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는 축구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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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헹헹헹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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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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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토마스 -1

DUMMY

9화


구단 관계자들이 장기적인 비전을 바라보며 팀을 운영하고 싶은 것과 별개로 팬들의 인내심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ㅡ썬을 주전으로 안 쓰는 이유가 뭐임?

당장 쟤보다 경기력 좋은 미드필더가 팀 내에 없는 것 같은데?

ㄴ유리몸이라 관리해 주는 거 아님?

ㄴ코리안 글라스란 별명이 괜히 붙은 줄 아나 ㅋㅋㅋ

ㄴ? 메디컬 테스트 때 이상 없다고 하지 않음?

ㄴ이상 없음 = 죽을 정돈 아님

ㄴ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맞지

ㄴ아니 그래도 일단 이기는 게 먼저 아님?

ㄴ맞지 축구에 결과보다 중요한 게 어딨음?


[썬같은 선수를 벤치에 둔다고? 브라이튼 팬들의 일침, ‘PL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감독, 그는 새파랗게 어린 애송이일 뿐.’ 파비안 휘르첼러의 이해가지 않는 선수 기용에 의문을 품다.]


때문에 보통 감독들이 여러 매체에서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ㄴ31살 진짜 너무 어리긴 해.

ㄴ몸 상태 정상 아니건 말건 데려온 건 파비안 아님?

ㄴ나이도 어리고 사람이 너무 유해서 그럼 ㅋㅋ 좀만 아프다고 징징대니까 저렇게 기용하는 거 아니야.

ㄴ파비안 휘르첼러는 유명한 ㅂㅅ임 ㅇㅇ


더욱이 한 번 희생양이 정해지면 유도탄처럼 비난들이 쫓아오는 곳이 이곳 세계가 아닌가.

심지어 이때부턴 팀의 서포터즈들이 아닌, 악플러들 또한 쫓아오기 시작한다.


[‘썬 몸 상태 정상 아니야. 풀타임 뛰려면 아직 시간 필요해.’ 팬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파비안 휘르첼러.]

ㄴ알빠노

ㄴ아니 경기에서 이기라고 ㅋㅋ 이기면 누가 뭐라 함?

ㄴ지가못해노코노코선수몸탓

ㄴ? 저게 썬 탓 하는 걸로 보이냐 너는?

ㄴㅇㅇ 니말맞


결국 늘어나는 비난들을 잠재우기 위해선 다음 경기에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비난들은 집 앞마당에 있는 잡초처럼 불어날 뿐이니까.


“썬의 몸 상태는 당장 해결되는 게 아니야. 우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

“파비안, 나도 알아. 나도 아는데···”


감독 파비안이 말했고, 수석코치 요나스가 대답했다.

요나스 쇼이어만은 하던 말을 멈추고 숨을 크게 내쉬며 눈을 굴렸다.

그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쓸 선수가 있어야지.”


코치들 입장에서 축구는 카드 게임과 같다.

시즌 전 준비해 둔 선수라는 카드를 활용해 최선의 패를 조합하는 것.

하지만 이제 겨우 부임 첫 시즌이기도 했고,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했던 선수들 대부분이 팀을 떠난 상황.


“우리가 직접 뛸 수도 없잖아.”


때문에 현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은 본인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원석을 찾거나.


“만들어가는 건 포기하자.”

“뭐?"


짜둔 모델을 모두 뒤집고 게임 모델을 새로 짜는 것뿐이었다.


“일단 다음 경기는 이기는 걸 우선으로 하자. 결과를 만들어야 해.”


결과도 결과지만, 코치들은 보통 과정을 우선시 한다.

과정이 좋으면 당장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본인들이 준비한 걸 밀어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팬들은 다르다.

한 경기 승리로 일주일을 행복하게 보내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이고, 이런 경향은 하위권 팀이라도 심해지면 심해졌지 너그러워지진 않는다.


더욱이 31살이란 나이에 프리미어 리그 감독직을 맡게 된 어린 감독 파비안은 한경기 한경기에 자신의 안위가 달려있다는 불안감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버렸고, 이는 본인들이 프리 시즌 열심히 준비한 과정을 포기하게 만드는 데 이르렀다.


