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발해국은 어떻게든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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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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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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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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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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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기 16화. 보이텍Wojtek 혁명

DUMMY

-


반란이 진압(?)된 후 백단은 그 즉시 최고 간부를 소집해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그는 희령과 하라가 앉은 원탁을 사이에 두고 자리에 앉으며 진중한 표정으로 턱을 괴었다.


“어떡하지?”


도토리로 우린 차를 한 모금 마신 희령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인력을 늘려야지.”


“맞습니다. 아바이.”


하라도 맞장구쳤다.


“오빠. 우리에겐 지금 인력이 압도적으로 부족해.”


희령이 잔을 내려놓으며 백단을 마주 보았다. 그녀는 태생부터 명문가 태생이었던 만큼 훨씬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고작 1,000명 안팎이야. 그중 절반은 노인이나 여자고. 우리는 토인을···.”


백단의 눈빛이 가늘어지자 희령이 재빨리 말을 바꿨다.


“사람을 더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 하루빨리 길리미(니브흐)가 아닌 구이(아이누)들을 찾아 흡수해야 해.”


‘정말. 이럴 때는 성군 같은데···.’


희령은 사소한 표현 하나조차 놓치지 않는 백단을 의외라는 듯 바라보면서도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왜 하는 행동은 폭군인데.’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는 정말 성군인지 폭군인지 모를 존재였다.


“정론이네. 하지만 문제가 있어.”


백단은 희령의 의견이 타당하다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는 희령이 주장에 치명적인 단점을 꼬집었다.


“우리는 구이가 어디 있는지 몰라.”


사할린은 몽골제국이 몇차례나 침공하면서 순종적인 길리미(니브흐)를 제외하고 모조리 토벌했다.


물론 아이누인들이나 월타 족들이 전부 몰살당한 건 아니나, 그들은 각기 남쪽과 동쪽으로 도망가 꼭꼭 숨어버렸다.


“일리미(월타)도 좋은 선택지일 수 있어.”


희령이 말했다. 백단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미는 무리야. 우리는 아직 길리미들에게 안전한 게 아니잖아?”


“아. 맞다.”


실제로 아직도 이따금 습격해오는 것이 니브흐족들이었다. 성벽이 세워진 후 백단이 나설 필요도 없이 그들이 알아서 물러가는 일이 대다수이긴 했지만.


어쨌건 중경 북쪽과 이남은 전부 니브흐인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하라가 공책을 끄적이다 말고 백단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가축을 들이는 겁니다.”


“가축? 우리는 닭이 있잖아?”


“닭이 사람을 대신해 일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아.”


하라가 한심하다는 듯 백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말한 건 인력을 대신할 수 있는 가축을 이야기한 겁니다.”


실제로 중세에는 많은 가축이 농경과 노동에 이용되었다.


저 유럽에선 농경에 말을 이용했고, 조선은 대표적으로 소를 이용했다.


짐을 옮기는 것은 보통 나귀나 노새를 이용했고, 저 사막의 캐러밴들은 낙타를 끌고 실크로드를 횡단했다.


축력은 그 자체로 인력을 대신할 수 있는 중세의 중장비였다.


“그러니 순록을 한번 길러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순록을?”


“예. 순록은 순하며 사람을 잘 따릅니다. 다행히 빙궁 출신 유목민들도 있고, 이번에 합류한 기로로(키로로의 음차) 부족도 순록을 다룰 줄 아니 순록을 키워 노동에 투입하면 어떻겠습니까?”


실제로 시베리아부터 저 북극권의 원주민들은 순록을 짐수레나 가축으로 길렀다. 그들은 순록을 방목해 기르는 타고난 순록 유목민들이었다.


유럽에서도 북방에선 순록이 귀중한 상품이었다. 핀란드나 그 위의 사미족들도 순록을 신성시하며 길렀다.


아니, 당장 저 누르간(노아간)에서도 순록을 유목하는 여진족과 니브흐들이 살고 있었다.


순록은 북방에서 가장 흔하고 쉽게 기를 수 있는 가축이다.


“순록은 짐을 끌 수도 있고 젖을 짤 수 있으며 고기와 가죽, 뿔도 줍니다. 순록만 적당히 보급한다면 당장의 노동은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토리를 가는 작업부터, 기름을 짜는 압착기, 돌을 옮기는 짐수레까지. 많은 부분에서 노동력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하라는 그렇게 말했다.


