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발해국은 어떻게든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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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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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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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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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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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기 22화. 전쟁…?

DUMMY

-


―――반년이 흘렀다.


백리장성을 세우고 삼개월이 더 흐른 셈.


백단은 이제 제법 번듯해진 곰기병 부대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곰 옆에 서서 고삐를 쥐고 진지한 표정으로 도열해 있었다.


“모두 착장着裝.”


“착장!”


백단이 근엄하게 뒷짐을 지고 한마디 하자 기수들이 능숙하게 앞에 놓인 갑옷을 곰에게 입혔다.


풀빛(담록색) 천단을 몇겹이나 겹치고 그 위에 철갑을 덧댄 곰 전용 갑옷, 일명 웅갑熊甲이었다.


그들이 갑옷을 들자 곰들은 적극적으로 갑옷의 구멍으로 다리를 끼웠다. 기수들은 갑옷을 단단히 결합했다.


다음은 앞발이었다. 곰이 앞발을 들어 내밀자 기수들은 곰 전용으로 만들어진 특제 건틀릿 겸 클로爪를 끼웠다.


날카롭게 갈린 강철 클로가 달린 건틀릿이 곰의 앞발에 달리자 안 그래도 위협적인 곰들은 더욱 사나운 기세를 뿜었다.


마지막으로 기수가 곰의 머리에 투구를 씌웠다. 천단과 아주 잘게 조각낸 쇳조각으로 만들어진 찰갑 투구였다.


곰들은 귀와 눈, 코, 입만 드러낸 채 킁! 콧김을 뿜었다.


이윽고 갑옷을 입은 곰들이 도열하자 잘 정련된 어떤 기세와 같은 무언가가 피어올랐다.


사나운데 고요하다. 폭풍과 같은데 잔잔하다.


야생의 곰이, 문명의 갑옷을 입었다. 라는 아이러니.


그 아이러니에서 파생된 모순 때문일까? 곰들은 야생의 곰들보다 더욱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탑승.”


“탑승!”


백단의 명에 기수들이 복창했다.


그러자 곰이 상체를 숙이고 고삐를 잡은 기수가 곰 위로 올라탔다.


“전진.”


곰을 탄 기수가 고삐를 한번 휘두르자 곰이 전진했다.


“공격.”


다음 명령이 이어지자 기수가 고삐 한쪽을 확, 잡아당겼다. 그리고 고삐를 통해 기를 흘려보냈다.


곰이 포효를 내지르며 두 발로 서더니 앞발을 들어 올렸다. 이내 청명한 기가 곰의 앞발에 맺히더니 클로에 맺히며 수기手氣···, 아니 조기爪氣를 뿜었다.


서걱―――.


곰의 클로에 베인 통나무가 매끄럽게 잘리더니 비스듬히 쓰러졌다.


“크흐, 크하하!”


그 모습을 본 백단이 상체를 숙이며 폭소했다. 아니, 광소했다.


“장하다. 장하도다!”


기수들은 이제 능숙하게 곰을 다뤘다.


아니, 능숙하다 못해 곰을 타고 날았다.


저들은 이미 곰과 일체화하는 법을 배우고, 곰을 통해 기를 분출하는 법을 배웠다.


무림인의 검, 창, 단검 따위가 저들에겐 ‘살아있는 곰’인 것이다!


곰들 역시 기수의 의지에 따라 호신기를 펼치고, 조기를 통해 바위 따위도 가볍게 잘랐다.


아까의 통나무? 그건 그저 위력의 시험이었을 뿐이다!


저건 이미 새로운 무공이다! 곰을 다루고, 곰을 통해 싸우는 조련술!


“이 부대에 준하는 기병은 코끼리밖에 없겠군.”


오백명의 숙련된 곰기병은 완성되었다.


이미 곰을 다루는데 숙달된 저들은 한 명 한 명이 곰 한 마리···, 아니 일단 백의 부대나 다름없었다.


“어떠냐? 하라야. 나의 군대가.”


“정말···, 굉장하십니다. 아바이.”


하라도 저 모습은 차마 상상도 못 한 것인지 눈을 끔벅이며 말했다.


