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회귀하니 SSS급 독립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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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형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8.22 01:15
최근연재일 :
2024.09.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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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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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윤건영

DUMMY

철권과 홍민이가 지금의 시청인 경성부청으로 향했다.

경찰이 사람들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형님, 뭔가 큰 사건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건너편 덕수궁 돌담길 쪽으로 헌병대가 줄지어 들어가는 게 보였다.


“미 영사관?”

“네? 지금 미 영사관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래, 지금 군경들이 미 영사관 쪽으로 가고 있는 듯한데! 반대쪽으로 한번 가 보자!”


우린 그곳을 우회해서 미 영사관 쪽으로 최대한 가까이 접근했다.


“야! 이쪽으로 사람들 오지 못하게 막아!”

“하이!”


헌병들은 사람들이 미 영사관 근처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섰다.


“뒤로 물러나!”


사건 현장으로 가까이 다가가자 헌병이 우릴 밀쳐냈다.


“우린 미국인이오! 미 영사관에 급하게 갈 일이 있소!”

“안돼! 저리 물러나!”


헌병이 우릴 더욱 거칠게 밀어냈다.


“무슨 일이야?”


그때 뒤에 있던 헌병 장교 하나가 다가왔다.


“이 친구와 나는 미국인이오! 급하게 영사관에 볼 일이 있어서 왔는데 왜 통제하는 것이오!”


나는 녀석의 얼굴 앞에 신분증을 내밀었다.

신분증을 확인한 헌병 장교가 한숨을 내 쉬었다.


“하, 지금 반정부 인물과 대치 상황 중이오! 그러니 일이 마무리되면 그때 오시오!”

“What! Do you want fuck? I'm busy”


헐, 이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느닷없이 홍민이가 구수한 콩글리시를 내뱉었다.


“아임 고잉! 돈 타치! 돈 타치!”


요즈음 홍민이가 영어를 공부한다더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물론 나 역시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말을 가려서 할 줄은 안다.


그때 영사관 앞에서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안에 있는 거 다 안다! 순순히 나오면 목숨은 건질 수 있다!”


누구인지 몰라도 계속 영사관에 숨어 있어야 한다.

영사관 정문을 나오는 순간 체포다.

나는 속으로 빌었다.


“야~ 이, 도둑놈들아! 남의 땅에 와서 주인 행세를 해!”


영사관 안에서 들리는 그 목소리에 나와 홍민이는 서로 바라보았다.


‘운, 건, 영?’


맞다. 그 목소리는 분명 윤건영 목소리였다.

나의 혼잣말에 헌병 장교가 우릴 돌아보았다.


“혀, 형님! 맞습니다. 건영···,”


홍민이의 입을 틀어막았다.


“욱! 허읍"


나는 홍민이를 끌어내 사람들 사이로 숨어들었다.


“조용히 해! 자칫 잘 못 하다가 모든 일을 다 망칠 수 있어!”

“형님!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몰라서 그럽니까?”

“뭐? 지금 상황 안 보여? 지천으로 깔린 게 군경이야!”


그렇다. 지금 영사관 정문 앞에서부터 골목까지 빽빽이 군경(軍警)이 들어서 있다.

여기서 그들과 싸운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건영이가 저기서 나오지만 않는다면 문제는 생기지 않을 거다! 저긴 어차피 미국령이니까 일본 놈들도 함부로 진입할 수는 없어!”

“아윽!”


홍민이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인파에 묻힌 나는 홍민이의 두 어깨를 부여잡고 언성을 높였다.


“홍민아! 안다, 알아! 나도 지금 저길 들어가서 건영이를 빼 오고 싶다. 그런데! 우릴 기다리는 동지도 있다는 걸 명심해라! 이제 열차 시간이 30분도 남지 않았다!”


홍민이의 눈에 핏발이 서고 경동맥의 힘줄이 도드라지게 드러났다. 울분을 참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홍민아! 홍민아!”

“하, 흑흑!”


그가 눈시울을 붉혔다. 아니 어쩌면 분노와 좌절의 몸부림이다.

왜 이런 상황이 일어났는지는 몰라도 그가 제발 영사관 밖으로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가자, 이제 가자! 윤건영은 영사관에서 버티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서울역 가는 길에 영사관에 전보를 보내도록 하자!”


나는 전보를 보내겠다는 다짐을 하며 홍민이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홍민이와 나는 경성역(京城驛)으로 뛰어갔다.


헉헉! 헉!

우릴 기다리는 일행들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형님! 윤건영이 미 영사관에서 일본 놈들과 대치 중입니다.”

“뭐, 뭐라고? 건영이가!”

“네, 무슨 일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영사관에서 나오지만 않는다면 괜찮습니다. 대신 제가 영사관에 전보를 보내놓겠습니다!”

“그래, 어서 보내게! 어서!”



—-------


“어서 오세요!”

“급합니다. 미 영사관에 전보를 보내주시오!”


다급한 내 목소리를 감지한 여직원이 황급하게 내 말을 받아적었다.