“좋네.”


백단은 그녀의 혜안에 감탄했다. 이에 하라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어지는 백단의 말에 침몰했다.


“그런데 여긴 순록이 없잖아.”


“아···.”


백단은 도토리를 기르기 직전까지 이 근방의 짐승이란 짐승은 모조리 사냥했다.


그 결과 이 주변 큰 짐승들은···, 대표적으로 순록들은 이미 깡그리 몰살당한 지 오래였다.


“여긴 이제 순록도 없어···.”


“···아니 정말 다 잡은 거야?”


“한 마리도 남김없이 말입니까? 정녕 전부 잡은 겁니까?”


“응···.”


백단이 허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움직이는 동물이면 그냥 다 잡았어. 이곳 순록은 이미 옛적에 멸종했다고.”


“······.”


“······.”


희령과 하라가 침묵하며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는 자괴감 가득한 목소리로 웅얼거리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우리에겐 순록도 없다.”


“······.”


“······.”


백단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이곳 짐승들을 모조리 다 사냥해버린 것이다.


나중에 키울 가축 후보들까지 전부. 싹 다 말이다.


모든 것이 다 백단의 업보였다.


-


잠시 적막이 흐르던 와중.


문득 백단이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들며 희령과 하라에게 물었다.


“그런데 비녀는 어디 있냐?”


그는 최고 간부 회의를 소집했다.


희령과 하라, 그리고 비녀가 바로 최고 간부였다.


희령과 하라는 그가 애초 나라의 중책으로 삼겠다고, 함께 국가를 건국하기로 약속한 사이.


비녀의 경우 그의 욕심으로 최고 간부에 봉한 상태였다.


내 후궁이 될 예정이니 받들어 모시라. 라는 의미랄까.


그런데 간부 회의에 비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평소처럼 돌아다니는 것 아니야? 걔 신기한 것만 보면 잘 돌아다니잖아?”


“그녀는 야생에서 자라왔으니까요. 회의란 말도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희령과 하라는 비녀의 부재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러나 백단은 도리어 그녀들의 대답에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내가 잘 말해뒀다고.”


백단의 언어 치트는 국적과 방언, 외국어를 가리지 않고 상대에게 의사를 전달한다.


설명 언어를 모르는 자연인일지라도 그라면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 치트를 가진 그가 비녀에게 신신당부까지 했다.


그런데 비녀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이거 이상한데? 찾으러 가자.”


백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비녀를 찾아 나섰다.


희령과 하라도 그를 따라나섰다.


“너희는 혹시 비녀가 어디 갔는지 아느냐?”


“도토리 숲으로 향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바이.”


곧 그는 백성들에게 수소문해 비녀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비녀. 여기 있었···. 허억?!”


“엣?!”


“어어?!”


그리고 비녀를 본 세 사람은 깜짝 놀랐다.


“왔어? 하얀 여자. 검은 여자. 아바이.”


비녀가 수십마리의 곰한테 둘러싸여 있던 것이다! 그녀는 그 사이에서 태연하게 도토리를 먹으며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백단이 다급하게 검을 뽑았고, 희령과 하라도 뒤이어 검과 단검을 꺼내 들었다.


“비녀! 내가 구해주마!”


이에 기겁한 비녀가 일어나 손을 뻗어 그들을 멈춰 세웠다.


“잠, 잠깐! 나 위험한 게 아니야!”


그리고 다급하게 새끼 곰을 들어 품에 안으며 소리쳤다.


“이 곰들은 전부 착하다고! 전부 내 친구들이란 말이야!”


“어? 어엉?”


“오빠. 저년···, 아니 저 얘가 지금 뭐라는 거야?”


“아바이. 저 토인년···, 아니 저 계집이 지금 뭐라는 겁니까?”


“지금 자기는 위험한 게 아니라는데? 곰이 친구라나 봐. 그보다 너희 아까 뭐라고?”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잘못 들은 겁니다. 아바이.”


“어···. 그래. 그나저나 너희도 이제 쟤 말 좀 알아들어라. 백성들은 이제 서로 대화가 되는데 왜 너희는 그렇게 대화가 안 되니.”