“이로써 중경의 모든 철기는 곰의 무기나 갑옷 따위가 되었군요. 저희는 이제 철조차 곰에게 주는, 저 토인들이나 다름없는 석기 문명이 되었군요.”


백단은 곰기병 부대에 중경의 모든 철기를 몰빵했다.


철기란 철기는 모조리 회수해 곰의 갑옷과 클로, 기수의 갑옷과 투구를 만든 것이다.


(심지어 석공 세가에 하사했던 철기도 가져왔다. 석공도가 울며 빌었지만 무시했다.)


그 결과 중경의 철기는 모조리 동났다.


이제 그들은 진정 석기 시대 문명이나 다름없어진 것이다.


“···그 몽골군이잖니. 하라야.”


“그 몽골군만 아니었으면 희령도 아바이를 뜯어말렸을 겁니까.”


하라가 한심하다는 듯 백단을 흘기곤, 감탄을 흘리며 곰기병 부대를 감상했다.


“그렇지만 그걸 차지하더라도 저 부대는 굉장하군요. 설마하니 정말로 곰으로 기병을 양산할 줄이야.”


하라는 이것만큼은 정말 예상 못했다. 아무리 점을 칠 줄 아는 그녀라 할지라도 백단의 행동은 예측 불가였다.


아니―――···.


‘몇번이고 생각했던 거지만, 백단은 우리와 사고의 방식 자체가 달라.’


백단은 사고방식 자체가 그들(중세인)과 달랐다.


그리고 하라는 모르지만 이미 그의 사고는 현대인하고도 멀어져 있었다.


무림인으로서의 정체성.


전생에 21세기인었던 기억.


중세 속에서 자라며 길러온 중세인의 감성.


이 세 가지가 합쳐지자 백단은 그야말로 ‘예측 불가의 무언가’가 되어버렸다.


중세인의 감성으로 현대의 지식으로, 무림인으로서 행동해 제3의 결론을 도출한다고 해야 할까.


그 결과 백단이 행하는 모든 행동은 샤먼인 그녀로서도 예측 불허였다.


하라는 슬쩍 백단이 축성한 ‘백리장성’을 흘겼다.


‘몽골군을 막겠다고 백리···. 아니 그 이상의 성벽을 축조한 걸 봐. 진짜 이해할 수 없다니까.’


그 어떤 무인이 제가 쌓아 올린 무공의 경지로 얼마나 할 게 없으면 성벽을 축조할까?


그것도 초절정 상위 10%에 든 무인이! 제가 세운 나라를 지키겠다고!


정작 저 성벽을 축조한 백단은―――···.


‘원래 유목 민족 막으려면 장성이 최고지.’


만리장성과 천리장성 꿀리지 않는 중경만의, 중경을 위한, 중경에 의한 성벽을 가지고 싶어서 장성을 축조한 거지만 말이다.


물론 실질적으로 몽골군을 방어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사할린의 남쪽과 동쪽은 거대한 산맥이 있다. 그리고 끝없는 산림이 펼쳐져 있다. 몽골군은 주 전력이 중기병과 경기병인 만큼 어느 정도 평탄화되고 툰드라 지형인 중앙으로 밀고 들어올 것이다.


‘암. 대군을 끌고 올 텐데 최고 속도로 오겠지. 하지만 이건 예상 못할 거다.’


천하의 몽골군도 반년도 안돼서 백 리에 달하는 성벽이 세워졌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할 터!


이 성벽은 ‘이번 한 번’에 한해선 정말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하라는 자신만만한 백단의 표정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집념도 상상을 초월하고. 그깟 왕이 되겠단 야망이 뭐라고.’


덤으로 백단의 야망(욕심) 역시 한몫했고, 말이다.


언제나 탐욕과 욕망은 가장 강렬한 계기와 의지력을 낳는 법이다.


‘운명마저 비틀어 운기까지 끌어당길 줄이야.’


백단은 이제 점괘조차 칠 수 없다. 저건 걸어 다니는 운명 파괴기다.


하라는 이제 생각하는 건 포기하고 백단의 뒷모습을 보며 조용히 기도했다.


‘부디 백단에게 운運이 있기를.’


샤먼인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의 무운을 빌어주는 것뿐이다.


‘뭐, 운을 만들겠지만.’


백단은 이미 운조차 비틀어버리고 있다.


