주시면 돼요~"


하연의 이름이 나온 후부터 티날 정도로 친절해진 여직원을 보아하니 하연은 직장에서 꽤나 예쁨받는 것 같다.


하연과의 얕은 친분을 앞세워 빠르게 측정을 진행했다.


그리고 나온 등급이.


"으으음- 아하하...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아..."


신체 F 급.


마력 E 급.


생각해보니 그랬다.


'나 이제 2렙이었지...'


문베어를 쉽게 잡아서 착각 했었나보다.


난 이제 마나 10을 겨우 올린 초보라는 걸 말이다.


"뭐, 그래도 아직 전투측정이 남았잖아요! 이게 좀 더 중요하죠! 화이팅!"


하연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기대된다며 눈을 빛내는 여직원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그래, 전투측정에서 C 급만 받아도 헌터 등급 D 급이야...'


그리고 신체등급에 비해 전투측정 등급이 높으면 그만큼 유망주로 떠오른다.


신체가 낮은 등급인 만큼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데,

전투측정 등급이 높으면 그만큼 고점이 높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좋아.'


같은 스펙이면 압살한다.


이 말은 길드의 스카우터들의 눈에 더 높은 가치의 원석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또한, 아직 2렙으로 강해질 길은 무궁무진했다.


전투측정실에 도착하니,


"원하시는 등급부터 상대하실 수 있으세요.

그 대신, 전투에서 패배하면 측정은 바로 종료돼요.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도 실력이라는 방침이라서요."


여직원이 잠깐의 설명 후에 측정기를 작동했다.


음. 솔직히 말해 좀 쫄렸다.


삐끗 실수만 해도 F 등급 낙점이라니.


잠시 크게 숨을 들이쉰 뒤에 말했다.


"E 급부터 상대할게요."


나한테는 이게 맞다.


아직 헌터도 아닌데 괜히 실수해서 나락가지 말고 차근차근 올리는 게 딱 알맞단 말이다.


"딜러 포지션 측정 시작합니다."


여직원의 말과 동시에 E 급 측정용으로 나온 몬스터는 '긴 불 갈기 멧돼지' 였다.


목에서 시작된 화염 갈기가 꼬리 끝까지 쭉 이어진 외형이 특징으로,

상당히 높은 호전성과 고온의 화염을 두른채 돌진하는 걸로 유명한 몬스터다.


덕분에 E 급 중에서 최상위로 취급받는 몬스터라고 헌터 준비를 하면서 봤었다.


E급과 D 급을 가르는 몬스터기에 측정용으론 딱이다 싶었다.


E 급 던전에서 D 급에 근접한 E 급 몬스터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가만히 서있자 경계하던 멧돼지가 돌진을 시작했다.


멧돼지의 다리 높이에 '생명의 불'을 붙여둔 설명창을 세워놓은 후,

앞 다리가 걸려 허공에 붕 뜨며 넘어진 멧돼지를 옆으로 짧게 움직여 피했다.


콰직!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 못한 멧돼지의 목 부근이 잘려나가며 측정이 끝났다.


"와- E 급을 엄청 쉽게 잡으셨네요! 진짜 깔끔하네요! 그럼 바로 D 급 측정 시작할까요?"


" D 급 측정 뒤에 C 급도 부탁드립니다."


자신감이 붙은채 당당히 말하자 여직원의 즐거운 듯한 웃음소리와 함께 D 급 측정이 시작됐고.


정면에 방패처럼 실체화해둔 상태창 너머로 '검은 안개 박쥐' 는 검은 안개를 몰고 날아왔으나,


콰장창!


설명창 2개를 겹쳐 실체화시켜 터트리자.


폭발에 휘말려 툭! 하고 맥아리 없이 바닥에 떨어진 뒤, 설명창에 머리가 터져 사라졌다.


이게 되네.


생각한대로 다 되니까 말이다,

측정이 너무 쉽고, 너무 즐거웠다.


척추를 찌르르 울리는 쾌감에 멈춰있길 잠시.


"우와! 폭발 뭐에요! 마력이 E 인데 뭐 이렇게 쎄요! 심지어 범용성도 엄청 높아 보이는데요!"


여직원이 박수를 쳐주며 말했다.


지금까지 사용한 마력은 고작 6.

아직 14의 마력이 남아있다.


여직원의 놀란 듯한 말에 고작 레벨이 2밖에 안 올랐는데도 아까에 비해 4배는 강해졌다 생각하니,


또 흥분됐다.


아~ 중독될 거 같다.


지금도 이렇게 짜릿한데 앞으로 남은 C급 측정, 그리고 혹시 B급 측정을 하게 된다면?


담배? 술? 다 필요없다.


내게 상태창은 마약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상태창으로 다 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5화 수정 24.08.25 5 0 -
공지 수정 공지 24.08.16 13 0 -
17 쉿, 병실에선 조용히 24.08.27 13 0 12쪽
16 쌍방 과실 24.08.25 17 0 12쪽
15 진짜 무너진 전 직장. 24.08.24 19 0 11쪽
14 전 직장 엎어버림 24.08.23 20 0 13쪽
13 SS급 상태창으로 전 직장 뒤엎음 24.08.22 22 0 13쪽
12 탑의 정상화 24.08.21 21 0 12쪽
11 구덩이와 덩치들 24.08.20 21 0 12쪽
10 탑과 전직 24.08.20 23 0 13쪽
9 탑과 라이트. 24.08.18 23 0 12쪽
8 모텔 속 고민 24.08.16 31 0 12쪽
7 고블린 기사 24.08.15 33 0 12쪽
6 게이트: 고블린 숲 24.08.14 34 0 12쪽
5 길드 24.08.13 39 0 11쪽
4 무시 24.08.12 41 0 12쪽
» 등급 측정 24.08.11 45 0 12쪽
2 상태창 딸깍. 24.08.10 54 0 12쪽
1 재각성 24.08.08 67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