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 구단주가 미래 산업을 독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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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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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과 물밑작업

DUMMY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등장하는 인물, 집단, 지명, 사건은 실존 인물과 연관이 없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호셉 과르디올라입니다. 보통 펩이라고 불리죠.”


“아, 반갑습니다. 실물로는 처음 뵙는군요.”


신비롭다.


서준을 처음 마주한 과르디올라의 첫인상이었다. 그의 앞에 서 있는 어린 동양인 청년은 영화나 뮤직비디오에 나올 법한 잘생긴 외양을 지녔다.


한마디로.


‘축구랑은 그다지 연관이 없어 보이는데.’


오히려 연예계에 종사한다면 고개를 끄덕여줄 수 있었을 것 같은 외모였지, 축구계에 종사한다고는 믿기 어려운 비주얼이었다.


하지만.


‘투헬의 전술에 단서를 제시한 것이 이 사람이라고.’


단순한 외양만 가지고 평가하기엔 눈앞에 있는 이가 만들어온 결과물이 심상치 않았다.


보잘것없는 승격팀을 인수해서 유럽 각지에 퍼져있는 원석들을 끌어모으고 무명의 감독을 데려왔다. 남들은 패닉바이, 의미 없는 도박이라 칭한 것들이 성공적인 베팅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리그 3위로 마무리했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고작해야 승격팀이 리그의 강호들을 따돌리고 리그 3위에 안착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고야 말았다. 이같은 결과는 쉬이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주도한 사람이 미래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허무맹랑한 소리가 현실로 다가올 만큼 그와 그의 구단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말이 되지 않는다. 세상천지 어떤 승격팀이 승격 첫 시즌부터 그런 퍼포먼스를 보인단 말인가?


“하하, 트레블을 달성한 당신에게 듣기엔 너무 과분한 칭찬이네요.”


맞다.


자신은 트레블을 달성한 감독이었다. 그것도 1군 팀을 처음 맡게 된 시즌에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왠지 모르게 눈앞에 있는 이를 붙잡고 계속해서 물어야만 할 것 같았다.


전술적인 단서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스토크 시티의 구단주인 당신과 전술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소리아노를 통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죠.”


“아아.”


과르디올라의 설명에 서준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애초에 그가 데리고 온 페란 소리아노는 바르셀로나 보드진 출신으로, 과르디올라와의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다.


오죽하면 맨체스터 시티가 과르디올라 영입의 초석으로 페란 소리아노를 포섭했겠나.


“그랬군요. 그런데 조금 이상하네요. 전술적인 토론이나 대화라면 제가 아니라 미스터 투헬과 해야 했을 텐데···?”


어깨를 으쓱이며 시치미 떼는 서준의 반응에 과르디올라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웰컴 투 스토크의 인터뷰 컷에서 투헬 감독이 그러더군요. 지난 시즌의 획기적인 전술의 단서를 제공한 것은 모두 구단주인 당신이라고.”


“끄응···.”


그 말은 잘라달라고 할 걸 그랬나.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서준을 향해 과르디올라는 한 걸음 더 다가와 입을 열었다.


“투헬에게 그려준 도식화···. 포지션 플레이의 도식화였습니다. 당신은 그걸 뭐라고 지칭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도식화를 그렸다는 것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는 말이죠.”


“어···. 그게···.”


“실제로 지난 시즌 보여준 스토크 시티의 움직임 역시 그것에 기인한···.”


이후 서준은 속사포처럼 뱉어대는 과르디올라의 말을 듣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지만, 이는 시작에 지나지 않았는데.


“······해서, 요즘 벽에 부딪힌 느낌이라 당신과 대화를 조금 나누고 싶었습니다. 물론, 내가 왜? 라고 생각해도 제가 할 말은 없습니다만···.”


“으음.”


침음성을 내뱉던 서준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애썼다. 그 누구도 아닌 펩 과르디올라가 제 앞에 나타나 이런저런 고민을 말해오는 이 광경이 얼마나 웃기는지.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아무도 모를 것이요, 제가 아닌 다른 이라면 이 광경을 경험해 보지도 못할 것이다.