[허버트 총영사 귀하]


지금 영사관에 숨어든 사람은 우리 대원 중 한 명이오!

우린 라남으로 향합니다. 절대 그 친구를 영사관 밖으로 내보내서는 안 됩니다. 돌아올 때까지 잘 부탁하오.

추신 :

라남에서 큰일이 있을 것이오. 우리 활동이 당신들에게 귀감이 된다면, 다시 생각해 보길 바라오! 향후, 2차대전에서 미국은 승기를 잡고 패권을 쥐게 될 것이오!


- 인왕산 호랑이 -


전보에 보낸 글귀 그대로 윤건영 동지가 아무 탈 없이 그곳에서 잘 버티길 바랐다.


—-------


“형님! 전보 보내고 왔습니다.”

“그래, 수고했네. 열차가 곧 출발하니 어서 기차에 오르세!”


증기는 내뿜는 열차 바퀴가 덜커덩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원들 모두 편치 못한 마음을 안고 각자 자리에 앉아 차창을 바라보았다.

홍민이는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한 듯 씩씩거렸다.

그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두 주먹을 쥐며 떨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뒤늦게 열차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


어디서 많이 보던 녀석이 지나갔다.

혼자가 아니었다. 그를 함께 따르는 부하들.

사복을 입은 모습에 눈을 의심했지만, 녀석이 맞다.

움직이는 열차에 그가 올라탔다.


[야마모토 대위!]


‘녀석이 웬일이지?’

“......,”

“자네 왜 그러는가?”


혼잣말하는 나를 보며 형님이 물었다.


“네, 형님! 다름 아니라 야마모토 대위가 지금 이 열차에 방금 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음, 귀찮게 되었군. 우리가 ‘라남’에 도착할 때까지는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기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경성을 벗어나 문산을 거쳐 개성을 지나칠 때쯤.

······,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9월 21일 9시 12분, 칠성산(七星山) 정상



“3인 1개 조를 만들어 하향식 수색을 시행한다!”

“제가 요놈들 둘 데리고 이쪽으로 내려가면서 수색하겠습니다.”

“그래, 몸조심하고 적 식별되면 바로 사격해!”

“네, 알겠습니다.”

“부대 차렷! 소대장님께 경례!”

“단, 결!!!”

“단결!”


그때, 김 병장은 나와 최 상병을 한 팀으로 수색 작전을 시작했다.


“야, 따라와!”

“일병, 이 철권”

“조용히 해! 목소리 낮춰!”


그렇게 몇 분, 능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지루한 수색이 이어질 즘.


팅! 치익~

“스읍! 후우~”


최 상병이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야! 시발, 담배 안 꺼?”



김 병장은 최 상병에게 다가가 하이바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빡!



“이 새끼가 미쳤나! 네 후임도 있는데 모범을 보여야지. 그리고 지금 전시 상황이야 새꺄!”

“네, 시정하겠습니다!”



최 상병이 아니꼬운 말투로 답했다.



“시정은 시발, 그리고 철권이 위장 제대로 안 시킬래?”



그 말을 듣고 최 상병은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를 꺾어 하이바에 꽂아 주었다.

그리고 구두약도 내 얼굴에 듬뿍 발라주었다.



“어디 봐봐! 와, 이 새끼 이거 눈밖에 안 보이네! 근데 이 계급장 이거 너무 번뜩거리잖아!”

“일병 이 철권, 시정하겠습니다!”

“그놈의 시정은 시발! 가만 있어 봐!”



김 병장이 나를 골탕 먹이려는 듯 내 얼굴에 묻은 구두약을 손에 바른 다음 계급장에 문질러 댔다.



“그래, 이제 위장이 완벽하네! 큭큭!”

“일병 이 철권! 감사합니다!”

“쉿, 조용히 안 해! 확, 그냥!”

‘일병 이 철권, 감삼니다!’

“자, 이제 내려가자!”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울창한 숲, 보이는 건 나무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

기둥 사이사이 햇빛이 간간이 들어오는 모습에서 나는 분명 보았다.



빛이 움직이는 모습을···,



“저···,”



나는 입을 벌리려다 다물고, 손을 벌려 수신호 했다. 멈추라는 신호였다.

김 병장과 최 상병은 내 수신호를 보지 못했다. 나는 자세를 낮추고 빛의 움직임이 있던 자리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


멀리, 나무 사이 AK 소총이 슬며시 드러났다.



“적이다!!!”



내 외침과 함께 총성이 울렸다.

탕!

타탕! 탕! 타타타타타! 탕!



무장 공비의 총구는 김 병장을 향해 있었다.



“이야아아아아악!”



무서웠다. 나는 무서워서 소총을 갈겨댔다.



탕! 탕! 탕!

타타타타타, 타타타타! 타타타탁!



단발에서 점사로 바꾸어 총열을 잡아가며 방아쇠를 당겼다.



칠성산(七星山) 중턱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아군 쪽에도 마찬가지였다.



