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는 축구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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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헹헹헹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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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압박 -1

DUMMY

17화


브라이튼과 사우스햄튼의 경기는 브라이튼의 2:0 깔끔한 승리로 끝이 났다.

퍼거슨은 자신의 우월한 피지컬을 활용해 시종일관 사우스 햄튼의 수비들을 괴롭혔고, 전반전에 선취점을 터뜨린 올리버 스미스는 후반전에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집어넣으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비록 동혁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퍼거슨의 골 결정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취약점을 드러내긴 했지만, 그럼에도 값진 승리이긴 했다.

높은 수비 집중력을 보여주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동혁이 없는 상황에서도 한 골을 집어넣은 것은 브라이튼에게 분명 주목할 만한 성과이긴 했으니까.


4승 1무.

브라이튼은 리그 5전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와 리버풀, 그리고 아스날의 뒤를 이어 4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데 성공했다.


[썬, 공격 포인트 없지만 그래도 승리! 사우스 햄튼 상대로 2:0 승리 따낸 브라이튼, 에이스 의존증 벗어나나?]


[감독 파비안 휘르첼러, ‘우리 목표는 더 높은 곳, 팀 점점 정상화되고 있어.’]


[복귀전 복귀 어시 기록한 에반 퍼거슨, ‘나를 막고 싶다면 진정한 사나이를 데려와라.’]


[멀티 골의 주인공, 올리버 스미스 ‘사나이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동료 저격성 발언 화제?]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하지만 중요한 건 팀이 이겼다는 것.’ 동혁 팀 승리에 만족해.]


[프리미어 리그 새로운 Big 6 형성? 맨시티, 아스날, 리버풀, 브라이튼, 아스톤 빌라, 뉴캐슬이 그 주인공!]


그리고 브라이튼의 이런 활약에 프리미어 리그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비록 브라이튼이 초반에 이런 돌풍을 보여준 것이 한두 번의 일이 아니긴 했으나··· 호들갑과 설레발, 그리고 김칫국 마시기가 스포츠의 또 다른 묘미 아니겠나.


BBC나 스카이 스포츠와 같은 티비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활약을 앞다퉈 보도하기 시작했다.


“최근 프리미어 리그의 계급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죠.”


푸른빛이 감도는 스튜디오 안, 중앙에 가로로 긴 테이블이 하나 있고, 그 뒤로 세 남자가 일렬로 앉아 있다.

프로그램의 MC로 보이는 가장 왼쪽에 앉아있는 남자가 쇼의 시작을 알렸다.


“바로 변화된 순위표입니다.”


MC가 손가락으로 자신의 뒤를 가리키자 프리미어 리그의 순위표가 CG로 띄워졌다.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 그리고 리버풀이 전승으로 선두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브라이튼과 아스톤 빌라, 뉴캐슬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슬프네요.”


그 순위표를 보고 오른쪽에 앉은 한 남자가 침울한 얼굴로 대답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수비수, 게리 네빌이 그 주인공이었다.


“근본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순위표에요. 아, 브라이튼과 아스톤 빌라, 뉴캐슬을 욕하고자 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냥 저희 팀이 아쉽다는 얘기에요.”

“오, 게리.”


그리고 그 옆에 앉은 리버풀의 레전드 수비수, 제이미 캐러거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게리 네빌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근본이 뭐죠? 돈?”


누가 봐도 조롱하는 듯한 캐러거의 말을 듣고 네빌은 인상을 찌푸렸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니들한텐 없는 프리미어 리그 트로피가 근본이지.- 라고 대답했겠으나, 이젠 그마저도 리버풀이 쟁취한 상황.

결국 탈출구를 찾지 못한 게리 네빌은 백기를 들고 동맹을 제안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는 수많은 리그 트로피와 빅이어가 근본 아닐까요?”

“오! 그 게리가 나한테 동맹을 제안하는 거야?”

“왜 그래 캐러거. 맞잖아. 내 말이 틀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갖고 있는 트로피엔 먼지가 너무 많이 쌓였을 것 같은데? 아닌가? 박물관에 있나 지금?”


캐러거의 노골적인 공격에 할 말을 잃고 눈알을 굴리는 게리 네빌.

그리고 두 아저씨의 장난에 진심이 섞이기 전에 쇼의 MC 데미안이 급하게 둘을 중재하고 나섰다.


“자, 자. 오늘 주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순위가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 주제를 벗어나지 말자구요.”


자, 그럼 다시 한번 순위표에 집중해 보자.


1위 맨체스터 시티 5승 0패 +16

2위 리버풀 5승 0패 +14

3위 아스날 5승 0패 +9

4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4승 1무 +8

5위 아스톤 빌라 3승 2무 +5

6위 뉴캐슬 3승 1무 1패 +7


아직 시즌 초이긴 했지만, 전승을 달리는 팀이 세 팀이나 있었고, 그 뒤를 브라이튼과 아스톤 빌라, 뉴캐슬이 열심히 쫓는 상황.


“우선 1위는 아주 당연하게도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엘링 홀란이 믿을 수 없는 득점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죠. 5경기 12골, 푸후··· 역시 이번 시즌도 득점왕은 그의 차지겠죠?”


