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발해국은 어떻게든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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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아르
작품등록일 :
2024.08.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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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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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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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기 27화. 종이 = 꿀

DUMMY

-


하라를 얼차려 준 뒤 백단은 자작나무 껍질로 종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거 진짜 종이 같네.”


그는 제 손짓에 따라 쭈욱 얇게 나뉘는 자작나무 껍질을 보며 꽤 쓸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래! 생각해보면 고려(가 아니라 신라다. 백단이 잘못 기억하고 있다.)의 천마도도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졌지.’


6세기 초 만들어진 고분, 천마총에 잠들어있던 천마도는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진 그림이다. 천마도는 빛과 색감이 많이 바랬으나 기어코 천년이 넘는 세월을 견딘 작품이기도 하다.


‘자작나무 껍질은 보존성이 좋아.’


순수 수명만 따지만 한지와 동등한 종이 대용품이 바로 자작나무 껍질이다.


심지어 기름도 많아서 방수도 된다. 대신 불에는 취약하긴 하지만.


‘어쨌든 관리만 잘한다면 1,000년 이상 보존할 수 있는 것이 자작나무지.’


백단은 귀찮게 종이를 제조하기보다 자작나무 껍질을 종이 대용품으로 활용하고자 마음먹었다.


‘중요한 기록물은 나중에 천단으로 옮기는 식으로 하고, 대중적으로는 자작나무 껍질을 이용하자.’


아니, 오히려 이 기회에 자작나무 껍질을 대중적으로 퍼트려 종이(대용품)를 양산할 계획이었다.


그는 그 즉시 자작나무의 가지를 하나 꺾어 가부좌를 틀고 선정인을 맺어, 그 위에 가지를 올렸다.


“후우.”


백단은 차분히 호흡하며 천지의 기를 들이켜며 기를 실로, 실을 강기로 짜 올렸다.


―――보다 질기고 튼튼하게, 빠르게 자라나라.


그가 직조한 단 하나의 률이 자작나무 가지를 강제하며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껍질층이 보다 뚜렷하게 구분되고, 세밀하게 나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가지를 흙에 박아넣고 그 앞에 다시 가부좌를 틀어 운기조식을 행했다.


천지간 자연의 순환을 증폭시키는 그의 운기조식이 더해지자 가지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더니 이내 2~30년 묶은 자작나무로 화化했다.


백단은 눈을 떠 눈앞에 자란 자작나무를 한번 만져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껍질을 짚어 쭈욱, 당겼다. 그러자 얖지만 새하얀, 종이와 같은 껍질이 분리되었다.


백단이 까슬한 껍질의 겉면을 만져보다가 뒤집어 안쪽을 만져보았다. 안쪽은 부드럽고 매끄러웠으나, 얇은 보풀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이 잉크는 잘 배어들 것처럼 보였다.


“꽤 쓸만한걸?”


백단은 자신이 개량한 자작나무가 제법 종이 나무(···?)로서 잘 개량되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가볍게 손날을 세워 하늘을 향해 휘둘렀다.


그러자 자작나무의 모든 가지들이 부러지며 차례대로 구역을 나눠 산의 능선에 박혔다.


백단은 다시 한번 운기조식을 행하며 자작나무 사이를 거닐었다.


그의 발걸음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자작나무는 단숨에 5년에서 10년씩 자라났다. 그렇게 잠시 후, 그의 주위엔 30년은 되어 보이는 자작나무가 숲을 이뤘다.


“이대로 남쪽같이 자작나무를 채워볼까.”


그는 자신이 개량한 자작나무로 사할린의 모든 자작나무를 대체하기 위해 남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그는 미처 보지 못했다.


그가 최초로 심은 나무, 최초의 자작나무의 껍질과 가지에서 수액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그 수액에 다람쥐나 벌레들이 모여들더니 수액을 마시기 시작한 것을.


-


백단은 남쪽으로 남하하며 꾸준히 자작나무 숲을 일궜다.


그가 걸음을 뗄 때마다 자작나무가 자라며 그의 뒤를 따라왔다. 그렇게 하나의 나무가 자라나면 그 나무의 가지를 잘라 다시 수백 그루의 나무를 길렀다.