혹시 모를 2차 공격에 불안했다. 아니 두려웠다고 해야 맞다. 두려움 때문에···,

나는 세열 수류탄 안전핀을 제거하고 무장 공비가 있는 쪽으로 굴려 던졌다.



데구루루~



쾅 아아 앙!



그리고 나는 움직임이 없는 선임들에게 달려갔다.



“김 병장님! 최 상병님! 김 병장님!!!”



—-------



“미스터 제임스? 제임스 씨 맞죠? 야, 이런 데서 다 보네요?”



잠깐 졸았었나 보다. 누가 나를 불렀나 고개를 들어 보았는데.



눈앞에 있는 건 ‘야마모토 대위'

잠이 덜 깬 나는 귀찮다는 듯 인상을 쓰며, 녀석을 노려보았다.



“아, 그렇게 쳐다보시니까 좀 무안하네요! 저는 반가운 마음에 아는 척 좀 하려고 했는데!”

“무슨···, 일이오?”

“뭐, 일이 있어야 아는 척하나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알았으니 당신 자리로 돌아갔으면 하오! 내가 몸이 별로 좋지 않아서.”

“네. 그런데 어디 가시나 봅니다?”

“그렇소!”

“아, 그렇군요. 혹시 라남(羅南)에 가시나요?”



대답하기 싫었지만, 굳이 대답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그렇소! 라남역에 갑니다.”

“사업차 가시나 봅니다? 저도 라남역으로 가는데 잘됐네요!”



잘 되기는 너나 잘됐지, 난 존나 귀찮아졌다. 아니 자다 깨니까 짜증이 올라왔다.



“그렇군요. 라남(羅南)까지 갈 길이 먼데 잘 가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닫으려는데 녀석이 자꾸 말을 걸어왔다.

아마도 날 떠보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라남(羅南)에 가시면 숙소는 잡아 놓으셨나요?”

“하, 숙소는 뭐. 돈이면 해결될 텐데 공무 보시는 대위님이나 신경을 쓰셔야죠!”

“하하하하!”



야마모토 대위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크게 웃었다.

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이다.



“저야 뭐, 19사단으로 가니까 걱정할 게 없죠! 저보다는 여기 계신 분들 숙소가 궁금해서···,”



야마모토가 주위를 돌려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마치 우리 일행들이 누구인지 모두 알고 있다는 듯 녀석이 입맛을 다셨다.



“음, 으음. 우리 세 명이 함께 조그마한 여인숙에 머무르면 될 텐데 걱정하지 마시오!”

“아, 그렇지. 세 명밖에 안 되지! 아, 제가 착각했네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제자리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라남역(羅南驛)까지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녀석의 말이 끝나자 나는 고개를 돌렸다. 대꾸할 가치도 없는 인간이었기에···,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고 녀석이 부하들을 데리고 열차량을 나갔다.



철컥!



“아우님! 아무래도 녀석이 우리 움직임을 알고 있는 건 아닐까?”



형님께서 속삭이듯 내게 물었다.



“혹시, 내부에 밀정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평양에서 환승하지 말고 하루 묶고 가는 건 어떻겠나?”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은 편에 홍민이가 앉아있다. 그가 차창 밖을 내다보며 울분을 삭이고 있었다.


윤건영 생각 때문이다.

대원들 모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열차 간식 차량이 들어왔다.


“여기요, 여기!”

“네, 뭐 드릴까요?”

“맥주 여기 있는 거 다 하고, 안주 오징어랑 계란하고 골고루 주시오!”

“네? 여기 있는 거 모두 다 말씀이십니까?”

“왜요! 안 되나요?”

“아, 아아 아니요! 되고 말고요! 아이고 한꺼번에 다 사신다니까 놀라서 그랬지요!”


나는 일부러 잊으라는 뜻으로 맥주를 몽땅 사서 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윤건영 대원의 안전은 보장될 테고, 우리 작전을 위해서 잊고 푹 쉬라는 뜻에서였다.


“자,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나는 나지막이 건배사 했다.


작가의말

이 작품은 픽션이며


실제 인물,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 제목수정했습니다. (2024/9/11/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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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작전 개시 24.09.14 34 0 12쪽
23 퇴로를 확보하라 24.09.13 36 0 12쪽
22 천리행군 24.09.12 38 0 13쪽
21 평양 24.09.11 46 0 13쪽
» 윤건영 +1 24.09.10 47 0 13쪽
19 출정 24.09.09 48 0 13쪽
18 라남으로 간다 24.09.08 60 0 13쪽
17 경성 24.09.07 63 0 13쪽
16 도륙 24.09.06 69 0 13쪽
15 열차 탈취사건 24.09.05 69 0 13쪽
14 조선 귀환 24.09.04 75 0 13쪽
13 남경 대학살 3 24.09.03 73 1 13쪽
12 남경 대학살 2 24.09.02 75 1 13쪽
11 남경 대학살 1 24.09.01 79 0 13쪽
10 영웅의 서막 24.08.31 84 0 13쪽
9 살생부 24.08.30 91 1 13쪽
8 이우공 전하 24.08.29 10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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