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는 축구가 쉽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판타지

새글

으헹헹헹헤
작품등록일 :
2024.08.26 15:57
최근연재일 :
2024.09.17 15:3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5,614
추천수 :
189
글자수 :
144,162

작성
24.09.12 15:31
조회
157
추천
7
글자
18쪽

전방 압박 -3

DUMMY

19화


“나만 없어 강아지.”


원래라면 강아지를 키우지 못한다는 현실을 두고 호장이 이렇게까지 투덜거리진 않았을 거다.

상실이나 결핍 같은 감정은 이세계 생활을 하면서 충분히 익숙해진 감정이었으니까.


“갖고 싶다 강아지.”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그야 너무 키우고 싶었으니까.

그러나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데엔 동거인의 동의가 당연히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은 호장 또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다 있는데 강아지.”


때문에 그냥 집요하게 불러만 본다, 그 이름.

강아지.


그때 저 멀리 창문 너머, 자신의 조카 동혁의 차가 내뿜는 헤드라이트의 흔적이 비춰진다.

자동차의 시동 소리가 점점 커지다가 줄어들고, 이윽고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문이 벌컥 열리고 동혁이 들어 온다.


“왔어?”

“응, 개떡 같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나 봐.”

“강아지를 키우지 못하는 내 운명에 하늘도 노한 게 아닐까?”

“언제까지 그럴 건데.”

“뭐가?”


동혁의 불만 섞인 목소리에 능청을 떠는 삼촌, 호장.

이왕 티를 내본 거 노래까지 불러본다.


“나만 없어 강아지.”

“뭔 소리야.”

“갖고 싶다 강아지.”

“왜 이렇게 끈질겨?”

“다 있는데 강아지!”

“아 저리가!”

“짜식이 쪼잔하게, 그나저나 왜 이렇게 젖었대?”

“비 오잖아.”

“차 타고 오는데 젖을 일이 뭐 있어서? 우산도 트렁크에 있을 거 아냐.”

“몰라도 돼.”

“짜식이 오늘따라 왜 이래? 우리 동혁이 사춘기라도 왔나?”

“아 저리가!”


*


“아 찹다.”


고된 훈련이 이어졌다.

감독님은 뉴캐슬의 압박 시퀀스를 상당히 높게 평가하시는지, 상당히 높은 강도의 훈련을 진행했다.


“와 찹다.”


때문에 이제 9월 중순을 넘겼음에도 선수들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시원한 음료를 들이키고 있다.

나와 올리버, 퍼거슨, 미토마 또한 쉬는 시간 벤치에 앉아 전해질이 가득 담긴 푸른색 이온 음료를 잔뜩 들이켰다.

땡땡 얼은 음료를 입에 잔뜩 털어내니 뜨거워진 머리가 슬슬 식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덥기는 매한가지, 젠장 주변을 시원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다면 그것부터 배웠어야 했는데.


“와 찹다. 진짜 머리가 띵하네. 빌어먹을 사나이의 물이야. 이번 장비 담당은 사나이가 틀림없어. 진짜 사나이 말이야.”

“이, 이번 자, 장비 담당 여, 여자던데?”

“허 참. 올리브, 사나이는 성별이 아니야.”

“그, 그럼 뭔데.”

“하나의 에고(Ego) 라고 볼 수 있지. 누구나 원하고 노력한다면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어. 그 누구도 될 수 있고, 그 누구도 될 수 없는 것. 그게 바로 사나이야.”


에고라니.

퍼거슨이 떠올리기엔 상당히 고급진 어휘다.

최근에 마블 영화라도 봤나?


“퍼, 퍼거슨. 너는 개, 개소리를 장황하게 말하는 버, 버릇이 있어···”

“뭐?!”


평소 자기주장을 하지 않는 소심한 올리버도 퍼거슨의 개소리엔 항상 강하게 반응한다.

물론 끝까지 밀어붙이진 못하지만, 둘의 대화를 5분만 들어봐도 잘 맞는 짝꿍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근데 유독 덥네.”

“앞으로 일주일은 더 더울 거래.”

“크, 큰일이네. 해피도 더위를 많이 타는데··· 에어컨도 아, 안 틀고 왔는데···”

“해피?”

“으, 응. 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야.”


올리버가 말을 끝냄과 동시에 휴대폰을 꺼내더니 내게 들이밀었다.

그가 들이민 휴대폰 화면에 산신령 같은 거대한 개의 사진이 띄워졌다.