비록 그 속도는 느렸으나 백단은 인내하며 꾸준히 자작나무를 길러나갔다.


‘이것이 훗날 발해국의 새로운 특산품이 될 테니까.’


종이는 비싸다. 비록 미래에는 펄프 종이가 양산된다지만 아직은 종이는 귀한 상품이었다.


그런 이 시대에 종이와 다름없는 자작나무 껍질을 대량으로 양산해낸다?


‘종이(대체품)라는 고급 기록 매체를 마구마구 팔 수 있다는 거지.’


훗날 명과 조선, 일본에 칭신할 때 유용한 교역품이 되리라.


나름 철저한 계산으로 행해진 백단의 행동은 엉뚱하게도 발해국의 백성들에게 받아들여졌다.


“저것봐! 아바이가 걸음을 떼실 때마다 나무가 자라난다!”


“우와아. 그야말로 카무이 중 카무이셔.”


“전륜성왕님···.”


그는 단순히 미래에 팔아먹을 종이를 양산한다는 속물적인 목적(?)으로 나무를 기르고 있었으나, 이 부족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백성들에겐 그게 꽤 신비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진 듯했다.


···솔직히 말해 걸음을 뗄 때마다 나무가 자라는 꽤 신성하게 보이는 행동이긴 했다.


그 결과 곧 백성들 사이에선 백단의 남하가 일종의 순례길로 받아들여졌다. 


“듣기로는 아래까지 저 신령스러운 나무를 기른다나 봐.”


“세상에. 역시 아바이. 남다르신 분이야.”


덤으로 그가 새롭게 기른 자작나무는 신령스러운 나무라고 소문도 붙었다.


“어? 저기봐!”


곧 그들은 백단이 자작나무를 기르기 위해 가지를 자른 나무에서 흐르는 수액을 발견했다.


“자작나무에서 수액이 흐르긴 하는데···. 다른 자작나무랑은 뭔가 다른데?”


“그러게. 평소보다 많이 흐르는걸?”


본디 자작나무에는 수액이 흐른다.


보통은 2월에서 3월 사이 채취하는 자작나무 수액은 소량의 포도당과 과당, 소량의 자당과 비타민 C, 칼륨과 마그네슘 등이 함유되어 있다.


···라지만 사실상 거의 물과 동일했다. 건강에 좋은 소량의 성분들이 함유된 일종의 건강수같은 것이 자작나무 수액이다.


자작나무 수액은 핀란드나 러시아, 시베리아 민족들 사이에서 물 대용으로 자주 채취되고 이용되는 식품이다. 쉽게 말해 한대 기후에 살던 민족들의 전통 음료였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누인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백단이 기른 자작나무의 수액은···, 뭐랄까 좀 남달랐다.


기존에 수액은 보통 500mL에서 1,500mL 정도만 채취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백단의 자작나무는 그 두배, 혹은 세배에 가까운 수액이 흘렀다.


아이누인들은 곧 백단 자작나무의 수액을 맛보았다.


“어라? 살짝 다네?”


“그러게. 보통 단맛이 희미하게 느껴지긴 하는데···.”


“이건 조금 더 달아.”


보통의 자작나무 수액은 100g당 1.1g 정도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백단 자작나무의 수액은 달랐다. 그의 수액에는 그 두배 2.2g의 당분이 함유되어있다.


“성수聖水다···. 성수가 틀림없어.”


아이누인들은 곧 백단 자작나무의 수액이 성수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그의 발자국에서 자라난 나무가 곧 신령스러운 나무고 그 나무의 수액을 성수라고 생각한 것이다.


곧 그들 사이에서 자작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해 마시는 일이 빈번해졌다.


마시면 건강해지고 병이 낫는다는 속설이 퍼진 것이다. 뭐···, 아예 마시지 않는 것보단 몸에 좋은 물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곧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 상처가 빨리 아무네?”


“그러게? 수액을 채취하면 보통 얼룩이 남았는데.”


