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째 세상을 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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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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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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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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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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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군단장(1)

DUMMY

 게이트가 생기자 갑자기 바람이 불며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보라색 게이트는 가끔가다 날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신우는 이것 때문에 방어구의 개량을 부탁했었다.


 ‘제시간에 만들어져서 다행이야.’


 지금 온도는 영하 16도.

 온도는 계속해서 떨어졌고, 이런 날씨에 야외에서 뭔가를 하는 건 정말 위험하다.

 특히 그게 전장이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지금 인간의 군대에게는 불필요한 말이었다.


 개량이 끝난 방어구는 혹한의 추위로 변한 알래스카에서도 군인들이 추위를 느끼지 않게 했으며 평소와 똑같이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이번에 가면 음식 좀 가져가야겠어.’


 신우는 방어구의 개량 소식을 들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가지 못했다.

 그래서 2군단장과의 싸움이 끝나면 두 손 가득 한국 음식을 들고 연구소로 찾아갈 생각이었다.

 감사의 표시와 또 다른 걸 부탁하기 위해.


 “신우.”


 뒤를 돌아보니 에반이 있었다.


 “이번에도 잘 부탁해.”


 여전히 자신감 있는 표정과 미소.

 그 모습을 보니 신우는 에반이 이번에도 새로운 장면을 보여줄 것만 같았다.


 “저도 잘 부탁해요.”

 “이번에도 인류에게 승리를 안겨주자고!”

 “훗, 네. 그렇게 해요.”


 이제 곧 게이트가 열리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에반과 있으면 웃을 수 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렇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는다.

 참 신기하다.


 “열렸다!”


 게이트가 열리고 마왕군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인간의 군대는 저번과는 달랐다.

 긴장을 유지하면서 적을 제대로 보고 있었다.


 “끼에엑!”


 마왕군이 달려왔고, 용사와 군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며 적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가자!”


 마왕군이 어느 정도 달려오자 용사들을 필두로 다시 한번 인류의 생존을 건 전쟁이 시작됐다.


 곳곳에서 들리는 커다란 폭음.

 그 소리에 묻힌 죽음의 소리.


 군단장이 나오기 전이라 용사와 인간의 군대가 우세했다.

 피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전쟁에서 사람이 죽는 건 너무나 당연했기에 그 정도 피해는 무시하며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휘이잉.


 “크윽.”


 그때 갑자기 몰아친 눈보라는 시야를 가렸고, 용사들은 괜찮았지만 그때부터 인간의 군대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이 눈보라··· 용사들과 군대를 갈라놓을 생각인가?’


 시야를 가려서 제대로 판단할 수는 없었지만 마왕군은 눈보라 속에서 인간의 군대를 찾아 공격하는 거 같았다.


 “군대를 지켜!”


 곳곳에서 용사들이 군대를 지키기 위해 흩어지기 시작했고, 신우가 소리쳤다.


 “안돼! 우리가 흩어지면 안돼!”


 하지만 신우의 목소리는 눈보라와 싸움의 소리에 묻혀 전해지지 않았다.


 “젠장! 설마 용사가 너무 많이 살아서 바뀐 건가?!”


 2군단장을 상대할 때 눈보라를 이런 식으로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신우는 당황하면서도 너무 당연한걸 잊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마왕군은 뇌가 없는 생명체가 아니다.

 이들도 자기들끼리 소통을 하고 생각을 한다.

 너무 많은 용사를 보고 2군단장은 작전을 세워 용사를 흩어지게 하고 있었다.


 “안돼··· 이러면 안 돼!”


 흩어진 용사는 2군단장에게 손쉬운 먹잇감이다.

 그리고 용사들이 죽고 나면 인간의 군대는 마왕군을 상대할 수 없다.


 신우는 일단 급한 대로 눈앞에 보이는 용사들을 찾았다.

 눈보라를 헤치며 용사들을 찾고 있을 때 지금 느껴지면 안 되는 섬뜩함이 느껴졌다.


 “설마··· 벌써?”


 차가운 검을 목에 댄 것 같은 섬뜩함.

 잊을 수 없다.

 2군단장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2군단장이 나타났다.


 “씨발!”


 신우는 욕을 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군단장이 나타났다! 흩어지면 안 돼! 흩어지면 죽어!”


 처절하게 외치는 신우의 옆으로 얼어붙은 사람이 한명 떨어졌다.

 이미 2군단장은 용사를 사냥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시발! 개 좆같은 새끼!”


 신우는 2군단장을 욕하다 에반이 떠올랐다.

 에반이라면 이 상황에서도 뭔가를 해줄 거 같았다.


 “에반!!!”


 신우는 소리치며 에반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에 응답하듯 붉은빛이 신우의 눈에 보였다.

