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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아프다
작품등록일 :
2024.08.08 13:23
최근연재일 :
2024.08.27 00:02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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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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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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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전 직장 엎어버림

DUMMY



택시로 30분 정도를 이동하며 그간의 사건들을 떠올렸다.


A헌터스 물류센터.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8글자의 물류센터 간판이 눈에 아른거린다.



여기도 추억이 있긴 했다.


간식 거리를 챙겨주시던 아주머니, 음료수를 챙겨준 알바 누나.


이 누나는 알바 하러온지 4일만에 같이 밥을 먹자고 했었는데, 당시에는 내가 너무 못난 것 같아서 거절 했었다.


그 때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다.


'정말 이뻤는데... 아...'


여기에 묵묵히 자기 일만 하시다가 은글 슬쩍 와서 도와주시던 40대 아저씨까지.



좋은 분들은 많았다.


그렇지만 원래 나쁘고 목소리 큰 놈들이 많아 보이는 법이라서.


이렇게 소소한 추억이 많은 곳이라 해도 부정적인 기억이 더 기억 속에 선하다.


'뒤에서 뒷담 까던 사람은 양반이지.'



앞담과 시비, 화풀이, 고성을 내며 말싸움을 하는 것도 꽤나 자주 일어났었다.


기존 인원들이 새로 오는 사람에게 텃새를 부리는 것이다.


텃새에는 작업물 몰아주기, 농땡이 피우기, 교육 안 시켜주기, 옆에서 쪼아대기 등이 있었고.


아주 사람 비참하게 구석으로 몰아 넣다보면 다들 못 참고 도망치거나 들이박는 것이다.


그러니 매번 고성이 오갈 수밖에.



그리고 이런 일들에 대응 하려고만 하면 찾아와 고참 직원들의 편을 들어주던 작업반장까지.


'아주 환장하는 곳이란 말이지.'


당해보면 아주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만 당장의 돈 하나만 보고 자존심까지 내려놓고 일했었다.



그렇게 개처럼 일하던 곳에 이제는 C급 헌터가 되어서 가고 있다.


나에게 헌터일도 못한다던 김씨 등을 아주 팬티 속까지 탈탈 털어줄 계획이다.


거기에 날 무시하던 아재들도 좀 갈궈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생각해보니 성공이 최고의 복수라지 않는가.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데.


평소에 싫어하고 무시하던 놈이 벼락 부자가 되어서 눈 앞에서 알짱거린다?


이건 못 참지 않을까? 아주 속이 뒤집어질 거다.


'심지어 알짱거리는 게 아니라 앞에서 얄밉게 말까지 걸어오면?'


이렇게 대충 입고 가는 건 안 될 일이었다.



나는 당장 가려던 물류센터에서 자동차 매장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당일 출고가 가능한 고급 자동차 매장으로.


다행히도 물류 센터 가는 방향에 있더라.



"도착해부럿으."


어떻게 복수할 지 상상하다보니 어느새 도착했나보다.


"화이팅 혀!"


택시 기사 어르신의 응원을 뒤로한 채 자동차 매장에 입성했다.


이몸 등장.


물류센터에 돈지랄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네~ 어서오세요. 고객님 어떤 차종을 원하실까요?"


"당장 출고가 가능한 적당한 가격의 매물이 있을까요?


내가 직접 처리할 사람들은 몇 없다.


나머지 내 뒷담을 하던 사람들은, 그냥 비싼 차를 보여줘서 속만 쓰리게 할 정도여도 되겠지.


"즉시 출고 가능한 매물이라면 8천 정도부터 출고 가능한 차들이 있거든요? 적당한 가격이라면 어느정도를 원하실까요?"


"최소 2억 이상의 차로 해주세요."


최대한 있어 보이는 차.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차여야한다.


딱봐도 '아! 비싸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야 날 무시하던 사람들이 부러워하며 속이 쓰리지 않을까.


내가 아팠던 만큼은 아니어도 조금이라도 아파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4억 정도 하는 매물이 있거든요. 한번 보러 가실까요?"


그렇게 딜러 분을 따라간 매장의 지하에서 엄청난 드림카를 봐버렸다.