“우리에겐 오빠가 있잖아.”


“아바이가 통역해주는데 언제 말을 익힙니까?”


“···어쨌든 익혀라.”


백단은 뻘쭘하게 말하곤 비녀가 괜찮다고 하니 일단 검을 집어넣었다.


“곰들이 안전하다고? 이유가 뭐야?”


그는 비녀의 말에 어이가 없어 되물었다.


―――곰이 무엇인가!


곰은 날 때부터 최상위 포식자로서 군림하는 동물!


호랑이도 곰과 잘못 싸우면 두개골이 함몰되고 사자도 잘못 덤비면 척추가 꺾인다.


지능도 속설과 달리 굉장히 높아서 사람의 행동이나 말도 이해하는 동물이 바로 곰이 아닌가!


고대 한국에선 곰을 동물 신으로 추앙했으며 ‘고맙습니다’도 ‘고마’라는 옛 곰의 단어에서 유래된 단어이기까지 하다. 곰이란 신이었으며 그 자체로 존귀와 공경의 의미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옛 유럽에서는 곰을 재앙, 경외의 대상으로 삼아 감히 이름 부르기를 두려워하기까지 했다.


오죽하면 러시아에서는 ‘꿀을 먹는 것’이라고 부르다가 곰의 원래 이름이 잊히고 그게 곰을 뜻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게르만인들도 곰을 ‘갈색의 것’이라 부르다가 원래 이름을 잊었고 아일랜드나 아랍 등도 다 돌려 말하는 단어가 곰이 되었다.


그만큼 존경과 공경, 경외와 공포를 받았던 동물이 바로 곰이었다.


‘그런데 그런 곰이 착하다고? 안전해?’


지나가던 개도 코웃음 칠 정도로 어이없는 말이 지금 비녀의 말이었다.


“얘들! 착해! 다 순하다고!”


비녀는 필사적으로 곰의 무해함(?)을 피력하면서 곰을 안고 쓰다듬었다. 곰들은 백단이 내뿜는 무형의 기에 공포에 떨며 더더욱 비녀에게 안겨들었다.


곧 비녀는 수십마리의 곰들에게 둘러싸인 모양이 되었다.


“어. 음. 그래···.”


‘비녀는 곰 아래에서 자라서 곰이랑 친한가 보지 뭐.’


백단은 그 모습을 떨떠름하게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곰들이 왜 여기 있냐?”


“얘네들. 무서운 것한테서 쫒겨서 먹을 거 못 먹었어. 그래서 배고파서 성벽 타고 여기로 넘어왔데.”


“성벽을 타고 와?!”


“응. 얘들. 재주 좋아.”


비녀는 자랑스럽게 말했으나 백단은 고작 (뇌물의 의미도 이해할 정도로 지능이 좋은) 곰 따위에게 성벽이 뚫렸다는 사실에 경악해했다.


그는 어질어질한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래···. 그래서 도토리를 먹이고 있던 거고?”


“응!”


“도토리가 우리 식량인 건 알고 있지?”


“어차피 많잖아.”


“그건 그렇지.”


백단은 신갈나무를 개조하여 발해 참나무를 만들었다.


발해 참나무는 상수리나무조차 뛰어넘어 저 중동의 대추야자급으로 열매(도토리)를 맺었다. 그 양은 워낙 많아서 1,000명이 넘는 백성을 먹여 살리고도 엄청나게 넘쳐났다.


‘오죽하면 장작이나 기름이나 뽑는 데 쓸까.’


중경에 넘쳐나는 게 바로 도토리였다.


“근데 무서운 것한테 쫒겼다고? 그게 뭔데?”


비녀가 아무 말 없이 백단을 가리켰다.


“나?”


끄덕. 비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곰들이 일제히 비녀의 등 뒤로 숨었다.


“오빠. 도대체 곰을 얼마나 사냥한 거야?”


“아바이. 대체 곰을 얼마큼 사냥한 겁니까?”


희령과 하라는 곰들이 비녀의 뒤로 숨을 정도로 백단을 두려워하는 모습에 어이가 나가 그에게 물었다.


“······.”


백단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슬쩍 시선을 피했다.