 에반의 검이다.


 신우는 붉은빛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에반을 만날 수 있었다.


 “에반!”

 “신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돼?”


 갑작스러운 눈보라와 죽은 용사들을 보며 에반도 당황한 거 같았다.


 “용사들을 한곳으로 모아야 돼요! 안 그러면 이대로 전부 죽을 거예요!”

 “알았어!”


 에반은 신우의 얘기를 듣고 검을 잡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붉은빛은 더 커졌고, 눈보라 속에서 선명하게 보였다.


 ‘어딨어. 어딨는 거야!’


 용사들과 군인들이 붉은빛으로 모이면서 신우는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안돼. 넌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필사적으로 누군가를 찾던 신우는 이내 원하는 사람을 찾았는지 안도하며 그 사람에게로 달려갔다.


 “마법을 써! 눈보라를 날려 보낼 정도로 커다란 마법을!”


 그 용사는 1군단장과 싸울 때 최후의 공격을 준비했던 용사 중 한명이었다.


 마법의 용사.

 마법이 모든 것인 세계에 떨어져 그곳에서 마왕을 물리치고 모든 마법을 통달한 용사.

 그리고 신우가 중요하게 여기는 용사 중 한명.


 “네? 이런 걸 없애는 건 불가능해요!”

 “아니야! 너라면 할 수 있어! 마법진을 늘리면 가능할 거야!”


 마법의 용사는 신우를 의미심장한 눈으로 바라보다 이내 주위에 커다란 마법진을 만들었다.

 그 마법진은 하나에서 두 개로, 두 개에서 네 개로 늘어나더니 순식간에 수십 가지의 마법진이 만들어졌고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눈보라가 서서히 그쳐가는 건 물론이고 구름으로 어둡던 하늘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의 하늘과 똑같아지며 태양이 알래스카를 비추게 했다.


 꿀꺽.

 사람들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태양이 인류를 비추고 앞을 확인할 수 있게 되자 그제야 두 눈으로 2군단장을 볼 수 있었다.


 5미터가 넘는 크기.

 온통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몸.

 얼어붙을 거 같은 눈.

 연기 같지만 실체가 있으며 얇고 긴 팔다리를 가지고 있는 정말 기괴한 모습.


 “모습에 겁먹지 마! 우리가 쓰러트릴 수 있는 기회가 왔어!”


 에반의 목소리에 겁먹었던 군인과 용사들이 다시 투지를 불태웠다.


 “이제 우리가 한방 먹일 차례야!”

 “저 괴물을 죽이고 죽어간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자!”


 인류와 마왕군의 2차전이 시작됐다.


 인간의 군대는 마왕군을, 용사들은 2군단장을 향해 달려갔다.

 눈보라로 인해 아무것도 못 하고 죽어버린 동료들의 복수를 하겠단 듯이 눈에는 상대를 죽이겠다는 마음들이 가득했다.


 “신우! 저건 어떻게 상대해야 돼?”


 2군단장을 상대할 때 까다로운 게 있는데 그건 바로 냉기로 이루어진 몸이다.

 그 냉기는 용사라도 장기간 노출되면 몸속부터 얼어붙어 결국 산산조각이 난다.

 그래서 얼기 전에 2군단장에게서 떨어져야 했다.


 “3개의 조를 만들어야 돼요! 두 개의 조가 번갈아 가며 2군단장을 막고, 멀리서 공격이 가능한 용사가 공격하는 방식으로 가요! 한 개 조는 에반이 맡아요!”

 “알았어!”


 에반이 다른 용사들에게 신우의 말을 전하는 사이 신우는 곧바로 마법의 용사에게 갔다.


 “알았어요! 준비되는 대로 시작할게요!”


 신우의 말을 들은 마법의 용사는 전방위로 마법을 펼쳤다.

 그러자 신우의 말이 퍼져나가며 순식간에 다른 용사들에게도 전해졌다.


 용사들은 오랫동안 같이 싸워온 것처럼 빠르게 에반과 신우, 마법의 용사를 필두로 3개의 조로 나뉘었다.

 그다음부터는 각자의 능력으로 2군단장과 싸우기 시작했다.


 에반과 신우를 필두로 한 두 조는 몸속이 얼기 전에 번갈아 가며 2군단장의 움직임을 저지하며 공격했고, 마법의 용사를 필두로 한 조는 멀리서 모든 화력을 쏟아 부었다.


 “긴장을 풀지 마! 단순히 멀어지기만 한다고 안전한 게 아니야!”


 2군단장은 냉기가 다가 아니다.

 냉기는 그저 까다로울 뿐 진짜 무서운 건 다른 것이었다.


 쩌저적.