저건 이제 그냥 악운惡運이나 다름없다고 하라는 한숨을 쉬었다.


-


백단은 임시로 축조된 막사 안에서 하라에게 물었다.


“하라야. 도로 공사는 어디까지 되었다고 하냐?”


“인력이란 인력은 모조리 갈아 넣어 기본 도로는 다 만들었습니다. 남은 건 추가 도로로군요.”


“도시와 남경은?”


“최초의 네 정착지는 완공되었습니다. 다음으로 특별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경은 희령의 분투(?) 아래 빠르게 건설되고 있고요. 아바이가 그랬던 것처럼 무공을 배운 사람이 늘수록 건축 속도가 빨라지는 모양입니다.”


중경의 공사는 빠르게 진척되고 있었다.


백단의 전설(?)이 퍼질수록 복속을 청하는 아이누 부족이 늘었고, 단순 인력부터 무공을 배운 인력까지 풍부하게 공급되었다.


“좋아. 정착촌의 상황은?”


“일단 완공된 도시에 최소 삼천명씩 몰아넣었습니다. 각 정착촌에는 최소 삼백명씩 모아 놨고요. 남경은 기본 일만명부터 시작입니다. 중경은 이제 오만명이 넘기고 있습니다.”


“사람이 너무 적어. 그 두배로 넣으라고 해.”


“지금 이것도 빠른 겁니다. 아무리 무공을 배운 사람과 노동 인력이 늘어난다고 도시가 빠르게 건축되는 줄 아십니까?”


하라가 재촉하지 말라고 백단을 향해 쓴소리했다.


“아바이가 즐겨 쓰는 표현대로 말하자면,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된 곳은 사실상 중경이 유일합니다. 남경은 아직 시간이 걸릴 테고, 저희에게 그나마 있는 건 도로뿐입니다.”


“쯧.”


하라의 말을 들은 백단은 혀를 찼다.


“식량의 상황은?”


“아바이가 심은 도토리가 풍년입니다.”


그녀가 자루 하나를 꺼내더니 그 안에 손을 넣어 가루를 한 줌 짚어 땅으로 흘려 보였다.


“이렇게 낭비해도 될 정도로 도토리가 풍년을 맺었습니다. 십만명이 일 년을 먹고도 일 년을 더 먹을 만큼 맺었으니 걱정하지 마시지요. 그리고 메밀도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미진하지만, 언젠가 성과를 내겠지요.”


“함초의 수송은?”


“함초 역시 해안가에서 기르고 있습니다. 각 정착촌을 기준으로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지요. 일단 군대에 먹일 함초는 충분히 공급받았습니다.”


“함초 농사를 더 늘리라 그래. 그래도 소금 대용품으로 기르는 함초다. 소금은 부족하면 안 돼.”


“차라리 자염(끓여 만든 소금)도 함께 생산하지, 그러시지요?”


“오. 그것도 좋겠군. 생각해보니 도토리 껍질이랑 연탄이 넘쳐나는데 자염을 생산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함초랑 병행하면 충분히 도움이 되겠어.”


“······.”


아차.


하라는 본의 아니게 백성들의 일거리를 하나 더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잠시 백성들을 향해 묵념했다.


어쨌든 보급은 차질없다는 하라의 보고에 안도하면서도 생각보다 더딘 중경의 확장에 백단은 발을 톡톡, 굴렀다.


“역시 내가 없으니까 확장의 속도가 느리군. 나중에 전쟁이 끝나고 제대로 한번 내정에 집중해야겠어.”


“우선 이기고 하시지요.”


하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면 이나마도 다 재로 변할 테니까요.”


“걱정하지 마. 하라.”


백단은 하라의 걱정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내가 이겨.”


-


―――다시 반년이 지났다.


이제는 이곳에 정착한 지 4년째 되는 해.


1344년. 겨울의 어느 날.


백단은 아직도 도착하지 않는 몽골군을 경계하며 백리장성에 머물고 있었다.


오백명의 곰기병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이제 1년이 지나자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결국 참다못한 백단이 하라에게 물었다.


“원래 군대가 이리 늦게 오냐?”


“만명이 무슨 뉘 집 개처럼 보이십니까!”


퍼억!


“컥!”