사나이 퍼거슨도 개라는 생물에 관심이 가는지 내 쪽으로 고개를 기웃거렸다.


“사나이도 강아지는 관심이 가나보지?”

“해피가 사나이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거야.”

“해, 해피는 암컷이야···”

“Fucking 올리브, 아까 내가 한 말을 듣긴 한 거야?”

“개, 개소리는 해피가 하는 걸로 조, 족해···”


올리버의 마지막 발언을 끝으로, 호머 심슨이 바트 심슨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 내 옆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그나저나 강아지 얘기를 하니, 어젯밤에도 개를 키우자고 끈질기게 나를 설득하던 삼촌의 모습과, 도로 위 처량하게 비를 맞고 있던 이름 모를 개의 모습이 떠올랐다.


“개들은 보통 다 더위를 많이 타나?”

“보, 보통 그렇지?”


흠.


*


압박이 아니면 죽음을!


위 문장은 뉴캐슬의 감독, 에디 하우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더불어 현재 뉴캐슬이란 구단을 대표하는 문장이기도 했고, 감독 에디 하우가 액자에 끼워 라커룸 벽에 가훈처럼 걸어 놓기까지 했다.


“압박해! 죽어라 뛰어! 내 축구에서 쉬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어! 상대 실수를 유발해!”


현대 축구에서 팀 스타일을 아주 간략하게 일반화해 보자면 보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공을 지배하려는 팀과 사람을 지배하려는 팀.

물론 체계적이고 고도화된 현대 축구를 겨우 두 가지로 나누어 분류한다는 것이 웃긴 일이기도 하지만, 아주 간략하게 설명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공을 지배하려는 팀은 볼을 소유한 채 90분간 자신들의 축구를 완전하게 구사하기 위해 노력한다.

쉽게 말해 공을 잡고 있는 동안은 상대가 공격을 할 수 없으니 자신들이 공을 잡고 완벽하게 플레이하면 절대 질 수 없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어찌 보면 상당히 이상적인 축구라 할 수 있다.


반면 사람을 지배하고자 하는 팀은 자신들의 플레이를 완벽하게 구사하기보다는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때문에 끊임 없이 상대 선수를 괴롭히고 특정된 시간에 순간적으로 페이스를 120% 끌어 올려 승부를 본다.


“전방에서부터 원온원이야! 이삭은 상대 골키퍼를 압박해! 아담 웹스터한테 패스하도록 몰아! 웹스터가 공을 잡으면 반스랑 조엘링톤이 압박해! 썬에게 패스가 가는 건 무조건 막아!”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파비안 휘르첼러와 에디 하우는 이런 분류에서 정반대의 축구를 추구하는 감독들이라 할 수 있다.

완성도가 높다 볼 순 없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목표는 각각 포제션과 압박이었으니까.


“힘들 수 있어! 하지만 우린 고통에 익숙해져야 해! 고통이 우릴 승리로 이끌 거야!”


에디 하우는 보통 공이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을 진행한다.

공이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있어 굉장히 가혹하고 힘든 일이다.


그렇지 않나.

다들 어린 시절 공 좀 찬다는 놈들이 모인 곳이고, 그런 놈들은 어릴 때부터 공을 많이 잡기 마련이다.

태생적으로 상대에게 공을 주고 고통받기보단 공을 소유한 채로 공격하는 것을 원하는 놈들이 많다.

그런데 에디 하우는 본인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데 성공했고, 그들은 이제 자신들이 고통을 감내하면 승리라는 달콤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브라이튼의 오른쪽은 철저하게 틀어막아! 그쪽으로 공이 가면 끝이야 끝!”


에디 하우가 이번 경기의 핵심 포인트라 생각하는 지점은 바로 브라이튼의 우측이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태킹 서드 우측 하프 스페이스.

동혁이 뛰는 바로 그 위치 말이다.


“지깟 놈이 축구 좀 잘해 봤자 공 못 잡으면 끝이야! 90분 내내 공 한번 못 잡게 만들자고! 아니, 90분도 아니야! 반쪽짜리한테 절대 지지마! 45분이야! 하프 스페이스 저 지점에 절대 공이 가지 못하도록 만들어!”


압박이 아니면 죽음을!


이제 감독의 피칭을 듣는 선수들의 얼굴에도 그 문장이 적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에디 하우 또한 손가락을 들어 자신이 직접 붙인 구단의 가훈을 가리켰다.


[압박이 아니면 죽음을!]


*


퇴근길.

