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발해국은 어떻게든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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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아르
작품등록일 :
2024.08.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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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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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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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기 13화. 도토리 혁명Acorn Revolution(2)

DUMMY

-


―――위생은 굉장히 중요하다.


예로부터 고대, 중세, 근세 국가들의 인구가 역병으로 몰살당할 뻔한 적이 몇번인가.


14세기, 유럽에 흑사병(페스트)과 유행하고 추정 약 1억명의 인구가 사망했다. 누적 사망자만 추정해도 전 세계 3억명이다.


종두법이 개발되기 전까지 천연두는 중세의 가장 위험한 질병이었다. 유럽에서는 매년 400,000명이 천연두에 걸려 사망했고, 동양권에선 천연두를 마마媽媽라 부르며 큰 귀신이라 여겨 어찌나 두려워하지 않았는가!


위생과 병의 상관관계를 모르던 근세에는 대부분의 부상자는 상처에서 비롯된 병으로 죽었다.


그 외에도 단순한 감기, 파상풍, 콜레라, 이질 등. 수많은 병이 활개를 치던 시대가 바로 중세!


이 시대 의학은 현대 기준으로 보았을 때 매우 형편없었고, 거의 주술에 의존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 만큼 역병은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였고, 그 병을 미리 예방하는 위생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그 위생을 잊고 있었다니!’


백단은 자신을 자책하며 지금까지 역병이 돌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현대인이라면, 아니 일국이 왕이라면 응당 전염병과 위생에 대해서 신경을 써야 했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역병이 돌지 않았다는 것인 천운이었다. 가벼운 고뿔 정도로 끝났던 것이 바로 행운이라.


백단은 몰랐으나 이미 병의 조짐은 보이고 있었다.


이 척박한 사할린의 환경은 따듯한 해남에 살던 사람들에게 특히나 치명적이다.


거기다가 야생동물까지 판을 치는 장소였기에 광견병부터 온갖 병균이 가득한 땅이 바로 이곳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로 단순히 ‘우연’이었다.


언제든 고뿔(감기)을 시작으로 온갖 병들이 전염될 소지가 다분했다. 그러나 백단은 무의식적으로 ‘단순히 불쾌하니까’ 따로 공중화장실을 만들어 온갖 오물을 한곳에 모아왔었다.


또 그는 추위를 이기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 모두에게 무공을 가르쳤다. 일반인도 초인과도 같은 힘과 강건한 신체를 가질 수 있는 신비로운 기술을 가르쳐 준 것이다.


무림인은 일반인들보다 병에 대한 내성이 뛰어나다. 그들은 기를 운용하기에 체내와 체외의 이물질을 반쯤 본능적으로 태워버리거나 털어낼 수 있었다.


당장 삼매진화조차 기를 태우는 행위이지 않은가.


거기다가 백단은 그들을 먹여 살리겠다고 주변 야생동물들을 모조리 사냥했다.


제 백성들을 먹여 살리겠다고 생태계 따위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잡을 수 있는 동물이란 동물은 모조리 사냥한 것이다.


자연재해와 같은 초절정의 무인이 살기를 내뿜으며 온갖 짐승들을 사냥하니 사슴부터 시작해서 곰과 같은 포식자들조차 버티지 못하고 그들이 있던 장소를 피해 아래로 남하하기 시작했다.


병의 원인이 되는 동물들조차 ‘백단이라는 괴물’이 무서워서 아래로 도망친 것이다.


물론 그 결과 설치류도 늘었지만···.


“저것 봐···. 닭이 쥐를 먹고 있어.”


“세상에···. 저 닭은 다람쥐를 한입에 삼켰어!”


중경에서 키우는 유일한 가축인 닭들이 그 설치류를 몽땅 잡아먹었다.


―――닭은 잡식이다.


인간이 사료를 주지 않아도 주위 벌레나 작은 쥐 등을 먹으며 아무거나 잘 먹는 동물이 바로 닭!


특히 백단이 데려온 닭들은 거의 싸움닭 + 산란계에 가까운 야생 품종이었기에 그들은 엄청나게 사나웠다.


계룡의 휘하에서 늑대마저 후두려 패 사냥하는 그들은 쥐 따위 간식거리 밖에 되지 않았다.


덕분에 중경은 설치류의 위협에서도 무사할 수 있었다.


“진짜 신령스러운 동물이네.”


“닭은 원래 신령스러운 동물이잖아.”


“역시 게세···. 아니 개색···. 아니 아바이가 데려오신 동물이군. 어째서 데려왔는지 알 것 같아.”


본디 문명인(농경인)들은 설치류를 아주 싫어했다. 소중한 식량인 곡식을 갉아먹는 설치류들이 좋게 보이려야 좋게 보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설치류를 닭들이 사냥하기 시작하자 곧 그들은 닭을 신령스러운 동물이라 여기며 그들과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다.