결국 참지 못하고 백단의 뒤통수를 후려친 하라가 그에게 말했다.


“아무리 원에 역참이 많다 한들, 이곳은 변방 중의 변방입니다. 거기에 저희가 이곳에 올 때 어땠습니까? 겨울이 되어 얼어붙은 바다를 건너오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몽골군도 겨울이 되어야만 이곳으로 건너올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크윽···. 아파라. 그런가?”


“예. 그러니 인내심을 가지고 좀 경계하십시오.”


하라는 한숨을 쉬며 방금 있었던 일을 공책에 기록했다.


“하긴, 최소 만명의 대군인데 빨리 올 수 있을 리가 없지.”


‘유목 민족 국가는 대대로 물에 약하니까.’


하라의 말에 내심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인 백단.


그러나 그는 몰랐다. 몽골제국···, 원나라는 1,000척이나 되는 배를 동원해 1만명의 군대를 사할린섬에 파병해 한차례 쓸어버렸다는 것을.


그런 원나라가 ‘어째서’ 겨울을 기다리고 있는지를.


―――백단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근처 옥좌에 앉아(놀랍게도 그는 백리장성에도 돌 옥좌를 만들었다. 이쯤 되면 광기의 집념이었다.) 하라에게 물었다.


“도로의 진척 상황은 어떻데?”


그는 전쟁에 대비하면서도 중경의 내정에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왕이라면, 아니 아바이라면 훌륭히 내정을 살펴야지.’


그래서 그는 꾸준히 희령에게 중경의 상황과 공사의 진척 상황에 대해 보고받고 있었다.


“희령의 서신에 의하면 추가 도로까지 완공하는 데 성공했답니다.”


하라가 품속에서 서신을 하나 꺼내 읽으며 그에게 대답했다.


“네 개의 도시는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아 추정 오천명씩 사는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말과 무공을 배운 이가 크게 늘어 적극적으로 이주시킨 모양입니다.”


“추정?”


백단의 하라의 말속에서 ‘추정’이란 말을 듣고 눈썹을 까딱거렸다.


“예. 추정입니다.”


“인구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거야?”


“하아. 아바이···. 아니, 백단.”


하라가 한숨을 쉬며 그에게 말했다.


“지금 우리에게 그 정도 행정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아.”


“그 야망은 알겠는데, 제발 순서를 좀 지키십시오. 지금 저희의 현 상황조차도 거의 기적과 같습니다.”


하라는 그에게 설명했다.


“무공을 만인에게 뿌리지 않았다면, 적극적으로 도로를 내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불가능했습니다. 이것조차도 아바이가 곰을 다 끌고 가서 희령이 순록을 대신해 가축화시킨 덕택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백단이 곰을 모조리 징병(?)해간 이후, 중경은 큰 인력난(?)에 시달렸다.


갓 무공을 배운 이들을 아무리 투입해도 공사에 속도가 안 붙은 것이다.


그래서 결국 희령은 특단의 조처를 했다.


‘지금 당장 순록이란 순록은 다 잡아 와!’


야생에 사는 순록을 모조리 잡아 와 가축화시킨 것이다.


순록은 툰드라나 타이가 지형에서 거의 소와 같았다. 순록의 도움으로 희령은 어떻게든 공사의 인력난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 도로를 통한 물류의 공급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 백단과 병사들, 곰들이 먹는 식량조차 순록이 가져온 거였다.


“쓰읍···. 알겠다.”


“아무튼 이어 보고하겠습니다. 앞서 아바이가 말한 특별시도 완공되어 각 세가가 자리 잡은 모양입니다. 듣기로는 조금씩 인구수를 늘리고 있다더군요.”


“남경은?”


“남경은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만, 인프라는 완성되어 추정 약 이만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흐음. 나쁘지 않군.”


“이제는 정착촌에 조금씩 집중하여, 아바이의 말대로 역참 겸 도시를 건설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각 정착촌만 완성된다면 아바이 말대로 적은 인구수로 모든 땅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겠지요.”


백단은 도로와 주요 도시를 만들어 도시 간의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이었다.


적은 인구로도 풍부한 교류와 물류 이동을 통해 효과적으로 땅을 지배한달까.


