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 구단주가 미래 산업을 독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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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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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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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없다

DUMMY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등장하는 인물, 집단, 지명, 사건은 실존 인물과 연관이 없습니다.


19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는 데 성공한 스토크 시티는 20라운드 웨스트햄을 상대로 2:0 승리를 기록하며 잠시지만 리그 1위에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1. 스토크 시티 15W 5D 0L 50P

2. 리버풀 15W 3D 2L 48P

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6W 0D 4L 48P


공동 2위로 올라선 리버풀을 2점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라선 스토크 시티의 저력을 확인한 축구인들은 더 이상 스토크 시티의 성공이 요행이 아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다가오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스토크 시티의 행보를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며칠이 지나 2009년 새해가 밝자, 스토크 시티의 구단주인 서준은 스토크 온 트렌트가 아닌 런던으로 향했다.


“후우, 살벌하네.”


런던에 도착하고 서준이 처음 뱉은 말이었다.


리이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본격적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이기 시작한 만큼 미국 자본과 엮여있는 곳은 전 세계 어떤 곳이라도 평화로울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런던처럼 금융업이 발달한 도시라면 말할 것도 없을 정도일 테고.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런던의 분위기는 얼어붙은 겨울보다 시렸다. 물론, 이와 같은 위기에 속하지 않은 서준은 그저 회귀 전과 달라진 게 없는 것이 신기하다는 감상평만을 남기고 토트넘 지역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토트넘에 도착한 서준이 향한 곳은 토트넘 핫스퍼의 클럽 하우스였는데.


“만나서 반갑습니다, 리. 다니엘 레비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회장님.”


이적시장에 높은 악명을 가지고 있는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와 서준의 만남이 성사되었고, 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상태였다.


그래서 이들이 왜 만남을 지속했는가 하면.


“음, 회장님. 시원하게 거래하시죠. 가레스 베일이 그리 가치 있는 선수는 아니지 않습니까?”


왼쪽 풀백으로 뛰고 있는 가레스 베일에 대한 협상 때문이었는데.


“흐음. 글쎄요, 베일이 가치가 없다면 요즘 핫한 스토크의 구단주께서 저를 찾아오셨겠습니까?”


쓰읍. 안 통하나?


속으로 한숨을 집어삼킨 서준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베일은 베누아 아수 에코토에게 밀려 제대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출전한 경기에서도 좋지 못한 활약을 보이며 죄다 패배하고 있죠. 어떻게 보면 계륵 아니겠습니까? 그런 선수를 제대로 값을 쳐드리죠. 어떻습니까?”


08/09 시즌의 베일은 ‘가필패’라 불리며 출전하는 모든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고 있었고, 불안한 수비력으로 에코토에게 밀리며 주전 경쟁에도 패배했다. 그야말로 빠른 쓰레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시기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럼에도 무지막지한 스피드와 그의 준수한 킥력 덕분에 여전히 포텐은 있다고 보고 있긴 하지만···.


‘다른 선수도 아니고 지금 시기의 베일인데 그냥 좀 팔아라 이 빡빡아.’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의 레비를 보며 서준은 이를 악물었다.


“350만 파운드. 그것이 저희가 베일의 가치로 평가한 것입니다. 겨울 이적시장인 것을 감안해서 400만 파운드까지 쳐 드리죠.”


선심 쓰듯 던진 서준의 말을 들은 레비는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글쎄요. 제가 생각하는 베일의 값어치는 600만 파운드 이상이라서 말이죠.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겠네요.”


600만 파운드라는 말에 서준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적료 인플레이션이 오기 전인 지금 시점은 보통 정도의 선수가 2~300만 파운드 정도의 이적료를 보였고, 이 선수 좀 친다 싶을 때 5~600만 파운드 정도의 금액대가 책정되었다.


한마디로.


‘이 개같은 새끼가 바가지 씌우려고 작정했구나.’


레비는 자신의 장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다음에 다시 뵙죠.”


솔직히 말해, 자신은 가레스 베일의 가치가 그리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요즘 축구나 비즈니스적으로 높은 타율을 자랑하는 서준이 찾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베일의 값어치는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레비는 이번 협상에서도 본인이 원하는 바를 쟁취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 * *


“후우···.”


회귀 전, 다니엘 레비와의 협상에 치를 떨던 축구인들의 반응을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반응이 하나의 허구도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어제 만남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비록, 퍼거슨 경이나 다른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악독한 모습은 아니었다만···.