“단단하게 막다가 역습을 노리자고. 이대로면 목 날아가는 것도 한 순간이야.”

“흐름···”


단단하게 막다가 역습을 노리는 것.

이것은 파비안이 추구하던 축구와 정반대의 게임 모델이었지만, 하위권 팀들에겐 이만한 전략이 없었기에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한 결정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골 넣을 놈들이 있나?”


하지만 그럼에도 문제는 여전히 존재했다.

결국 축구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골인 법인데, 그것에 능통한 선수가 브라이튼엔 몇 없는 상황이었다.

단단하게 수비를 하다가 역습을 노린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가 적게 찾아온다는 얘기이고, 적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피니싱에 능한 선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미토마 카오루와 다니 웰벡, 그리고 주앙 페드루.

이들 모두 볼 운반이나 키핑, 메이킹엔 능했지만 득점엔 큰 장점이 없는 선수들이 아닌가.


“잠깐만.”


그때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파비안의 눈에 묘한 기시감이 전해졌다.


“저쪽에 지금 계속 똑같은 놈이 골 넣고 있지 않아?”

“누구.”

“저거, 저 녀석."


파비안이 손을 뻗어 훈련장 한쪽을 가리켰다.

그의 검지손가락이 가리킨 것은 키 175 정도에 왜소한 몸과 더벅머리를 한, 남자보단 소년에 가까운 얼굴을 한 선수였다.


“누구더라?”

“그···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아 인상을 찌푸린 둘은 선수의 등을 살폈고, 동시에 같은 이름을 읊었다.


“올리버···”

“올리버··· 뭐시기였는데.”

“올리버 토마스였나?”

“토마스? 오 맞는 것 같아."

"요나스... 애들 이름 정돈 외워둬 좀."

"좀 많아야지. 그나저나 기억력 좋다?"

"기본이지."


올리버 스미스였다.


*


직전 경기 무승부의 여파는 선수단 내에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프리시즌 보여준 좋은 경기력과 결과는 개막전 보여준 좋지 않은 경기력 때문에 거대한 반작용이 생겼고, 그 여파는 다음 경기 울브스전 선발 라인업을 포함한 벤치 명단에 즉각적으로 반영됐다.


변화의 시작은 포메이션이었다.

파비안은 기존에 고집하던 3-4-3을 버리고 4-2-3-1로 변화를 꾀했다.


웰백

미토마 길모어 페드루

비퍼르 발레바

에스투피냔 덩크 웹스터 펠트만

스틸


직전 경기 좋지 않은 폼을 보여줬던 밀너와 램프티를 선발에서 과감하게 제외했고, 대신 길모어와 발레바를 투입했으며, 3백에서 4백으로 변형하면서 줄리우가 빠지고 펠트만이 투입됐다.

그리고 벤치에도 새로운 이름이 명단에 올랐다.


바로 올리버 스미스.

2004년생의 세컨 스트라이커인 그가 콜업 직후 정식 스쿼드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어, 음, 어, 어, 어···”


그런데 본인의 이름을 벤치 명단에서 발견한 올리버 스미스는 크나큰 충격에 빠졌다.


“어, 어떡하지···”


그도 그럴 것이, 선발은 아니었지만 저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은 언제라도 경기를 뛸 수 있다는 얘기였고.

올리버 본인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


“저, 저기 있잖아···”

“깜짝이야! 뭐야, 언제 왔어?”

“아, 아까부터 계, 계속 있었는데···”


이 녀석의 등장은 늘 새롭다.

본인은 계속 있었다고 하는데, 마주하는 입장에선 항상 갑작스런 등장의 연속이다.


흠, 아무튼 올리버가 내게 먼저 말을 건넨 것은 아주 오랜만의 일이다.

프리시즌 이후로 처음인가?

보통 그는 혼자 있는 편이고, (사실 그가 정말로 혼자 있는 것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의 존재 자체를 느낄 수가 없으니까.) 말도 별로 없는 편이다.