“아무튼 곰들은 착해! 그렇지!”


“꾸엉!”


비녀의 말에 곰들이 화답하며 그녀에게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녀는 웃으면서 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 모습이 퍽, 전생의 동물원이나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사람에게 길러진 애교 많은 곰을 보는 것 같아 백단은 무심코 웃었다.


“···잠깐.”


‘사람에게 길러졌다고?’


백단의 머릿속에 번개와 같은 영감과 함께 전생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것은 오래전 보았던, 유튜브에서 본 한 동영상. 실제 2차 세계대전 때 참전했던 곰에 대한 다큐멘터리!


“보이텍···.”


―――보이텍Wojtek.


전생에 그의 세계에선 2차 세계대전에 참여한 곰이 있었다!


1942년 페르시아에서 잡혀 길러진 보이텍은 실제 폴란드 군대에서 복무했었다.


보이텍은 맥주를 좋아했고 불붙인 담배를 사랑했으며, 그 특유의 힘으로 포탄을 나르는 직책을 수행했다.


25파운더 포탄을 나르는 보이텍은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했으며 스파이까지 잡았다고 한다. 그래서 훈장도 받았다.


백단은 전생에 그 사례가 실제 있었다는 사실에 워낙 신기해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내 왜 이 생각을 못했지?’


그 외에도 곰을 기른 사례는 역사적으로 자주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가정집에서 흔히(?) 기르는 동물이 바로 곰이다.


그 외에도 온갖 부자들이 취미로 기르는 동물이 바로 곰이다. 얼마나 사람에게 길러졌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순한 곰은 동물원의 곰조차 무서워하며 주인의 뒤에 숨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곰은 기를 수 있어!’


곰은 사람이 키울 수 있다. 높은 지능과 신체 능력을 활용해 온갖 일을 시킬 수 있다!


물론 곰은 육식동물에 포식자라서 먹이를 제때 안주면 주인을 잡아먹기도 하는 사나운 동물이지만.


백단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 따위 일절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오직 보이텍의 사례뿐!


그가 고개를 들어 비녀 주위의 곰들을 바라봤다.


사할린에 살던 에조 불곰에 속하는 불곰들이 전부 보이텍으로 보였다.


“···좋은 생각이 났다.”


백단이 곰을 보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곰을 기르자. 곰을 가축화하는 거야!”


“에?”


“예···?”


희령과 하라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으나 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비녀에게 달려가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


“비녀야. 너 곰하고 대화할 수 있어?”


“어? 어어? 있는데?”


“그으래?”


그가 씨익, 웃으며 곰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꾸어엉!”


곰들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딱 좋네.”


백단은 이 순간, 곰을 가축화하기로 결정했다.


-


“그래서 앞으로 우리는 곰을 기른다.”


“······.”


얼추 50마리의 곰과 새끼 곰을 데려온 백단이 중경의 백성들을 저택의 장원에 모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백성들은 지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고, 귀를 한번 후볐다.


그러다가 한 백성이 조심히 손을 들어 그에게 물었다.


“소인들이 잘못 들은 것 같은데,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우리는 곰을 가축화한다.”


“······.”


백성들이 그의 옆에 서있는 희령과 하라를 바라봤다. 희령은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으며 그들의 시선을 피했고, 하라는 무표정인 채로 공책을 끄적이고 있었다.


‘세상에! 맙소사!’


‘잘못 들은 게 아니었어!’


‘아바이! 아니 개X끼 게세르!’


백성들은 이마를 '탁' 치며, 한탄하고 한숨을 쉬며 탄식했다.


“꼬꼬댁.”


제 닭들을 몰고 지나가던 계룡도 한심하다는 듯 백단을 한번 쳐다보고 다시 제 갈 길 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백단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곰들을 내보였다.


“그러니 다들 곰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일감을 덜 거라. 곰은 지능도 높고 힘도 세니까 도움이 크게 될 거다.”


“···저희가 아무리 무공을 배웠다지만 곰한테 한 방 맞으면 죽는데요?”


“그럴 일은 없을 거다.”


백단은 곰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렇지?”


“꾸어엉!”


곰들이 비명을 지르며 비녀의 등 뒤로 숨었다.


‘와. 봤어? 곰들이 비녀님 뒤에 숨는 거?’


