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째 세상을 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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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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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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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선택받은 용사들(1)

DUMMY

 “이 세계를 위해?”

 “네, 전 지구를 위해서 싸웠습니다.”


 신우의 말은 틀린 게 없었다.

 과거도, 현재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도 신우의 전장은 이곳이었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싸울 테니까.


 “그렇군.”


 오스틴은 신우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는 용사가 나타났을 때 한 가지 걱정이 생겼었다.

 용사가 인류의 위에 서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스틴은 모든 것을 인류를 위해 사는 사람.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일이라면 그 확률이 낮더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용사의 힘은 인류를 초월한다.

 그렇다면 인류가 용사를 막을 방법은 단 하나.

 용사를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면 된다.


 오스틴은 자신이 던진 질문을 바탕으로 그 용사를 조사하여 인류에게 우호적인 용사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방금 신우가 한 대답은 오스틴이 지금까지 들은 대답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대답이었다.


 ‘이세계가 아닌 지구를 위해서 구했다니. 이 대답은 그만큼 지구를 사랑한다는 말이나 다름 없는 말이군.’


 신우는 현재 영웅이라고 불리는 용사.

 게이트가 미리 열리는걸 알 수 있는 능력과 강한 무력.

 이런 용사가 인류의 편에 선다면 혹시나 이상한 생각을 가질 용사들을 견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부탁이 뭔가. 불가능한 것만 아니라면 내가 다 들어주겠네.”

 “용사들이 훈련할 장소가 필요합니다.”


 3군단장이 나오는 게이트는 지금까지의 군단장들과 다르게 텀이 길다.

 그동안 조금이라도 더 강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3군단장을 상대할 수 없다.


 “그런 거야 어렵지 않지.”

 “그리고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흠··· 뭔가.”

 “제가 말하는 용사들은 저와 함께 훈련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것 또한 어려운 게 없네.”

 “장소는 한국으로요. 괜찮죠?”


 지금까지와 다르게 오스틴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게이트가 나타나고 전 세계는 용사들의 힘을 마왕군을 잡는 데만 사용하기로 약속하고 선서했지만, 자신들의 용사가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은 아직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신우라는 용사가 게이트가 언제, 어디에 생길지 말해주고 있지만 혹시나 틀린다면?

 그땐 용사들과 군인들이 모이기 전까지 자신들의 힘만으로 싸워야 한다.

 그래서 용사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떠나는 걸 국민들은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나 강한 용사라면 더욱더.


 “한 가지 묻지. 왜 한국인가?”


 다른 나라들을 설득하기 위해선 이유가 필요하다.

 오스틴은 신우에게 그 이유를 묻고 있었다.


 “대장장이 용사와 과학의 용사가 한국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앞으로 전쟁을 위해 더 많은 걸 만들게 될 겁니다. 그걸 시험하기 위해서는 용사들이 가까이 있는 게 좋죠. 제가 말할 용사들은 제 감각이 정한 용사. 분명히 다른 용사들보다 더 도움이 될 겁니다.”


 신우의 얘기를 가만히 듣던 오스틴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두 용사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면? 꼭 한국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오스틴이 이렇게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자신의 나라에 신우를 포함해 신우가 정할 용사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아무리 세계를 위한 협회의 협회장이라지만 자신의 고향이 우선인 건 그도 어쩔 수 없었다.


 오스틴의 고향은 미국.

 지금 미국은 알래스카를 잃고 피해를 입었다.


 필리핀처럼 엄청난 피해를 당한 건 아니지만, 패권국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오스틴은 미국이 패권을 지키기 위해선 더 이상 마왕군으로 인해 피해를 당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에 있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신우의 말에 오스틴이 당황했다.


 “그건 아니라네. 그저 다른 나라들을 설득할 뭔가가 필요할 뿐이지.”

 “···대장장이 용사와 과학의 용사가 연구하고 제작하는 장소는 이미 한국에 다 만들어져 있습니다. 인류의 생존을 건 위기상황에 그런 장소를 다른 나라에 다시 만든다는 건 시간 아까운 일 아닐까요?”


 오스틴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신우의 말대로 인류가 위험한 시기에 그런 장소를 다시 찾고, 만드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건 없다.