특히 계룡은 닭들의 왕, 영물이라고 생각해 더욱 각별하게 여겼다.


그런 닭들이 신기한 것은 키로로 부족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저 새는 뭔데 쥐를 잡아먹지?”


“저것 봐! 저 커다란 새는 늑대처럼 짖어!”


“우리가 한때 키운 개들보다 강해 보여.”


키로로 부족이 닭을 처음 보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백단이 데려온 닭은 외래종. 난생처음 보는 새가 쥐도 잡아먹고 도시를 깨끗하게 하며 야생동물마저 사냥하니 그들도 닭을 신령한 동물이라고 생각했다.


“신기한 새야. 신비로운 새야.”


그들은 닭은 중경을 수호하는 아이누 카무이=아바이=백단의 수하이자 영물이라고 추앙하기 시작했다.


온갖 설치류를 사냥해 그들을 보호해주지, 개처럼 주위 야생동물마저 쫒아내고, 달걀이라는 소중한 식량까지 낳아주니 신의 동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중경에선 점점 닭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닭을 소중히 여기고 닭고기를 먹는 것을 터부시하고, 달걀을 수확해 먹는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게 닭들을 대접하기 시작하자 또 하나의 변화가 일어났는데 그것은 바로 닭의 애완동물화였다.


“꼬고!”


계룡은 자기 부하들을 대접하는 사람들을 만족스럽게 여겨 그들이 닭들을 데려가 키우는 것을 막지 않았다.


곧 닭들에게 익숙해진 중경 사람 전부가 각자 한두마리씩 닭을 애완동물로 기르기 시작했다.


백단이 계룡을 기르니 그를 따라 닭들을 데려다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반려동물(주로 개)의 역할이 닭으로 대체된 것이다.


“꼬고! 가서 물어!”


“꼬꼬댁!”


키로로 부족은 사냥에 닭들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싸움닭에 가까운 야생 품종인 그들은 사냥개처럼 손쉽게 짐승을 몰고 사냥했다.


그렇게 중경 사람 모두가 닭을 기르게 되었다.


그 결과, 먼 훗날 폭발적으로 증식한 닭들을 보며 백단이 골머리를 앓게 되지만···.


―――뭐, 먼 훗날의 이야기다.


-


아무튼 그런 우연에 우연이 겹쳐 그들은 가벼운 고뿔 말고 별다른 병은 앓지 않은 채 무사히 1년을 버틸 수 있었다.


백단이 ‘현대인이었기에’ 행해왔던 아주 자연스러운 조치와 고작 ‘추위’를 이기기 위해 무공을 가르쳤던 것과 무지막지한 사냥이 도리어 그들을 병으로부터 보호했다.


그가 데려온 닭들이 알게 모르게 설치류를 사냥하면서 중경을 안전한 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우연도 계속될 수는 없는 법.


이제는 키로로 부족도 올라왔고 그들은 다시 언제든 역병이 터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당장 키로로 부족조차 중경 사람들보다 면역력이 약해서 언제 병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백단이 만약 그들에게조차 무공을 가르치지 않았다면 정말 한 달도 안돼서 역병이 터졌으리라.


뭐, 백단은 몰랐지만 말이다.


“비누를 만들어야 해.”


아무튼 백단은 위생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의지를 불태웠다.


“당장 사람들을 불러 모아 공중화장실을 증설하라 말해라.”


그는 일단 인구가 늘어난 만큼 공중화장실을 대대적으로 증설해 앞으로 늘어날 인구에 대비해 도시의 위생을 개선했다.


“그리고 오물을 수거해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커다란 폐기장···, 그래. 오물 폐기장을 만들라고도 해.”


“어···. 폐기장은 어떻게 만드는데? 오빠.”


“···어. 일단 비료 만드는 것처럼? 땅만 크게 파둬 봐. 나중에 어. 음. 쓸데가 있겠지.”


“······.”


백단의 지식이 애매한 만큼 주먹구구식으로 오물 폐기장이 만들어졌지만, 덕분에 도시의 위생은 같은 시대 중세 도시들보다 현격히 개선되었다.


“꼬꼬!”


그리고 그는 돌아다니는 닭을 보며 또 한 가지를 지시했다.


“닭들도 따로 울타리를 만들어 쟤들 땅을 따로 만들어 둬. 나중에 오물도 수거해서 버리고.”


그는 유일하게 키우는 가축인 닭들의 방목지를 여러 곳 만들어 닭들의 거주지도 사람의 거주지랑 분리했다.


“으르릉.”


물론 제 무리가 흩어지는 모습에 계룡이 제 주인을 향해 으르렁거렸지만···.


“계룡아. 너도 닭들이 병에 걸려 폐사하는 건 싫지? 잘하자? 응?”