어제만 해도 지랄맞게 비를 쏟아내던 하늘이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한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니 해안 도로 너머, 저 멀리 하늘에서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다.

다시 전방으로 고개를 돌리니 오늘은 꽉 막힌 도로가 눈에 들어와 정신이 사나웠다.

나는 그런 꽉 막힌 도로를 조금씩 전진해, 어제 그 주둥이 긴 정체 모를 녀석이 있던 곳으로 차를 몰았다.


“뭠!”


오늘도 녀석은 그 자리 그대로 있다.

낡고 헤진 박스 안에 가지런한 자세로 앉아 있는 녀석.

비를 피하라고 내가 박스에 설치해 준 우산 또한 그 자리 그대로 있고, 지금은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모든 것이 그 자리 그대로였다.

내가 놔준 사료와 간식, 그리고 물만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을 뿐이다.


녀석이 앉아 있는 박스엔, 아무나 데려가세요.- 라는 글자가 악필로 아무렇게나 휘갈겨 있다.


“뭠!”


유독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더운지 혓바닥을 길게 내밀고 있고, 털이나 꼬리가 축 처져 있다.

나는 바지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 녀석의 사진을 한 장 찍었다.


*


“패트릭, 혹시 개 키워봤어?”

“개? 아니? 음, 할머니가 키우긴 했었는데··· 그건 내가 키웠다고 하긴 좀 그렇고. 그런데 갑자기 웬 개?

“아니 그냥 키우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동혁이한테도 좋을 것 같고.”

“흠.”


동혁과 호장의 집에 오늘은 손님이 찾아왔다.

동혁의 에이전트, 마이클 패트릭.


“반려동물이 선수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긴 하니까 뭐··· 도움이 되긴 하겠지.”

“그렇지? 근데 동혁이 이 자식은 삼촌의 이런 섬세한 마음도 몰라 주더라고.”

“그냥 너가 키우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


팩트가 가득 담긴 패트릭의 말이 호장의 가슴에 비수처럼 파고든다.

호장은 민망한 듯 웃더니 흔들던 쉐이커를 멈추고 잔 두 개를 꺼내 알맞게 따라 부었다.


“패트릭, 혹시 박하 좋아해?”


어째 급하게 말을 돌리는 것 같지만, 패트릭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꼬투리를 잡아봤자 귀찮아질 게 뻔했으니까.


“박하? 음, 딱히 가리는 건 없는데.”


모든 에이전트들이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지는 않는다.

패트릭 또한 자신이 관리하는 모든 선수와 잘 지내는 것도 아니었고.

하지만 호장이 4년간 이세계 모험을 떠나있는 동안 동혁이 패트릭에게 많이 의지하면서 형,동생 같은 관계가 됐고, 자연스럽게 호장과 패트릭 또한 가까운 사이가 됐다.

물론 둘을 한데 얽는 것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럼 이거 한 번 마셔봐. 아주 기가 막혀.”

“이름이 뭔데?”

“에메랄드 쿨러.”


바로 술.

두 중년 아저씨는 술이라는 음료로 한데 뭉쳐 친해졌고, 서로 집을 왕래하는 사이가 됐다.

보통 호장이 만들고, 패트릭은 얻어 마시는 관계이긴 했지만,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 중 하나가 누군가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아닌가?

그렇기에 둘의 관계는 어찌 보면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이기도 했다.


“오.”

“죽이지?”

“여름에 잘 팔리겠는데?”

“흠, 여름··· 여름 다 지났는데.”


물론 호장이 가끔 말도 안 되는 레시피의 칵테일을 내놔 패트릭을 난감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때 벌컥.- 하고 현관문이 열렸다.

호장과 패트릭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고, 그들 눈에 반가운 동혁의 얼굴이 담겼다.

그리고 동혁의 손에 쥐어져 있는··· 낡은 대걸레도 함께 담겼다.


“뭐야, 대걸레를 왜 집에 들고 와? 밖에 놔둬.”

“대걸레 아닌데?”

“뭠!”


뭠?

요즘 대걸레는 짖기도 하나?- 라고 생각하기도 잠시, 두 중년은 그것이 곧 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뭠!”

“키우는 거 아니야. 잠시 맡아 두는 거야.”


*


뉴캐슬이라는 중대한 매치를 앞두고, 생각할 거리가 늘었다는 것은 머리 아픈 일이기도 했다.


“뭠!”


우선 신체적으로 너무 고됐다.

훈련장에선 뉴캐슬 전을 대비해 동료들이 미친 압박을 가하고, 그 고된 훈련을 끝내고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면.