 2군단장이 기다란 손을 휘두르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게 얼어버렸다.


 “떨어져!”


 신우의 말을 듣고 용사들은 얼어붙은 곳에서 벗어났지만, 미처 벗어나지 못한 용사들은 그대로 몸속부터 얼어 부서져 버렸다.


 이게 무서운 점이었다.

 2군단장이 얼린 곳은 한동안 거길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얼려 부순다.


 “얼어붙은 곳이 있으면 무조건 멀리 피해!”


 이번 싸움은 1군단장 때보다 더 오랜 시간 지속됐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지만, 용사들은 아직 2군단장을 쓰러트리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제일 적은 군인들과 용사들이 죽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피해를 입을 거라는 생각에 신우는 점점 조급해지고 있었다.


 ‘이상해··· 원래 이랬나?’


 이 정도면 2군단장도 어느 정도 피해를 입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상하게 너무 멀쩡해 보였다.


 ‘왜 그런 거지?’


 그때 신우의 머릿속으로 하나의 생각이 지나갔다.


 이번 회차는 지금까지와 다른 것들이 있다.

 바로 에반.

 이로 인해 신우가 겪었던 일들이 달라졌다.


 신우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건 마왕군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마왕이란 존재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군단장들이 조금씩 바뀐 거라면··· 신우는 이내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

 일어나서도 안 된다.


 ‘아닐 거야. 지금 잘하고 있으니까 곧 2군단장을 쓰러트릴 수 있을 거야.’


 ***


 시간은 더 흘러 일주일이 지났고, 전쟁은 소강상태에 빠졌다.


 “스읍, 후우.”


 착잡한 마음으로 담배를 피우는 신우를 에반이 찾아왔다.

 처음 보는 사람과 함께.


 “신우.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

 “누군데요?”

 “나랑 같은 미국의 또 다른 용사야.”


 에반의 말에 신우의 눈이 차갑게 식었다.

 지금까지 뭘 하다 이제야 나타난걸까.

 신우는 에반만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벌벌 떨며 에반의 뒤에 숨어있는 용사를 쳐 죽였을 것이다.


 “딱 봐도 못 싸울 거 같은데요. 뭐 그러겠죠.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걸 보면.”

 “신우, 너무 그러지 마. 이유가 있었으니까.”


 에반은 자신의 뒤에 있던 용사의 양 어깨를 잡고 신우의 앞에 세웠다.


 키도 작고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면 유약하다는걸 알 수 있었다.

 신우는 궁금했다.

 처음 보는 이 용사는 과연 어떤 세계를 구했을지.

 어떻게 구했을지.


 “아, 안녕하세요···.”

 “네.”


 신우는 차갑게 자신을 향한 인사를 받았다.

 에반은 왜 이런 사람을 소개해주는 걸까.

 별 도움도 안 돼 보이는데.


 “이 친구가 이 세계에서 능력을 쓰려면 시간이 좀 걸려서 이제야 온 거니까 너무 나쁘게 보지 마. 결국엔 이곳에 왔잖아. 그러면 된 거 아니겠어?”

 “후··· 알았어요.”


 신우는 에반의 말을 들으며 유약해 보이는 용사에 대한 생각을 묻었다.

 어차피 금방 죽을 게 뻔했으니까.


 ‘조금 단단한 방패막이 한명으로 생각하자.’


 신우는 자연스럽게 금방 죽을 용사를 무시하며 에반과 앞으로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움직이기 시작했다!”


 2군단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휘하의 마왕군이 다시 용사들과 군인들을 향해 달려왔다.


 “다시 위치로!”


 용사들과 군인들은 익숙한 듯 자신들의 위치에서 적과 싸우기 시작했다.


 ‘여기서 더 밀리면 안 돼!’


 신우는 이번에 2군단장을 쓰러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조금 더 밀리면 그다음은 캐나다다.


 지금까지 회차를 봤을 때 알래스카에서 막지 못하고 캐나다까지 밀렸을 경우 2군단장을 쓰러트리고 난 뒤에도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그 문제는 점점 커져 인류 내부에 문제를 일으켰고 앞으로의 전쟁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여기서 끝내야 돼! 안 그러면 많은 사람이 죽게 될 거야!”


 신우의 외침이 끝나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2군단장이 약해진 건지 자신들이 강해진 건지 갑자기 용사들의 공격에 2군단장이 전보다 더 큰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


 갑자기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일에 신우는 한사람이 떠올랐다.

 에반이 데려온 용사.

 어제와 다른 건 그것밖에 없다.


 신우의 눈은 급하게 그 용사를 찾았고, 발견한 뒤에는 에반을 처음 봤을 때와 똑같은 생각이 들었다.


 ‘너는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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