시간은 꽤 걸렸지만, 어쨌건 백단의 계획은 나름대로 먹혀들어 가서 조금씩 그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좋구나.”


백단이 하라의 보고에 만족하며 옥좌에 등을 기댄 순간이었다.


“아바이! 아바이!”


그의 처소로 다급하게 비녀가 들어오더니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바이! 큰일 났어!”


“무슨 일이냐. 비녀야.”


“그게, 그게 사람들이 엄청나게 와!”


“뭐?”


백단이 옥좌의 팔걸이를 부수며 일어섰다.


“얼마나 몰려오고 있는데?”


“몰라! 엄청, 그저 엄청 많아!”


“아니 숫자로 말하라고!”


“숫자 몰라!”


“아오 씨!”


백단은 머리를 한번 신경질적으로 긁적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러자 그의 눈에 늘어진 기병들이 혼비백산하며 곰에게 갑옷을 입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거 누구 지금 쳐들어오는 병력의 수를 제대로 아는 자가 있느냐?”


“엄청 많답니다!”


“그건 나도 알아! 정확한 숫자를 말하라고!”


“천은 넘습니다!”


“아니, 천의 천은 넘습니다!”


“그것보다 훨씬 많답니다!”


“아오!”


백단이 근처 바위에 머리를 박았다.


키로로 부족은 훌륭한 기병들로 완성되어있었지만, 원래 부족 생활을 하던 자들.


거대한 숫자에는 익숙하지 않아 표현력이 떨어졌다.


“좋아. 그럼 내가 직접 본다.”


백단은 다리에 기를 집약시키더니 이내 뛰어올랐다.


단숨에 수백, 수천미터를 뛰어오른 그가 눈에 기를 집중하자 과연. 백리장성으로 달려오는 먼지구름이 보였다.


“······.”


백단이 먼지구름을 보고 표정을 굳혔다.


저 먼지구름은 수많은 말들이 달리면서 생긴 구름이었다.


“저들 전부가 기병이라고?”


사할린을 습격한 부대 전부가 기병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들 중 2할은 언월도를 든 중기병들이었고, 3할은 궁기병, 남은 5할은 경기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거기다 그뿐만 아니다.


“만명이 아니다.”


저들은 만명 정도의 규모가 아니었다.


“이만명이다.”


‘이 망할 원나라 새끼들이 진짜로 만명 이상을 보내?’


(백단은 몰랐으나) 원나라는 일전에 사할린을 침공했던 병력의 정확히 두배를 이곳에 보낸 것이다!


그때 그의 눈에 선두에서 달리는 두 사람이 보였다.


“저들은···?”


그들의 기척에 백단이 기감을 넓게 펼치는 순간.


희번뜩! 저쪽에서 먼저 위로 고개를 돌리더니 활을 하늘로 겨눴다.


“······?!”


그리고 화살 두 개가 그에게 총알처럼 쏘아졌다.


대전차 기관총에 준할 정도로 쏘아진 그것은 이내 백단이 있는 곳까지 날아오더니 폐와 간장을 노렸다.


“큭!”


백단이 다급하게 손에 강기를 둘러 두 화살을 붙잡았다.


그러나 이내 두 화살에 담긴 강기―단 하나의 률에 속박당한 그는 자기 몸이 무거워짐을 느꼈다.


“이 새끼들이?!”


‘률에 이딴 걸 새겨?!’


그들의 강기는 철저하게 백단을 ‘추락’시키기 위해 직조된 강기였던 것!


백단은 그대로 밀리다가 직각으로 궤도가 꺾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일직선으로 번개처럼 내리꽂힌 그는 2톤 트럭이 위에서 떨어져 내린 것처럼 굉음과 함께 바닥에 틀어박혔다.


“크윽!”


“백단!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아바이!”


“아바이! 아바이가 추락하셨다! 모두 모여라!”


하라와 비녀, 기병들이 그에게 달려왔다.


“나는, 괜찮다.”


구덩이 속에서 팔을 뻗어, 땅을 짚으며 일어난 백단이 머리를 쓸어 넘기며 시니컬하게 웃었다.


“하, 하하. 그래. 이만명을 보냈다. 이거지?”


그가 으르렁거리며 이를 갈곤, 일어나 기병들에게 말했다.