‘베일이 터지고 난 뒤라면 그 지랄 맞은 방식을 꺼내 들겠지.’


아직까지 베일이 제대로 터지지 않아서 그 정도로 끝났던 것이 분명했고, 내가 달려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배짱 장사를 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띠리리링—.


- 네, 대표님.


“아, 전무님. 기사를 내보내야 할 것 같아서요.”


언론을 통해 베일을 흔들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스토크 시티가 가레스 베일에게 400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베팅했지만, 돈에 눈이 먼 레비가 600만 파운드 밑으론 거절하겠다고 말이죠.”


- 네,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물론.


저런 기사 몇 줄이 레비와 토트넘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주전에서 밀린 베일이 자신이 탈출할 기회를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것도 리그 1위를 다투는 팀에서 저를 원하고 있다고.


“어디 보자···. 어차피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겠네.”


기사를 내고 에이전트를 통해 베일을 직접 흔든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인 오늘 내가 뭘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올해인 2009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되짚어보기 시작했는데.


“1월에 비트코인 버전 0.1이 나오고···.”


내게 많은 돈을 안겨줄 비트코인이 이제 막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녀석들이 조금은 형체를 갖출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으니, 일단은 패스하고···.


비즈니스 말고 축구 내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당장 내가 기다리던 이가 바르셀로나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이래저래 요즘 바쁘지 않았더라면 더 빨리 컨택할 수 있었을 텐데.


내가 찾던 이는 회귀하기 전의 미래에서도 꽤 유명한 인물이다. 펩을 데려오기 위해 맨체스터 시티가 먼저 영입했던 인물로, 라포르타 회장 체제의 바르셀로나에서 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페란 소리아노였는데.


“음···. 조금 타이트한데?”


2009년부터 3년간 스팬에어의 마지막 회장이 되는 그를 지금 데려오지 못한다면 3년 뒤 맨체스터 시티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황급히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베일은 빼앗기더라도 큰 아쉬움이 남을지언정, 충분히 대체할 수 있지만, 소리아노는 아니었으니까.


* * *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


장기간의 휴가를 보내고 있었던 페란 소리아노는 갑작스레 찾아온 불청객의 등장에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켰다.


“처음 뵙겠습니다.”


“서준 리···?”


대뜸 찾아온 불청객이 건넨 명함에는 명함의 주인이 요즘 축구계와 IT 업계에서 핫한 인물임을 나타내고 있었는데.


“이거, 유명하신 분을 제가 몰라뵀군요.”


“아이, 아닙니다. 유명해 봤자지요.”


소리아노 본인도 사용하기 시작한 스타그램과 코코아톡을 출시한 회사를 가지고 있고,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토크 시티의 주인이 저를 찾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영입 시도라도 하는 건가.


이러한 소리아노의 예측은 보기 좋게 들어맞았는데.


“지난해, 바르셀로나의 부사장직을 그만두고 나오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흐음···. 뭐, 그렇긴 하죠. 그쪽도 이런저런 정치판이 벌어지는 곳인지라.”


꿈틀—.


소리아노의 입에서 정치판이라는 얘기가 나오자마자 서준의 미간이 좁혀졌다. 이러한 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소리아노는 말을 이어갔다.


“뭐, 사람 살고 일하는 곳이 다 그렇다 그럽디다. 바르셀로나라고 해서 정치판이 없을 수는 없는 모양인게지.”


더 강하고 완벽한 구단을 만들고 그것을 유지하고 싶었다.


그것 외에는 소리아노가 딱히 바란 것도 없었건만. 세상사 자기 마음대로 굴러가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더니, 본인 일이 딱 그 꼴이 아닌가 하며 자책하고 있는 소리아노의 귓가에.


“그러면, 정치와는 거리가 먼 우리 쪽에 오시는 건 어떻습니까?”


스카웃 제안을 펼치는 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스토크 시티에?”


“대표이사 자리를 드리죠. 제가 따로 크게 간섭할 일은 없을 듯한데, 괜찮은 조건 아니겠습니까? 적어도 이번 시즌이 끝나면 스토크 시티는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는 팀이 되어 있을 테니까요.”


“대표이사라···.”


잠시 침묵을 삼킨 소리아노는 고개를 갸웃했다.


세간에 알려진 스토크 시티의 성공 원인이 무엇이던가? 새롭게 취임한 구단주가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음과 동시에, 이번 시즌 터진 선수와 감독의 자질을 미리 알아보고 데려온 것이 크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 말인즉슨 다른 스태프보다 서준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단 말과 다를 바가 없었다.