“뭐, 일단···. 오늘의 핵심 고민에 대한 답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버로드 투 아이솔레이션(Overload to Isolation)을 접목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이미 자신의 개입으로 투헬이 포지션 플레이의 진화 버전을 10년도 더 먼저 꺼내 들었다. 그런 마당에 바이에른 뮌헨 시절의 과르디올라 전술을 바르셀로나의 과르디올라에게 알려준다고 해서 그게 큰 문제가 되겠는가?


게다가.


“아아···! 그런 방법이···!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당신과의 만남을 가지는 것인데!”


과르디올라 본인이 아이처럼 기뻐하고 있는데, 서준이 더 말해서 무엇하랴?


한 것이라고는 미래의 지식을 가져다 당사자에게 던져준 것뿐이지만, 졸지에 은인이 된 서준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덧붙였다.


“다음에 스토크 온 트렌트로 한번 오시죠. 거기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전술적인 토론을 해도 참 좋을 것 같은데.”


“······!”


효과는 굉장했다.


* * *


과르디올라와의 짧은 만남이 있은 지 며칠 뒤.


소리아노와 나는 MLS 사무국이 위치한 미국 뉴욕으로 날아갔다.


“일단, LA 갤럭시는 3,374만 달러의 이적료에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베컴이란 스타를 놓치기는 싫은 모양이죠.”


“뭐···. 예상한 바니까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리로 날아온 거죠.”


베컴을 보유하고 있는 LA 갤럭시는 우리가 비공개로 제안한 3,374만 달러의 이적료에도 그의 이적을 허용치 않았다. 하기야, 베컴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축구 그 이상이었으니 MLS 참가 구단 중 그래도 인기 팀에 속하는 LA 갤럭시가 그를 놓치고 싶지는 않을 터.


“구단주님께서는 MLS 커미셔너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판단하십니까?”


“우리가 제안한 조건이 달콤하다면 그 양반은 도움을 줄 겁니다. 아니, 쓸개라도 내어줄 태세로 달려들걸요?”


MLS, 메이저리그 사커는 조금 독특한 운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일종의 중앙 집권 방식의 국가와도 비슷했는데, MLS 사무국이 본체이고 각각의 구단은 MLS의 프랜차이즈 정도 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소속된 구단들의 수입과 지출 자체도 사무국에서 통제하며 관리하는 독특한 운영을 지녔다 보니, MLS 구단의 각 구단주들은 MLS의 지분을 가진 주주 정도의 느낌으로 보는 것이 편할 것이다.


아무튼.


일이 이렇다 보니, LA 갤럭시와의 문제를 풀 수 있는 데는 리그 사무국의 입김이 엄청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었고, 그 때문에 뉴욕에 있는 리그 사무국을 찾게 된 것이다.


“아, 그리고 여기서 얘기가 잘 되고 나면 우리는 바로 LA로 날아가야 합니다. 베컴을 설득해야 하니까요.”


“네, 그것에 맞춰 비행기 편도 이미 준비해 두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MLS와의 얘기가 잘 마무리된다고 끝나는 이적 건이 아니다. 제아무리 스토크 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고 해도 베컴에게 있어 스토크 시티는 그리 메리트 있는 클럽이 아닐 테니까.


‘빌딩을 좀 쥐여줘야 하나.’


어쨌든 내 주도하에 발전하고 있는 스토크 온 트렌트에 부동산 자산을 제공하는 것은 기정사실화 해야 할 것이다. 제아무리 런던에 궁전 같은 집을 짓고 있다고는 해도, 다른 도시에 공짜 별장을 들이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테니.


“후우···. 자, 들어가시죠.”


그렇게, 우리는 리그 사무국 건물의 미팅룸에서 MLS의 커미셔너, 일종의 사무국장인 돈 가버를 만날 수 있었는데.


“하하, 유럽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거물을 만나게 되는군요. 반갑습니다, 돈 가버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서준입니다. 이쪽은 제 구단 CEO인 페란 소리아노입니다.”


통성명과 함께 약간의 스몰토크가 이어진 후.


“그래요. 음, LA의 베컴을 데려가고 싶다고 들었는데요.”