데미안의 말이 끝나고 게리 네빌이 곧장 치고 들어온다.


“맞아요. 그를 보면 전성기 레오나 크리스티아노를 보는 것 같아요. 물론 아직 섣부른 발언이긴 하지만 흠.”

“메시와 호날두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홀란이 현재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판단할 수 있는 거죠. 다음은 리버풀입니다. 프리미어 리그의 킹, 모하메드 살라 또한 좋은 기록을 이어가고 있죠?”


이번엔 리버풀 출신, 캐러거가 직접 나선다.


“살라도 대단하죠. 분명 대단해요. 하지만 리버풀에서 조명받아야 할 건 아르네 슬롯 감독이에요. 그는 이번 시즌 어떤 영입도 없이 대단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죠. 고질적인 문제였던 피보테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고, 스트라이커 문제도 역시 해결했죠.”

“맞아요. 특히 흐라벤베르흐가 이번 시즌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잖아요?”

“꽤? 꽤라뇨 데미안, 섭섭한데요? 도대체 당신한테 꽤가 무슨 의미인지 저는 전혀 모르겠네요. 전혀요. 전혀 동의할 수 없어요.”


설레발을 넘어 김칫국을 대야에 받아 마시는 캐러거.

그런 캐러거를 보고 환장의 짝꿍 게리 네빌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꽤지. 뭐 아주 대단한 선수 납셨다고 생각하나 봐?”

“적어도 카세미루보단 낫지.”

“카세미루라니? 그게 누군데, 난 마이누밖에 모르는데?”

“카세미루 몰라? 게리 당신이 재작년에 거기 앉아서, ‘팀에 유럽 챔피언이 온다!’ 하고 신나서 떠드는 걸 내가 봤는데.”

“Fuck off.”

“그만, 두 분 다 그만하시고, 저희 본론으로 다시 돌아갈까요?”

“어디까지 했더라?”

“리버풀이요. 이제 아스날로 넘어가죠.”


이후 아스날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시작된다.

그들이 이번 시즌 강세를 보이는 이유와 그럼에도 고치지 못한 약점들 말이다.

그런 다음 이번 쇼의 메인 디쉬로 돌입한다.


바로 이번 시즌 돌풍의 팀들.

브라이튼과 아스톤 빌라 그리고 뉴캐슬.

물론 아스톤 빌라와 뉴캐슬은 저번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보여줬으니 무작정 의외라 평하기엔 조금 미안한 감이 있었다.

대신 브라이튼의 경우엔 정말로 의외이긴 했다.

원래라면 토트넘이 차지했을 자리를 그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팀의 에이스를 필두로 잘나가고 있었으니까.


“돌풍의 팀 브라이튼에도 주목할 만한 선수가 있죠.”


이번 팀 또한 설명을 잇기 전에 데미안이 화두를 던졌다.

브라이튼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

그 선수의 정보가 담긴 그래픽이 그들의 등 뒤로 떠오른다.


“바로 썬입니다. 이번 시즌 5경기에 출장해 2골 3어시를 기록하고 있죠.”


2골 3어시, 사실 앞서 언급한 맨시티의 엘링 홀란이나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주목하는 건 공격 포인트가 아닌 동혁의 출전 시간이었다.


“물론 홀란의 5경기 12골과 비교하면 조금 초라하지만 중요한 건 썬의 출전 시간이 홀란의 3분의 1도 안 된다는 거죠.”

“저는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오면 좋겠어요. 지금 저희 팀에 가장 필요한 우측 윙어이기도 하구요.”

“썬이 미쳤다고 거길 가?”

“오, 제발 캐러거. 초 치지 좀 마.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때서? 썬의 국대 선배가 우리 클럽 레전드잖아.”

“또 공룡 뛰어 놀던 시절 얘기를 하는군.”

“역사를 잊은 팀에게 미래는 없는 법이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래? 안토니?”

“Fuck! 그 이름 내 앞에서 꺼내지 마. 제이미 캐러거.”

“안토니.”


두 아저씨가 싸우거나 말거나, 세 남자 모두 동혁에 대한 감정은 아주 긍정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동혁에게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미안, 네빌과 달리 캐러거는 아직 완벽하게 동의하지는 못한다는 모습이다.

그는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양손을 들어 손바닥을 내보이며 길게 숨을 내뱉었다.


“저는 아직 의구심이 듭니다. 물론 썬이 필드에서 보여주는 영향력은 굉장해요. 팀 전체 클래스를 올려주죠. 하지만 출전 시간, 저게 바로 썬의 단점이죠.”

“출전 시간, 리버풀엔 이미 이와 관련해 겪은 아픔들이 많죠?”

“티아고.”

“티아고가 저번 시즌 몇 경기를 뛰었죠?”

“한 경기였나?”


캐러거가 떠오르는 유리 대포의 악몽에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아무튼 썬은 시한폭탄 같은 선수예요. 프로 세계에선 몸 관리도 실력입니다. 저래 가지곤 빅클럽에서 활용하기 힘들죠. 당장 다음 주 전치 5주짜리 부상을 끊어도 모른다 이 말입니다. 그리고 강팀을 상대론 보여준 게 아직 없죠. 당장 저기에 있는 다섯 팀과는 붙은 적이 없으니까요.”