"오 엄청 괜찮아 보이네요."


괜찮은 수준이 아니라 딱 봐도 엄청 비싸 보인다.


"괜찮은 것 같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이걸로 할게요."


"이게 다른 고객님이 주문했다가 취소된 물건이라 풀옵션이기는 한데 색상이 괜찮으실까요?"

"이틀 정도만 맡겨두시면 원하시는 색상으로 세팅이 가능하세요."


"괜찮아요, 즉시 출고가 되는데 그정도는 감수 해야죠. 당장 계약할게요."


색상도 마음에 든다.


약간 붉은 빛이 도는 티타늄 그레이라서 진짜 고급져보인다.


자동차도 준비가 됐고.



정장과 구두는 매장에 들어가서 딱 보자마자 괜찮아 보이는 걸로 빠르게 집어왔다.


가격은 총합 5백 만원 정도.


엄청 고급스러워 보인다.


여기에 손목이 조금 허전하긴 하지만, 어디 예의 차려야 할 곳도 아닌데 무슨 시계냐 싶어서 시계는 패스했다.


내가 가려는 곳은 자동차, 정장, 구두.


이거 세 개면 끝이다. 그냥 끝.



그렇게 차를 운전해서 도착한 A헌터스 물류센터.



곧 점심시간이라 다들 열심히 물량을 쳐내고 있다.


내부로 들어서니 물건을 분류하고 있는 라인이 보이는데,


저기가 바로 내가 일하던 곳이었다.



참교육은 뒤에서 지켜보다가 점심시간 되면 시작해야지.


괜히 열심히 일하시는 다른 분들께 피해가 가면 안 되니까.


일단은 지켜볼 생각으로 물류센터의 윗 길드로 감사를 요청했다.


여기서 일하던 C급 헌터라니까 당장 사람을 파견해 주겠다더라.



당장은 지켜볼 생각이었는데.



"야! 아프다고 늦는 새끼가 어딨어!"


김 씨, 김석남이 고함을 지르며 다가왔다.


어우 목소리 큰 만큼 일이나 잘 했으면 싶다.


"아프면 늦을 수도 있죠. 그리고 누구는 일하다 농땡이도 피지 않나요."


"니 말고 누가 농땡이를 피워? 그리고 아프다고 늦냐? 니 아프면 일 그만 둘래!?"


날 보자마자 쪼아 댄다.


"네, 저 일 그만 둘겁니다."


"뭐?"


그제야 내 옷차림을 훑어보는 김석남 씨.


"뭐야, 너 뭔 옷이..."


"이번에 새로 맞췄습니다. 괜찮지 않나요?"


내 눈에는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


딱봐도 비싸보이는 것이 함부로 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니가 뭔 돈으로? 니 혹시 횡령이라도 했냐?"


내가 꺼내려고 한 주제였는데, 잘 됐네.


"제가요? 전 김석남 씨가 아닌데요."


나는 김 씨. 김석남이 횡령하는 걸 본 적이 있었다.



"뭐..? 니 지금 말 다했냐? 이 어린놈의 새끼가. 내가 언제 횡령을 했다는 거야!"


"말 함부로 하지 마시죠. 그리고 제가 틀린말 했나요?"


상당히 거친 반응이 돌아온다.


내 입에서 횡령 건이 나오니 찔리나 본데, 내가 잘못본 것이 아니었나보다.


"횡령, 하셨잖아요? 저번 알바생들 대거 짤린 날, 기억 안 나세요?"


언젠가 한번, 자꾸 마석 갯수가 안 맞는다고 달달 볶던 모 길드에서 알바생을 대거 해고한 날이 있었다.


양심이 있다면 자기 때문에 일자리 잃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겠지.



"뭐? 이 새끼가 일 그만둔다더니 미쳤나. 야! 말은 똑바로 해야지! 니가 봤어? 봤냐고!"


"네, 봤죠. 마석, 챙기셨잖아요? 제가 못 봤을 줄 아셨나요?"


A헌터스 물류센터는 헌터 활동의 부산물과 장비등을 분류하고 처리하는 장소였다.