‘세상에. 아바이가 얼마나 무서우면 곰조차 사람 뒤에 숨을까?’


‘저건 왕이야 괴물이야?’


중경의 백성들이 그 모습을 보고 수군거렸다.


“비녀야. 곰들이 지금 뭐라냐?”


“···곰들이 아바이 무섭데.”


“······.”


백단은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으며 백성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다시 물었다.


“그럼 쟤들은 어떠냐고 물어봐.”


“응. ―――···.”


비녀가 곰이 귓가에 몇 마디 속삭였다. 그러자 곰 한 마리가 그녀에게 꾸어엉! 크게 외쳤다.


그녀는 백단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 웃음에서 가능성을 본 백단이 만면에 미소를 띤 채 물었다.


“뭐래?”


“까다로운 먹을거리래!”


백단이 웃는 표정 그대로 굳었다.


곰들은 백단을 무서워할 뿐 사람들을 먹이로 보고 있던 것이다.


저벅저벅.


“······.”


“아바이?”


백단은 아무 말 없이 웃는 표정으로 곰한테 걸어갔다. 그 기세가 너무 살벌해서 비녀조차 그를 제지해 곰을 지킬 수 없었다. 그는 덥석! 곰의 멱살을 잡았다.


“다시 물어봐.”


“어···. 어어···. ―――···.”


비녀가 곰의 귓가에 속삭였다. 곰이 벌벌 떨면서 꾸엉! 거렸다.


“뭐래?”


“먹을 거···.”


퍼억!


비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백단이 곰의 머리를 후려쳤다.


“깨갱!”


곰이 꼬리가 밟힌 개와 같은 소리를 내며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살벌한 적막이 사위를 휘감았다.


“다시 물어봐.”


“어···. 저 아바이. 곰들은 착···.”


“다.시.물.어.봐.”


“―――···.”


백단이 웃으며 한음절 끊어 말하자 새하얗게 질린 비녀가 곰의 귓가에 속삭였다.


“뭐래?”


“먹을···.”


퍼억!


백단이 다시 곰의 머리를 후려쳤다.


“다시 물어봐.”


“어···.”


그렇게 총 일곱번의 주먹이 곰의 머리를 강타했다. 후드득! 이빨이 부러진 곰이 안면에 피를 잔뜩 묻힌 채 그의 손에 매달려 있었다.


다른 곰들은 꼬리를 만 개처럼 덜덜 떨며 서로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다시 물어봐.”


“―――···.”


“꾸엉! 꾸어엉!”


곰이 필사적으로 대답했다.


그제야 비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말했다.


“먹을 게 아니래!”


“그래? 착한 곰이네.”


곰을 강제로 착하게 만든 백단이 곰의 멱살을 놓았다.


“엉엉. 내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비녀가 울면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곰을 안고 울었다.


‘곰을 동정하게 될 날이 올 줄이야.’


‘곰 불쌍해···.’


‘세상에. 키문카무이들이 저렇게 겁먹다니···.’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보여서 중경의 백성들은 살면서 처음으로 곰을 동정했다.


“비녀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곰들에게 전해라.”


“흑흑. 응···.”


백단은 곰들을 향해 뒷짐을 쥐며 말했다.


“사람은 먹을 게 아니다.”


곰들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는 함부로 가축···, 그러니까 동물을 사냥하지 않는다.”


곰들이 다시 고개를 열렬히 끄덕였다.


“너희는 도토리만 먹는다. 번데기만 먹는다. 우리가 주는 고기만 먹는다.”


곰들은 살고 싶었기에 그의 말에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너희는 사람 말을 들어라. 사람을 따라라. 안 그러면 죽는다.”


“꾸어엉!”


곰들이 일제히 그에게 몸을 낮추며 고개를 숙였다.


마치 곰에게 절을 받는 모양새가 된 백단은 곰들을 굴복시켰다는 사실에 웃음을 지었다.


“좋구나.”


“······.”


“······.”


“······.”


곰들도, 중경의 백성들도, 비녀도, 희령과 하라도 웃지 못하는 그날의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그날 곰들은 인간에게 굴복(당)했다.


-


사람에게 순종적으로 변한 곰들은 의외로 금방 도시에 녹아들었다.