캐러거의 말에 나머지 두 남자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야 모두 맞는 말이었으니까.


데미안과 네빌의 말 대로 동혁이 좋은 선수라는 것도, 캐러거의 말 대로 동혁의 부상 전적이 심상치 않다는 것도, 그리고 브라이튼이 지금까지 만난 상대들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약팀에 속한 팀이라는 것도.

그저 보는 관점과 생각이 다른 것이었으니 그들 모두 각자 의견에 존중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런 여섯 팀이 당장 다가올 주말부터 맞붙을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먼저 침묵을 깬 것은 데미안이었다.


“당장 다음 주에 맨시티와 아스널, 그리고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가 맞붙죠.”

“적어도 한 팀은 전승 우승에 실패하겠군요.”

“두 팀이 될 수도, 세 팀이 될 수도 있죠.”

“맞습니다. 그리고 다다음주, 7라운드엔 브라이튼과 뉴캐슬이 만날 예정이죠.”

“사실 브라이튼이 지금까지 만난 상대가 웨스트 햄을 제외하면 쉬운 상대긴 했죠.”

“만약 뉴캐슬 전에도 동혁이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캐러거 당신의 의견이 조금 바뀔 수도 있을까요?”

“흠.”


데미안의 질문을 들은 캐러거의 얼굴이 비닐봉투처럼 구겨졌다.


“음, 어느 정도는요. 거기에다 그가 풀타임으로 5경기만 뛸 수 있다면.”

“뛸 수 있다면?”

“아마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은 썬의 손에 돌아가겠죠.”


*


“많이 좋아졌는데?”

“그래요?”


저번 경기, 6Round 노팅엄 원정엔 휴식을 부여 받았다.

선수로서 경기에 뛰지 못한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감독님과 팀 닥터의 지독한 설득 끝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팀은 2:2 무승부를 거뒀다.

에반 퍼거슨은 이번 경기에서도 득점 대신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올리버 스미스가 한 골, 나 대신 경기에 출전한 얀쿠바 민테가 한 골을 기록했다.

선제골을 넣었고, 동점골을 허용했으며, 다시 한번 앞서 나가는 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81분, 동점골을 헌납했을 때 감독님이 나를 투입할지 말지 심사숙고하는 모습이 보였으나 끝내 나를 투입하진 않았다.


“다음 경기부터 60분으로 출전 시간 늘려 보자.”

“정말?”


팀 닥터, 플로리안의 말을 듣고 내가 아닌 감독님께서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60분.

나 또한 기뻤다.

전반전을 모두 마치고, 15분을 더 뛸 수 있다는 것을 드디어 허락받은 것이다.


“60분, 흠··· 60분이라.”


특히 감독님은 크리스마스에 원하던 선물을 양말 속에서 발견한 일곱 살 어린아이 같은 얼굴이다.


“동혁, 뉴캐슬 작살 낼 준비는 됐지?”

“당연하죠.”


당연하지.

이번 뉴캐슬 전을 위해 근질거리는 몸을 참고 한 경기를 쉬지 않았나.


“축구는 돈과 기름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죠.”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리는 감독님.


“그렇지, 축구는 발과 열정으로 하는 거지.”


발과 열정.

음, 나한텐 한 가지 더 추가되어 있는데 말이야.

발과 열정.

그리고 마법.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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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전방 압박 -5 +1 24.09.14 132 5 13쪽
20 전방 압박 -4 +1 24.09.13 135 6 12쪽
19 전방 압박 -3 +2 24.09.12 158 7 18쪽
18 전방 압박 -2 +3 24.09.11 178 6 11쪽
» 전방 압박 -1 +2 24.09.10 202 8 13쪽
16 사?나?이? 공격수 +1 24.09.09 192 7 13쪽
15 맞춤 전술 -3 +1 24.09.08 192 9 12쪽
14 맞춤 전술 -2 +2 24.09.07 195 8 11쪽
13 맞춤 전술 -1 +1 24.09.06 212 9 15쪽
12 해리 포터 -2 +4 24.09.05 207 7 14쪽
11 해리 포터 -1 +2 24.09.04 222 8 13쪽
10 올리버 토마스 -2 +1 24.09.03 232 8 13쪽
9 올리버 토마스 -1 +1 24.09.02 241 6 13쪽
8 시즌 개막 -2 +2 24.09.01 255 10 16쪽
7 시즌 개막 -1 24.08.31 276 9 15쪽
6 인생사 새옹지마 -6 +2 24.08.30 279 7 12쪽
5 인생사 새옹지마 -5 24.08.29 288 10 13쪽
4 인생사 새옹지마 -4 24.08.28 311 8 14쪽
3 인생사 새옹지마 -3 24.08.27 387 11 13쪽
2 인생사 새옹지마 -2 24.08.26 462 12 15쪽
1 인생사 새옹지마 -1 +4 24.08.26 573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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