“굳이 제가 필요하겠습니까? 축구판을 떠나 잠시 휴식을 취한 지 고작 석 달 정도밖에 안 됐지만, 내 듣기로 스토크 시티의 성공을 진두지휘하신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뭐,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구단에 공격적인 투자와 밑그림을 그려두었습니다. 이제는 그걸 가지고 안정화를 시킬 인재가 필요한 거죠. 아시다시피 저는 투자자지, 전문 경영인 스타일은 아닌지라.”


소리아노의 말에 서준은 크게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어깨를 으쓱이며 덧붙일 뿐.


“저는 말입니다. 비슷한 축구 철학을 가지고 있는 여러 구단을 묶어 풋볼 그룹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게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풋볼 그룹? 레드불 같은?”


아아 그런 문제인가?


소리아노는 눈앞의 잘생긴 동양인 청년이, 큰 성공을 거두고도 왜 인재 영입에 목말라 있는지 알 것만 같았다.


그저 구단 하나만 인수해서 취미생활이나 사업에 도움이 되게끔 사용하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하면 된다.


그러나, 여러 구단을 인수해 하나의 거대한 그룹으로 굴리려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체계를 정립해야 하며, 디테일한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서준이 할 수 있는 것은 비전을 제시하는 것과 과감한 베팅이지, 디테일한 그림을 잡는 것은 아니었으니.


서준이 소리아노를 찾아온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원래의 미래에서 시티풋볼그룹에 큰 영향을 끼친 게 바로 이 양반이니까.’


만수르가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 것과 별개로, 맨체스터 시티를 시티풋볼그룹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가장 큰 일조를 한 것은 페란 소리아노였고, 그의 실무 능력 덕에 맨체스터 시티의 프랜차이즈화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오죽하면 시티풋볼그룹 산하의 구단들은 맨체스터 시티 N호점 소리를 듣겠는가?


‘으음···. 와 줘야 할 텐데.’


그간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성사시킨 서준이라 하더라도 이번 소리아노의 영입은 자신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리아노를 영입할 당시의 맨체스터 시티와 지금 스토크 시티의 차이는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거든.


리그의 강팀으로 자리 잡았을 적의 클럽과, 승격팀인 줄 알았는데 강팀인가? 라는 느낌의 긴가민가하는 클럽은 풍기는 분위기가 다를 테니.


“스토크 시티라···. 음.”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던 소리아노는 이내 웃는 낯으로 서준을 바라봤는데.


“뭐, 지금 확답을 드리진 못하겠습니다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스케줄만 맞으신다면 이곳, 마요르카 섬에서 한 며칠 더 머무시는 건 어떻습니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은 어느 정도 승낙의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었고, 이곳에서 더 머물라는 말은 몇 번의 대화를 더 이어가겠다는 뜻과도 일맥상통했다.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서준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답했다.


“좋죠. 한 며칠 계속해서 대화해보시죠.”


그리고 그 대화가 끝난 다음에는.


스토크 시티 대표이사 자리에 페란 소리아노라는 이름이 올라가 있으리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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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축구와 미디어 +7 24.09.15 2,176 5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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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협상과 물밑작업 +6 24.09.12 2,460 51 12쪽
19 스타를 데려오려면 +4 24.09.11 2,553 59 13쪽
18 웰컴 투 스토크 +3 24.09.10 2,578 54 12쪽
17 기반을 다져야지 +3 24.09.09 2,602 54 12쪽
16 스토크 커머스의 시작 +3 24.09.08 2,679 60 13쪽
» 정치는 없다 +2 24.09.07 2,699 56 13쪽
14 축구와 테크의 도시 +2 24.09.06 2,707 60 13쪽
13 성공이 보장된 인재 +1 24.09.05 2,760 55 12쪽
12 구단의 새 창구 +2 24.09.04 2,793 54 12쪽
11 인생의 낭비? NO! +2 24.09.03 2,840 54 12쪽
10 밑그림 +3 24.09.02 2,905 54 12쪽
9 너, 내 동료가 돼라 +4 24.09.01 2,980 55 13쪽
8 각자의 데뷔전 +4 24.08.31 3,009 57 13쪽
7 빅 사이닝 +7 24.08.30 3,041 58 12쪽
6 거절하기 힘들걸? +3 24.08.29 3,024 69 13쪽
5 구단주가 월클을 숨김 +4 24.08.28 3,083 72 13쪽
4 조만간 큰거 온다 +6 24.08.27 3,134 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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