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는 축구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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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헹헹헹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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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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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압박 -4

DUMMY

20화


뉴캐슬의 압박은 예상보다 훨씬 타이트했다.

그들은 공을 잡으면 어떤 식으로든 슈팅을 시도했고, 골킥을 유도했다.

그리고 골킥이 선언되면 본인들이 준비한 압박 시퀀스를 가져갔다.


루이스 덩크에게 패스하는 길목을 완전히 차단하고, 웹스터를 측면으로 몰기 시작한다.

그럼 웹스터가 펠트만에게 패스.

펠트만은 또 비퍼르에게.

비퍼르가 공을 잡는 순간, 조엘링톤이 뒤에서 그를 강하게 압박하고.

결국 우린 우측면에서 갇힌 상태로 경기를 운영하게 된다.


“젠장!”


다시 한번 비퍼르가 패스 미스를 저질렀고, 하비 반스의 발밑에서 역습이 시작됐다.

반스가 이번엔 패스 워크를 하지 않고 바로 왼쪽 측면으로 드리블을 시도했고, 비퍼르가 자신의 실책을 메꾸기 위해 그를 쫓았다.


“비퍼르 발 뻗지 말고 몰기만 해!”


오늘 계속된 실책으로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비퍼르는 달리는 그 모습에서, 내가 저지른 실수니까 내가 해결하겠어!- 라는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

하지만 그게 항상 좋은 방향의 해결을 만들지는 않는다.


“삑 삐이이이익 - !”


그 의지는 때때로 최악의 결과, 예를 들면 무리한 반칙과 같은 결과를 낳을 때가 많다.

결국 비퍼르는 본인의 실수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무리한 태클을 시도했고, 위험한 위치에서 반칙까지 내주고 말았다.


선수들도 사람이다.

실수를 하고, 경기가 안 풀리다 보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럴 땐 오히려 달관하는 자세 또한 필요한데, 그게 또 쉽지만은 않다.

특히 수비수는 더욱 조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본인의 실책을 메꾸기 위해 더욱 더 무리한 반칙을 시도하게 된다.


뉴캐슬의 키커, 키어런 트리피어가 세트피스를 준비하고 있고, 비퍼르가 트리피어의 발밑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리의 팬들도 불안한 눈으로 손을 모으고 이번 고난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길 기도하고 있다.


뻐어엉 - !


철썩 - !!


하지만 트리피어의 킥은 날카로웠고, 이삭의 결정력은 골망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0:1.

키어런 트리피어의 프리킥을 이삭이 헤더로 연결해 득점을 기록했고, 망연자실한 비퍼르는 고개를 떨궜다.


*


-(Live) BHA – NEW [45 : 00 +6] (0 : 1)

ㄴ비퍼르 좀 빼라 ㅆㅂ

ㄴ하, 전진을 못 하네.

ㄴ슈팅 하나는 했냐 오늘?

ㄴㅇㅇ 딱 한 번 퍼거슨이 시원하게 화성으로 쏘아 올림

ㄴ화성 ㅅㅂㅋㅋㅋㅋ

ㄴ화성 갈끄니까! 뉴캐슬 화성 갈끄니까!!

ㄴ갈매기들 진짜 강자 만나니까 아무것도 못하죠?

ㄴ아직 경기 3분 남았다.

ㄴ? 선생님 이제 전반이에요

ㄴ3분 뒤면 썬 벤치로 들어가니까

ㄴㅋㅋㅋㅋㅋㅋ 사실상 사형선고

ㄴ하 이럴거면 후반에 넣지

ㄴㅋㅋㅋ 이럴 줄 알았겠냐?

ㄴ오늘 근데 썬도 공 한번을 못 잡네.

ㄴ세 번 정도 잡았나?

ㄴ썬도 좀 내려와야 할 것 같은데···

ㄴ저 정도로 안 내려오는 거면 감독이 지시한 거 아닐까?

-주심 전반 종료 선언.

ㄴ[속보] 브라이튼 사망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팀 닥터! 당장 썬한테 진통제놔!

ㄴ패배는 안 돼

ㄴ썬 없으면 노팅엄한테도 비기는 팀이 빅6?

ㄴ아 ㅅㅂ 맨유 골 넣었네

ㄴ갈매기야~ 6위로 꺼져~

ㄴ브라이튼은 연어와 같음 초반에 반짝 잘하다가 결국 고향으로 거슬러 올라감 ㅋㅋ

ㄴ올?라?감?

ㄴ거슬러 내려감 ㅋㅋ


*


전반 45분 종료.

주심의 휘슬이 마치 브라이튼에 대한 죽음의 나팔 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파비안은 본인의 전술이 에디 하우에게 완벽하게 잡아 먹혔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스코어는 일 점 차였지만 내용적으로 완벽하게 밀리는 경기였다.