“히야. 곰 한 마리가 끄니 땅이 그냥 갈리네.”


“그러게. 땅에 검을 휘두를 필요가 없는걸.”


곰 한 마리가 일류나 절정 무인을 대신하고.


“이 큰 돌을 여기로 옮겨줘.”


“꾸엉!”


“옳지! 잘했어!”


“꾸허헝!”


아무리 무거운 돌들도 특유의 신체 구조와 근육을 이용해 손쉽게 옮겼으며.


“이 손잡이를 잡고 빙글빙글 돌면 돼.”


“꾸어엉.”


“캬하. 이거 무림인들보다 힘이 좋은걸?”


도토리를 갈거나, 기름을 짜내는 일에 사람보다 더한 효율을 발휘하기도 했다.


중경의 백성들은 곧 곰이 생각보다 똑똑하고, 일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모든 공사 현장이나 중노동에 곰을 투입했으며 곰들은 그 모든 일을 척척 해냈다.


그러다 보니 곰들도 사람에게 정이 들어 그들에게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이거 생각보다 귀여운데?”


“곰이 귀엽게 보일 줄이야.”


그들도 ‘곰을 기른다’라는 색다른 경험에 중독되어 곰을 소중히 대하기 시작했다.


“여기 도토리를 먹으렴.”


“이 달걀도 먹어봐!”


“이 닭도···!”


“으르릉!”


“아니, 닭은 먹지 말고···. 번데기만 먹으렴.”


하지만 곰은 곰. 육식 동물인 그들은 먹이가 부족하면 언제든 돌변해 사람을 습격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중경에는 식량이 풍족했다.


도토리만 해도 넘쳐흘렀으며, 때때로 올라오는 연어는 잔뜩 잡혔고, 천잠사를 기르면서 생긴 번데기를 모조리 곰한테 먹여 처리한 것이다.


곰들 역시 잡식성이다 보니 도토리고 번데기고 연어고 가리지 않고 먹었다.


그렇게 곰들은 살기 위해 생체 진화를 촉진했다.


“이봐. 곰이 조금 작아진 것 같은데?”


“에이. 기분 탓이겠지.”


“얼굴도 조금 동글동글해진 것 같은데?”


“설마. 그냥 익숙해지니까 그런 거겠지.”


백성들은 ‘단순한 착각이다’하고 넘어갔지만, 곰들은 정말로 초고속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생존본능이었다. 인간의 몸으로 자연재해와 같은 힘을 다루는 백단이라는 거대한 공포를 직면한 곰들은 살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진화시켰다.


―――그것은 종의 분화였다.


백단은 곰에게 있어 코즈믹 호러(우주적 공포)나 다름없었다. 그런 초자연적인 공포는 수천 년의 진화조차 앞당긴 것이다.


중경의 곰들은 백단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마치 판다와 같이, 도토리를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내장 구조를 변화시켰다.


물론 천성이 곰이다 보니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식성 자체는 완전히 초식에 가까운 잡식성으로 변화한 것이다.


거기다가 원래 도토리는 곰의 주식 중 하나였다.


도토리를 쉽게 소화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그들은 판다보다 몇 배는 월등한 소화 효율을 보여주었다.


거기다가 천잠사를 생산하면서 나오는 번데기나 달걀, 물고기는 그들의 영양분을 충족시키기 충분했다.


초식에 가깝게 변한 곰들은 외형과 체격조차 인간에게 녹아들기 쉽도록 보다 귀엽게 바뀌었다.


그렇게 중경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곰을 가축화하는 데 성공했다. ‘유일하게 인간에게 가축화된’ 곰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먼 미래, 수많은 역사학자와 동물학자들을 골머리를 앓게 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곰을 가축화한 국가’의 미스터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


여담이지만 곰들이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다 닭들은 자연스레 자신의 자리(애완동물)가 위협받음을 느꼈다.


“꼬꼬!”


그들은 계룡을 위시하며 곰들을 경계했다.


“쿠헝! 쿠어헝!”


곰들 입장에선 웬 쬐간한 새가 꼬꼬, 거리니 코웃음을 치며 지나갔으나 그들 역시도 계룡만큼은 쉽사리 무시할 수 없었다.


“으르렁!”