―――보다 튼튼하고 질기게, 빠르게 자라라.


백단이 자작나무에 강제한 률에 의해 변형을 일으킨 백단 자작나무는 기존에 수액 채취로 인한 단점―자작나무의 수액을 채취한 부근에 생기는 검은 얼룩과 변형―을 해결한 것이다.


그 결과 백단 자작나무는 종이뿐 아니라 수액의 채취에도 굉장히 효율적인 종으로 진화하였다.


“이걸 졸이면 어떻게 될까?”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자연스레 단맛이 나는 수액을 맛본 백성들은 ‘이걸 졸이면?’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에겐 이탄의 채취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장작으로 쓸 연탄은 충분했다.


그들은 곧 수액을 끓이기 시작했고 갈색빛으로 캐러멜화된 수액을 맛보았다.


그리고 눈을 휘둥그레 뜨며 소리쳤다.


“달아!”


“달다! 이건 꿀이야!”


“히야! 아바이님의 나무에서 꿀이 나다니!”


“감로수다. 감로수야. 그야말로 성수로다.”


자작나무 수액을 졸이면 메이플 시럽과 유사하게 자작나무 시럽이 된다.


자작나무 시럽은 그 특유의 단맛으로 나름대로 마니아층이 있는 시럽이었다.


단지 메이플 시럽보단 수율이 안 좋았다. 보통 40리터를 졸이면 1리터의 시럽이 나오는 설탕 단풍나무(메이플 나무)와 달리 자작나무 시럽은 130리터에서 150리터는 졸여야 1리터의 시럽이 생산되었다.


그러나 백단의 자작나무는 3,000mL~5,000mL의 수액이 채취되었고 당분도 두배로 많아 대략 60 : 1의 효율을 자랑한 것이다.


메이플 시럽보단 수율이 낮지만, 기존의 자작나무보단 훨씬 우월한 수율을 뽐낸 것이다.


그 결과 생산된 대량의 시럽을 아이누인들은 나무에서 나는 꿀이라 생각하고 귀히 여겼다.


그렇게 백단은 얼떨결에 종이 대체품 겸 자작나무를 기르다가 본의 아니게 설탕 대체품까지 만들어버렸다.


“꿀이 나는 나무를 만드시다니 역시 아바이님!”


“어서 아바이님께 이 사실을 알리자!”


-


―――반년 후.


“그래서 여기까지 자작나무를 기르며 내려왔다고?”


“응.”


“아니, 종이 하나 만들겠다고 이 고생을 했다고? 왕···, 아니 아바이면서?”


그녀는 고작 종이 하나 만들겠다고 이 먼 남경까지 자작나무를 기르면서 왔을 백단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봤다.


“오빠는 아바이잖아! 그럼 좀 왕이란 자각을 가져!”


‘아니, 왕이면 수도를 지켜야지 이게 뭐 하는 짓이야?!’


“희령아. 이건 왕의 중요한 업무다.”


백단은 진지한 눈으로 희령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종이는 팔 수 있잖니. 종이를 나무를 기르는 걸로 채취할 수 있다면 국가의 이득이란다.”


“허?”


‘그러니까 나중에 종이···, 아니 껍질 팔아먹겠다고 나무를 길렀다고?’


희령은 제가 사랑하는 남자의 말에 얼이 나가 그를 황망한 눈으로 바라봤다.


‘이딴 게···. 왕?’


희령은 자신 안의 왕에 대한 정의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이마를 붙잡았다.


백단은 자신의 등 뒤에 가만히 서서 붓질을 하라를 보며 물었다.


“이제 만족하냐. 하라야.”


“예. 아바이.”


하라는 만면에 미소를 띠면서 달처럼 웃었다.


“이리 많은 자작나무라면 언제 어디서든 종이를 수급할 수 있을 듯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


백단은 하라의 감사를 듣곤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남경의 풍경을 살폈다.


바둑판식으로 반듯하게 지어진 구역과 도로를 보며 그는 슬며시 미소 지었다.


“남경을 잘 지었구나. 희령아.”