“몽골군이 온다.”


그 말을 듣자마자 기병들의 표정이 일변했다.


그들은 표정을 굳히곤, 이내 흉흉한 살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아무리 1년이 지나 늘어졌어도, 그들은 복수심으로 모인 자들.


그들의 분노는 가슴 깊이 여전히 남아있다.


“준비하라.”


“예!”


기병들이 방금과는 달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곰 위에 올라타 도열했다.


“하라. 비녀. 이만명이 온다.”


“천의 천명보다 두배 많아?!”


“······!”


비녀는 백단의 언어 치트에 의해 숫자의 개념을 강제로 이해하곤 표정을 깜짝 놀라고, 하라는 표정을 굳혔다.


“백단. 아니 아바이.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저희에겐 고작 오백명의 곰기병이 전부입니다.”


하라가 걱정스럽게 그에게 물었다. 이에 백단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녀에게 말했다.


“하지만, 곰이지.”


백단은 그렇게 한마디하고 그녀들의 어깨를 잡았다.


“나한테 계획이 있다.”


“······!”


“그러니 너희의 역할이 크다. 너희는···.”


백단이 계책을 그녀들에게 말하고 그녀들의 표정이 뒤바뀌었다.


비녀는 호승심 넘치는 표정으로, 하라는 그게 통할 거냐라는 표정으로.


“부탁한다.”


백단은 그녀들에게 말하고 몸을 돌려 어디론가 달려갔다.


-


이만의 군세를 이끌고 달려오던 만호장 두 명.


보르후와 샤르는 노골적으로 느껴지는 살기에 고개를 꺾었다.


“허? 샤르. 느껴지는가?”


보르후가 얼척이 없다는 듯 샤르에게 말했다.


“저기 대놓고 우리를 끌어들이는군.”


“그러게, 말이야.”


샤르도 한심하다는 듯 살기가 뿜어지는 곳을 보며 쯧쯧, 혀를 찼다.


“저런다고 우리가 달려들 줄 아나.”


“무림인들이 다 그렇지 않나?”


보르후가 말했다.


“저들은 항상 정정당당한 대결을 원하지. 하지만 우리는 무림인 아닌데 말이야.”


“우리는 카칸의 장수. 저런 값싼 도발에 넘어가지 않을 텐데.”


샤르도 맞장구쳤다.


“그냥 무시하고 가자고.”


“그러게나. 쯔쯧. 멍청한 무림인 놈. 최고의 악수를 두는군.”


“척 봐도 최고 전력이자 사령관이 자리를 비우다니.”


보르후와 샤르는 그렇게 백단을 무시하고 떠나려고 하던 찰나였다.


“으응?!”


“허억?!”


보르후와 샤르가 다급하게 말의 머리를 돌렸다.


그러자 그들 사이를 거대한 검강이 스쳐 지나갔다.


“으아아악?!”


“내 팔이! 끄아악!”


“모두 도망쳐! 참격에 휘말리면 모두 죽는다!”


그들을 지나친 검강이 그대로 진형을 휩쓸었다.


그나마 천호장들은 방어하거나 회피하는 데 성공했지만, 백호장 이하 병사들은 떼죽음을 당했다.


“이, 이익!”


“이 간악한 무림인 놈이···!”


그 모습을 본 보르후가 얼굴을 붉히고, 샤르가 분개하는 순간 다시 한번 그들의 표정이 변했다.


창백하게 질린 그들이 백단이 있을 장소를 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병사들을 향해 사자후를 터트렸다.


“모두 도망쳐라!”


“모두 흩어져!”


갑작스러운 만호장들의 명령에 당황하는 군세들.


“모두 피해라!”


“모두 대피해!”


“백호장 아래 흩어져라! 아니 나를 따라라!”


천호장들이 다급하게 그들을 호령하며 흩어지려는 순간.


―――무수한 검강 다발이 숲속에서 쏟아졌다.


그야말로 하늘을 가르고, 대지조차 가르는 폭력 그 자체가 그들에게 쇄도한 것이다.


처음에야 간신히 회피하던 천호장들. 그러나 병사들의 휘말리는 건 전부 막을 수 없었다.


천호장들도 분개하며 고개를 돌린 순간 그들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무, 무슨 놈의 검강이···?”