“깨갱!”


백단이 손에 검을 올리자 계룡은 꼬리(실로 놀랍게도 꽁지깃을 말았다)를 말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달걀만 잘 낳아. 그러면 일단 닭고기는 봐줄게.”


“꼬꼬···.”


‘쯧. 계룡만 아니었으면 닭고기를 마구 공급할 수 있는 거였는데. 그래도 달걀은 얻을 수 있으니 일단 냅두자.’


그는 닭고기가 아쉽긴 했지만 닭을 키우는 입장이기도 했고, 어차피 산란계에 가까운 닭들이라 수율도 낮을 것이기에 고기는 깔끔하게 포기했다.


대신 그는 달걀을 주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기로 했다.


‘달걀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지만, 동시에 살모넬라균의 쉽게 자생하지. 달걀은 포기할 수 없어. 그러니까 위생을 개선해야 해.’


“앞으로 병을 막으려면 그 전부터 철저하게 위생을 개선해야 해. 그 이전에 달걀을 대량 공급하려면 비누가 필요하고.”


백단은 달걀에 있을 살모넬라균을 경계했다. 그렇기에 그는 비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래서 그는 비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그는 퉁퉁마디가 엮은 덩어리 하나를 집어 올린 다음 삼매진화를 일으켰다. 그러자 그의 손안에서 불타오른 퉁퉁마디는 모조리 재로 변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는 그걸 잘 저어주다가 침잠시키기고, 윗물만 따로 조심스레 걸러 수산화나트륨이 가득한 물을 만들었다.


“다음은 기름.”


그는 그다음으로 도토리 기름을 거기에 붓고 휘저었다.


기름과 잿물이 섞인 그것은 이내 점성이 생기더니 이내 뻑뻑해지기 시작했다.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노랗게 굳어가는 비눗물을 본 백단은 그곳에 손을 넣어 조용히 읆조렸다.


“심검 2장. 삼매진화. 반전. 적멸.”


그의 손에서 불꽃이 일어나더니 비눗물이 쩌적, 얼어붙었다.


백단은 얼어붙은 비누를 칼로 조심스럽게 잘라 네모반듯한 모양으로 만들고 웃었다.


“비누, 완성이다!”


‘이게 바로 현대인의 장점이지. 미래의 지식 최고라고!’


현대인 치트로 비누를 하루도 안 되어 완성하는 데 성공한 백단은 곧바로 사람들을 불러 모아 비누에 대해 일장 연설을 했다.


“내가 오늘 비누를 만들었다.”


그는 거대한 쟁반에 쌓아 올린 비누를 그들 앞에 놓고 말했다.


“그동안 너희는 녹두나 쌀뜨물, 무환자나무 껍질 따위를 이용해 몸을 씻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너희에게···.”


“···저 아바이님.”


“응? 뭐냐?”


백단의 연설을 중간에 끊고 조심스럽게 손을 든 백성 한명이 소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는 녹두나 쌀뜨물로 씻은 적이 없습니다. 무환자나무 껍질로 씻지도 않았고요.”


“응? 그게 무슨 소리냐?”


‘무슨 소리야. 옛날에 비누 대용품은 차고 넘쳤잖아?’


백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가 아무리 현대인이라 넓게 알고 깊게는 모른다고 하지만, 중세인들이 전부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은 알았다.


의외로 비누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고, 동아시아에선 쌀뜨물이나 녹두(콩, 팥 등을 갈아 만든 것) 등을 비누대용으로 많이 사용했음을 알았다.


잿물은 특히 세탁에 이용하고, 가끔은 무환자나무 껍질을 비누 대용품으로 사용하던 것이 바로 중세!


그런데 그걸 사용하지 않았다는 말에 그는 당황하며 물었다.


“그, 너희가 씻을 때는 녹두 따위를 사용하지 않았더냐?”


“그거야 그럽죠. 그런데 지금 저희에게 녹두가 어디 있고, 쌀이 어딨습니까?”


“아···.”


그러고 보니 그랬다.


그들은 콩이나 팥도 기르지 않고, 쌀도 없었으며, 무환자나무 따위는 찾지도 못했고, 잿물은 애초 몸을 씻기에 부적합했다.


“저희는 그동안 물로 씻었습니다.”


“······.”


백단은 그들에게 (아주 당연했던) 비누 대용품조차 제공하지 못한 무능한 왕이었다.


“어···. 그 얘기는 일단 그만하자.”


“예에.”


“아무튼 나는 오늘 비누를 만들었다. 비누는···, 그래 녹두나 쌀뜨물보다 몇 배는 뛰어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백단은 그들이 몸을 씻을 때 사용하는 녹두나 쌀뜨물보다 뛰어난 제품이 비누라고 설명했다.