그는 이제 제법 테가 잡힌 남경의 풍경을 보며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가 부재한 동안 내가 중경을···, 아니 발해국을 통솔해야 했으니까.”


“잘했다.”


“···흥. 그럼 아바이(왕) 노릇이나 잘해.”


희령은 백단의 말에 얼굴을 붉히며 츤츤댔다.


그때 저 멀리서 한 마리의 순록이 다급하게 달려왔다.


순록 위에는 아이누인 전령 한명이 타고 있었다.


“헉헉! 아바이님! 아바이님!”


순록은 단숨에 백단의 앞에 멈추어 서더니, 이내 전령이 내리며 그에게 절을 올렸다.


“카무이 중 카무이. 발해국의 영도자. 아바이님을 뵙···.”


“되었다. 그런 허례허식보다 용건을 말하라.”


“아. 옙!”


백단은 자신을 찬양하려는 전령을 멈춰 세운 다음 용건을 물었다.


전령은 그의 말에 고개를 들더니 이내 품에서 돌로 만들어진 병을 꺼내 들었다.


“아바이님께 급히 바칠 것이 있어 이리 달려왔습니다. 이것을 받아주소서.”


“이게 뭐냐?”


“꿀입니다.”


“꿀?”


‘갑자기 왠 꿀?’


백단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병의 뚜껑을 열어 안에 든 내용물을 검지에 한방을 떨어뜨려 보았다.


그러자 과연, 캐러멜색이 돋보이는 갈색빛 먹음직스러운 시럽 한 방울이 그의 검지에 내려앉았다.


백단은 검지에 맺힌 시럽 한 방울을 맛보았다. 그러자 그의 혀에서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단맛이 춤을 췄다.


“허?”


그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병 안에 든 내용물을 보며 소리쳤다.


“이건 시럽이잖아?!”


“오빠. 나도. 나도 한번 맛볼래!”


“아바이. 실례지만 저도···.”


희령과 하라가 그에게 다가와 병을 건네받고 저마다 맛을 보았다.


“어? 정말로 달아!”


“하아아···.”


희령은 단맛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몸을 쭈뼛 세웠고, 하라는 단맛에 녹아내린 듯 간드러진 비음을 흘렸다.


“이거 어디서 났니?”


백단은 시럽을 맛보고 눈이 돌아갔다.


‘시럽. 설탕. 교역품!’


설탕은 귀하다. 근대에 사탕무에서 설탕을 추출하는 방법이 발명되기까지 설탕은 사치품에 속했다!


먼 미래 제국주의 시대까지 귀하고 귀할 이 단맛을 내는 시럽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백단은 전령을 다그쳐 물었고.


“예? 아바이님이 만드신 꿀이지 않습니까?”


“어. 응? 뭐라고?”


오히려 전령이 당황하며 그에게 물었다.


“아바이님이 기르신 자작나무에서 수액···, 그러니까 성수 흐릅니다. 그 성수를 졸이니 이리 꿀이 되었습니다. 아바이님은 이걸 다 알고 만드신 게 아니었습니까?”


“내가 기른 자작나무에서 수액이? 자작나무에도 고로쇠처럼 수액이 있었어? 아니 그보다 졸이면 시럽이 된다고?”


전령의 말에 도리어 혼란스러워진 건 백단이었다.


그는 자작나무 수액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그 수액을 졸이면 메이플 시럽과 유사한 시럽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몰랐다.


‘나는 그저 종이를 만들려고 했을 뿐인데?’


백단은 그저 종이 대용품을 만들고자 자작나무를 길렀을 뿐이나, 정작 그 나무에서 이런 시럽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설마. 오빠. 여기까지 계산한 거야?”


“혹시 아바이. 여기까지 생각하신겁니까?”


전령의 말을 들은 희령과 하라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백단을 바라봤다.


‘기껏해야 종이 대용품을 만들려고 쓸데없이 나무를 기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사실 나무에서 꿀을 생산하기 위한 큰 그림이었단 말입니까?’


