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회귀하니 SSS급 독립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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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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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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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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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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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정

DUMMY

인왕산 호랑이가 괜히 호랑이겠는가.

호랑이 같은 강철 체력과 엄청난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기간에는 불가능한 법이다.


대원들은 뭔가 재미있는 것을 배우겠다는 생각이었겠지만 하루 동안 지옥을 경험했다.


그리고 형님의 육박전에 대한 강의는 정말 실미도 훈련을 방불케 했다.

1대 1, 1대 2, 1대 3···. 사람을 바꾸어가며 실전 타격과 제압 술을 익혔다.

한번 배운다고 몸에 익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전에서 아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다.


......,


“자, 오늘은 단검술입니다. 적을 제압하고 적진에서 빠르게 빠져나오기 위한 필수 훈련입니다.”


내가 김 병장에게 전수받아 갈고 닦은 기술을 오늘은 독립투사들에게 가르치는 날이다.


대체로 어떤 기술을 전수해 준다는 것은 대물림이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위에서 아래가 아닌, 아래에서 위인 역방향.


어찌 되었든 이 순간 가장 감격스러운 것은 바로 나였다.



“검술을 단순한 호신술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검을 꺼낸 순간 우린 생과 사의 길에 놓인 겁니다.”


나는 홍민이를 세워놓고 손가락으로 콕콕 짚어가며 급소에 관해 설명했다.



“여기 목 옆, 그리고 손목 안쪽은 동맥이 지나가는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우선으로 공격해야 할 타점이죠!”


훈련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인체 중심에서 좌우로 살짝만 벗어나면 혈관이 지나다니는 급소입니다. 몸통 옆에는 폐, 콩팥, 간···, 뭐 이런 장기들이 있습니다.”

“처장님, 머리는 어떤가요?”

“음, 우리가 이 작은 단검으로 머리통을 쪼갤 수는 없겠지요! 이자성 장군님 정도면 모르겠지만!”

“하하하!”

“하하하!”


형님께서 호탕하게 웃었다.

훈련생들 사이에서 화기애애한 훈련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네, 그래서 정 중앙이 아닌 관자놀이로 들어가면 됩니다! 이렇게 칼날을 옆으로 해서···.”


나는 동작을 간결하게 보여주었다.

어떻게 보면 내용이 참 흉악스러웠다.

하지만 적지에 들어가는 우리가 필수로 익혀야 하는 공부.


“보통 팔을 뻗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는 이제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왔다고 보면 됩니다!”


이어서 나는 실전 검술을 시범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설명했던 급소들을 단검으로 빠르게 베고 찌르기를 반복.


슉슉! 슉슉! 슉슉! 슉슉!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이때, 이런 단검술을 어디 가서 배우겠는가. 그리고 이건 특공연대에서도 김 병장과 내가 오랫동안 연구하고 만들어낸 독자적인 검술이다.


“자! 실제 단검으로 할 수 없으니까, 여기 막대기 잡고 두 명씩 짝 맞춰서 진행하겠습니다!”


단검 모양의 나무막대를 준비했다.

귀하신 몸을 다치면 안 되니까.


“어여차!” “핫!”

슉슉! 슉슉! 슉슉!


“그렇죠! 좋아!”


대원들이 가르쳐준 대로 열심히 따라 했다.


“팔을 너무 벌리면 안 돼! 상대가 예측할 수 없게!”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한 참 연습하던 도중 대원 한 명이 손을 들며 질문했다.


“처장님! 방어술은 없습니까?”

“흠, 아까 말씀드려다시피 방어에 초점을 둘 시간이 없습니다. 사정거리 안에서 먼저 공격하고 상대가 손을 쓸 수 없도록 팔을 뻗어줘야 합니다.”


우린 사실 시간이 없다. 방어술까지 익힌다면 좋겠지만 공격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둘 중 하나다. 죽거나 아니면 죽이거나!


여기 있는 대원들 그리고 우리 모두 죽음을 무릅쓰고 독립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는 모든 독립군들 역시.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보험.


그들이 독립활동을 하다가 돌아가셨을 때 부양가족은 누가 챙긴단 말인가?

조국의 독립도 좋지만, 그들과 함께 사는 가족들의 삶도 중요하다는 생각.


저녁에 삼형제가 모였을 때 나는 화제를 던졌다.


“형님, 우리 대원들을 시작으로 순국한 독립투사들의 가족 부양에도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형님과 홍민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건 자네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네!”

“네. 맞습니다, 형님!. 나라를 위해 그렇게 헌신했건만, 모든 책임과 가족 부양마저도 그들의 몫이 된다는 게 참 슬픈 일입니다.”