가히 대형견에 준하는 크기로 곰을 향해 으르렁거리는 계룡은 정말 곰조차 잡을 힘이 있었다.


곰들은 그걸 느끼고 계룡 앞에서는 은근슬쩍 몸을 피하거나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곰들이 고작 새, 그것도 닭에게 무시당하며 살 수는 없는 법!


곰들도 곧 은연중 무리를 이뤄 계룡에게 맞섰다.


“으르릉!”


계룡이 아무리 영물이라지만 천성적으로 포식자로 태어난 곰들이 무리를 이루니 한 수 무를 수밖에 없었다.


“쿠엉. 쿠어엉”


곰 무리와 계룡을 위시한 닭들 사이에선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때의 중경 사람들과 백단은 몰랐다.


먼 미래, 곰과 닭들이 서로의 우위를 두고 웅계熊鷄 전쟁을 벌이게 된다는 사실을.


-


곰은 일반 소나 말, 순록보다 힘과 체력이 뛰어났다. 곰은 거의 10마리의 소, 20마리의 말만큼 일해주었고 이는 곧 백성들의 여유로 치환되었다.


“이제야 좀 살 것 같구먼!”


여유가 늘어난 백성들은 드디어 다크서클이 사라지고 활기를 되찾았다.


백단은 그 모습을 보며 뒷짐을 지며 말했다.


“좋구나···.”


처음으로 왕다운(···?) 행동을 한 백단은 가슴속에서 치미는 묘한 충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중경도 안정되었으니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겠군.”


지금도 중경은 충분히 성장했지만, 그는 여기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다음 단계?”


“혹 무슨 계획이 있으십니까? 아바이?”


“또 할 게 있어?”


희령, 하라, 비녀가 백단에게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뒤를 돌아 그녀들을 보며 담담히 말했다.


“확장.”


그의 목표는 당당히 오호츠크해(북해)를 호수로 지배하는 동아시아의 스칸디나비아 제국이 되는 것.


홋카이도로 나아가 캄차카반도까지 점령하려면 할 일이 많았다.


그가 머릿속에서 사할린의 지도를 그렸다.


길게 쭉 뻗은 사할린의 남쪽 부근 지형이 새록새록 떠오른 그는 다음 계획을 시행할 생각이었다.


“더 많은 인구, 더 많은 땅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남쪽으로 간다.”


니브흐들이 점령한 북쪽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기보다 그는 남하하기로 결정했다.


그곳에서 땅을 확보하고 숨어있는 아이누 부족을 흡수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식량을 다각화한다.”


“식량의 다각화? 그게 뭐야?”


“식량 수급원을 다양하게 마련하는 거야. 다행스럽게도 아래에는 만灣과 큰 호수가 많거든.”


백단이 손을 바다가 있을 방향을 향해 뻗고는 주먹을 쥐었다.


“우리는 양식업을 한다.”


‘이곳이 척박하다면 차라리 곡식을 기르기보다 식량을 더 다양하게 수급하면 돼.’


앞으로 늘어날 인구를 대비해서, 앞으로 흡수할 부족들을 생각해서 그는 결코 식량을 도토리의 작물화 하나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양식업?”


희령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물고기와 조개를 기르는 거야.”


“조개나 물고기를?”


‘조개 양식은 곧 진주의 생산으로 이어지지.’


그는 차후 명나라와 조선, 일본에 칭신하여 조공무역을 꿀이란 꿀은 모조리 빨 생각!


‘상품은 많을수록 좋지.’


겸사겸사 식량도 생산하고 말이야.


―――그가 음흉하게 웃었다.


그는 몰랐다. 키로로 부족···, 아니 아이누 부족은 수렵채집이 주 생활 방식이었긴 했지만, 기록에 따라 소규모 농경도 지었다는 것을.


키로로 부족은 메밀을 기를 줄 알았다! 거기다 줄기로 섬유를 만들어 옷도 지었었다!


그들과 대화를 조금만 더 해보았으면 알 수 있었을 사실을 그는 끝까지 깨닫지 못하고 양식업을 결정했다.


그리고 남하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그는 아이누인들이 메밀을 기를 줄 안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망해한다.


-


또 여담이지만, 그는 조금만 위나 동쪽으로 가면 3등급짜리 (개간하면) 최고의 농지가 있다는 사실을 끝끝내 눈치채지 못했다.