전령의 ‘아바이님 대단해!’하는 경외의 눈빛에, 희령의 ‘역시 믿고 있었다고!’ 하는 신뢰의 눈빛에, 하라의 ‘역시 아바이님!’하고 바라보는 선망의 눈빛에 백단은 크게 헛기침하며 뒷짐을 지었다.


그리고 근엄하게 말했다.


“맞, 맞다. 다 예상하고 기른 것이야.”


“역시! 아바이님!”


“대단해! 오빠! 나는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역시 왕이 되면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구나!”


“역시 아바님! 남들과는 보는 시야 자체가 다르시군요! 이 하라. 샤먼인데도 감히 예상치 못했습니다!”


“크, 크흠!”


백단은 세 사람의 눈빛에 슬며시 시선을 피하며 전령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이 시럽은 언제 추출되고, 언제 생산되느냐?”


“예. 아직 반년밖에 안되어 저희도 잘 모르나 보통 늦겨울에서 초봄(2월에서 3월)에서 많이 수액이 납니다. 그리고 아바이님의 자작나무는 회복력이 빨라 반년만 지나면 새롭게 수액을 채취할 수 있었습니다.”


“그으래?”


‘그 말은 한해 두 번 수액을 채취 가능하다고?’


설탕(시럽)이 한해 두 번 생산된다는 사실에 백단은 눈을 반짝거렸다. 그의 눈에선 미친 듯한 탐욕이 불을 뿜었다.


“너는 가서 이 시럽을, 아니 성수를 널리 알리고 시럽···, 아니 꿀을 널리 생산하라 이르라.”


‘설탕! 교역! 조공! 이득!’


“예? 이미 성수와 꿀의 생산은 모두가 하고 있는뎁쇼?”


전령이 의아해하며 그에게 말했다.


“이미 다 알고 기르셨지 않습니까? 이미 모두가 수액을 즐기고 꿀을 맛보고 살고 있습니다.”


“······.”


“······.”


“······.”


희령과 하라의 믿음과 선망의 눈빛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그들의 눈이 게슴츠레 뜨이자 백단은 뻘쭘한 표정으로 전령에게 말했다.


“그래···. 알겠으니 인제 그만 가라.”


“예? 예에···.”


전령은 어리둥절해하며 자리를 떠났다.


“오빠. 혹시 몰랐어?”


“아바이. 설마 예상하지 못한 겁니까?”


“···시끄러워. 이것들아.”


백단은 희령과 하라의 시선을 피하며 소리쳤다.


-


여담이지만 훗날 자작나무의 수액은 콜레라의 해결에도 큰 기여를 한다.


그러나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자작나무 수액은 슬라브 문화부터 시베리아 문화에서 널리 애용되던 음료였죠.

수율은 낮지만 이를 졸이면 달콤한 시럽도 얻을 수 있고요.

그래서 넣었습니다!

본격 선사 시대 그 이하의 무언가지만 단맛은 넘쳐나는 신비로운 국가!

발해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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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건국기 30화. 사할린 공용어 24.09.13 41 1 25쪽
53 건국기 29화. 양식업과 언어 24.09.13 27 1 23쪽
52 건국기 28화. 양식업…을 시작하기 전에 24.09.13 30 1 13쪽
» 건국기 27화. 종이 = 꿀 24.09.12 36 1 16쪽
50 건국기 26화. 종이 만들기 +2 24.09.12 41 1 15쪽
49 건국기 25화. 방어선 재구축과 건국建國 +2 24.09.11 48 1 16쪽
48 건국기 24화. 전후처리, 내정의 시작 24.09.11 35 1 15쪽
47 건국기 23화. 완벽한 승리 24.09.11 35 1 24쪽
46 건국기 22화. 전쟁…? 24.09.10 32 1 28쪽
45 건국기21화 만반의 준비와 백리장성 24.09.10 31 1 23쪽
44 건국기 20화. 후회와 미련 사이 24.09.09 39 0 12쪽
43 건국기 19화. 악마와 악마 24.09.09 34 1 22쪽
42 건국기 18화. 남경南京 24.09.06 45 1 16쪽
41 건국기 17화. 모든 길은 로마…, 가 아닌 중경中京으로 통한다. 24.09.06 38 1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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