“비누만 있으면 너희는 기름때를 손쉽게 지우고, 몸의 이물질을 털어버릴 수 있다. 그리고 몸에 붙은 병마(세균을 차마 설명할 자신이 없던 백단은 이렇게 표현했다)를 물리칠 수 있다. 병마가 몸에 스며들기 전에 미리 털어내는 거지.”


“오! 오오오!”


“이 비누만 있으면 몸도 깨끗해지고 피부가 좋아질뿐더러, 병마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백단의 설명을 들은 중경 백성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특히 피부가 고아진다는 말에 여성들의 눈이 더욱 빛났다. 마치 빛나는 별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오늘 시범을 보이려고 한다.”


그는 손을 들어 가볍게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그러자 그의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비녀가 걸어 나왔다.


비녀는 방금까지도 도토리빵을 마구 먹었는지 손에 빵 부스러기와 먼지, 기름 등이 잔뜩 묻어있었다.


백단은 물을 담은 솥을 가져와 그녀 앞에 놓았다.


“비녀야. 먼저 물로 손을 씻어라.”


“응!”


비녀는 물에 첨벙 손을 담가 마구 비볐다.


“그리고 그다음엔 이 비누를 잡아 문대는 거다.”


“알겠어. 아바이.”


비녀는 그가 건네주는 비누를 잡아 비볐다. 곧 그녀의 손에서 노란 거품이 배어 나왔다.


“오오!”


중경 사람들은 감탄하며 비녀의 손을 바라봤다.


그리고―――


“꺄, 꺄아악?!”


―――그녀의 손이 녹았다.


비녀가 연기를 내뿜으며 녹는 제 손을 부여잡으며 바닥을 굴렀다.


“내 손! 내 손이―――!!!”


그녀는 녹아내리는 제 손을 흙에 비비고 물에 담그며 필사적으로 비누를 닦아냈다.


“······.”


그 모습을 직관한 중경 사람들은 침묵했다.


고요한 적막.


지이이―――. 희령과 하라의 싸늘한 시선이 백단의 등 뒤로 꽂혔다.


“어, 어라?”


백단은 몰랐으나, 비누는 의외로 만들 때 ‘비율’이 중요한 제품이었다.


조금이라도 기름과 잿물의 비율이 맞지 않으면 피부를 녹이거나, 상하게 만드는 물건이 바로 비누!


대체역사의 수많은 주인공이 비누를 만들면서 시행착오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인체에 무해한 수준’의 비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물론 백단이 처음 만든 비누를 시험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그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다면―――···.


그는 다급히 손에 물을 묻혀 비누를 비볐다. 그러자 그의 손이 연기를 뿜으며 녹아내렸다. 하지만 그의 초인적인 회복력이 순식간에 피부를 재생시켜 이내 비누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이윽고 드러난 것은 새하얗게 깨끗해진 손.


백단은 자기 손을 보다 녹아내린 비녀의 손을 보고 당황하며 말했다.


“내 손은 멀쩡한데···. 이게 왜 이러지?”


―――그것은 그가 환골탈태까지 한 초인이라는 사실.


그는 초절정에 이르러 환골탈태까지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준準 공령지체에 달할 정도로 경지에 이른 외공의 고수였다.


그는 일반적인 사람, 아니 무림인보다 몇 배는 튼튼하고, 신체의 회복력이 남달랐다.


“내 손은 멀쩡한데···.”


“끼약, 끼야아악!”


허망하게 중얼거리는 백단의 뒤로 비녀가 데굴데굴 땅을 굴렀다.


“그···. 비누를 시험해볼 사람?”


백단이 그렇게 말하며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곳에 사람들은 없었다.


이미 불길함을 감지하고 중경의 모든 백성이 자리를 피한 것이다.


“······.”


백단은 텅 비어버린 정원을 보며 침묵했다.


“끼아악!”


그의 뒤로 비녀가 아직도 땅을 구르며 흙에 손을 비비고 있었다.


희령이 이마를 부여잡으며 한숨을 쉬며 저택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스윽스윽.


백단이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곳에는 공책에 붓질을 하는 하라가 있었다.


“하라야. 뭐하니?”


“기록 중입니다.”


“···지워라.”


“예. 아바이가 이르길 지우라 명하셨다. 그리하여 본 사관은 지우라 명하신 사실을 기록한다.”


“······.”


“끼약! 내 손! 내 손이···!!!”


백단은 아무 말 없이 얼굴을 두손으로 감쌌다.


“하, 시발.”


-


오늘도 백단은 구른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드디어 주인공의 국가에 비누가 생겼습니다!

이로소 위생이 개선,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겠군요!

주인공의 나라는 착실하게 발전 중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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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건국기 11화. 백단과 비녀羆女 24.09.03 35 1 14쪽
34 건국기 10화. 박달나무 아래 곰이 쓰러지다 24.09.03 3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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