“뭠!”


우리 집에 새롭게 합류한 녀석의 미친 전방압박이 시작된다.


“저리가!”

“뭠!”


하얗다기보단 누런색의 털, 긴 주둥이.

늘신하게 뻗은 팔과 다리.

종은··· 음, 완벽한 믹스견이었다.


병원에 바로 데려갔었는데, 더위를 좀 먹긴 했지만 다행히 건강엔 큰 이상이 없단다.

아무튼 퇴근하고 삼촌이 집에 오기 전에 녀석을 상대해야 하는 건 오로지 내 몫이 됐다.


“뭠!”


물론 아침저녁으로 진행하는 녀석의 산책과 똥과 오줌을 처리하는 것은 삼촌의 몫이다.

내가 하는 일은 사료를 채워주거나, 지금처럼 인형을 들고 놀아주는 것 정도.

그렇게 한참 인형을 녀석의 입에 재갈처럼 물려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으니 거실에 있는 휴대폰이 작게 울렸다.


-삼촌 : 여름이 잘 있냐?

-나 : 내 걱정은 안 해?

-나 : 삼촌 : 너는 잘 있냐?

-나 : ㅇㅇ

-삼촌 : 여름이 사진 좀 보내봐 그럼.

-나 : (사진)

-삼촌 : 이건 어제 보낸 거잖아.


흠.

녀석의 이름은 여름이가 됐다.

이유는 여름에 만났으니까.

따지고 보면 9월은 가을이라 칠 수 있지만··· 체감상 여름이니 그렇다 치자.


한 살을 갓 넘긴 이 낯선 이방인은 우리 집에 들어와서 적응하는 데 일 분도 걸리지 않았다.

나와 삼촌, 그리고 패트릭을 향해 배를 까서 보여주는 데엔 오분도 걸리지 않았고.


“손.”


내 손 위에 두툼한 손바닥을 올리는 데엔 스물 네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아무튼 녀석의 미친 압박을 한 시간쯤 피하다 보면 녀석도 슬슬 지치기 시작한다.

그러면 내 옆에 슬그머니 누워 긴 주둥이를 내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눈을 감는다.

그럼 진짜 휴식이 시작된다.

미친 하루의 끝이 왔음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렇게 30분쯤 휴식을 즐기다 보면, 녀석은 누구보다 밝은 귀를 통해 삼촌의 소식을 빠르게 물고 온다.

문을 열기도 전에 현관 앞에 서서 삼촌을 기다리는 녀석.

그리고 현관이 열리면 삼촌을 향해 녀석이 점프를 한다.


“여름!”


살짝 서운하기도 하다.

삼촌이 이제 문을 열자마자 찾는 것이 내가 아닌 녀석이란 것이.

하지만 어쩌겠나.


“산책 갈까? 산책?”

“뭠!”


녀석 덕분에 집 안 분위기가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또한 녀석의 두툼한 꼬리와 길쭉한 주둥이, 복슬복슬한 털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것 역시 사실이니까.


“뭠!”


나는 저 낯선 이방인의 출현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


[뉴캐슬의 선수들이 브라이튼의 성지, 더 아멕스에 입장합니다.]

[프리미어 리그의 많은 팀, 많은 팬들이 주목하는 매치죠. 오늘 매치의 결과로 빅6의 구도가 완전히 깨질 수도 있습니다.]


캐스터와 코멘테이터의 말대로, 오늘 매치는 많은 것이 걸린 매치였다.

지난주 맨체스터 시티가 아스날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면서 1위를 유지했고, 리버풀이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이기면서 전승 2위를 유지했다.

그리고 전통의 강호 첼시와 멘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토트넘 또한 뒤늦게 스퍼트를 올리며 바짝 쫓고 있는 상황.


결국 전승을 유지하는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을 제외하면 3위부터 9위까지 승점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가운데, 이번주 매치에 따라 작게는 한두 팀, 많게는 3위부터 9위까지 모든 팀들의 순위가 바뀔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브라이튼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아스날과 첼시의 경기결과에 따라 3위까지 올라갈 수 있죠. 그리고 뉴캐슬이 승리를 따낸다면 뉴캐슬이 4위를 차지할 거구요.]

[두 팀이 비길 경우도 빼놓고 생각할 순 없죠. 만약 이번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다면 두 팀 모두 사이좋게 굴러떨어지고, 아스톤 빌라와 첼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1위와 2위는 굳건하고, 3위부터 9위까지 변동될 수 있는 매치.