김석남은 그 중에서 작고 가격이 꽤나 나가는 마석을 빼돌리던 것이다.



"뭐..? 지랄 하지마! 내가! 언제 그랬어! 증거 있어!?"


"증거? 없죠. 근데 제가 C급 헌터가 되어서요."


"이제 퇴사하는 C급 헌터의 말 정도면 조사를 시작하는 것에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김석남을 콕 찝어서 조사하면 분명 나올 거다.


요즘엔 각성자가 있어서 돈 좀 쓰면 이런 것은 다 잡아낼 수 있으니까.



"C급 헌터..?"


쩔그렁. 꽉 쥐고 있던 마석을 떨어뜨리는 김석남.


그새 또 횡령하려고 챙기고 있었나?


"네, C급 헌터요."


"그래서 말인데요, 김석남 씨가 저번에 스킬도 구린 F급이라고 하셨었는데, 기억하세요?"


"..."


"이제, 제가 왜 이러는지 알겠어요?"


그리고 F급이었다가 C급으로 재각성해서 퇴사하는 헌터의 증언.



거기서 시작된 조사에서 나오는 결정적인 증거!


캬- 이거 스토리가 엄청 좋지 않나?


"조사에서 김석남 씨의 장물 거래 기록이 나오면 딱 일 것 같다. 그죠?"



"너 이 새끼야! 아무리 그래도 나한테 이 지랄은 아니지!"


반응으로 봐서 아직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나 보다.




그 때,


"야! 류예다!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작업반장이 등장했다.


"횡령범을 잡고 있었죠."


"뭐? 횡령? 이 또라이 새끼가. 야! 여기 횡령범이 어디있어!"


갑자기 버럭 화를 내는 작업반장이 보면서.



나는 김석남을 가리켰다.


"여기 있잖아요?"


그리고 스윽- 손을 돌려 작업반장도 가리켰다.


"그리고 반응을 보니 그쪽도 횡령, 하셨나보네요?"


"이 미친 새끼가..!"


"10명이 와야 할 알바생이 7~8명만 오던 거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깐 일하다가 도망간 알바들도 전산 상으로 근무 중으로 올려두고 인건비 횡령 하신 거 알고 있습니다."


"더 하실 말 있으신가요?"


전에 경리 누나와 술 한잔 하다가 들은 게 있었다.


우리 라인은 중도 탈주자가 적어서 잘 굴러가겠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우리 라인은 매일 3명 중 2명은 일하다 중간에 도망간다.


그래서 혹시 했는데 방금 반응으로 확실해진 거다.



'작업 반장은 물류센터 사장의 사촌이지.'


거기에 C급 각성자이기도 했다.


덕분에 재각성 전에는 이렇게 들이박을 생각도 꾹꾹 눌러담아 참아야 했는데.


속이 시원했다.


"이 미친 새끼가 지금 감히 누구를 모함하는 거야!"


버럭 소리를 지르며 점점 다가오는 작업반장이 보였다.



"댁 사촌형은 그냥 넘어가주겠죠."


"그런데 그 위에 길드는 어쩔까요? 제가 불렀거든요. 감사 팀."


"야! 이 개새끼야!"


격분한 작업반장이 순식간에 덤벼들었지만.



내 앞은 계속 설명창으로 막아두고 있었다.



"함부로 주먹질 하지 마시죠. 저 이제 헌터입니다."


헌터는 게이트를 막는 중요한 자원이다.


헌터를 공격하면 그대로 체포 당하는 거란 말이지.


설명창에 막혀 다가오지 못하던 작업반장의 주먹이 빛나기 시작했다.


분노에 머리가 돌았나 보다.


손 하나 안 대고 접근을 막고 있으면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눈치채야 하는데 말이지.


"이 씨발놈아!!"


욕을 하며 내 얼굴로 주먹질을 하는 작업반장을 쭈욱- 밀어냈다.


빛나는 주먹에 스친 설명창이 터져나갔지만,

아직 90번은 쓸 수 있는 걸.


때 마침 감사팀도 도착한 것 같고.