훈련 마지막 날 나는 9명의 대원에게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자, 이건 여러분께 드리는 작은 성의이니 오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오십시오!”


봉투를 받고 열어본 대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이렇게 많이 주신다고요?”

“아니, 이 정도 돈이면 집 한 채가 훨씬 넘는 돈인데요!”


우리 삼 형제는 그들을 바라보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는데 그 정도는 약소합니다.”


그때, 대원 하나가 손을 저으며 봉투를 내밀었다.


“아닙니다. 저희가 돈을 바라고 하는 일도 아닌데요! 이렇게 많은 돈을 필요 없습니다!”

“아니요! 여러분이 아니고, 여러분 가족이 필요한 돈입니다. 만일 여러분한테 문제가 생긴다면, 그 후에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생활하겠습니까?”

“맞소! 우리 훈련 처장 말씀대로 이건 여러분의 가족을 위한 돈이니 가서 전해주시오!”


형님께서 나서서 한마디 거들어 간신히 그들을 설득했다.


3일 후면 작전 개시일이다.

마지막 훈련을 마치는 날 밤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집에 잘 다녀오시고 내일 저녁에 이곳에서 다시 모이겠습니다!]


+++


며칠 전, 나와 홍민의 성화에 못 이겨 형님과 형수님은 백화점 로비에서 간단하게 직원들과 함께 혼례식을 올렸다.


사실, 그 누구보다 초조했던 사람은 나였다.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는 당연히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 할머니와 혼례를 올리고 우리 아버지를 순산하셔야 한다.


“형님! 이번 작전 전에 형수님과 약소하게나마 혼례를 올리는 건 어떻겠습니까?”

“뭐, 뭐라고?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구글링해도 독립투사 중에 ‘이자성'이라는 이름은 없다.

나는 궁금했다. 왜 독립투사 명단에 우리 할아버지가 빠져 있는지 말이다.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보았지만 뾰족한 답은 없다.


뭔가 중간에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많은 추측이 오고 갔지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냥 어차피 혼례를 올리실 거면 빨리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요! 홍민아 네 생각은 어떠냐?”

“아이고, 저야 적극 찬성이죠!”

“그리고 우리 없을 때, 자리를 지킬 사람도 필요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우리가 아무리 백화점 경영에 관심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대로 방치하고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 말에 형님 또한 아무런 대꾸 없이 수줍은 표정만 드러내셨다.

할아버지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재물에 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독립운동도 하지 않았겠지.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가난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리고, 앞서 나는 형님 아니 할아버지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놓은 상태였다.


“형님! 사실 조그마한 신혼집을 마련했습니다.”

“뭐라고? 신혼집? 허허!”

“네, 강남에 작은 양옥집을 구해놨어요! 조금 손 봤으니까, 바로 들어가서 사셔도 괜찮을 겁니다.”


그렇다. 이 당시에 강남은 아주 적은 금액으로도 집을 사기가 쉬웠다. 주변이 논밭이라 인프라도 형편없다. 하지만 약간의 내 사심이 들어갔다.

지금의 무역센터 있는 자리.

사대문 안에 신혼집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그 가격에 절반도 안 되는 돈으로도 강남땅을 살 수 있었다. 게다가 뒤에 조그마한 밭과 앞에 뜰까지 있는 집으로 매수했다.

당연히 미래를 위한 가치도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기.


“형님! 강남이면 거기 논두렁만 있는 곳인데, 이왕이면 사대문 안에 있는 집으로 구해주시지 그러셨어요!”

“넌 모른다. 잠자코 있어라! 그리고 너도 선물로 논 한 마지기 사 놓았다.”

“네? 제 것까지요?”

“너도 나이 먹으면 농사라도 지어야 먹고살 거 아니냐! 얼마 안 된다.”


나중에 강남이 이렇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입이 떡 벌어질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독립활동을 하는 가족들 모두 강남으로 이주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 고맙네. 아우님! 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참 감사한 일이네! 허허!”


그렇게 작전 개시일 전날 형님과 형수님을 그곳으로 모실 수 있었다.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내 손으로 장가보낸다는 것.

이 감격스러움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환하게 웃는 모습에 덩달아 나도 신이 났다.


“형수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리 형님께서 참으로 사람이 좋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자식들 많이 나으시길 바랍니다.”


맞다. 떡두꺼비 같은 우리 아버지도 나으셔야 한다.


그리고 무슨 일이셨는지는 몰라도 할아버지께서는 일찍 돌아가시면 안 된다.



<출정 당일, 강남 할아버지 본가 앞>


몇십년 후면 서울 땅값을 들고 흔들 강남이다. 그나마 조금 안심이 되었다.

한강철교를 넘어 시골길을 따라서 오니 불편함이 컸다.


“여보, 다녀오겠소!”