심지어 3위와 4위는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려있는 순위였기에, 강팀 도약을 갈망하는 브라이튼과 뉴캐슬 모두에게 중요한 매치였다.


경기장 중앙에 도열했던 선수들이 서로 악수를 나눈 뒤 각장의 진영으로 걸음을 돌렸다.

브라이튼의 선수들은 본인들의 포지션으로 흩어지기 전에 둥글게 모여 주장의 입을 바라봤다.

모든 선수들이 루이스 덩크를 쳐다보며 그가 마지막에 뱉을 말이 무엇일지 집중했고, 굳게 한일자를 그리고 있던 덩크의 입술이 위아래로 벌어졌다.


“가자! 뒤는 보지 마! 이기고나서 웃는 얼굴로 팬들한테 인사하자!”

“사나이답게!”


덩크가 말했고, 퍼거슨이 답했다.


“그래 퍼거슨 말처럼 사나이답게 뛰자고! 빌어먹을 기름쟁이 새끼들한테 진짜 축구가 뭔지 보여주자!”


*


[비퍼르의 패스, 아 동혁에게 가는 패스를 하비 반스가 빠른 속도로 압박해 가로챕니다!]

[위험한 위치에서 시작된 뉴캐슬의 역습. 하비 반스, 측면을 파고드는 로이드 켈리에게 패스하고 박스 안으로 파고듭니다.]

[켈리, 조엘링톤에게 밀어줍니다. 조엘링톤의 컷백, 이삭이 받습니다! 이삭! 이삭의 슈팅, 오!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옵니다.]

[아직 볼은 박스 안에 있어요. 문전 앞은 혼전 상황! 브라이튼, 어서 걷어내야 합니다!]

[걷어내는 루이스 덩크!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주장의 활약이 빛납니다!]

[덩크의 수비가 빛나긴 했지만 브라이튼, 뉴캐슬의 거센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에디 하우, 선수들을 격려하네요. 반대로 파비안 휘르첼러는 선수들을 거칠게 몰아붙입니다! 경기력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거죠!]

[맞아요. 오늘 뉴캐슬이 경기를 잘 준비해왔어요. 썬에게 가는 공을 완벽하게 커트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썬이 오늘 공을 잡은 횟수가 단 두 번 밖에 되지 않아요. 전반 25분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답답한 경기 양상에 썬이 입술을 깨뭅니다. 해리 포터도 오늘 경기에선 마법을 부리기 힘들어 보입니다.]

[어쩔 수 없죠. 공을 잡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요.]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사는 축구가 쉽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 공지 24.09.04 132 0 -
24 고장 난 득점 머신 -3 NEW 20시간 전 82 4 12쪽
23 고장 난 득점 머신 -2 +4 24.09.16 98 5 13쪽
22 고장 난 득점 머신 -1 +2 24.09.15 107 5 13쪽
21 전방 압박 -5 +1 24.09.14 132 5 13쪽
20 전방 압박 -4 +1 24.09.13 135 6 12쪽
» 전방 압박 -3 +2 24.09.12 158 7 18쪽
18 전방 압박 -2 +3 24.09.11 178 6 11쪽
17 전방 압박 -1 +2 24.09.10 201 8 13쪽
16 사?나?이? 공격수 +1 24.09.09 192 7 13쪽
15 맞춤 전술 -3 +1 24.09.08 192 9 12쪽
14 맞춤 전술 -2 +2 24.09.07 195 8 11쪽
13 맞춤 전술 -1 +1 24.09.06 212 9 15쪽
12 해리 포터 -2 +4 24.09.05 207 7 14쪽
11 해리 포터 -1 +2 24.09.04 222 8 13쪽
10 올리버 토마스 -2 +1 24.09.03 232 8 13쪽
9 올리버 토마스 -1 +1 24.09.02 241 6 13쪽
8 시즌 개막 -2 +2 24.09.01 255 10 16쪽
7 시즌 개막 -1 24.08.31 276 9 15쪽
6 인생사 새옹지마 -6 +2 24.08.30 279 7 12쪽
5 인생사 새옹지마 -5 24.08.29 288 10 13쪽
4 인생사 새옹지마 -4 24.08.28 311 8 14쪽
3 인생사 새옹지마 -3 24.08.27 387 11 13쪽
2 인생사 새옹지마 -2 24.08.26 462 12 15쪽
1 인생사 새옹지마 -1 +4 24.08.26 572 14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