숲 저편에선 정말 강기의 ‘비雨’가 쏟아지고 있었다.


검강으로 이루어진 만천화우! 그것이 백단이 택한 전략이었다!


백단의 검강이 계속해서 쏟아지며 병사들을 말 그대로, 도륙해버렸다.


바닥에 피 흘리며 비참하게 죽어가는 병사들을 본 보르후와 샤르는 진심으로 분노했다.


(몽골은 바닥에 피 흘리며 죽는 것을 최악의 죽음 혹은 형벌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 사파같은 놈이!!!”


“무림인이 건방지게 국가를 세웠다고 건방져서는! 텡그리조차 노할 일을···!!!”


그들은 말의 고삐를 틀어 백단이 있는 방향으로 틀었다.


“오냐! 어울려주마!”


“그렇게 죽기를 바란다면 가장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천호장들! 각자 병사를 이끌고 저 무림인의 나라를 쓸어버려라!”


“각자 군대를 이끌어라! 저 사악한 자는 우리가 상대한다!”


그렇게 만호장들은 백단의 도발에 훌륭하게 걸려들었다.


-


한바탕 검강이 진형을 휩쓸고 난 후.


천호장들은 각자의 군대를 정비하며 집결했다.


“다들 몇이나 살아남았지?”


“우리는 800명이다.”


“우리는···.”


이윽고 살아남은 병사의 수가 밝혀지자 한 천호장이 탄식하며 말했다.


“허어. 그렇다면 고작해야 일만 이천여명만 살아남았다는 건가?”


“죽은 자들이 시작부터 이리 많다니.”


“그냥 죽은 것도 아니야! 바닥에 피를 흘리며 죽었다고!”


천호장, 더 나아가 몽골군은 죽어간 병사들을 추도하며 분노했다.


백단의 도발은 두 만호장을 유인하는데 성공했지만, 반대로 그들의 분노를 일깨워 그들의 사기를 증진시킨 것이다.


“가자. 가서 죽은 만큼 복수하자!”


“수레바퀴보다 큰 자들은 모조리 죽여버리자!”


천호장들은 죽은 병사의 복수를 위해 말을 채찍질하며 더 빠르게 돌격했다.


그렇게 일각쯤 지났을까 그들의 눈에 거대한 무언가 보였다.


“아니?! 저것은?!”


“성벽 아닌가?!”


“고작해야 1년 만에 저런 장벽을 쌓았다고?!”


그들을 반긴 것은 그야말로 기다란 성벽이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성벽에 당황하기도 잠시 그들은 이내 성문을 발견했다.


성분은 어설프게 두꺼운 통나무를 마구 엮은 모양새였다.


물론 그 두께가 예삿 두께가 아니라 보통의 병사들을 뚫지 못하겠지만, 천호장들은 달랐다.


“우리가 성문을 뚫지.”


“모두 비켜라. 우리가 성문을 부수겠다.”


그들은 각자 절정의 경지에 오른 자들.


기다란 성벽을 가르기는 낭비일지 몰라도, 저런 성문 따위는 부술 수 있다.


그렇게 각자 기를 일으키며 성문을 향해 돌진하려는 때에―――


끼익···.


―――갑자기 성문이 열렸다.


“어?”


“응?”


그리고 두 명의 신형이 차근차근 그들에게 걸어왔다.


한명은 곰가죽을 뒤집어쓴 검은 머리 색목인처럼 보이는 여자.


또 한명은 이국적인 외모를 뽐내는 달과 같은 여자였다.


“···허어.”


난데없는 두 미녀의 등장에 천호장들이 당황하는 순간.


곰 가죽을 뒤집어쓴 여인이 발톱에 검사와 유사한 수기를 피워올렸다.


달과 같은 여인도 수십 개의 비수에 검사를 맺히며 하늘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고수다!”


“저들은 무림인이다!”


“여자라고 방심하지 마라! 활을 쏴라! 활을 쏴서 기를 소비시켜라!”


천호장들이 여인들의 검사를 보고 경악하며 다급하게 군대를 정비하고 활을 쏘려던 찰나.


“아악!”


“으아악!”


왼쪽과 오른쪽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으응?”