“네, 서방님. 몸조심하시고요.”


형님을 모시러 홍민이와 함께 강남에 왔다. 형수님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우리가 함경북도 라남으로 다녀온다는 사실을···,



“형수님, 다녀오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요!”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할머니의 시선이 할아버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꿀 떨어지시겠다.


‘걱정하지 마세요. 할머니! 제가 할아버지 꼭 지켜드리겠습니다!’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캐딜락을 타고 출발할 때만 해도 형님은 백미러를 통해 멀어지는 형수님을 바라보셨다.

그런 할아버지를 보며 가슴이 메었다.


잠시 후, 백화점에 도착했을 땐 이미 대원들이 모여있었다.


“저, 그런데 한 명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누구···,”

“윤건영이라는 동지입니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나와 형님은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형님! 계속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끼리 바로 출발하시지요!”

“그러세!”


그런데 그때.


“이 나쁜 새끼!”


대원 하나가 거칠게 화를 냈다.


“아뇨! 그러지 마세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괜찮습니다.”

“배신입니다. 배신! 어떻게 사람 새끼가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아닙니다. 배신 이라니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난 정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친구를 두둔하는 게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우리와 거사를 함께하지 않는다고 배신은 아닙니다!”

“그렇소. 역사적 순간에 같이 힘을 보태지 못할 뿐. 배신이라고 할 수는 없소! 기회가 오늘만 있는 것은 아니니 섣불리 생각하지 맙시다. 무슨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소?”


형님께서 내 말에 힘을 더 실어주셨다.

그렇게 12인의 대원은 11명으로 줄게 되었다.


‘딱 좋네! 11명!’


똑똑똑!

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사장님! 저, 김채연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채연 씨가 무슨 일인가 싶었다. 이상하게도 그녀를 보는 내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러면 안 된다! 그런데 떠나는 나를 보러 온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으로 가득 찼다.

나도 모르게 채연 씨가 내 마음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


“무, 무슨 일이십니까?”

“네, 다름 아니라 밖에 큰일이 벌어졌어요!”

“네???”


채연 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책상에서 망원경을 꺼내어 밖을 살펴보았다.

덕수궁 방향 대로변 멀리, 헌병들과 경찰들이 줄지어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형님! 군경이 누군가를 쫓고 있는 듯합니다.”

“뭐? 누구를 말인가?”


나만 생각한 게 아니었다.

설마 하는 생각과 함께 제발 아니길 바랐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우린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홍민아, 넌 모신나간트 배율 챙기고! 대원들 모두 장비 잘 챙겨서 출발!”

“네, 형님!”

“네, 알겠습니다.”

“대원들 모두 갈 필요는 없겠습니다. 형님!”

“뭐?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저와 홍민이만 가겠습니다. 형님께서는 대원들을 경성역으로 인솔하시지요. 열차 시간이 1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확인하고 바로 경성역으로 가겠습니다!”


“그래 그럼, 우린 장비 챙겨서 경성역으로 바로 출발하겠네!”

“네, 형님! 그리고 홍민아, 연막탄 챙기고!”

“네, 형님! 수류탄도 챙길까요?”

“......,”

“아니야, 도심 내에서 슈류탄은 위험해!”


간단하게 무장을 한 채 우린 백화점 정문을 나왔다.


“홍민아, 아까 보니까 덕수궁 근처였던 것 같다!”

“네! 가시죠. 형님!”



작가의말

이 작품은 픽션이

실제 인물,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마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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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우리가 동맹이라고? 24.09.15 32 0 12쪽
24 24화 작전 개시 24.09.14 34 0 12쪽
23 퇴로를 확보하라 24.09.13 36 0 12쪽
22 천리행군 24.09.12 38 0 13쪽
21 평양 24.09.11 46 0 13쪽
20 윤건영 +1 24.09.10 46 0 13쪽
» 출정 24.09.09 48 0 13쪽
18 라남으로 간다 24.09.08 60 0 13쪽
17 경성 24.09.07 63 0 13쪽
16 도륙 24.09.06 69 0 13쪽
15 열차 탈취사건 24.09.05 69 0 13쪽
14 조선 귀환 24.09.04 75 0 13쪽
13 남경 대학살 3 24.09.03 73 1 13쪽
12 남경 대학살 2 24.09.02 75 1 13쪽
11 남경 대학살 1 24.09.01 79 0 13쪽
10 영웅의 서막 24.08.31 84 0 13쪽
9 살생부 24.08.30 91 1 13쪽
8 이우공 전하 24.08.29 10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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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회귀 24.08.26 143 1 14쪽
4 작전명은 24.08.25 138 0 13쪽
3 거절할 수 없는 제안 24.08.24 164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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