가버가 먼저 본론을 꺼내 들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베컴의 영입을 원합니다. 그렇다고 이적료만 내고 입을 닦을 생각은 아니지요.”


“사무국까지 찾아왔다는 것은 이적료 외에 제안할 것이 있다고 봐도 되겠죠?”


“물론입니다. 저희는 MLS에 투자도 겸하기 위해 이리로 날아왔습니다.”


“투자···요?”


가버가 크게 눈을 치떴다. 그래, 놀랄 수밖에 없을 거다.


지금의 뉴욕은 리이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한 역풍이 불고 있을 때였으니 말이다. 대공황급으로 경제가 휘청이면서 투자자들은 지갑을 닫고, 투자가 필요한 종목은 때아닌 가뭄에 쩍쩍 갈라지기 일쑤였다.


그런 마당에 내가 투자를 입에 담았으니, 눈이 번들거리지 않을 리가.


“정확히는 MLS에 참가할 구단 하나도 창단하고 싶습니다. MLS 자체에 하는 투자도 같이 진행하면서요.”


“창단이라면 연고지는 어디로 보고 계십니까?”


“연고지라···.”


적극적인 스탠스로 바뀐 가버의 눈빛이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아, 내가 말한 탐욕은 개인의 사리사욕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가버의 눈을 타고 흘러내리는 탐욕은 제가 몸담은 MLS가 더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고, 그것에 대한 탐욕이란 뜻이다.


실제로, 내가 회귀하기 전의 MLS는 지금 눈앞에 있는 돈 가버 커미셔너 덕분에 엄청난 성장을 이루기도 했으니.


“연고지는 뉴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으음···. 뉴욕이요?”


“현재 뉴욕엔 레드불이 인수한 구단이 하나 있죠? 원래 스포츠란 연고지 더비전이 또 매력 아니겠습니까?”


나중에 창단될 마이애미를 내가 먼저 선점해도 되겠지만, 굳이 시티풋볼그룹이 탐낼 뉴욕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알렉스 브라운. 그 빌어먹을 새끼.’


손 봐줘야 할 개새끼가 뉴욕을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을 테니, 그놈의 본거지에 내 구단을 세워야 한다. 내 구역으로 불러들여 끝장을 보게 만들 테니까.


“뭐···. 좋습니다. 그렇다면 창단 시기는 언제로 보시는지요?”


“지금 당장은 아무래도 어려울 테니, 최소한 2013년부터 리그에 합류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것이 저희 생각입니다. 그리고···.”


원래의 미래에서도 뉴욕에 새로운 구단이 창단된 것은 2013년도였다. 그런 만큼,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가버도 2013년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요?”


“새로 창단될 확장 프랜차이즈의 소유주에 데이비드 베컴을 포함시킬 생각입니다.”


“베컴을···!”


베컴은 LA 갤럭시로 이적하며 MLS의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2,500만 달러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았다. 베컴이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고는 하나, 비즈니스 단위의 축구는 또 다른 일이다.


내가 뉴욕에 새로운 구단을 만드는데 베컴이 끼여가는 느낌으로 진행하면 이미지도 잘 챙기고 아무 뒤탈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MLS 사무국은 베컴을 앞세워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할 수도 있을 테고.


“그렇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죠, 가버?”


“······물론입니다. 계획이 너무 훌륭해서 할 말이 없군요. 문제는 베컴이 그 계획에 참여하냐, 마냐의 문제겠습니다만···.”


“그 문제는 커미셔너인 가버, 당신이 도움을 주셔야겠습니다. 우선은 스토크 시티로 베컴이 넘어와야 해결될 문제거든요.”


베컴을 영입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와라.


그러면 우리가 회사를 움직여 MLS 파트너 후원금을 쥐여주고, 새로운 프랜차이즈 구단까지 창단할 테니.


어떻게 본다면, 가버는 베컴의 영입을 도와주는 것 하나만으로 나머지 문제들을 손 안 대고 코 푸는 느낌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은 달리 말해서···.


“좋습니다. 우린 좋은 파트너가 될 것 같군요, 리.”


절대 거절할 리가 없다는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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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웰컴 투 스토크 +3 24.09.10 2,580 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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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정치는 없다 +2 24.09.07 2,702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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