천호장들이 당황하며 고개를 양옆으로 돌리자 허공에 흩뿌려지는 피를 보았다. 각 끄트머리에서 소란과 함께 피가 튀고 있었다.


“으아아!”


“무슨 일이냐!”


“끄악!”


“무슨 일이냐니까!”


“커헉!”


계속해서 피가 튀어 오르며 병사들이 죽어가는 소리가 들리자 천호장들이 병사들에게 다그쳤다.


이내 혼란이 천호장들 주변에 있던 병사들에게까지 전파되고 다급하게 한 병사가 다가와 보고했다.


“밍간들이시여! 그것이! 그것이···!”


“뭐냐!”


“곰입니다! 곰이 나타났습니다.”


“하? 갑자기 곰이 왜 나타나냐!”


천호장들의 표정이 괴이하게 일그러졌다.


“저들이! 곰을 다룹니다!”


“아아악! 모두 도망쳐!”


“곰을 타고 다룬다고요!”


병사의 외침과 함께 양옆에서 다시 한번 피 분수가 터져 나왔다.


“커헉!”


천호장들에게 보고하던 병사가 거대한 앞발에 짓눌리더니 그대로 뭉개졌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피로 범벅이 된 곰!


“곰?! 그것도 갑옷을 입었다고?!”


그것도 갑옷을 입은 곰이었다!


그 위에는 마찬가지로 피로 범벅이 된 구이(아이누) 한명이 타고 있었다.


“무, 무슨?!”


히이잉―――!!!!


천호장들의 말이 갑작스러운 곰의 등장에 놀라 날뛰기 시작했다.


날뛰는 말을 필사적으로 제어하려는 천호장의 위로 곰의 앞발이 틀어박혔다.


“커헉?!”


다급하게 호신기로 몸을 보호한 천호장!


그러나 곰 역시 팔에 검기와 유사한 조기를 휘감고 있었다!


조기와 호신기가 충돌하더니 이내 곰의 압도적인 파워를 이기지 못하고 천호장 한명이 목이 꺾여 죽었다.


“이, 이익!”


천호장 한명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거라곤 상상도 못 한 그들이 활을 꺼내 곰과 기수를 향해 쏘았다.


곰이 다급하게 앞발을 교차하며 방어 태세를 취했다. 시사矢絲가 맺힌 화살 열 아홉발이 각기 곰과 기수를 맞췄다.


“크허엉!”


“크학!”


곰과 곰을 탄 기수에게서 비명이 튀어나왔다.


“해치웠나?!”


한 천호장이 외치자 고통에 몸부림치던 곰이 다시 땅을 짚으며 자세를 잡았다.


머리에 피가 흐르는지 피로 물든 투구를 다시 매만진 기수가 씩씩거리며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어?”


천호장들은 너무 멀쩡한 곰과 기수의 모습에 당황했다.


“분명, 전력이었는데?”


천호장은 몰랐으나, 그들이 입은 것은 중경의 모든 철을 모아 만든 철갑임과 동시에 천잠사로 지은 천 갑옷이었다.


이 시대 최첨단 소재로 된 갑옷을 입은 그들은 천호장의 갑옷 따위와 비교도 할 수 없는 방호력을 발휘했다.


그때 그들의 뒤에서 무시무시한 기와 함께 날카로운 무언가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커헉!”


“어억!”


그들의 빈틈을 놓치지 않은 하라와 비녀의 기습이었다.


기습으로 인해 허무하게 명을 달리한 천호장 두 명.


이윽고 비녀가 다음 타깃을 향해 발톱을 휘둘렀다. 천호장이 그 공격을 방어했으나 간신히 통제하던 말의 통제력을 잃었다.


“히이잉!”


“어엇?!”


말에 떨어져 버린 천호장을 뒤이어 곰이 짓밟았다.


하라가 그 혼란을 이용해 천호장 사이를 휘저으며 계속해서 그들의 말을 자극했다.


“아바이, 아니 백단의 말이 맞았네요.”


하라가 미소 지으며 말의 무릎에 비수를 꽂았다.


“양동 작전, 성공이에요.”


하라와 비녀가 시선을 끄는 사이, 몽골군의 양옆을 기습하는 백단의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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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건국기 11화. 백단과 비녀羆女 24.09.03 3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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