-


그때 그시각.


니브흐족 족장들은 처음으로 단체로 모여 회의를 가졌다.


“우리는 악마(백단)를 몰아내야 하오.”


대표로 의제를 꺼낸 자의 말에 다른 족장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잘한 공격으론 안되오. 그동안 용기 있는 사냥꾼이나 전사들이 그들을 공격했지만, 악마에겐 아무런 소용도 없었오.”


그동안 습격해온 니브흐인들은 5~10명 정도의 소규모 부대였다.


백단에 대한 공포가 너무 심해서 진짜 용기 있는 전사들만 중경을 습격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은 백단 선에서 컷CUT 당하여 모두 전멸이라는 참혹한 결말만을 맞았다.


“그뿐만 아니오. 저들은 신성한 대지에 상처를 입혀 사악한 성벽을 쌓았소. 이제 용감한 전사들만으로는 안 되오.”


거기다가 백단은 완벽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현실판 심시티(···?)를 하다가 니브흐인들의 습격에 질려 크게 성벽을 쌓았다.


그것은 대지를 소중히 여기는 니브흐인들에게 있어 가히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다.


“우리 한번 크게 용기를 내어 토벌대를 꾸립시다.”


대표로 의제를 낸 족장이 결의가 담긴 눈으로 그들에게 말했다.


“악마를, 몰아냅시다.”


-


또 그때 그 시각.


누르간(노아간)의 천호(밍간) 더르넛은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탁상을 쳤다.


“올해도 안 오는군.”


더르넛은 아직도 백단과의 약조(가죽과 해구신 등을 바치겠다는)를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하는 수 없지.”


그는 살벌하게 눈을 뜨며 벽에 걸린 활을 노려봤다.


“여봐라!”


“예! 천호장님!”


“가서 병사를 모아라!”


“병사를요?”


“그래.”


더르넛이 형형한 눈빛으로 책상을 우그러트려 부쉈다.


“내 약속을 X으로 아는 족속을 처벌해야 하거든.”


-


―――인과는 끝나지 않는다.


백단의 업보 스텍은 쌓이다 못해 1342년 폭발했다.


전부 그가 원인이 되어 일어난 일이었다.


그로 인해 촉발된 사건들은 중경을 크게 바꾸게 된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주인공은 북쪽이나 동쪽이 아닌 남쪽으로 영토를 확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은 훗날 중경의 운명을 크게 바꾸겠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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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건국기 31화. 문화의 발전, 철광의 발견 +2 24.09.16 35 1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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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건국기 26화. 종이 만들기 +2 24.09.12 41 1 15쪽
49 건국기 25화. 방어선 재구축과 건국建國 +2 24.09.11 48 1 16쪽
48 건국기 24화. 전후처리, 내정의 시작 24.09.11 35 1 15쪽
47 건국기 23화. 완벽한 승리 24.09.11 35 1 24쪽
46 건국기 22화. 전쟁…? 24.09.10 32 1 28쪽
45 건국기21화 만반의 준비와 백리장성 24.09.10 31 1 23쪽
44 건국기 20화. 후회와 미련 사이 24.09.09 39 0 12쪽
43 건국기 19화. 악마와 악마 24.09.09 34 1 22쪽
42 건국기 18화. 남경南京 24.09.06 46 1 16쪽
41 건국기 17화. 모든 길은 로마…, 가 아닌 중경中京으로 통한다. 24.09.06 38 1 26쪽
» 건국기 16화. 보이텍Wojtek 혁명 24.09.05 38 1 28쪽
39 건국기 15화. 도토리 혁명Acorn Revolution(완) 24.09.05 29 1 25쪽
38 건국기 14화. 도토리 혁명Acorn Revolution(3) 24.09.04 31 1 20쪽
37 건국기 13화. 도토리 혁명Acorn Revolution(2) 24.09.04 34 1 16쪽
36 건국기 12화. 도토리 혁명Acorn Revolution 24.09.03 38 1 20쪽
35 건국기 11화. 백단과 비녀羆女 24.09.03 36 1 14쪽
34 건국기 10화. 박달나무 아래 곰이 쓰러지다 24.09.03 3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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