에디 하우는 동혁의 동선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그에게 가는 패스길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빌드업의 핵심이 루이스 덩크라는 사실도 간파하고 있었고, 그가 롱킥으로 경기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퍼거슨이 경합을 통해 패스를 몇 번 따내긴 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곧바로 들어오는 압박에 퍼거슨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올리버 또한 뉴캐슬 선수들의 우월한 피지컬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변화를 줘야 할지 파비안은 감조차 오질 않았다.

매듭이 너무나도 얽히고설켜 어느 지점부터 풀어줘야 할지 해결책은 커녕 당장 라커룸에 들어가서 선수들에게 무엇을 짚어주고 고쳐줘야 할지, 그 어떤 것도 떠오르질 않았다.


*


최악의 상황이었다.

말 그대로 좆 됐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나는 오늘 60분을 뛰기 위해 직전 경기 휴식을 부여받았다.

그러니까 저번 경기를 희생하고, 오늘 경기 많은 것을 쏟아 붙기 위한 의미로 받은 휴식이기도 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못 하고 전반이 끝나버렸다.


“Fuck···”


분위기도 최악이다.

동료들도 본인들의 부족한 경기력에서 나오는 좌절감과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축구는 기세와 흐름의 스포츠다.

물론 현대로 넘어오면서 전술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이 강조되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무너진 기세와 흐름으로는 제대로 된 축구를 하기 힘들다.

심지어 지금은 전술과 기술적이 면에서도 밀리고 있었으니 더더욱.


“집중해!”


감독님이 전술판 앞에 서서 고레고레 소리를 지르고 있다.


“아직 1:0이야! 충분히 역전할 수 있어! 이길 수 있다고!”


하지만 듣고 있는 선수들은 이미 알고있다.

그가 우리에게 하는 말은, 기운내!- 라는 단순한 격려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무언가 분위기를 바꿀 만한 것이 필요했다.

소리를 지르거나 감동적인 말로 격려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해결책이.

구체적이고 명확한 해결책 말이다.


“가자! 압박을 최대한 간결하게 털어내! 팬들한테 후반전 달라진 모습 보여줘!”


결국 하프타임 브레이크는 유야무야 끝이 났고,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동료 선수들도 본인들의 머리 위에 있는 우울의 먼지를 대충 털고 일어나 터널로 향했다.

대신 나는 터널로 향하기 전, 감독님을 먼저 찾았다.


“감독님.”

“어, 동혁. 왜 그래. 더 못 뛰겠어?”


감독님은 대뜸 내가 본인을 찾으니 걱정이 먼저였나 보다.

우려 섞인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감독님.

나는 그런 감독님의 우려를 고개를 저어 털어줬다.


“아뇨, 혹시 이번 경기 60분 말고 더 뛰어도 될까요? 저번 경기 쉬기도 했고, 오늘 공도 별로 못 잡아서 몸 상태가 좋거든요.”


*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다시 필드를 밟으면서 관중석을 둘러봤다.

비록 경기력이 좋지 못했지만,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 앉아서 우릴 향해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후반전엔 똑바로 뛰어 새끼들아!”

“시간 아깝게 만들지 마!”

“지면 죽을 줄 알아!”


흠.

이것 봐라.

이 얼마나 뜨겁고 열정적인가.

이런 사람들을 실망 시킬 순 없지.

암, 그렇고말고.


그러니까 오늘은 조금 무리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될 수 있는 대로 뛰고,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할 생각이었다.

좀 아프면 어때.

무릎 좀 시리고 허벅지 근육 올라오면 어때.

감독님이 뭐라 하겠지만 뭐 어때.


팬들은 오늘의 승리를 양분 삼아 일주일을 살아가는데.


타아앙 –


이번에도 펠트만의 패스가 비퍼르에게 향했다.

뉴캐슬 선수들도 하던대로 비퍼르를 압박했다.


“헤이 비퍼르 여기!”


나는 비퍼르가 패스를 받자마자 앞으로 튀어 나가 패스 길을 만들어줬다.


타아앙 –


내가 내려와서 패스를 받아주니 오늘 경기에서 시종일관 비퍼르를 거세게 압박하던 하비 반스와 조엘링톤이 순간 혼란에 빠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틈에 나는 빠르게 몸을 돌려 정면을 바라봤고, 전방의 올리버 스미스와 월패스를 주고받으며 치고 나갔다.

아마 오늘 경기에서 처음으로 뉴캐슬의 압박 시퀀스를 벗겨낸 것이지 않나 싶다.


“Hoooooooo - !!”

“달려! 죽여 버려!”


덩달아 관중석에서도 듣기 좋은 환호가 튀어나왔다.

경기의 기세도 좋은 쪽으로 우리에게 슬그머니 넘어오기 시작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점은, 세팅된 상황에서 준비한 것들을 얼마나 정확하게 수행하느냐.- 다.


내가 팀의 중심이 되면서 연습 시 우리의 공격 상황은 자연스레 내가 높은 지점으로 공을 몰고 올라간 상황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물론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번엔 내가 낮은 위치에서 공을 몰고 올라온 것이겠지만··· 아무튼 연습 환경에 도달한 우리 팀의 공격력은 꽤 괜찮은 수준이 된다.