방금 작업반장이 스킬을 쓰고 내게 주먹질 하던 것을 본 것 같다. 이거 일이 쉬워지겠네.


더 이상 봐주지 않고 설명창으로 작업반장을 제압했다.


설명창 2개로 작업반장의 발과 머리를 가두고 설명창 3개를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상체를 붙들어 제압한 것이다.


조종이 능력이 생기니까 진짜 편리하다.


아쉽게도 다른 마법은 사용하면 죽일까봐 못 쓴다.



자 참교육 들어갑니다.


내가 작업 반장을 제압하자마자 코 앞까지 온 감사팀에게 작업 반장과 김석남을 넘겼다.


남들 앞에서 쪽까지 팔린 뒤에 법적 처벌까지 하이패스로 받으시길.


"반갑습니다 A헌터스 길드의 감사팀장 문정식 이라고 합니다."


감사팀의 팀장 문정식이라는 사람이 다가와서 인사를 해온다.


"예, 전 C급 헌터 류예다 입니다."


문정식에게 헌터증을 보여줬다.


C급 헌터라고 하면서 불렀으니 헌터증은 보여줘야겠지.


헌터증에 적힌 재각성 일자를 슥- 보던 문정식은 이내.


"귀하의 고발에 감사를 표합니다. 해당 안건은 조사 후 조치가 들어갈 겁니다."


일 처리와 함께 명함을 건내줬다.


"그리고 혹시, 길드를 옮기시게 된다면 저희 A헌터스 길드를 생각해주십시오."


"저희 길드는 예다 씨에게 언제나 열려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예, 기억 해두겠습니다."



그렇게 감사팀과 헤어지고.


이제 나문혁 씨 등을 찾아야 하는데,


이 사람들한테는 앞선 김씨나 작업반장 만큼의 감정은 없었다.


짧게 할말만 하려고 나문혁 등을 찾던 중,


"어머! 예다 학생! 이게 무슨 일이래!"


"시끄럽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여사님."


평소 나를 챙겨주시던 분을 만났다.



"괜찮아 괜찮아, 횡령이 사실이면 저짝 잘못이지. 잘했어!"


"그렇게 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까지야, 나도 평소에 저짝들이 뒤에서 예다 학생 호박씨 까는 거 맘에 안 들었다니까! 얼마나 성실하고 싹싹한데!"


마음이 찡하다.



"그런데 옷이 엄청 비싸 보이는데?"


"쬐끔 비싸요. 아주 쬐-끔."


"푸흐흐, 학생도 참, 내가 이거 브랜드를 아는데! 아주 성공했네. 성공했어!"


여사님의 말씀에 머쓱 해졌다.


아니... 알고 있었으면 바로 말씀해주시지.



"여사님, 혹시 나문혁 씨 어디 있는 지 아시나요?"


머쓱한 기분에 하하. 너털웃음을 내며 물었다.


"나문혁 씨? 저어-기에 있을 거야! 아무쪼록 잘 해봐!"


센터 한 구석을 가리킨 뒤에 내 등을 팡팡 쳐주며 응원해주시는 여사님.


"감사합니다. 나중에 다시 찾아 뵐게요!"


이제 나문혁 씨를 찾아가 볼 생각이었다.



분명 방금 사건을 보고 오들오들 떨고 있겠지?


딱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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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쌍방 과실 24.08.25 18 0 12쪽
15 진짜 무너진 전 직장. 24.08.24 20 0 11쪽
» 전 직장 엎어버림 24.08.23 21 0 13쪽
13 SS급 상태창으로 전 직장 뒤엎음 24.08.22 22 0 13쪽
12 탑의 정상화 24.08.21 21 0 12쪽
11 구덩이와 덩치들 24.08.20 21 0 12쪽
10 탑과 전직 24.08.20 23 0 13쪽
9 탑과 라이트. 24.08.18 24 0 12쪽
8 모텔 속 고민 24.08.16 32 0 12쪽
7 고블린 기사 24.08.15 33 0 12쪽
6 게이트: 고블린 숲 24.08.14 35 0 12쪽
5 길드 24.08.13 40 0 11쪽
4 무시 24.08.12 4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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