“무슨 일이야?”

“어? 어, 어, 음.”


도통 알 수 없는 놈이다.

먼저 불러 놓고 용건을 물으니 오랜만에 시동이 걸린 구식 트랙터 마냥 덜덜덜 거린다.

어깨를 움츠리고, 삐죽 내려온 본인의 앞머리를 매만진다.

작게 움츠러든 모습 때문에, 안 그래도 크지 않은 그의 사이즈가 더 작게 느껴진다.


“뭔데. 할 말 있어서 부른 거 아니야?”

“아, 아니야! 자, 자, 자, 잘해보자고! 다음 경기!”

“어?”

“화, 화이팅!”


그러고선 슝.- 하고 사라지는 올리버.

흠.

혹시 쟤도 이세계에서 왔나?


*


그날 이후 올리버에게 유독 시선이 갔다.

물론 신경을 쏟아도 찾기 힘든 것은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심혈을 기울이고 용을 쓰면 그가 보이긴 한다.

그러니까 올리버는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말이 너무 심한가?

아무튼, 신경 쓰지 않으면 보이지 않지만, 집중해서 보고자 하면 문뜩하고 떠오르는 존재다.

그리고 그렇게 올리버에 대해 관심을 가지니 자연스럽게 그의 플레이 스타일에도 눈이 가기 시작했다.


주전조 비주전조로 나뉜 내부 평가전.

물론 나는 이곳에서도 벤치에서 시작한다.

뛰고 싶었지만, 트레이닝 코치와 의료팀 총괄 디렉터, 플로리안의 만류에 일단은 수긍하기로 했다.


ㅡ빨리 낫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실하게 낫는 게 더 중요해요 썬.


다시 올리버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 보면, 그는 침투와 위치 선정에 도가 튼 놈이었다.

본인이 의식하고 움직이는 것인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필요한 곳을 찾아 움직이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건 놈은 항상 골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서 있고.


뻐어엉 - !


철썩 - !!


마무리도 꽤 날카롭다는 것이었다.


“예, 예에···”


비주전 조에서 뛰던 올리버가 골키퍼가 쳐낸 세컨볼에 곧장 발을 갖다 대며 득점을 터뜨렸다.

슈팅의 궤적이나 코스도 좋았다.

우연히 발에 맞고 들어갔다기엔, 비어있는 곳을 정확하게 겨냥했다.

현재 슈팅 스킬에 문제가 많은 우리 포워드 자원들의 상태를 생각해 보면, 그는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라 볼 수 있었지만··· 문제는 역시나 그의 존재감에 있었다.


“뭐야 언제 온 거야?”

“아, 아까부터···”

“언제 오긴 새꺄! 수비 똑바로 안 해?”

“아, 아까부터 있었는···”

“아니 정말로 안 보였다니까?”

“이, 있었는데···!”


흠.

아무래도 올리버는 직업을 잘못 고른 듯 싶다.

아마 그가 축구선수가 아니라 도둑이 됐다면, 괴도 뤼팽을 따돌리는 전설적인 대도가 되지 않았을까.


아무리 본인이 좋은 위치를 찾아가고, 좋은 타이밍에 침투를 하더라도 팀원들이 그를 보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 아닌가.

본인 또한 떨어지는 자신감 때문에 적극적이지 못했고, 훈련 중에도 이런데 실전 상황에선 더 심할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벤치에 있는 나조차도 올리버를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하는데, 전쟁터가 따로 없는 필드 위에서 그를 찾을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뭐, 지금처럼 세컨볼만 주구장창 주워 먹는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저 자식 움직임은 좋은데 말이야···”


다행히 감독님도 올리버의 존재는 인지하고 있는 듯 했다.

물론 그의 존재를 알고 있으니 벤치 리스트에 올려 둔 것이긴 하겠지만.


“쓰기가 애매해.”

“통 보여야 말이지.”


감독님과 수석 코치님의 대화를 들으니 둘의 고충이 이해가 갔다.