 그리고 만약에 옮기는 동안 게이트가 열리고 준비를 못 해서 군인들이 죽게 된다면 그 여파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용사들을 전부 한국에 모으는 것도 아니잖아요. 훈련할 장소를 전 세계 이곳저곳에 만들고, 효율적으로 용사들을 배치한다면 어디에 무슨 일이 생기던 용사들이 바로 그곳으로 갈 수 있을 겁니다.”


 반박할 것도 없고 계속해서 얘기했다간 오히려 자신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을 가질 거라고 생각한 오스틴은 어쩔 수 없이 신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같이 훈련할 용사들은 총 몇 명인가?”

 “8명이에요.”

 “8명이라··· 누군지 알려주게. 그 나라들엔 내가 얘기 할 테니까.”

 “그들은···.”


 ***


 일주일이 지나고 용사들의 훈련을 위한 곳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용사들이 강해져야 자신들의 세계를 지킬 수 있을 거라는 마음이 빠르게 일을 진행시켰고, 장소들이 정해지자 사람들은 아무 반대 없이 기꺼이 용사들에게 그 장소를 기증했다.


 여기까지는 오스틴도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으로 가는 용사들에 대한 문제는 달랐다.

 신우가 말한 용사들은 모두 능력이 뛰어난 용사들뿐이었으니까.


 “다들 진심입니까?”

 “오스틴, 자네가 말해놓고 왜 그러는 건가?”

 “아니··· 생각보다 너무 쉽게 허락해서요.”


 오스틴의 생각과는 다르게 한국으로 용사를 보내는 것에 각 국가들이 너무 쉽게 허락했다.


 사실은 국가들도 싫었지만 허락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신우가 영웅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눈치를 보고 여론을 의식한다.


 현재 사람들은 신우가 하는 일에는 모두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그렇고, 영웅이 하는 일이니 모두 이 세계를 위한 일이라 믿은 것이다.


 신우는 지금 이 세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신우와 싸울 멍청한 정치인은 없다.

 신우가 인류를 배신하는 행위를 하면 모를까.


 여론을 의식한 정치인들은 신우의 제안대로 용사를 한국으로 보내는 것에 동의했다.


 어차피 다 보내는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국민들이 좋아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신우가 선택한 용사들이 한국으로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굳이 왜 이곳으로 부른 거야?”


 신우와 같이 의자에 앉아 용사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대장장이 용사와 과학의 용사.


 “앞으로 한국에서 같이 지낼 건데 얼굴을 트면 좋잖아요. 그리고 혹시 모르잖아요. 서로에게 도움이 될지.”

 “저흰 신우 씨가 말한 훈련장소를 만드는 것만 해도 바쁜데요.”


 대장장이 용사와 과학의 용사는 신우의 부탁으로 연구실 위에 훈련할 장소를 만들고 있었다.

 그들의 모든 기술과 능력을 쏟아부어 최대한 단단하게.


 “그래도 다른 건 부탁 안 해서 다행이야.”

 “그러니까요. 용사들이 훈련할 장소라서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다른 부탁까지 했으면··· 끔찍하네요.”


 얘기를 듣던 신우가 멋쩍게 웃으며 두 용사의 어깨를 두드렸다.


 “왜, 왜 이래?”

 “그러지 마요···.”


 두 용사는 기겁하는 눈으로 신우를 보며 멀어지기 시작했다.


 “어려운 거 아니에요. 두 분의 능력이면 금방 할 수 있을 거예요.”

 “이런 미친!”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두 용사는 듣기 싫다는 듯 귀를 막았다.


 “어차피 하게 될 거예요.”

 “싫어!”

 “저희도 좀 쉬어야죠!”


 귀를 막고 도망가는 두 용사의 뒤를 신우가 따라다니고 있을 때 연구실의 문이 열렸다.


 “신우! 오랜만이야!”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제일 먼저 말을 건네는 에반.

 신우가 선택한 용사들이 도착했다.


 “오랜만이에요.”


 신우는 에반과 악수를 하며 용사들을 자리로 안내했다.


 “서로를 모르니까 각자 소개부터 하죠.”


 신우의 말에 에반이 먼저 일어섰다.