“패스해! 여기! 여기야! 패스 줘!”


퍼거슨이 난리 부르스를 떨며 후방 공간을 파고 들었고, 나는 그가 시선을 끌어주는 사이 은밀하게 침투하는 올리버의 기척을 읽고 그 공간에 패스를 집어넣었다.


타아앙 - !


낮게 깔린 공이 대각으로, 뉴캐슬의 센터백 댄 번의 등 뒤로 흘렀고, 오프사이드 라인을 아슬아슬하게 깨부순 올리버가 오른발로 컨트롤했다.


“나, 나이스!”


하지만 오른발잡이인 올리버가 바로 슈팅을 가져가긴 힘들어 보이는 상황.

퍼거슨의 난리 부르스가 다시 시작된다.


“올리버 여기! 여기 패스!”


강도가 따로 없네.

결국 계속되는 패스 협박에 못 이기고 퍼거슨에게 패스를 내주는 올리버.


퍼거슨이 슈팅하기 좋은 위치에서 패스를 받았다.

심지어 바로 슈팅을 가져가기 좋게 왼발로 컨트롤까지.

그러나 내 머릿속에 아주 선명한 미래가 그려졌다.

퍼거슨이 강슛으로 파포스트 골대를 맞추고, 그 공이 우측 하프 스페이스로 튕겨져 나오는 미래가.


뻐어엉 - !


아, 미래 예지 같은 능력을 쓴 것은 아니었다.

좀 전에도 얘기했지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점은 세팅된 상황을 무수히 연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머릿속에 그려진 장면 또한 퍼거슨이 훈련 중 수없이 골대를 맞춘 장면 중 하나였을 뿐이고.


터엉 - !


“아오! 골대 존나 작네!”


역시나 퍼거슨은 귀신같이 골대를 아주 정확하게 맞췄고, 역시나 공은 귀신같이 우측 하프 스페이스로 흘러 나왔다.

예측한 그대로였고, 내가 서있는 위치로 공이 흘러 나왔다.

그리고 이번엔 능력을 활용해, 염동력으로 공의 바운드를 조절했다.

왼발을 땅에 디딘 채, 내 오른발 발등에 정확히 맞출 수 있도록.


“비켜!”


뻐어엉 - !


철썩 - !!


그리고 나를 상징하는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공은 마치 수중에서 발사되는 어뢰처럼 바닥으로 잠깐 가라앉았다가, 높이 치솟았고 뉴캐슬의 골키퍼 닉 포프는 고개를 돌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Uaaaaaaaaaaa - !!”


나는 득점 직후 돌처럼 굳어버린 뉴캐슬 선수들을 지나쳐 골문으로 들어가 공을 집어들고 퍼거슨을 향해 뛰어가며 소리쳤다.


“그러니까 이번 시즌 목표가 도움왕인 거지?”

“참 나, 종이 한 장 차이였는데?”

“뭔진 몰라도 엄청난 종이가 있나 봐?”

“사나이의 종이지.”


언제 왔는지 올리버도 옆에 있었나 보다.


“사, 사나이는 개, 개뿔··· 고, 고릴라겠지···”

“뭐?”

“방금은 진짜 고릴라도 넣었겠다. 퍼거슨, 조금만 더 분발해서 한 골 만 넣어봐.”

“허 참, 동혁 너까지 왜 그래?”


그러니까 주면 좀 넣으라고!

라고 화내면 안 되는 거겠지.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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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전방 압박 -2 +3 24.09.11 193 6 11쪽
17 전방 압박 -1 +2 24.09.10 216 8 13쪽
16 사?나?이? 공격수 +1 24.09.09 207 7 13쪽
15 맞춤 전술 -3 +1 24.09.08 208 9 12쪽
14 맞춤 전술 -2 +2 24.09.07 211 8 11쪽
13 맞춤 전술 -1 +1 24.09.06 230 9 15쪽
12 해리 포터 -2 +4 24.09.05 225 7 14쪽
11 해리 포터 -1 +2 24.09.04 240 8 13쪽
10 올리버 토마스 -2 +1 24.09.03 249 8 13쪽
9 올리버 토마스 -1 +1 24.09.02 259 6 13쪽
8 시즌 개막 -2 +2 24.09.01 275 10 16쪽
7 시즌 개막 -1 24.08.31 298 9 15쪽
6 인생사 새옹지마 -6 +2 24.08.30 304 7 12쪽
5 인생사 새옹지마 -5 24.08.29 317 10 13쪽
4 인생사 새옹지마 -4 24.08.28 340 8 14쪽
3 인생사 새옹지마 -3 24.08.27 420 11 13쪽
2 인생사 새옹지마 -2 24.08.26 498 12 15쪽
1 인생사 새옹지마 -1 +4 24.08.26 618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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