올리버는 분명 활용도가 좁긴 하지만 유용한 자원이긴 했다.

그의 좋은 침투와 위치 선정은 역습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겠지만, 지공 상황에서도 좋을 것이 분명했다.

오프더볼이 좋고, 순간적으로 가져가는 원투패스의 퀄리티 또한 준수했다.

이는 밀집 수비를 깨부술 때도 좋은 장점이 될 것이다.

물론 활용을 잘해야겠지만.


*


“자.”


올리버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면 좋을까.- 그런 생각에 잠겨 있는 와중이었다.

감독이나 코치도 아니고, 올리버를 활용할 방안을 니가 왜 생각하고 있는 거야?- 라고 묻는다면 사실 할 말이 없다.

하지만 팀적으로 성적이 오를 방법이 있다면··· 나 또한 그 방안에 대해서 탐구를 해보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 않나?

아무튼, 소파에 벌러덩 누워 심사숙고를 하는 와중, 삼촌이 내 얼굴 앞으로 종이 한 장을 들이 밀었다.


“뭐야?”

“명단.”

“명단?”

“그래. 저번에 너가 부탁했던··· 그거 그 뭐시냐, 너한테 전수해줘야 할 마법 명단들.”

“아. 까먹고 있었는데. 땡큐.”

“짜식이 근데 뭔 생각을 하길래 한참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

“그냥 이것저것···”


나는 삼촌이 건넨 종이를 곧장 살폈다.

엑셀로 깔끔하게 정리된 문서엔 삼촌이 내게 전수해 줄 마법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그나저나 많기도 하네.

얼핏 세어봐도 마흔 가지는 넘어 보이는 마법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이걸 다 언제 전수 받는대냐···


우선은 축구에 활용 가능한 마법과 그렇지 못한 마법을 분류하는 것이 먼저라 생각됐는데···


“삼촌.”


그때 내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것이 있었다.

내 단점이었던 예측 능력을 개선할 수 있는 동시에 올리버를 써먹을 수 있는, 딱 알맞은 그런 능력 말이다.


“엉?”

“나 이거 새 능력 언제 받을 수 있어?”

“음, 아마 모레쯤? 그쯤 생각하고 있었는데."

“모레면... 목요일?”

“그렇지?”

“그럼 나 이걸로 할게."


삼촌이 내가 가리킨 마법의 이름을 확인하곤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렇게 물었다.


“이걸 어따 써먹게?”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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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고장 난 득점 머신 -1 +2 24.09.15 107 5 13쪽
21 전방 압박 -5 +1 24.09.14 132 5 13쪽
20 전방 압박 -4 +1 24.09.13 135 6 12쪽
19 전방 압박 -3 +2 24.09.12 157 7 18쪽
18 전방 압박 -2 +3 24.09.11 178 6 11쪽
17 전방 압박 -1 +2 24.09.10 201 8 13쪽
16 사?나?이? 공격수 +1 24.09.09 192 7 13쪽
15 맞춤 전술 -3 +1 24.09.08 192 9 12쪽
14 맞춤 전술 -2 +2 24.09.07 195 8 11쪽
13 맞춤 전술 -1 +1 24.09.06 212 9 15쪽
12 해리 포터 -2 +4 24.09.05 206 7 14쪽
11 해리 포터 -1 +2 24.09.04 221 8 13쪽
10 올리버 토마스 -2 +1 24.09.03 231 8 13쪽
» 올리버 토마스 -1 +1 24.09.02 241 6 13쪽
8 시즌 개막 -2 +2 24.09.01 255 10 16쪽
7 시즌 개막 -1 24.08.31 276 9 15쪽
6 인생사 새옹지마 -6 +2 24.08.30 279 7 12쪽
5 인생사 새옹지마 -5 24.08.29 288 10 13쪽
4 인생사 새옹지마 -4 24.08.28 310 8 14쪽
3 인생사 새옹지마 -3 24.08.27 387 11 13쪽
2 인생사 새옹지마 -2 24.08.26 462 12 15쪽
1 인생사 새옹지마 -1 +4 24.08.26 572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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