 “나는 에반! 미국에서 온 신념의 용사야!”


 에반의 뒤를 이어 용사들이 각자 자신들을 소개했다.


 신념의 용사, 법칙의 용사, 얼음의 용사, 마법의 용사, 소환의 용사, 신화의 용사, 무기의 용사, 영혼의 용사, 대장장이 용사, 과학의 용사.

 신우가 선택한 10명의 용사가 모였다.


 “직접 우리를 골랐다는 데 기준이 있어?”


 신화의 용사가 특유의 쾌활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단순히 감이에요.”

 “아, 초감각이라고 했던가 그거?”

 “네.”


 신우의 이 말도 안 되는 말을 용사들은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였다.

 자신들도 신기한 능력을 가졌으니 용사인 신우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우리에게 어떤 훈련을 시키려고 불러 모은 거에요?”

 “그건 각자가 해야죠.”


 신우의 말에 마법의 용사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당신에게 생각이 있는 거 아니었어요?”

 “다른 용사의 능력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데 제가 어떻게 하겠어요.”

 “모른다고요? 그럼 그때는 어떻게 한 거에요?”

 “그때요?”


 마법의 용사는 2군단장의 눈보라를 없앨 때를 말했다.


 “마법진을 늘리라고 말한 거요. 마법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웹소설이나 웹툰에 많이 나오잖아요. 혹시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한 말이에요.”

 “네?!”


 얼탱이 없는 눈으로 신우를 바라보는 마법의 용사.

 저 말을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거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신우가 재빨리 말을 돌렸다.


 “여기 있는 용사들은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 통달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이제 외부의 도움은 필요 없죠. 오직 자기 자신만이 더 강해질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고, 저는 그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뿐이에요.”


 뭔가 있어 보이는 말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책임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용사들은 수긍하는 거 같았다.


 “그렇죠. 용사라면 자신의 길은 자신이 찾는 게 맞죠.”


 소환의 용사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가 굳이 모일 필요가 없는 거 같은데.”


 그 말에 반박하는 지쳐 보이는 표정의 영혼의 용사.

 틀린 말은 아니다.

 신우가 해줄 게 아무것도 없다면 굳이 모여 있을 필요는 없다.


 “제 초감각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그거 하나 때문에 우리를 불러 모은 건가?”

 “단순히 그거 하나가 아닐 텐데요. 이미 벽에 막힌 사람들은 별거 아닌 것으로 그 벽을 부술 때가 있죠. 제 초감각이 그렇게 될 수도 있고요.”

 “흠···.”


 옆에서 듣고 있던 신화의 용사가 나섰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해보자고. 신우의 말처럼··· 신우라고 부른다?”

 “아, 네.”

 “신우의 말처럼 지금보다 더 강해지는 게 힘들다는 건 다들 알고 있잖아. 그러니 사소한 거라도 도움이 되는 게 있다면 사용해야 하지 않겠어?”

 “나는 동의해!”


 에반이 동의하자 신화의 용사가 악수를 청했다.


 “역시! 신념의 용사, 너랑은 잘 맞을 거 같았어!”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군!”


 불타오른다.

 신우는 저 둘 주위는 왠지 다른 곳보다 뜨거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동의해요.”


 얼음의 용사가 조심히 손을 들자 나머지 용사들도 동의한다는 듯 손을 들었다.


 “다들 동의한다면 어쩔 수 없지.”


 마지막에는 영혼의 용사도 손을 들었다.


 “그럼 오늘 도착했으니까 좀 쉬는 게 좋겠지? 친목 겸 술이나 먹자! 한국의 소주를 마시고 싶었어!”


 신화의 용사의 주도로 어느새 술자리가 만들어졌다.


 온갖 배달 음식들과 무식하게 짝으로 쌓여있는 소주.

 그리고 집게를 잡고 고기를 굽고 있는 신우.


 “뭐지?”


 술자리를 갖는 거야 항상 있던 일이라서 익숙했지만 고기를 굽기는 처음이었다.


 “흠··· 사소하게 바뀌는 일도 있네.”


 고작 고기를 굽는 별거 아닌 상황이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황에 나름 신선함을 느끼는 신우 옆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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